* [문산회 106차 산행] ♣ 서울 <도봉산> 신선대-도봉주능선 산행 (2)
▶ 2015년 9월 12일 (토요일)
* [산행코스] 도봉산매표소→ 도봉서원기점→ 천축사→ 마당바위→ 신선대 정상→ 암봉(점심)→ 도봉주능선→ 오봉갈림길→ 우이암사거리→ 보문능선→ 464고지→ 도봉사→ 매표소
* [오후의 산행] — 도봉산 주능선을 달리다
☆… 오후 2시 40분, 오후의 산행(山行)이 시작되었다. 점심식사를 하고 우리가 자리잡고 있는 산봉에 올라 천하를 조망하며 포즈를 잡았다. 그리고 신선대 앞를 출발하여 도봉산 주능선을 타고 내려가는 여정으로 들어섰다. 신선대를 우회하고 칼바위를 돌아가는 길을 제외하고는 계속 능선 길을 따라서 간다. 걷다가 시야가 열리는 암봉이 있으면 주변의 산세를 조망하며 포즈를 잡는다. 돌아보면 자운봉-신선대의 위용이 장관이고 그 앞으로 칼바위가 도도하게 솟아있다. 포즈를 잡는 배경으로는 아주 그만이다. 그렇게 걷다가 발걸음을 멈추고 산세를 둘러보며 여유 있게 산행을 했다.
☆… 오봉(五峰)의 갈림길을 지나면서도 바위를 타고 오르내리며 능선 길을 걸었다. 곳곳이 아름다운 조망처이므로 서두르지 않고 안복(眼福)을 누렸다. 오봉으로 갈라지는 길목을 지나 계속해서 산행을 했다. 한참을 내려와서 돌아보니 오순도순 모여있는 오봉의 바위가 정겹게 다가온다. 자운봉-만장봉은 점점 멀어져 가지만 산길은 여전히 아기자기한 바윗길이어서 산을 타는 묘미가 있다. 암릉 길이 끝나면서 문시동계곡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왔다. 우리는 그대로 계속 걸었다. 계곡 길보다는 능선을 타는 것이 시야가 열려서 좋고 선선한 바람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길은 숲속으로 난 평탄한 노면이서 걷는데 아주 쾌적했다.
* [보문능선의 하산길] — 산을 내려오며 산을 보았다.
☆… 오후 4시 20분, 우이암사거리에서 보문능선으로 접어들었다. 이제 사정없이 고도를 낮추어간다. 내리막길이 계속되는 것이다. 때로는 급하게 때로는 평탄한 길을 지난다. 능선은 토산의 길이니 쾌적하게 걸을 수 있었다. 단지 내리막길은 발목이나 무릎의 관절에 많은 부하가 걸리므로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산에서의 사고의 대부분은 하산 중에 발생하는 것이다. 암벽이나 고산 등반에서의 추락이나 평범한 산길에서 발목을 삐는 일까지, 거의 하산 중에 발생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높은 지위를 향해 올라갈 때보다 자리에서 내려올 때가 중요한 것이다. 내려오는 시기가 좋지 않거나 자리에 연연하여 지나친 욕심이 무리수를 둘 때 그 전에 쌓아올린 인생의 공과가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경우를 우리는 자주 본다.
☆… 산(山)을 내려오며 산(山)을 보았다. 보문능선의 중간쯤에서 도봉산의 거봉을 바라보면 그 산이 얼마나 위풍당당한 장관을 이루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오늘도 그랬다. 우리가 신선대 위에 있을 때는 천하는 조망할 수 있지만 신선대 자체가 얼마나 장엄한지는 거기에서는 보지 못한다. 산을 내려오면서 산을 바라보아야 한다. 그래야 그 산의 진면목을 제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산 길에 산을 되돌아보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되돌아보지 않으면 자신의 참모습을 볼 수가 없다. 좋은 일도 있고 부끄러운 일도 있을 것이다. 좋은 일은 아름다운 자부심이 되고 부끄러운 것은 자기 성찰을 통해 아프게 고민하고 개선해야 한다. 돌아본다는 것, 그것도 자신을 낮추어 돌아본다는 것은 인생을 제대로 사는 사람의 마음가짐이다. 인간은 역사적 존재이다. 우리의 삶이란 늘 과거-현재-미래의 인과(仁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우리의 몸이 아버지-어머니로 비롯되었고 나의 몸이 우리 아이들의 몸으로 이어져 나가는 것 또한 생명의 역사성이 아닌가.
* [도봉산 산행을 마치고] — 도봉산의 매력을 재삼 음미하며
☆… 오후 5시 30분, 전 대원이 무사히 하산을 완료했다. 은은하게 청명한 날씨, 맑고 시원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쾌적하고 즐거운 산행을 했다. 오늘은 많은 대원들이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오붓하고 정겨운 산행이었다. 한북정맥에 속해 있는 도봉산은 북한산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최고의 명산이다. 한북정맥은 백두대간 추가령에서 분기 되어 나온 지맥으로 북한강과 임진강을 물줄기를 나누는 분수지맥이다. 거암고봉이 하늘을 찌르는 도봉은 멀리서 보아도 기개가 충천하고 있는데 오늘 그 신선대 암봉에 올라, 사방의 산세를 조감하며 하늘 가까이에서 가슴을 활짝 열었다.
☆… 도봉산은 세계적인 산악인 엄홍길을 길러낸 산이다. 히말라야 에베레스트를 비롯한 8,000m급 고봉 14좌를 완등하여 세계산악사에 큰 족적을 남긴 엄홍길은, 어린 시절부터 망월사역에서 올라가는 원도봉 계곡에 살면서 도봉산을 오르내리며 잔뼈를 굵혔고 도봉산 암봉의 바위를 타면서 고도의 등반기술을 터득했다. 엄홍길의 본적지가 바로 이 도봉산이다.
* [하산주 한 잔] — 대원들의 면면이 정겹고 믿음직해서 좋다!
☆… 도봉산역 앞의 <흥부집>에서 하산주를 했다. 구수한 파전과 보글보글 동태찌개를 끓여놓고 시원한 막걸리로 하루의 노고를 풀었다. 마음은 한결같아서 함께 어울리는 자리가 흥겨우니 그저 감사할 뿐이다. 대원들의 면면이 건강하고 믿음직해서 좋다.
* [에필로그] — ‘한가위 마음’으로 살아가는 삶
☆… 우리가 추석(秋夕)을 맞이할 때마다 자주 듣는 말이 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우리의 넉넉한 마음을 이보다 진솔하게 드러낸 말이 또 있을까. 하늘에는 크고 밝은 달이 두둥실 뜨고 어머니의 숨결이 늘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 주는 고향(故鄕)이 있고, 얼마 되지 않는 음식이라고 이웃과 함께 나누는 먹는 인정(人情)이 살아있다. 사람 사는 일상이 전장(戰場)이 아니니, 모든 이가 본연지성(本然之性)을 되찾아 ‘한가위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그것이 바로 지상(至上)의 행복(幸福)이 아닐까. …♣ <끝>
첫댓글
♣… 우리 양등의 모든 산우들,
정겹고 넉넉한 추석명절 보내시기를 빕니다!! 호산아
오박사님도 즐거운 추석명절되시길 기원합니다...
문산회 인원이 딱 입니다...더도말고 덜도말고 10명이내로 맘 맞는사람들끼리 산에 다니면 환상적인 멤버일껏 같습니다..
서울 장수막걸리 하산주타임 요그림이 제일 좋네요 ㅋ
여전히 건강하신 모습 뵈오니 그저 반갑습니다 '꾸벅'. 사진 즐감하고 나갑니다.-이현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