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정남면 보통리에서 이강식 작가를 만나다.
“그동안 하늘새 10400마리를 기부했습니다. 아마 개인이 작품을 이렇게 많이 기부한 것은 전국 최고일 것이란 생각이 드네요. 기네스북에라도 올라야 할 숫자인 듯합니다.”
16일 오전, 그동안 늘 찾아보겠다고 마음을 먹기만 했던 화성시 정남면 보통리 598에서 작업을 하는 하늘새 이강식(남, 62세) 작가를 만나러 길을 나섰다. 보통리 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한 작가의 작업실은 ‘농연재(弄然齋)’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ㄷ자 한옥을 작가가 작업을 할 수 있도록 개조를 한 집은 들어서면서부터 작가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는 듯하다. 그저 누가 보아도 이곳에 예사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강식 작가를 처음 만난 곳은 화성시 서신면에 있는 작가들의 자리터였다. 이곳에서 이강식 작가를 처음 만난 지가 벌써 20년 세월이 흘렀다. 당시 한창 젊은 작가가 이렇게 외진 곳에 들어와 작품활동을 한다는 것이 의아하기도 했는데, 결국 그곳에서 작가는 큰 마음에 아픔만 안고 나왔다고 한다.
그동안 초대전만 해도 60회 이상을 감당한 이강식 작가는 원래 조각가였다. 그런 작가가 하늘새라는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2002년부터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만들기 시작한 하늘새는 그동안 나눔을 통해 삶의 기쁨을 발견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깊은 사랑을 실천하며 서로가 희망을 바라보는 지역공동체인 사회문화복지단체인 ‘빚진자들의 집’과 함께 소외되고 어려운 수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었다.
내려놓은 삶을 살아가는 작가
“이곳에 들어온 지 5년이 되었어요. 옛날 기와집을 이렇게 개조해서 작업공간으로 꾸민 것이죠. 그동안 많은 아픔도 당했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어요. 이곳에 들어와 작업을 하면서 나눔도 실천하고 있고요”
이강식 작가는 보통리에 정착하면서 그동안 30년 넘게 해오던 발효식품을 위시해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집안을 한 바퀴 돌아보는데 작가가 새로운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염색을 이용한 작품들을 내보인다. 회화를 그리는 사람들도 그런 작품이나 색을 만들어내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만 같다. 집 한편 항아리에 가득한 발효초들이 익어가는 냄새가 코를 진동한다. 그 많은 발효식품을 이용해 각종 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이강식 작가는 그것이 먹고 살게 해준 것이라면서 웃는다.
“30년 넘게 발효식품을 연구하고 있어요.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인 덕에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배우러오기도 하고요. 2014년에는 자연초활용 관리지도사 자격증을 획득했죠. 아마 이렇게 자연초를 갖고 건강관리를 하는 사람에게 국가에서 인정한 최초의 자격증일 것 같아요.”
팔도의 유명한 건축물 기와도 작품이 되다니
이강식 작가는 할 일이 많다. 벽에 걸린 고기와로 만든 작품들이 손님맞이방인 다실 입구 한편에 빼곡히 차 있다. 이 모든 기와들이 작가가 전국을 돌면서 구해 온 고기와라고 한다.
“벽에 걸린 고기와 중 좌측 위에 두 개는 운현궁 기와예요. 기와에 임금왕자가 새겨져 있는 것을 보니 대원군 당시 기외인 듯해요. 우측에 있는 기와는 청와대에서 내린 기와고요. 옛날 고택이나 고찰 등에서 기와 보수를 한다고 하면 열일 젖히고 달려가 구해왔어요. 수원화성, 양산 통도사, 예신 수덕사, 남한산성 연무대 등 안 다닌 곳이 없어요.”
그렇게 다니면서 구해 온 옛 기와가 새로운 작품으로 거듭났다. 농연재 안팎이 온통 작가의 작품들로 가득 차있다. 작가의 집 앞에서 중장비가 굉음을 낸다. 그 앞에 99칸 고택이 있는데 그 집을 허물고 새로 신축을 해 음식점을 내겠다고 공사를 하고 있는 주인이 이야기했다면서 안타까워한다.
세상이 바뀌면서 모든 것을 물질로 생각하는 사람들. 그런 곳에서 스스로 마음을 내려놓은 작가가 불편하지가 않을까 걱정스럽다. 4월 26일부터 안양아트센터 1층 미담갤러리에서 열린다는 ‘하늘새, 새봄에 씨앗을 품고’라는 2016 문화예술인(대표 이강식) 자선전시회에서 다시 한 번 작가를 만나야겠다.
‘하늘새’ 10400마리가 사랑을 위해 날았다.화성 정남면 보통리에서 이강식 작가를 만나다. “그동안 하늘새 10400마리를 기부했습니다. 아마 개인이 작품을 이렇게 많이 기부한 것은 전국 최고일 것이란 생각이 드네요. 기네스북에라도 올라야 할 숫자인 듯합니다.” 16일 오전, 그동안 늘 찾아보겠다고 마음을 먹기만 했던 화성시 정남면 보통리 598에서 작업을 하는 하늘새 이강식(남, 62세) 작가를 만..rja49.tistory.com
첫댓글 멋지십니다.
어머~ 선생님 오랜만에 들러주셨네요^^ 안양에는 비가 오네요~~ 잘 지내고 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