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렐루야!
와디무사를 지나 페트라입니다.
'붉은 장밋빛 도시'라는 애칭을 갖고 있으며 요르단 국보1호, 요르단 남쪽 해발 950미터에 위치합니다.
페트라를 보면서 처음 생각하고 싶은 주제는 '탐험가'입니다.
중학교 무렵쯤 장래 희망이 뭐냐고 물을 때, 선택할 수 있는 것들 중에 '탐험가'가 있었습니다. 그때 '탐험해서 밥 먹고 살 수 있나?' 그런 생각을 했지요! 어린 마음에요!
페트라 입구인데요! 페트라를 발견하여 서구에 알린 탐험가는 스위스의 '부르크 하르트'라는 인물입니다.
19세기 초에 유럽에서는 탐험가 열풍이 불었다고 합니다. 고고학이라는 학문이 발흥하는 때에 맞춰서 고대의 잊혀진 유물을 발견하여 세상에 알리는 탐험가는 청소년의 선망의 대상이었다고 합니다. 부르크 하르트는 시리아에서 이집트로 향하는 탐험 여행 도중에 아랍 현지인 가이드가 이 부근에 거창한 유적이 있다고 하는 말을 듣고 욕심이 발동했습니다. '잘 하면 나도 탐험가로서 한 건 하겠다!' 과연 그렇게 되었습니다.
입구를 통과하자마자 붉은 빛 암석들이 우리를 압도합니다. 12세기 십자군들이 이곳까지 와서 페트라를 세상에 알렸지만 다들 먹고살기 바빴던지 관심이 시들고 다시 페트라는 베두인들이나 사는 아지트로 남았습니다.
그러다가 700여년이 지난 후에 부르크 하르트에 의해 다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헐~
어린 소년들이 있습니다. 이 소년들은 광광지를 소개하는 카드 등 기념품을 1달라에 팝니다. "원 달라, 원 달라!"하면서 관광객에게 따라붙습니다. 저도 하나 샀습니다. 귀여운 녀석들!
저 바위에 보이는 자연동굴들은 주로 무덤으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암석 틈바구니에 뜯을 풀이 있기나 한지 양과 염소들이 보입니다.
꼬리가 선 것은 염소, 다소곳하게 내려온 것은 양!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돌 틈에 있는 마른 풀을 줏어먹는다고 합니다.
저들은 어느 세월에 푸른 초장으로 인도 될까요?
페트라 초입에 수풀같은 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이 나무가 로뎀나무입니다.
선지자 엘리야가 바알 선지자 850명을 무찌르고나서 이세벨 여사가 무서워 호렙산 로뎀나무 그늘로 숨어들었습니다.
"여호와여 넉넉하오니 지금 내 생명을 거두시옵소서!"(왕상19:4) 하고 외치던 그 나무입니다. 지금은 건기라서 나무 잎이 없습니다.
이제 곧 본격적인 페트라 시크(siq)로 접어들 터인데요, 시크는 백미터가 넘는 암석 틈새로 난 폭 3미터 정도의 작은 협곡의 길을 뜻하는 아람어입니다. 시크를 영어로 표기하자면 '캐년'이 될 겁니다. 그러니 여기는 페트라 캐년입니다. 시크로 들어서려는 우리의 시선을 잡는 한 장면이 옆에 있었습니다.
저런 곳에 한국 염소들 풀어놓으면 다 굶어죽을 것 같습니다.
중동의 양 염소 참 대단합니다. 옆에는 나귀를 탄 베두인 목동이 있습니다. 좀 더 가까이 잡아봤습니다. 이스라엘에서는 베두인의 정착을 돕기 위해 아파트를 지급했다는데, 대부분 광야 천막이 좋다며 되돌아갔답니다.
저 베두인 목동의 눈에는 관광객들의 빼어난 문화와 우월성이 보이지 않을까요?
그걸 안다면 돈 안 되는 양치기를 왜 저렇게 태연하게 하고 있을까요?
21세기에 광야에 천막을 치고 나귀타고 양을 치는 베두인이 왜 존재할까요?
역사가들은 인류가 떠도는 것은 불편했을 것이라고 단정합니다. 그래서 유목민은 언젠가는 한 곳에 정착하게 될 거라고 유추합니다. 그것이 원시에서 근대로 발전하는 필연적 과정이라고 단정하고 역사를 씁니다. 그 단정이 맞다면 지금 저들은 뭔가요?
인류 역사가 유목에서 정착으로 변천한다는 가정은 틀린 겁니다.
유목이냐 정착이냐는 선택사항일 뿐입니다!
인류의 역사가 유목에서 정착으로 발전해 온다는 가설은 틀리다고,
저 베두인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어느새 시크로 접어들었습니다. 놀라운 광경입니다. 이곳에는 누가 언제부터 살았을까요? 고고학자들은 이곳이 나바테아 왕국의 수도였다고 밝힙니다. 나바테아 왕국은 주전 2세기에 번성했다가 주전 63년에 로마의 속국이 되고 주후106년에 아라비아로 흡수되면서 역사에서 사라진 민족으로 봅니다.
성경에서는 이들을 야곱의 쌍둥이 형 에서의 후손인 에돔족속으로 설명합니다.
나바테아인의 궤적과 에돔족속의 궤적이 일치합니다.
사람들이 지나가는 옆으로 보면 암벽에 파인 홈이 있습니다.
식수를 확보하기 위한 물길입니다.
에돔에 대한 얘기 마저하지요! 구약 성경 '오바댜'에서 에돔이 이스라엘과 형제 족속이면서 BC586년 유다가 망했을 때 기뻐했다고 지적하고(옵1:12) 그로 인해 머지않아 멸망하게 되리라고 예언합니다. 역사를 보면 그 후 에돔이라는 족속은 사라지고 나바테아 왕국이 대타로 등장합니다. 이들이 마카비의 하스몬 왕조와 패권다툼을 합니다.
예수님 당시 이스라엘 통치권을 행사한 헤롯대왕이 나바테아 출신입니다.
헤롯은 에돔의 후예거든요! 헤롯은 이후 자기 아들 헤롯 안티파스를 나바테아 공주와 정략 결혼 시킵니다. 이제 바위 구경하겠습니다.
나무의 생명력이 놀랍습니다.
나바테아인과 에돔족속들은 돌틈에 자라는 나무들을 암석을 가공하는 일에 활용했다고 합니다. 뒤에 보면 나오지만 이 암벽에 조형물을 새길 때 틈새에 나무를 심고 물을 주어서 나무 뿌리가 돌틈을 파고 들어 부스러지기 시작하면 그곳에 정을 대고 쪼아내는 공법을 썼다고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한 세월이 얼마나 걸렸을까요?
야곱의 쌍둥이 형 에서는 세상적으로는 호방하고 멋지고 성격좋은 쾌남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도무지 영적인 일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팥죽 한 그릇 후르륵 먹고
"그 따위 장자권 너나 가져라!" 해 놓고 동생이 자기를 속였을 때는 가만두지 않겠다고 나대는 통에 야곱이 외갓집으로 도망치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붉은 팥죽과 에서의 붉으죽죽한 피부, 털북숭이 모습 때문에 그 후손에게 붙여진 이름이 에돔입니다. '에돔 족속'
이곳은 1985년에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됩니다.
이후 세계의 신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인정됩니다.
'에서'는 하나님을 외면했지만, 그의 후손 에돔족속은 신을 섬기지 않을 수 없었던지 저렇게 암벽을 깎아내고 신전을 팠습니다. 이들이 섬겼던 신이 '두사랴'인데요, 이 신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디오니소스 신입니다. 바카스 신이지요!
어차피 신과 무관할 수 없다면 창조주이신 하나님 신앙으로 갔어야지, 엉뚱한 음료의 신을 섬기다가 하나님의 호된 꾸지람을 듣습니다.
뭔가를 설치하기 위해 암벽을 파낸 곳을 '벽감'이라고 합니다.
제주 옥돔바위랍니다. 한국인만 아는 제주옥돔! 여기에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바위를 정면에서 보면 확 다른 모습이 됩니다.
두 마리의 코끼리입니다.
기기묘묘! 여기는 페트라입니다.
1985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는데, 그 이후로 이곳에 살던 베두인이 모두 쫓겨나야 했답니다. "세계 문화유산에 베두인이 감히 어떻게?"
쫓겨난 베두인 중 일부는 여기서 말이나 마차를 끌고 관광객들을 부릅니다.
이 길 '시크'는 말이나 마차를 타고 다닐 수도 있습니다.
요르단의 화폐단위는 디나르인데,
바꿔 온 것도 없고, 말도 안 통하고, 에라 걷자! 건강에도 좋을텐데~~
우리 일행입니다.
양쪽에 있는 바위 틈새 앞 위로 보면, 빛이 너무 들어 잘 안 보이지만, 두 연인이 키스하고 있는 바위가 있습니다. 보이세요? 제가 현장에서 볼때 분명히 뽀뽀하고 있는 바위였습니다. ㅋㅋ 이런 길로 1키로 쯤 들어갔습니다.
제 모습 뒤를 보아주세요!
두 바위 틈새로 언뜻 무언가 비치기 시작합니다.
바위 암벽에 새긴 거대한 신전(?) 혹은 궁전(?) 무덤(?) 들어가보면 무덤이었을 가능성이 제일 크다고 하는데, 저희는 밖에서 구경만 했습니다.
탐험가들은 앞에 보이는 조형물 구석구석 어딘가에 엄청난 보물이 숨겨져 있을 거라고 추측을 했답니다. 보물 찾기 한번 해 볼만 합니다. "나라면 보물을 어디에 숨겼을까?"
그래서 이 건축물 이름을 '카즈네 피라움(Khazneh Fir'awm)'으로 불렀는데, '파라오의 보물창고'라는 뜻입니다. 태양신 파라오는 이집트의 왕을 상징합니다. 그 정도 되는 왕의 엄청난 보물이 여기 어딘가에 숨겨져 있다고 추측했었지만, 무덤이었습니다.
지금은 "키즈네 피라움"보다는 "알 카즈네"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져 있습니다. 보물창고라는 의미는 같다고 합니다.
이 조형물은 나바테아 왕국의 최고 전성기였던 '아레타스크3세'가 다스리던 주전 84년에서 56년 어간에 된 것으로 봅니다. 2천년 전의 솜씨입니다.
신에는 관심조차 없었던 야곱의 형 에서! 그의 후손이 섬긴 '두사랴' 신을 위해서 만든 조형물이거나 혹은 왕의 무덤으로 쓰기 위해서 이렇게 웅장하게 깎았다고 합니다. 높이는 40미터 폭은 28미터랍니다.
기념품점도 있고, 낙타도 있습니다. 메르스에 놀란 가슴, 감히 접근조차 못했습니다.
외국인들은 더러 돈을 내고 타기도 했습니다.
기념품을 파고, 낙타를 끄는 저 분들은 이곳에 살던 베두인인데요, 요르단 당국에서는 쫓겨난 베두인이 원할 경우, 관광산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고 합니다.
문화생활 마다하고 "나는 양과 염소와 더불어 천막생활이 좋아!" 하는 베두인이 훨씬 많다고 하네요! 헐~~
알카즈네에서 한참을 더 내려갔습니다.
계속 나타나는 문화유산! 벌어진 입은 언제 다물까요?
그러나 지금까지 발굴된 것은 페트라 전체의 10%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와우~~~
사진 중간을 보면 나귀를 타고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기를 올라가면 십자가가 있는 교회가 있답니다. 로마가 정복했을 때 세워진 수도원이라고 하는데, 거기까지는 못 가봤습니다. 아쉽~~
여기를 보니 규모로 치자면 "알카즈네"는 조족지혈입니다.
어마어마한 유적들이 계속 이어지는데 시간은 촉박합니다.
가이드 선교사님께서 이곳에 있는 하나님의 작품을 보자고 하십니다.
모두가 다 하나님의 솜씨지만 특별한 곳이 있다고 해서 같이 가 봤습니다.
이 모습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과연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하나님의 솜씨입니다. 할렐루야~
그런데 저는 이 모양이 에덴동산에 이미 있었지 않았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한국산 호랑이 털 모양같기도 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무늬 곁에 자연동굴들이 있습니다.
베두인이 동물과 함께 잠 자던 곳입니다.
가축들의 분뇨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그렇습니다. 사람도 살고, 가축도 살아야지요!
천혜의 요새입니다.
에돔족속이 이곳에 수도를 정하고 살았는데, 누가 감히 침공을 할까요?
이렇게 안전한 곳이 확보되면 인간은 교만해지기 마련입니다.
에돔족속이 그랬습니다. 구약의 선지자는 이러한 에돔을 혹독하게 비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