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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봄 먹거리 삼총사는?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답게 현제까지 전통을 이어 가며 거제고향 땅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먹거리가 있다. 서민들이 고단한 배를 달래주던 멸치찌게, 임금님에게 진상하던 봄 도다리쑥국, 상큼한 멍게를 넣은 멍게비빔밥까지, 고향의 먹을거리 삼총사를 소개한다. 거제도는 옛날에 거제도 전역에서 멸치를 잡아 지나가던 개도 멸치를 먹었으며 심지어 멸치가 풍년이면 밭에 거름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1990년 산업화 되면서 바다가 오염되어 지금은 멸치 잡는 배가 급감하여 거의 찾아보기 힘든다. 그러나 아직도 거제도 여러 곳에서 멸치를 잡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곳이 멸치 대통령을 만들어 낸 외포항이다. 지금도 외포항에 가면 멸치털이 장면을 접할 수가 있으며 싱싱한 멸치요리를 즉석에서 맛볼 수 있다. 멸치는 요리는 다양한데 제일 많이 요리하는 것이 멸치회무침과 멸치찌게이다. 그 이외에도 멸치볶음, 멸치전, 멸치튀김 등 다양한 요리가 있다.
멸치요리 집산지는 외포항이나 거제도 전역 어느 식당에서나 멸치 요리를 먹을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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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민의 최고의 별미 ‘봄 멸치’
외포 항, 지금 바닷가 시장에 가면 마치 봄 바닷속을 훤히 들여다보기라도 하듯 푸른 바다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해산물들의 비릿하지만 경쾌한 냄새와 활기찬 생명력이 사방에 퍼진다. 외포 항에는 그 명성에 걸맞게 멸치도 천국이다. 거제 외포 항은 봄에는 멸치와 막걸리로, 겨울에는 대구탕으로 유명하다. 올 봄에도 여느 봄처럼 좌판마다 멸치가 넘쳐난다.
고현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40분만 가면 멸치잡이로 유명한 외포 항이다. 매년3~4월이면 생산되는 왕 멸치는 국내 생산량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수확량이 많다.
외포 항에서 잡히는 멸치는 멸치볶음을 해먹는 잔멸치가 아니라 회로 먹고 찌개 끓여 먹고 쌈 싸먹는 대 멸치. 외포 항 인근으로 10~20개의 멸치횟집이 즐비한데 보통 항구의 횟집들과는 달리 대부분의 횟집이 멸치 회와 무침이 메인 메뉴다.
멸치 회는 다른 생선회와 달리 구수한 맛이 일품이고 멸치회무침은 새콤달콤한 양념과 미나리 등의 아삭한 봄채소 가 생멸치의 구수한 맛과 잘 어우러져 입이 호강한다. 회 무침에 갖은 양념과 채소를 섞어 밥 한 그릇 삭삭 비벼 먹는 맛도 일품이다. 멸치를 갈치조림처럼 고춧가루 넣고 자작하게 조려서 깻잎이나 상추에 싸먹는 멸치 쌈도 놓칠 수 없다. 이때 막걸리나 소주는 멸치에 곁들이는 음료가 아니라 아예 땔래야 땔 수 없는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이맘때쯤 외포 항을 거닐다 보면 오후부터 해질 무렵 까지 꾸준히 들어오는 멸치어선을 만나는 일도 흔하다. 멸치어선들의 멸치털이 한판을 보는 것은 살살 녹는 멸치 회를 입에 넣는 것만큼이나 외포 봄 여행의 하이라이트다. 멸치 회를 먹으며 봄 바다를 느끼고 다양한 멸치관련 체험도 할 수 있는 외포 항은 오로지 봄, 겨울에만 누릴 수 있는 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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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과 도다리와의 만남, 도다리 쑥국
모름지기 생명체는 제철에 가장 많은 영양을 간직해 싱싱함을 자랑하기 마련이다. 제철음식이 충분히 보약과 견줄 만한 이유다. 양지바른 들녘에 향긋한 봄 향기로 채우는 쑥과 봄 도다리가 만났다. 이름 하여 봄 도다리 쑥국. 봄의 별미 중 별미다.
도다리는 양식이 없다. 수족관에서는 키울 수 없기 때문이다. 고현 재래시장 앞에 넓게 자리 잡은 고현시장은 거제시민의 먹 거리 장터일 뿐 아니라 길손의 발길을 묶는 거제의 명소다. 3, 4월에 제철을 맞는 도다리, 멸치, 멍게 그리고 사시사철 볼 수 있는 볼락과 도미, 끝물인 아귀와 물 메기를 비롯해 광어와 숭어, 우럭, 농어, 방어와 같은 횟감 까지 바다의 생명력이 펄떡거린다.
도다리 쑥국은 원래 쑥에 마른멸치나 조개를 넣어 끓여먹곤 했는데 우연찮게 봄철 생선인 도다리로 대신 했다가 그 맛에 반해 지금에 이르렀다. 거제와 인근 섬에 나는 쑥은 해풍을 받아 향긋함이 육지 것 보다 진하다. 여기에 도다리의 시원한 맛이 어우러져 맑고 깨끗하면서도 시원하고 개운한 것이 도다리 쑥국의 특징이다.
도다리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가는 도다리 쑥국은 지리로 맑게 끓여낸다. 묵은 지와 청양고추를 넣어 시원함에 얼큰한 맛을 더하기도 한다. 맑은 국물이 흐려지지 않도록 묵은 지는 물에 씻어서 넣는다. 도다리는 쑥보다 먼저 건져 내는데 도다리의 살이 워낙 물러서 퍼져버리기 때문. 4월말에 가장 통통하게 살이 오르는 도다리는 1월 중순이면 나오기 시작해서 6월까지 맛이 좋지만 쑥과의 궁합을 생각하면 3, 4월이 가장 맛있다.
거제의 도다리 쑥국이 맑은 된장 국물에 쑥만을 넣는 반면에 삼천포의 경우 된장을 직접 넣어 진한 맛이 나고 다양한 봄나물과 채소가 들어간다. 살이 오른 두툼한 참 도다리 한 마리를 숭덩숭덩 손질해 냉이, 쑥, 된장을 넣어 단순하고 명쾌한 도다리 쑥국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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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봄내음 간직한 멍게
거제 바다에는 봄이면 붉은 꽃이 흐드러진다. 주황의 멍게 꽃이다. 딱딱한 껍데기를 가르자 마자 흘러나오는 주홍의 속살은 싱그러운 바다 향 그 자체다. 꽃보다 향기롭다. 멍게는 크게 돌 멍게, 붉은 멍게, 꽃 멍게로 나뉘는데, 이중 거제에서 양식하는 꽃 멍게의 향이 좋다. 멍게는 2월 말부터 수확하며 5월에 잡은 것을 최고로 친다. 4월부터 살을 찌워 5월이 되어야 속이 꽉 치기 때문. 1970년대 이전까지 멍게는 무척 귀한 식재료였는데, 거제를 포함한 남해안 지역에서 멍게 양식이 시작된 1974년 이후 전국에 유통되는 멍게 중 70%가 거제와 통영 앞바다에서 난다.
멍게는 봄철에 향과 맛이 가장 그윽하다. 잃어버린 입맛을 찾는데 멍게만 한 것도 없다. 멍게는 지방질이 거의 없어 해삼, 해파리와 함께 3대 저칼로리 수산물로 꼽혀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좋다. 노화방지와 숙취해소에도 좋다고 알려졌다. 멍게는 뿔이 많고 몸통이 빵빵한 것이 맛있다. 회나 젓갈, 비빔밥, 초밥 등 다양한 요리로 즐길 수 있는데 그중 멍게 비빔밥은 누구든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으면서도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
멍게를 넣고 쓱쓱 밥을 비벼 먹으면 나른한 봄철의 별미다. 멍게비빔밥은 원래 거제, 통영 지역에서 주로 먹던 향토 음식으로 일주일간 숙성시킨 멍게가 들어간다. 제 맛을 살리려면 비비는 것이 중요한데 밥알 하나하나에 멍게가 잘 녹아들어 밥알이 노란색이 되도록 비벼야 한다. 밥 한톨 한톨이 전부 노란 빛깔로 변해야 완성. 다진 멍게를 밥 위에 올려 장이나 다른 것을 올리지 않고 먹어야 가장 맛있는 비빔밥이 된다. 멍게 비빔밥에는 초장이나 간장처럼 자극적인 양념이 들어가지 않고 참기름과 깨만 넣는다. 채소를 살짝 곁들이기도 한다. 멍게가 내뿜는 특유의 싱그러운 향과 참기름의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일품이다. 한편 멍게를 옅은 소금물에 살살 씻어 숙성시킨 ‘멍게젓갈’은 별다른 반찬 없어도 밥 한 그릇 뚝딱 비우게 하는 밥도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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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봄 먹러리 삼총사 추천 맛집
*멸치 회 전문식당 양지바위횟집/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153-41 055-635-4327 외포국자횟집/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131-1번지 055-636-6023 구번횟집/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131-1번지 055-636-6294 효진수산횟집/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131-5번지 055-636-6318 11번횟집/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131-6 055-637-9977
*도다리 쑥국 전문식당 용화횟집/거제시 사등면 성포리 390-21번지 055-632-8090 평화횟집/거제시 사등면 성포로 133(사등농협) 055-632-5124 송월학 횟집/거제시 동부면 학동리 262-1번지 055-636-8265
*멍게비빔밥 전문식당 백만석/거제시 상동동960번지 055-638-3300 부산횟집/거제시 일운면 구조라리 80번지 055-681-1346 자연산 달인해녀집/거제시 일운면 구조라리 87번지 055-681-9299
*멍게젓갈 전문 판매점
거제도 외포멸치/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대계마을 1324-1번지 055-635-7058 장승포 건어물/거제시 장승포동699-3번지 055-681-3888 거제수협 수산물 직매장/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리 해안길 295번지 055-681-8059
< 거제도는 3~5월이면 거제전역의 식당에서 멸치관련 요리를 하며 일부 식당에서는 식사하기 전에 무료로 멸치 회무침을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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