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선과 함께하는 국내 14산 산행
언 제 : 2011년 2월12일
어디로 : 영축산(1,081.2 m)
한반도의 등줄기 백두대간이 남쪽으로 뻗어 내리다가 경남과 경북의 경계에서 다시 한번 힘차게 솟아오른 이른바 영남알프스 준봉 중 하나이며 높이는 해발 1,081m로 북동쪽으로 신불산(1208.9m) 남서쪽으로는 시살등(980.9m)에 이어지는 영축산맥의 주봉이다. 동쪽사면이 깎아지른 듯 급경사이고 서쪽사면은 상대적으로 완만한 지형을 이루는 영축산은 정상부분이 화강암으로 된 예리한 톱니바퀴 형으로 되어 있으며, 따라서 멀리서 보면 하나의 성채 같다. 통도사 뒷산으로 잘 알려진 영축산은 영취산, 취서산, 축서산 등으로도 불리어 왔으며 지도상에는 취서산 또는 영취산으로 기재되어 있기도 하다. 2001년 1월 양산시 지명위원회에서 영축산이라고 통일시켰다. 영축산이라 함은 불교에서 말하는 자연의 신비에 바탕을 둔 불법의 세계와 깊은 인연에서 비롯되었다. 이 산에는 신선과 독수리가 함께 살고 있다는 의미와 석가모니가 화엄경을 설법한 고대 인도의 마가다국에 있던 산 이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진다. 산 입구에는 우리나라 삼보사찰(해인사, 송광사) 중 하나로 신라 선덕여왕15년(646년)자장율사가 창건한 통도사가 있으며 임진왜란 때 소실 된 것을 1601년(선조34) 재건, 1645년(인조23) 중건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 절의 특색은 대웅전에 불상을 모시지 않은 점이다. 그 이유는 대웅전 뒤쪽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이 있기 때문이다. 대웅전 및 금강계단은 국보 제290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문화재로는 보물 제334호인 은사입향로, 보물 74호인 국장생석표등이 있다. 가을날 영축산에 오르면 신불산으로 이어지는 광활한 능선의 억새밭이 장관을 이루고 있으며 웅장하면서도 부드러운 산세의 매력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는 명산이다. 지난 2005~7년도에 산악회에서 천왕-제약, 운무-가지, 신불-취서(영축)산을 연계해서 무박산행을 했으며 2008년도 가을 친구들과 운문산에서부터 시작하는 영남알프스 종주를 했다. 영남알프스 일원의 장쾌한 산줄기에 다가 설 때면 항상 가슴 설레는 곳이다. 이번 참가는 계절이 바뀌어 겨울산행이기에 다른 산행 때보다 더 마음이 설렌다.
새벽 4시 기상 오늘도 사당역으로 출발이다. 다행이 정거장에 들어서자 마자 도착한 버스가 내가 승차할 버스다. 기분이 업 된다. 첫차를 못타면 20분을 기다려야 하는데 집에서 좀 일찍 나온 덕이다. ㅋㅋㅋ 사당역에서 6시 출발하여 8시에 상주휴게소에 잠시 정차, 두 번째 휴게소인 경주에 9시50분에 짧은 휴식이 있은 후 10시20분 통도사 입구 경외 주차장에 도착하니 썰렁하다. 바쁘게 접수 후 서리마을 뒤편으로 임도 따라 산행 시작 전방에 영축산이 이름답게 다가 온다. 우측으로 서리마을 회관을 끼고 오른쪽으로 진행, 좀 더 빨리 갈 수 있는 방법을 택하여 논으로 가로질러 오르니 뒤에서 줄줄이 따라온다. 10분 진행하여 저수지가 나타나며 위험지역이니 우회하라는 경고가 붙어 있다. 전에는 이 저수지를 따라 올라가게 되어 있었는데 이제는 상수원보호구역이라 하여 출입을 금지하며 우측으로 임도 따라 100여 메타 전진하여 산행이 시작된다. 잠시 저수지 뚝 방에 올라서니 푸른 물속에 영축산이 하나 더 있어 그곳으로 빨려 들어가고 싶다. 울창한 소나무 숲을 끼고 임도 따라 오르니 2000년도에 개척했다는 임도 개척비가 나타나며 바리케이드가 설치되어 있는 곳으로 진행하다 15분쯤 임도를 버리고 숲길로 완만한 경사를 오르니 또다시 임도가 나타나며 응달이라 얼음이 있어 걸음걸이가 자연스럽지가 못하다. 우측으로 묘 1기를 지나 들머리에서 50분만에 좌측으로 영축산 정상1.4Km, 우측으로 방기리2.5Km 이정표가 나타난다. 맞은편에 직진코스로 등산로가 안내되어 있고 일부는 계속 임도 따라 오르지만 우리는 직진 코스를 택하여 오른다. 급경사와 눈이 있어 스틱은 필수이듯 이번 행사에 스틱을 기념품으로 줘서 요긴하게 사용하게 되었다. 헉헉거리면서 오르다 뒤를 돌아보니 몸이 무거운 친구넘도 생각보다 잘 올라온다. 세 번째 임도를 가로 질러 오르다 중간에 잠시 휴식, 과일을 꺼내 갈증을 해소하고 땀을 훔친다. 힘은 들어도 직진코스로 진행하니 참가한 등산객들을 많이 추월하게 되어 이제 중간쯤이 되지 않나 생각, 마지막 네 번째 임도를 가로 질러 진행하여 깎아지른 절벽 위를 우회 올라서니 임도가 끝나는 지점이며 양산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 간이 휴게소(취서산장이라고 되어 있음)가 설치되어 있어 산객들이 만원을 이루고 있다. 오뎅 네 꼬치와 막걸리 한 되를 한 세트로 만원을 받는다. 양산인근의 산세를 조망하며 마시는 한잔의 막걸리는 내 마음의 풍선이 되어 봄날처럼 날아 간다. 아마 그 집(?)오늘 일 년치 장사 다 했을 거라 생각 든다.ㅋㅋㅋ. 한잔 더 하고 싶은 유혹을 떨쳐버리고 우측 너덜 길로 접어든다. 간이휴게소에서 12분(정체가 심함)만에 산불감시 초소 앞에 도착 영축산 0.6Km, 지산마을2.9Km 이정표가 나오며 드디어 영축산 전망바위가 위압적으로 다가온다. 이곳부터 정상까지는 바위지대이므로 정체가 무척 심하다. 등산로 좌 우측에는 눈이 쌓여 무릎까지 찰 정도며 등산로는 많은 산객들이 지나갔기에 반질반질하여 걷기가 힘들어 모두들 서 있다시피 한다. 밀려서 24분 오르니 그나마 약간 진행속도가 빨라지는 일반 등산로가 나오며 전망바위를 우회하여 진행 전방으로 정상이 다가오며 우측으로 영축산의 유명한 아리랑리지며 쓰리랑리지와 에베로리지가 흰 눈에 덮여 아름답게 다가 온다. 등산객이 운집하여 있는 등산로를 간신히 빠져 나와 눈 덮인 급경사를 하산 객과 서로 양보하며 약2년반만에 정상에 올라오니 가슴이 울렁거린다. 친구들은 사진 찍기 위하여 줄을 서 있지만 난 영남알프스의 눈 덮인 산세를 조망한다. 천왕, 재악, 운무, 가지, 신불, 간월, 능동산 전체가 내 눈에 들어 오며 무어라 표현 할 수 없는 무한의 정을 느낀다. 가을 억새에 눈물 흘리며 또 다시 백색의 평원에 감탄한다. 한 없이 이곳에 머물고 싶지만 인파에 밀려 정상 바로 아래에 진을 치고 점심을 먹고 친구들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런저런 이야기에 꽃을 피우는데 시간 다됐으니 빨리 하산하라고 난리다. 우잉~ 벌써 2시10분이 지나고 있네…… 서둘러 배낭 챙기고 등정 확인 후 급경사 길을 다시 내려 도우미가 있는 곳에서 직진하지 않고 우회전하여 경사진 곳으로 내려간다. 속도가 빨라 11분 만에 앞사람들의 뒤를 따른다. 내려가는 구간도 위험이 여기저기 도사라고 있어 진행 속도가 답답하다. 급경사가 나오고 보조 자일이 설치되어 있어 안전하게 내려서니 막걸리 마시던 휴게소가 나온다. 올라갈 때 50분이 소요된 정상이 우회하여 내려오니 26분이 걸린다. 이제는 직진코스로 하산하지 않고 임도 따라 내려가니 시간이 촉박하다. 친구들을 남겨놓고 나는 직진코스를 이용 먼저 속도를 낸다. 휴게소에서 25분만에 지산리1.3Km, 정상1.4Km 이정표가 있는 임도에 도착, 이산에서 처음으로 배낭에서 물을 꺼내 마신다. 시간을 보니 어느덧 3시11분 정상에서 너무 지체한 것 같아 자꾸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난 시간 관념이 어느 정도 투철하다고 자부하고 있기에 약속시간을 조금만 넘어도 내 마음에게 관대하지가 못한다. 그러니 오늘도 아침에 20분 늦게 도착 해준 기사님에게 나 스스로 구시렁거렸다. 하산은 조금 재촉하면 되겠고 나는 직진코스로 가로 질러 내려왔으니 다른 산객들 보다 빠르지 않겠냐 생각 이제는 좀 느긋하게 발걸음을 옮긴다. 잠깐의 휴식 후 10분 진행하여 축서(취서)암과 지산마을 갈림길이 나오며 임도를 버리고 지산마을 방향의 등산로를 택하여 진행하니 좌 우측으로 울창한 소나무 숲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어느덧 철조망을 우회하여 마을 입구 도로에 선다. 쓰러져가는 토담집을 뒤로하고 할머니들이 서넛 앉아서 나물을 파는 간이 주차장에 도착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낸 후 가야의 마지막 왕자이며 김유신장군의 할아버지인 김무력 장군의 재실을 관광하고 도로 좌측 냇가에서 스틱과 등산화 청소하는 산객들 모습을 뒤로 서산으로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며 행사장에 도착한다.
※후기 : 부산 가까이에 위치한 영축산을 당일로 등산 할 수 있는 시대가 왔으니 교통이 좋긴 좋다. 어느덧 오은선과 함께하는 국내 14산 산행이 중반을 지나고 있다. 작년 9월부터 꾸준히 참석 7번째 산행이 끝났다. 14번이라는 계획된 날짜에 빠짐없이 참석하기란 그리 쉽지 않지만 그래도 도전이라는 각오로서 행하는 일이기에 마음가짐을 새롭게 한다. 이곳 영축산은 바위 꾼들에게도 남다른 곳이다. 신불평원 아래 리지가 서너 개 개척되어 있어 영남의 크라이머들 뿐 이니라 전국의 바위 꾼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가을이면 영남알프스 종주 꾼들이 억새와 함께 무거운 배낭과 씨름하는 곳이기도 하며 산 전체가 일천 고지가 넘기에 장쾌한 산세를 보기 위하여 많은 이들이 방문하는 곳이다. 우리는 원점회귀 산행을 하였지만 산행 들머리는 여러 곳이 있다. 통도사를 기점으로 시작하여 우리가 올라간 코스와 함박등, 죽바우등, 투구봉을 연계하는 코스며, 배내고개 아래 청수골산장 코스 이외 오룡산방향 들머리도 있다.양산에서 정각 5시 출발, 설 명절 지난 후 라 교통소통이 잘되었기에 서울에 9시 조금 넘게 도착, 인천 친구넘들 한잔하자는 성화에 망설이지만 참새가 방앗간 그냥 지나치랴. ㅋㅋㅋ.
내일 서울시연맹 설제 참석이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