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짜: 2021년 5월 29일
○날씨: 쾌청하나 추움. 전 날 천둥번개동반한 소낙비가 내림
○절기: 소만 중후(소만 절입후 10일째)
○아침풍경
밭에 들어서니 조갈상추 근방에 선생님과 동기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더군요. 궁금해서 내려가볼까하다 돌아섰는데, 나중에 물으니 마늘쫑 뽑고있었다네요.
지난 주에 이어 역시 평소와 달리 농막에는 일찍부터 사람들이 모여있었고, 변현단선생님을 에워싼 채 이것저것 질문을 하고있었답니다.
○특강: 내 몸의 치료작물과 내 손으로 병 고치기/변현단
첫번째 사진은 귀만져서 아픈 곳 찾는 모습이에요. 저는 처음엔 아픈 곳이 없는 줄 알았는데 왠일 지금까지도 건드리면 아파요. 저 날 강의전에 손바닥 누르기와 귀 주무르기 했는데 며칠전에 다른 분도 손바닥과 귀는 신체 모든 부위와 연결된다고 하셔서 아하~ 했답니다.
선생님도 강의 말미에 언급하셨듯, '어떤 작물을 먹으면 어떤 효과가 있다.' 이런 내용을 기대했으나 그런 내용은 아니었답니다. 그런데 듣다보니 나도 모르게 고개를 심하게 끄덕거리고 있더군요. ㅎㅎ 옆에 앉은 동기에게 이상하게 듣다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고 하니 그 분도 그런다고 하더군요.
마지막에 중요한 이야기를 하셨어요 몸을 고치기 위해서 뭘 더 먹어야하는지 질문이 많은데 고치기 위해서는 뭘 더 먹기보다 '안먹어야 할 것들을 찾아야 한다'고 하셨는데 직접 체험했던 경험이라 역시~~ 현명하시구나 했습니다. ^^
오픈 특강이라 사람들이 많았는데 대부분은 변현단선생님 얼굴이라도 한번 보려고 오신 것 같았어요. 저는 주로 동영상으로 만나뵙고, 은은가에서의 집단적 만남이 전부여서 선생님을 잘 알진 못하죠. 가끔 샬롬과 이야기 나누다 보면 선생님에 대한 애정과 신뢰가 큰데다 주변에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궁금하기도 했었어요
그런데 이날 조금 감이 잡히는 것이 있었답니다. 다가가는 사람들을 내치지지 않고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면서 씨드림의 역사를 이어갈 수 있었던 힘이로구나 싶었답니다. 젊은 여성들이 롤모델을 찾아다니곤 하는데 여성들에게 귀감이 될만한 삶입니다.
강연이 끝나고도 한참을 개별상담 해주시고, 개인밭도 봐주시고 늦은 오후에야 가셨답니다.
저는 동영상으로 자주 봤어서 친밀하다고 착각하고, 선생님께 뭐 맡겨놓은 것처럼 행동했던 것 같아요.(언제 봤다고 ㅎㅎ) 글을 정리하다보니 마음이 많이 쓰이는 상황이셨을건데 그 마음을 배려하지 못했구나 싶어서 머리를 쥐어박았네요.
밭공부를 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여러 상황들과 마주치게 되네요. 추구하는 가치와 이념을 잠시 내려놓아야 진심과 만날 수 있다는 생각도 들고, 한편으로 가치와 이념을 선택했던 이유가 더 또렷해지기도 합니다.
○ 점심
인원수가 많으니 잔칫집 같은 분위기.^^
○오후 밭실습
'콩모종내기, 배추채종과 밭갈기, 고구마심기, 논만들기'
장재학선생님이 '오늘은 콩모종내기, 배추밭갈기, 고구마심기를 할건데 나눠서 하자.'며 원하는 일로 찾아가도록 미리 알려주셨어요. 전에도 이랬던 것 같은데 이날 유독 브리핑이 잘 들리더군요. 미리 할 일과 배울 것을 알고 각자의 일을 나누니 더 좋았답니다.
이건 채종하는건데 나중에 현단선생님께 물어보고 '괜히 채종했네'해서 또 혼자 웃음 5분 터트렸습니다. ㅋㅋ 주중에 가서 버렸어요. ㅎㅎ
1. 콩모종내기
콩모종은 누가 할거냐 물으니 왠일~ 선배님 두 분이 자원해주셔서 깜짝 놀랬어요. 덕분에 깔끔하게 콩모종내기가 끝났답니다.
2. 배추채종과 밭갈기
배추채종과 밭갈기는 이 날 가장 중요한 활동이었습니다. 며칠전에 올린 영상 참고해주세요~
3. 먹을 고구마심기
8기 개인밭 주변에 노는 땅을 일구어 고구마를 심었습니다. 이번 고구마는 토종은 아니고 모두가 나누어 먹을 맛있는 고구마랍니다.
지난 시간에 가식을 배워서 금방 가식이 뭔지 찾아냈는데, 고구마는 가식이든 아주심기든 대체로 옆으로 누워있네요. 아직 고구마 잎은 구분을 못하겠습니다.
지난 번 동기들이 하던대로 호미로 두둑꼭대기에 길을 내는데, 솔아비님네는 두둑에 순을 그냥 올려서 흙을 덮는거에요.. 그 방법이 훨씬 간편하고 노동을 줄일 수 있었어요. 덕분에 배웠습니다. 그리고 이 날 솔아비님도 밭을 통해 '겸손'을 배웠다고 하셔서 깜짝 놀랬습니다. 그런데 솔아비님 내외분은 진짜 겸손하셔서 제 겸손과는 조금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ㅎㅎ
4. 페트병 논만들기
그리고 드디어 샬롬의 숙원이던 페트병 논만들기. 지난 시간에 땅을 보길래 직접 땅에 심을 줄 알았는데, 페트병으로 결론이 났었나봐요.
토종학교 주변으로 크고 작은 하천이 있는데 그 줄기가 또 밭 옆에 있더군요. 그곳에서 페트병에 진흙을 퍼담고, 벼를 한두개씩 심는 중이랍니다.
페트병이 모자라서 다 못심고 임시로 담아둔 것도 있습니다.
○ 밭작물관찰
1. 용인 찰옥수수
용인 찰옥수수 중 큰 것은 30센티가 넘어 보일정도로 잘 자라고 있습니다.
2. 홍천 메옥수수
메옥수수도 잘 자라고 있는데, 확실히 용인옥수수가 조금 더 커요.
3. 선비잡이 콩
지난 주까지만 해도 선비잡이 콩이 크게 존재감이 없었어요. 그 동안 조건만 갖춰지면 식물은 순식간에 솟아오른다는 것을 경험해서 좀 덜 신기해하고 싶으나! 아직도 신기합니다 ㅎㅎ 선비잡이콩이 갑자기 훅 올라왔어요.
반은 잎이 벌레먹은 것처럼 숭숭 뚫렸는데, 그래도 잘 크고 있습니다.
4. 칠성초
홍천 메옥수수 아래 있는 칠성초는 역시 잘 자랍니다.
5. 딸기
딸기를 보면서 농사에선 무엇보다 '때'가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고 있어요. 딸기가 달리기 전에는 한껏 기대에 찼었지만, 마구 달리기 시작하니 흥미도 잃고 감당도 안되더군요.
특히 광교에 있는 딸기는 물만 닿아도 녹아버리고, 땅에 닿아도 녹아버려서 개채수는 많지만 좋은 놈을 얻기는 힘들었어요.
덕분에 집에와서 한참을 딸기에 대해 검색해보았답니다. 딸기가 열릴 땐 땅에 닿지않으려 조치를 하더군요. 미리 알았다면 방법을 시도해 봤을건데 아쉬웠어요.
6. 보리완두
보리완두 꽃을 5월 26일에 처음 발견했는데 이제는 꽃이 많이 피었습니다.
잎과 꽃이 핀 지지대와 양분을 나누는 완두는 아랫쪽이 누렇게 떴고요. 신기하게도 살아난 지지대로는 오르지 않고 더 멀리 있는 죽은 가지로 오르고 있었습니다. 또 신기합니다. ㅎㅎ
7. 먹골참외
하나 남은 먹골참외는 많은 비에 계속 녹고있어요.
8. 조갈상추
조갈상추는 잘 자랍니다. 잎이 풍성하고 커진 것도 있어요.
9. 목화
목화도 잘 자라고 있는데 옥수수와 비교하면 역시 더뎌요.
10. 단수수
단수수는 원래 이렇게 성장이 더딘가요? 옥수수과 같은데 옥수수에 비해서 정말 느립니다. 정체된듯한 기분이에요.
11. 호박
12. 쇠뿔가지
쇠뿔가지의 잎들이 그동안 누런것이 많았는데 누런 기운이 거의 사라지고, 잎과 줄기가 가지열매 특유의 색들로 변화하고 있어요.
13. 진안토마토
진안토마토는 걱정 안하는 작물입니다.열매가 기대돼요.~
14. 화성재래초
진안토마토 옆의 화성재래초는 칠성초 보다는 조금 약해보였는데 이젠 칠성초나 비슷비슷합니다. 튼튼해졌다기 보다 성장속도가 비슷해진 것 같아요.
15. 물고구마
지난 주 심은 물고구마, 불쌍하게 늘어져있던 것들이 꽤 올라오고, 잘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16. 토란
토란은 나오는건지 아닌지 모르겠네요.
17. 수세미
그 동안 잘 안보이는데다 잎도 누렇던 수세미가 힘있게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18. 오이
오이는 옥수수 만큼이나 쑥쑥 자라요~
19. 고수
고수는 밭을 엎어야 할것 같네요. 없습니다.
20. 수박
수박은 존재감이 약해요. 사실, 뭐가 수박이고 뭐가 풀인지 구분을 못하겠습니다. ㅎㅎ 작물은 어느 정도 자리잡아야 들풀과 확연히 다른 아우라를 뿜는 것 같은데 수박에선 아직 그 기운이 안느껴지네요.
21. 감자들
계속 비가 온데다 감자밭은 물이 많은 땅이라 손을 못보고 있어요. 그래도 이미 나온 감자들 특히 분홍감자들은 잘 자라고 있답니다.
○ 기타등등
지선님이 샐러드 하겠다고 뽑아놓은 덜 자란 당근들이에요. 당근잎으로 샐러드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랍니다. ㅎㅎ 미처 상상하지 못한 일이에요. 당근 잎을 보는 일도 드물었죠.
모심는 분들 옆에서 이 꽃을 발견하고 웅성댔는데 당근 꽃 아니냐 하고 추측했었죠. 당근 꽃도 처음 보는데 꽃집의 정형화된 꽃들이나 길가의 꽃들만 보던 제 눈엔 기괴하고 이상하게 보입니다.^^;;;
밭을 다니다보면 작물이 스스로 넘어진 채 자라기도 하고, 필요없는 작물들을 뽑고 그대로 두면 다시 뿌리를 내리는 모습들도 종종 마주하게 된답니다. 이 보리완두는 필요없다고 뽑혔나봐요. 그런데 마침 비가오면서 뿌리가 다시 흙으로 들어갔더군요. 누워서 꽃피우고 살아가고 그러고 있어요.
- 박하와 딸기 씨
지난 주에 널어놓고 간 샬롬님의 영생이도 잘 말랐고, 딸기도 제대로 말라서 씨앗을 쉽게 걷어낼 수 있었답니다. 제 생에 첫번째 채종입니다. ㅎㅎ
○이 생각 저 생각
- '씨앗을 심어보면 되지'
이날 채종한 딸기 씨앗을 둘러싸고 뭐라뭐라 이야기 하던 중, 7기 꽃밭선배가 '그럼 씨앗을 심어봐라.'하고 툭 내뱉었는데 갑자기 머리가 화악 맑아지고 커지는 기분이었답니다. '그렇지 밭에선 씨앗을 심어보면 되는구나.'라는 것을 몸으로 이해한 순간이랍니다. 토종씨드림 유튜브에서도 종종 '길러보면 알아~, 심어보면 알아~'라는 말들이 들려왔었는데 그 말이 뭘 의미하는지도 알게된거죠. 유레카의 순간이었습니다. ^^
장재학선생님에게도 지난 과정들이 연결이 안돼서 애먹었다고하니, 신은정선생님도 강의 때 '초기엔 전체과정이 연결이 안되어서 어려웠다.'는 말씀을 하셨다더군요. 그땐 그 마저도 이해가 안될때라 귀에 안들어왔구나 싶었답니다.
이렇게 하나씩 저만의 속도로 밭공부를 하고있습니다.
○6월 1일 화요일 밭관찰
밭이 궁금해서 주중에 한번은 더 가곤한답니다. 지금 한참 자랄때라서 그런지 작물들이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있어요.
- 오이
오이 가운데 뭔가 몽글몽글하고 소복한 것이 생겨났더군요. 뭔지 모르나 일단은 신기해서 사진찍었습니다. ㅎㅎ
- 보리완두 꽃
보리완두 꽃은 5월 26일에 처음 발견했고요 이때는 모든 가지? 줄기?에 꽃들이 활짝 폈답니다.
- 화성재래초
중요한 부분이 흐려졌지만, 얘도 오이처럼 가운데가 몽글몽글한 것이 거기서 중요한 뭐가 나올 것 같습니다.
- 파.
파는 꽃도 징그러웠는데 ㅎㅎ 씨앗 맺힌것도 징그러워요 ㅎㅎㅎ 그런데 사진은 또 왜 이렇게 잘찍히는지 자꾸 확대해서 보게되네요. 이 사진 찍은 후에 은은가 파채종 동영상 올라왔더군요. 미리 알았으면 하나 해보는건데 아쉬웠습니다.
- 쓰러진 열무
이 아이도 보리완두처럼 쓰러진 채 꽃피우고, 씨주머니도 열었습니다.
- 열무의 씨주머니
처음엔 배추인줄 알았어요. 개인 밭에 있는 것이라 잘 가꿔서 통통한가보다 했거든요. 그런데 다시 보면서 열무의 씨주머니가 아닐까 싶었답니다. 배추는 길죽하고 열무는 통통하고.
- 마늘쫑
조갈상추 보러갔다 마늘쫑 이야기 생각나서 하나 따 보았는데, 실패~ 다 안나오고 잘렸네요. 그런데 맛있었어요.
유튜브에선 이쑤시개를 꽂아서 뽑더군요.
- 깻잎
감자밭 보다가 발견한 들깨. 들깨인지 확인하려 조금 뜯어먹고 보니 초록색 벌레가 잔뜩이더군요. 벌레랑 같이 먹은거죠.
- 처음보는 이파리
모내기 한 옆에 토란밭 즈음에서 처음보는 이파리를 발견했어요. 작물은 특별한 존재라는 신호를 보내곤 하는데 혹시 토란 아닐까 짐작만 해봤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토란 잎도 저렇게 생겼더군요.
- 죽은 새 묻어주기
이날 농막 정리하다 죽은 새를 발견하고 밭 옆에 묻어주었답니다. 어쩌다보니 3년전부터 죽은 새만 세번을 묻어주고 있네요. 도시는 묻어줄 곳 찾기도 어려운데, 이 새는 복받았구나 싶었습니다.
○ 6월 3일 목요일 밭관찰
주중에 또 갔어요. ㅎㅎ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녹아내리는 먹골참외가 너무 걱정되는거에요. 참나... 내가 왜 참외 걱정을 하나..싶으면서도 물에 잠길 것 같은 먹골참외를 제 밭에 옮기려고 부랴부랴 갔습니다. ㅎㅎ
- 분홍감자 꽃
지난 번에 발견한 들깨들을 내 밭에 옮기려고 감자밭 다니다 꽃핀것을 봤답니다. 역시 신기합니다~~ 어떤 감자인가 확인하니 분홍감자!!! 아~~~~~~~ 자주꽃 피면 자주감자~~ 분홍꽃 피면 분홍감자. 그런 것이구나 또 알게되었습니다.
- 흰당근 꽃
그리고 이번엔 흰당근 꽃이 하우스안에 핀 것을 발견했습니다. 역시 붉은꽃은 붉은 당근, 흰꽃은 흰당근이겠지요?
- 오이 꽃
처음으로 오이 꽃 핀 것을 봤어요. 호박꽃 미니버전 같네요.
- 수세미
존재감 없던 수세미도 이날은 확 살아났더군요.
- 쓰러진 열무
는 더 생생해지고 있습니다.
딸기도 뽑혀있고요.
- 생강?
이 안에서도 뭘 키우고 있던데 처음 봤습니다.
팻말엔 생강이라고 되어있어요.
- 내 밭
변현단선생님이 밭에 다 퍼져나가는 아이들이라고 하시고 딸기는 한곳에 모아 키우는 것이 좋다하셨어요. 장재학선생님이랑 이야기하며 길가에 키워도 좋겠다 싶어서 이날 둔덕?으로 옮겨심었어요.
차조기는 가운데 작은 곳으로 옮겼구요.
감자밭 들깨도 가져다 심었습니다.
먹골참외도 옮겨심고 성도 둘러주고 물길도 내 줬습니다. ㅎㅎ
이 날 다른 분도 일하러 오셨는데, 나누어 주셔서 모종 세개 가져다 심었답니다. 율무에 표시해 놓지않아 애먹고 있는데다 모종들이 너무 어려서 지붕을 씌워주었습니다.
무등산수박은 쑥 커있고요.
오이는 더 쑥 자랐습니다. 덩쿨손도 뻗었어요.
가지도 간격이 너무 좁다고 해서, 다시 심었습니다. 제 밭의 작물들은 이리저리 이사다니느라 고생이 많아요.
- 끝 -
첫댓글 하나씩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참외 걱정에 달려가시는 마음이, 이미 농부이네요. 정성만큼 잘 자랄거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참외 새싹이 돋았어요.!! 들이 정말 재미있는 곳이라는 걸 요즘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