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몬테알반(Monte Alban) 대 유적
몬테알반 유적 / 비문(碑文)의 신전
몬테알반(Monte Alban)은 사포텍(Zapotec) 인디오의 대 유적지로 미니버스를 타고 30분쯤 언덕 위로 올라가야 한다.
버스비 왕복 40페소, 유적 입장료 51페소. 가까운 거리지만 꼬불거리는 언덕길을 가파르게 올라가야 하는데 발아래로 오악사카 시내가 내려다보인다.
오악사카 계곡의 윗부분 평평한 곳에 조성된 이 유적은 기원전 800년경 사포텍 인디오들이 건설한 도시였다는데 예상보다 면적도 넓고 왕궁유적을 비롯한 수많은 석조건물이 제법 온전히 보전되고 있으며 거대한 피라미드들도 볼만하다.
후기에는 믹스텍(Mixtec) 인들이 차지하여 잠시 거주하였던 곳이라고 한다.
매표소와 연이어 유물전시관이 있는데 인디오 특유의 정교한 석조유물들과 그림이 새겨진 거대한 석판, 그리고 흙으로 빚은 토용(土俑)들도 많이 전시되어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하늘에서 날아 내려오는 모습의 작은 흙 인형(土俑)들인데 지도자는 인간이 아니고 하늘에서 내려왔으므로 신성하다는 이른바 왕권신수설(王權神受說)이다.
유적 입구 / 하늘에서 내려오는 통치자(土俑)
거대한 광장과 수십 기(基)의 피라미드, 왕궁, 지하궁전, 무희들의 궁전, 조각 궁전, 볼 경기장 등이 있고 주변에는 170여 기의 무덤들이 산재해 있다. 특히 7호 무덤에서는 수많은 금은 장신구들이 출토되어 오악사카 박물관에 보관 전시되고 있다.
여기서 캐나다에서 온 할머니들 세 분을 만났는데 내가 63세 교육공무원 출신이라고 하자 자기들도 교육자 출신으로 은퇴 후 여행을 하고 있다며 한 할머니는 나와 동갑이라고 반가워한다.
그런데 호호할망구.... 제기럴...., 내가 저렇게 늙었단 말인가???
몬테알반에서 내려오니 점심때여서 서둘러 간단히 점심을 때우고(Chile de Carilia-콜라 1병 포함하여 26페소).
오후에는 38km 떨어져 있는 미뜰라(Mitla)를 다녀오기로 하였다.
미뜰라(Mitla)는 ‘죽은 이들의 자리’라는 의미로 사포텍 인디오들이 신성한 장례지로 조성한 곳인데 이후 믹스텍 인디오의 영향도 받아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유적들이 많은 곳이며 수령 2.000년의 뚤레(El Tule) 나무로도 유명한 곳이다.
사람들에게 물어 미뜰라로 가는 버스가 지나간다는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는다. 이곳의 버스정류장은 그야말로 혼잡 그 자체이다.
한꺼번에 수십 대씩 버스가 밀려오면 길 가운데고 뭐고 겹겹으로 차들이 늘어서고, 버스 안내꾼(?)들은 소리소리 지르며 손님을 부른다. 거기에다 택시들은 도로 아무 데나 세우고는 손님을 태우고 내리니 그야말로 아비규환이다.
울려대는 경적음이며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사람들이며.... 호루라기를 불어대며 차들을 정리하는 사람에게 물어도, 정류장 앞에서 과일을 파는 아주머니한테 물어도 조금만 기다려 보라고, 곧 올 것이라고 하는데 한 시간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차들이 몰려올 때마다 행여 놓칠세라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내가 불쌍해 보였던지 과일 파는 아주머니는 과일 하나를 깎아서 내민다.
시간을 재어보니 갔다가 돌아올 시간도 맞추기 어렵게 시간이 흘러버려서 결국 미뜰라 관광은 포기하고 대신 좀 가까운 야굴(Yagul)을 다녀올까도 생각했는데 저 혼잡한 버스를 탈 자신이 없어 포기하고 말았다.
버스정류장으로 와서 산크리스토발(San Cristobal)행 아도버스표를 끊고는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이동거리 450km, 밤 9시에 출발, 내일 아침 8시 30분 도착이니 11시간 30분... 버스비 408페소이다.
버스정류장에서 만났던 멕시코 청년의 말로 산크리스토발은 시골이라 길도 좋지 않아 15시간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한다. 거리가 멀고 길도 비포장이다 보니 버스비도 비싼 모양이다.
마침 근처에 꽤 넓은 공원이 있어 음료수를 마시며 꿀 같은 휴식을 취하였다. 이곳 멕시코는 애정표현이 무척 자유로운 듯 고등학생 정도만 되면 어디서나 부둥켜안고 키스도 예사인데 특히 이곳 공원에서는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매우 진한 신체접촉까지 연출하여 보는 눈이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