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더위가 기록 경신한다는게 참 이렇게나 안 반갑구나싶은 요즘입니다.
그러나 저는 집에 에어컨을 사지 않고 살아가는 인간이지요. 버텨지느냐구요? 아, 그럼요.
인간이란 학습의 동물이라잖아요. 2013년까진 엔지니어였습니다만 그 때 주로 만지던 기계가 용광로라서요.
소결로라고 부르는 전기 용광로는 전력도 무쟈게 잡아먹습니다. 여름 피크 타임의 아파트 동 세 건물의 전력량을
한 번에 쓩~하고 잡아먹는 무시무시한 녀석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거 돌릴 땐 선풍기는 그나마 되는데
에어컨 켜면 회사 밖의 도란스, 트랜스라는거 전신주에 있는 퍼렁거 있죠? 갸가 빠지직 해서 한전이 따로 관리하는 회사였죠.
겨울은 몹시 따뜻해서 좋았지만... 이직 안 했으면 전 지금 죽었을거예요, 폭 삶아져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이 100도에 끓잖아요? 그 용광로... 낮은 온도가 630도 입니다. 그거 한 번 구워내서 새로운 금속 덩어리 만들려면
못해도 15~30분을 곁에서 지켜주며 쓰다듬 쓰다듬 해 주듯 온도하고 압력 체크하고 설정해 가며 봐야 불량 안 나오걸랑요.
물이 끓는다는 100도가 우스울 630도가 제일 낮은거였음 제일 고온은 몇 도냐구요? 도자기 초벌 온도인 800도 넘는 900도 입니다.
저 그걸 폭염 속에서도 몇 년간 지키면서 살던 인간이었습니다. 나이 들어가면서 체력이 떨어졌다해도 하던 가닥지가 있는데
그렇게 폭염에 금방 훅 가고 그러겠습니까. 음 따뜻하구나, 찜질방이 이런걸지도 모른다 이러구 견디는거죠.
네... 찜질방도 살면서 아직까진 가본 적이 없는 촌놈 그 이상인 이상한 인간입니다 저는. 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용광로의 수 백도를 직접 데이고 그런건 아니라도 복사열이라는게 숨이 훡훡 막혀오고 그랬습니다. 그래도 잘도 견디데요.
그것을 몸이 기억하는건지 의외로 잘 버틴다싶게 뭐 지낼만 합니다.
집에서요? 더우면 어카느냐구요? 여기 파주에서도 제가 사는 곳은 전기료보다 물값이 늘 이상하게 아주 쌌어요.
지금의 아파트에서 만 16년 사는 중인데 만원 넘어본 적이 없습니다. 게다가 아주 션한 편이고 겨울은 미적지그리 딱 좋구요.
물값이 올랐다해도 아무리 미친듯 써도 여전히 만원까진 안 찍힙니다. 그래서 더우면 바로 욕실 들어가서 등목부터
걍 찬물 샤워해 주고 나옵니다. 그럼 추워요 몇 분간. 되게 추워요 아주. 딱 좋거든요. 전기료 누진세라는거 모르고 살아도 되구요.
세수라도 자주하면 일단 좋기도 하고, 가만히 느껴보니 몸에섣호 유난히 뜨거워지는 곳이 몇 곳 있더군요.
거기만 집중적으로 찬물 샤워기 강하게 강타해 주면 바로 체온 상승이 멎고 시원하다는걸 느끼게 됩니다. 천국이 되요 그냥.
뭐 혼자 사니까 물 많이 써 봤자 크게 나올 일도 없는거겠지만, 여기 사는 한 에어컨같은거 안 사고 살아도 살아질거 같아요.
그러구서 집이고 길이고 회사고 어디고간에 노상 뭔가 쫍쫍 마십니다. 수분 많이 섭취하면 띵하진 않을거 아니냐가 맞아떨어진거죠.
그러니까 물 많이 드셔요. 너무 더울 적엔 몇 천원짜리 쿨토시 다이소에서 사다가 물에 담궈 꼭 짠 후에 낑굽니다 팔에.
그러면 작열하는 태양이 내리쬐던말던 또 꽁알꽁알 잘도 걸어가고 죽지도 않습니다. 살만하고 견딜만하더라구요.
그래두 너무 더우면요, 출근할 적에 가게 냅다 들어가서 파우치로 된 슬러시 설레임이나 주스 얼음 덩어리 아이스께끼,
플라스틱 통에 들어간 그런거 있거든요. 하나 사서 목에 척~ 갖다대고 걸어갑니다. 세상 션합니다. 더울 땐 꼭 해 보셔요. 션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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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밖에 나가는 거 자체가 짜증나는 폭서네요...
건강한 여름 나세요~~
원래도 누가 끌어내도 안 나가고 집만 있는 성향이라, 그런걸로 볼 땐 아주 다행입니다.
어딜 돌아다니지 못하면 갑갑해하는 성향이었다면 아마도 환장했겠죠.
이 대단스런 폭염은 그 어떤 수련한 도인이라도 정신력만으론 버티기 어려울거 같더라구요.
매미들조차도 낮엔 덥다고 밤에 울어제끼고 할 정도면... 정말 조심히 운신해야겠습니다.
카페의 모든 분들이 무탈하셨으면 싶어집니다. 곧 입추가 지나고나면 좀 살만해질지 모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