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공간 혜화에서 한강아트컴퍼니의 김인경 작, 위성신 연출, 박정석 협력연출의 <염 쟁이 유씨>를 보고
공연명 염 쟁이 유씨
공연단체 한강아트컴퍼니
작가 김인경
연출 위성신
공연기간 4월8일~5월12일
공연장소 예술공간 혜화
관람일시 4월21일 오후3시
예술공간 혜화에서 한강아트컴퍼니의 김인경 작, 위성신 연출, 박정석 협력연출의 <염 쟁이 유씨>를 관람했다.
<염 쟁이 유씨>는 선대로부터 시신(屍身)을 염습(斂襲)을 해온 유 씨가 평생 하던 염을 그만두기로 결심하고, 마지막 염을 하는 과정을 기자와 관객에게 보여주는 연극이다.
무대는 배경 막 가까이 붉은색 글씨를 가로쓴 병풍이 펼쳐있고, 그 뒤에 시신(屍身)을 모셔놓았다. 그 오른쪽에 책상높이의 염습탁자가 있고, 탁자에는 가지런히 절단한 삼베 천 자락이 책상 아래로 늘어뜨려져 있고, 한지로 책상 윗부분을 가려놓았는데. 한지에 잔뜩 쓴 붓글씨가 눈에 띈다. 무대 중앙에 관(棺)이 가로놓여있다. 배경 가까이와 무대 양쪽 기둥에 시신에 입힐 수의(壽衣)와 노끈을 나무걸이에 늘어뜨려 놓았고, 무대중앙에는 헝겊으로 만든 제웅 세 개를 천정에서 늘어뜨린 수평으로 달린 나무걸이에 나란히 매달아 놓았다.
연극은 도입에 <염 쟁이 유 씨>가 흰 가운을 걸치고 등장한다. 관객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관객에게 하는 일을 묻기도 한다. 유 씨의 질문에 명쾌한 답을 하는 관객에게는 품에서 봉투를 꺼내 주기도 한다. 필자가 관람을 할 때에는 홍 씨 성을 가진 훤칠하고 건장한 남성이 유 씨의 대화상대로 되고, 극의 전개에 따라 염습 후 시신을 관으로 옮길 때 보조자 역할을 한다.
그 외 관객 너덧 명도 시신, 즉 고인(故人)의 가족으로 등장해 시신을 두고 상속재산을 두고 싸움을 벌이는 즉석 연기로 객석의 갈채를 받기도 한다.
유 씨는 가운을 벗어던지고, 자신의 직업에 따른 가족사를 이야기 하고, 염습을 차례대로 해가며 좀처럼 보기 힘든 염습의 전 과정을 관객에게 소개한다. 자신은 반대했지만 부친의 강권으로 가업을 계승하게 된 사연과 평생을 해온 시신에게 수의를 정성스레 입히던 일을 이제는 그만 마무리를 해야 하겠다는 결심으로, 언젠가 염습에 관해 취재를 왔던 기자에게 연락을 해 마지막 염습을 참관 취재토록 한다. 그리면서 장례절차, 제례형식, 염습과정, 그리고 유 씨의 인생관과 철학을 솔직담백하게 털어놓는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나 공포, 현실 속에서의 치열한 생존경쟁, 그리고 죽음보다 두려운 삶에 관해 털어놓을 때에는 객석은 숙연한 심정이 되기도 한다. 홍 씨 성을 가진 관객과 염습을 마친 시신을 관에 집어넣고 뚜껑을 닫고, 한 송이 흰 꽃을 그 위에 얹어놓으면서 유 씨는 말한다. “죽는 거 무서워들 말아, 잘 사는 게 더 어렵고 힘들어” 라고.
신현종이 <염 쟁이 유 씨>로 출연해 1시간 30분 동안 일인 다역을 해가며 관객과의 소통과 명배우로써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그의 소탈한 성품과 진성성이 배인 연기는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고, 마치 고인이 된 자신의 가족이나 친지의 염습을 대하는 느낌으로 시종일관 관극을 하게 된다.
프로듀서 김현(한강아트컴퍼니 대표) 무대감독 이진호, 조명감독 김상민, 조명·음향·오퍼레이터 이영미·한재영, 사진 강 현·박주혜, 홍보·마케팅 이창훈·장윤미,·표유리·이수진·하지영 등 스텝 모두의 열정과 노력이 하나가 되어 김인경 작, 위성신 연출, 박정석 협력연출의 <염 쟁이 유 씨>를 성공작이자 장기공연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4월21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