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생활 중 여러 가지 냄새를 맡으면서 살아갑니다.
어떤 냄새는 좋아하는 반면 어떤 냄새는 싫어합니다.
또 특정 냄새에 대한 기호도 개인에 따라 다르고,
나쁜 악취라고 하더라도 사람마다 그에 대한 느낌도 다릅니다.
인간의 후각 신경은 콧구멍 윗 부분에 모여 있으며,
넓이가 약 2㎠ 밖에 안 되는 코 내부 표면에 500만 개 정도의
감각 세포가 있다고 합니다.
냄새를 느끼게 하는 분자가 섬모에 잡혀 곧 수용체 표면의 특정자리로 옮겨
뇌의 후각 담당 세포에 신호를 보냅니다.
이 정보는 대뇌에 전달되어 좋다 혹은 나쁘다는 느낌을 갖게 하고,
대개 냄새에 대한 느낌은 다른 사건 보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게 됩니다.
어느 물질이든 우리에게 냄새를 느끼게 하려면,
우선 물질 분자가 우리 후각에 접촉하여야 합니다.
바꾸어 말하면 휘발성을 지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물과 공기는 휘발성인데도 왜 냄새를 느끼지 못할까요?
분명 이들도 특유의 냄새가 있으련만 우리 코는 그것을 무시하도록
진화하였을 따름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 코는 하루 종일 물과 공기의 냄새를
뇌에 전달하느라고 다른 냄새는 맡을 시간도 없이 몹시 바쁠 것입니다.
누구나 음식물이 상했는지 알고 싶으면 코를 가까이 대고 냄새를 맡아봅니다.
음식물이 부패할 때 내보내는 박테리아가, 황이나 질소를 함유한
화합물 냄새에 우리 후각이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한 예로 황화합물에 대한 인간의 감지도는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이 기체가 공기 중에 500억분의 1만 들어 있어도
우리 인간은 이를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어떤 화학분석 기기도 이만한 감도를 지니지는 못합니다.
그렇기에 가정에서 사용하는 도시 가스에는 가스 누출을 감지하게끔
일부로 이 화합물을 미량 첨가합니다.
서양 사람들은 물고기의 비린내를 특히 싫어하는데
암모니아의 형제쯤 되는 트리메틸아민, 피페리딘 등이
이런 비린내의 성분인데 이는 질소화합물입니다.
트리메틸아민은 물고기에 들어있는 산화트리메틸아민이 분해되어 생깁니다.
그렇기에 흔히 생선 요리를 먹기 전에는 식초나 레몬즙을 뿌립니다.
비린내는 내는 염기성분과 산 성분이 반응하여 휘발성이 없는 화합물이 되므로
비린내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주방에서 생선 조리에 사용했던 칼과 도마 등을 우선 식초로 닦고 세제로
씻어 내면 비린내가 쉽게 없어지는 까닭도 이러한 화학 반응에 있습니다.
자, 이제 주방에서 식초나 레몬을 준비하셨다가
물고기를 요리하실 때 비린내를 없애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