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음악을 가리켜 예술 중의 예술이라고 합니다.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음악이 다른 예술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살은 분명합니다. 물론 다른 예술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기도 하지요. 중세에 음악은7개의 자유학예 중 하나였습니다.이는 다시 언어학에 속하는 문법,수사학,논리학의3개 분과와 산수,기하학,천문학,음악의4개 분과로 나눌 수 있지요.음악은 수의 원리를 기본으로 삼는 수학적인 분야들과 한 묶음을 이룹니다. 이러한 분류는 차치하고라도,음악은 다른 예술 분야와 관련이 깊습니다. E.T.A.호프만의 소설을 보면,음악이 핵심 주제로 등장하곤 합니다. 『수고양이 무르의 인생관』이 대표적인 예지요. 또 음악을 빼고는 토마스 만Thomas Mann의 작품을 논하기 어렵습니다. 『부덴브로크가(家)Buddenbrooks』,『마의 산Der Zauberberg』,『파우스트 박사Doktor Faustus』는 음악을 주제로 삼을 뿐 아니라 음악이 작품의 구성 원칙이기도 합니다. 음악의 도움으로 시간의 흐름을 설명하고,음악사를 정신사와 결합하지요.토마스 만에게 문학 작품의 창작은 곧 작곡을 의미하고,시간과 공간,등장 인물과 그들의 생각은 음악에서의 모티브와 동일한 기능을 합니다. 제임스 조이스가 펴낸 첫 번째 시집의 제목은 다름 아닌 『실내악Chamber music』입니다.그의 여러 작품은 루치아노 베리오,피에르 불레즈,존 케이지,야니 크미토바Jana Kmitova같은 작곡가들에게 영향을 주었지요.특히 크미토바의 현악4중주2번은 조이스의『율리시스Ulysses』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입니다. 잉게보르크 바흐만이 쓴 『말리나Malina』는 음악적인 요소가 두드러진 아름다운 소설입니다. 그녀는 작곡가 한스 베르너 헨체와 공동으로 오페라<홈부르크의 왕자>와<젊은 영주>를 만들어냅니다. 문학과 음악의 긴밀한 연관성을 이론적으로 고민하는데 그치지 않고 실제 창작을 통해 현실화한 거죠.
건축,회화,조각 분야의 많은 예술가들도 음악과 영감을 주고받으며 창작 활동을 펼칩니다. 1436년3월25일,필리포 브루넬레스키Filippo Brunelleschi가 피렌체의 산타마리아 델피오레 대성당을 완공하자 기욤 뒤페는 모테트 <이제 막 장미가 피었네Nuper Rosarum Flores>로 화답합니다. 두 예술 작품은 동일한 수학적 비율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음악은 음으로 세운 건축이고,건축은 응고된 음악이다. ” 두 예술의 긴밀한 관계를 잘 담아낸 아름다운 문구입니다. 특히 예술 분야 간의 결합을 중요하게 여긴 르네상스 시대에는 조화로운 느낌을 시각적으로 더욱 두드러지게 하기 위해 건물의 도량을 음정의 비율에 맞추도록 했지요. 가령 창문의 비율을 5도 음정(2:3)이나 3도 음정(4:5)에 맞게 정합니다.그리고 바로크 시대의 음악 작품을 분석하여 그 구조를 종이 위에 대략적으로 스케치해보면, 거의 건축물의 설계도와 흡사한 형태를 띠지요. 예를 들어 바흐의 음악과 발타자르 노이만Balthasa Neumann의 건축물은 아주 흡사한 구조를 지닙니다.
[계속: #2-2] <출처:쾰른음대 교수진,‘클래식 음악에 관한101가지 질문’_09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