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의 진산 ‘장산’을 찾아서
산, 바다, 강, 온천을 지닌 사포지향 해운대의 진산 ‘장산’은 자연 풍광이 아름다운 부산의 7 대(臺)·장(場)·산(山) 중 하나이다(대 : 해운대, 이기대, 태종대, 신선대, 자성대, 몰운대, 오륜대. 장 : 해운대, 광안리, 송도, 다대포, 송정, 일광, 임랑해수욕장. 산 : 금정산, 백양산, 장산, 황령산, 승학산, 봉래산, 달음산).
지난 2022년부터 장산의 정상이 개방되었고 정상 한곳에 서서 해운대의 아름다움을 내려다볼 수 있다.
장산 동부지역에는 용결 응회암으로 구성된 화산 암체로 주로 유문데사이트질 용결 응회암으로 구성되어 있고 산성 화강암은 석영, 장석, 운모, 휘석, 감람석, 각섬석 등 광물로 구성되어 있다.
1960~70년대 해운대 해수욕장은 찌뿌둥한 몸을 다스리기 위해 모래찜질을 즐기러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찾았던 데는 이유가 있다. 먼저 석영 등이 섞여 있어 반짝반짝 빛이 나는 양질의 모래가 장산에서 유입되어 죽은 조개껍질과 혼합되었다. 그리고 이런 모래가 바람이나 파도에 의해 백사장에 퇴적되어 햇빛을 받으면 열전도율이 높아 아주 뜨거웠기 때문이다.
어릴 적 한여름 해수욕을 하고 정오경 집으로 올 때면 맨발로 백사장을 디디기조차 힘들어 비닐봉지에 바닷물을 담아 발에다 뿌리며 다녔던 추억이 떠오른다.
장산 돌서렁(돌이 많이 흩어져 있는 산비틸)은 300~400만 년 전 형성된 너덜경. 애추, 테일러스 등으로 불리며 주로 암석이 물리적(기온변화 등) 풍화작용에 의해 절리(암석의 틈)를 따라 깨어지고 오랜 시간에 걸쳐 산의 경사면을 따라 아래로 무너져 내리면서 만들어졌다. 돌서렁의 돌은 화학적으로 잘 분해되지 않는 산성 화산암으로 구성되었다.
장산은 6~7천만 년 전 화산 중심지로서 화산 폭발로 흘러나온 용암과 화산재가 덮여 있었다고 한다. 장산 상부에는 장산 습지도 있다. 습지는 생태계의 중요 연결고리로써 생태적 기능, 수질 정화, 기후 조절 등 환경적 기능, 그리고 문화적 기능을 갖고 있다. 고산 습지를 바탕으로 계곡과 연계된 곳에 장산의 반딧불이가 서식한다. 현재 ‘장산반딧불이보존동아리’를 중심으로 반딧불이 탐방 행사와 습지보존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1ha의 산림은 21명이 1년간 호흡할 수 있는 산소를 공급한다고 한다. 70년 만에 정상이 지역민들에게 개방되고 최초 구립공원으로 지정된 장산은 16.342㎢에 달하는 도심의 허파이다.
환경적, 생태적, 문화경관적 측면에서 높은 잠재성을 갖고 있는 장산의 가치를 백 년 후 후손들도 향유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고 실천이 필요한 때이다.
/ 이광영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