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마음은 투사(投射)한다.
투사를 한자 뜻 그대로 해석하면 '던지고 쏘는 것' 이다.
또 '빛이나 그림자를 스크린 따위에 비추어 나타냄' 이란 의미도 있다.
우리가 아는 말 중에 '남의 가슴에 돌을 던진다'는 말이 있다.
남에게 말로 상처주는 일은 돌을 던지는 것이나 같다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말 없이도 돌을 던질 수 있다.
대상을 향해 마음만 먹으면 투사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마음은 정확히 대상에 도달한다.
또한 대상과 관계없이 마음의 투사는 늘 일어난다.
마음의 투사는 우리가 생각을 하거나 생각하지 않을 때도 일어난다.
우리는 늘 무의식중에 마음을 투사하고 있는 것이다.
일예로, 한 사람이 무심코 어두운 마음을 투사하고 있으면
그 사람의 분위기부터 어두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마음도 어둡게 만는다.
어두운 마음의 투사는 가까운 사람에게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가령, 혼자 있을 때는 괜찮았는데, 룸메이트가 돌아오고 나서
자꾸 울적한 생각이 떠오르는 경우가 그런 것이다.
왠지 함께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우울하거나 불안, 집착이 강한 마음을 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 좋지 않은 선입견을 가졌을 때도 어김없이 투사가 일어난다.
그 사람은 별 이유도 없이 내게 뚱한 언행을 하게 된다.
이미 나의 마음이 그 사람에게 가 닿았기 때문이다.
공격적인 사람은 뜻하지 않은 시비에 종종 휘말린다.
상대를 자극하지 않아도 자신의 공격심이 상대에게 투사되기 때문이다.
그런 투사뿐만 아니라 마음의 투사는 사물을 끌어당긴다.
내가 A차를 구매하려 할 때 평소에 보이지 않던 A차가
유난히 눈에 띄는 것도 내 마음이 투사된 결과다.
위와 같이 우리는 늘 마음의 투사를 주고받는다.
마음의 투사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내 마음의 투사는 주변 사람들뿐만 아니라 세상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집단 마음의 투사는 말할 필요도 없다.
모든 사건 사고, 테러와 전쟁, 자연재해는 인간의 집단마음이 투사된 결과이지만,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려고 하지조차 않는다.
우리의 마음이 세상의 변화를 이끈다는 말은 이론이 아니다.
다만, 우리가 그 사실에 대해 깜깜한 상태에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내 마음이니 내 마음대로 한다.' 는 발상보다 세상을 오염시키는 일은 없다.
어느 누구든지 세상의 혼란에 책임을 면할 수 없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나의 원망은 수많은 사람들의 원망에 불을 지피고 증오는 똑같이 증오의 불을 지핀다.
우리 모두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양심도 마찬가지지만 반대의 투사가 많아서 빛을 내지 못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자신의 책임은 모르고 남을 비난하기 바쁘다.
자기 불행비극의 원인이 자신의 마음 외엔 없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에게서 늘 어떤 마음이 투사되는지 지켜보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그 결과 만큼은 자신의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 된다.
내가 투사한 것은 어김없이 내게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결국 나의 인생은 내가 투사한 마음은 돌려받는 과정이며,
건강도 질병도 예외가 아니다.
정말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 섭리를 거부할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늘 마음에 주의를 기울이고 정화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