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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之歌者必用詩.
옛날의 노래는 반드시 시를 사용하였다.
歌而文之者爲詩, 詩而被之管絃者爲歌, 歌與詩固一道也.
노래를 부르고 그것을 글로 쓰면 시가 되고 시를 관현악으로 연주하면 노래가 되는 것이기에 노래와 시는 실로
같은 도리인 것이다.
自三百篇變而爲古詩, 古詩變而爲近體, 歌與詩分爲二.
詩經이 변하여 고시가 되고 고시가 변하여 근체시가 되면서부터 노래와 시는 나뉘어 둘이 되었다.
漢魏以下, 詩之中律者, 號爲樂府. 然未必用之於鄕人邦國.
한나라와 위나라 이후에 시 중에서 율조에 맞는 것을 樂府라 하였다. 그러나 시골사람이나 변방국에서는 악부가
쓰이지 못하였다.
陳隋以後, 又有歌詞別體, 而其傳於世, 不若詩歌之盛.
진나라와 수나라 이후에는 가사와 별체가 있어 세상에 전하였지만 시가[漢詩]만큼은 성행하지 못하였다.
盖歌詞之作, 非有文章而精聲律, 則不能, 故能詩者, 未必有歌, 爲歌者, 未必有詩.
대체로 가사를 짓는 것은 문장력도 있으면서 성율에 정통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시를 잘하는 자는
노래가 모자라고 노래를 하는 자는 시가 모자라게 마련이다.
至若國朝, 代不乏人, 而歌詞之作, 絶無而僅有, 有亦不能久傳.
우리 나라에 이르러 대대로 인재가 모자라지 않았으나 가사를 짓는 경우는 전혀 없거나 겨우 있는 정도였고,
있는 것도 오래도록 전하지 못하였다.
豈以國家, 專尙文學, 而簡於音樂, 故然耶.
어찌 국가에서 오로지 문학만 숭상하고 음악은 간단히 여겼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南坡金君伯涵, 以善歌鳴一國.
南坡 金君 伯涵[김천택]은 노래를 잘 불러 온 나라에 명성이 났다.
精於聲律, 而兼攻文藝, 旣自製新翻, 畀里巷人習之.
성률에 정통하였고 겸하여 문예에도 뛰어나 이미 스스로 새 노래(新翻)를 지어 마을 사람들에게 주어 익히게
하였다.
因又蒐取我東方名公碩士之所作, 及閭井歌謠之, 自中音律者, 數百餘闋, 正其訛謬, 裒成一卷, 求 余文爲序.
그리고 우리 나라의 名公과 선비들이 지은 것과 여항의 가요 중에서 음율에 맞는 것 수 백여 수를 수집하여 잘
못된 것을 바로 잡고 한 권에 모아 나에게 서문을 지으라고 하였다.
思有以廣其傳, 其志勤矣.
그 뜻은 그것을 널리 전하는 데에 그의 의지[목적]가 있는 것이다.
余取以覽焉, 其詞固皆艶麗可玩, 而其旨有和平惟愉者, 又有哀怨悽苦者, 微婉則含警.
내가 취하여 보니 그 가사가 실로 곱고 화려하여 볼 만하였고 그 뜻은 화평하고 즐거웠으며 슬프고 처량한 것도
은근히 깨우침을 함축하고 있었다.
激昻則動人, 有足以懲一代之衰盛, 驗風俗之美惡, 可與詩家表裏, 竝行而不相無矣.
격앙된 것은 사람을 감동시켜 한 시대의 성쇠를 징계하였고 풍속의 아름답고 나쁜 것을 징험하였으니 시인과
더불어 안팎으로 병행하여 서로 상관이 없지 않았다. [시조 내용과 시조시인이 서로 상관이 있다.]
嗚呼, 凡爲是詞者, 非惟述其思, 宣其鬱而止爾.
아! 이 가사를 짓는 것은 오직 그 뜻을 서술하는 것만이 아니라 답답함을 풀어주기까지 한다.
所以使人觀感, 而興起者, 亦寓於其中, 則登諸樂府, 用之鄕人, 亦足爲風化之一助矣.
사람으로 하여금 보고 느껴 감흥이 일어나게 하는 것도 그 가운데 깃들어 있어, (이를) 악부에 올려 마을 사람들
에게 활용하게 하면 또한 족히 풍속을 교화하는 데에 일조가 될 것이다.
其詞雖未必盡, 如詩家之巧, 其有益世道, 反有多焉, 則世之君子置而不採, 何哉.
그 가사가 비록 시인의 기교만큼은 못하지만 세도에 유익함이 오히려 많을 것인즉 세상의 군자가 버려 두고
채록하지 않았으니 어찌된 것인가?
豈亦賞音者寡, 而莫之省歟.
어찌하여 소리를 감상하는 자가 과소평가하고 돌보지를 않았는가?
伯涵乃能識此, 於數百載之下, 得之於의(黑+乙)昧湮沒之餘, 欲以表章而傳之.
김천택이 이를 알고 수 백년 동안 전해오는 중에 까마득히 오래서 없어진 나머지를 얻어 드러내어 전하고자
하였다.
使作者, 有知於泉壤, 其必以伯涵, 爲朝暮之子雲矣.
작자들로 하여금 저승에서 알게 한다면 반드시 김천택을 朝暮의 揚子雲2)(자기를 알아주는사람)으로 여길
것이다.
伯涵旣善歌, 能自爲新聲.
김천택은 이미 노래를 잘 불렀고 스스로 새로운 노래[시조]를 지었다.
又與善琴者全樂師, 托爲峨洋之契, 全師操琴, 伯涵和而歌, 其聲瀏瀏然, 有可以動鬼神 而發陽和.
또한 거문고를 잘 타는 全樂師(全萬齊)3)와 더불어 峨洋의4) 친교를 맺고 전악사가 거문고를 타면 김천택이
맞추어 노래하였는데 그 소리가 맑아 귀신을 감동시켜 和氣를 일으켰다.
二君之技, 可謂妙絶一世矣.
두 사람의 재주는 일세에 절묘했다 할 수 있다
余嘗幽憂有疾, 無可娛懷者, 伯涵其必與全樂師, 來取此詞歌之, 使我一聽, 而得洩其湮鬱也.
내가 일찍이 울화병이 있어 회포를 풀 길이 없었는데 김천택이 전악사와 함께 와 이 가사를 취하여 노래하여
나로 하여금 한번 듣게 하니 그 우울증이 덜어졌다.
歲戊申暮春上浣, 黑窩序.
1728년 3월 상순 鄭來僑(1681-1757)가5) 서문을 쓰다
1) 鄭來僑(1681-1757), 「金生天澤歌譜序」, 浣岩集 韓國文集叢刊 197, p.546. 분량과 내용에 상당한 차이가 있음.
2) 한나라 때 남의 저술을 많이 편찬한 것으로 유명한 揚雄.
3) 자는 重齋. 경종 3년(1723)에 악사로 임명된 구왕실 악사. 구왕실 소재 역대 악사 명부 참고.
4) 列子 湯問편에 “伯牙鼓琴, 志在高山, 鍾子期曰, 善哉, 峨峨兮, 若泰山.“ (백아가 거문고를 타면서 뜻을 고산에
두면 종자기가 듣고 말하기를 잘하는구나! 높고 높음이여, 태산과 같구나.)
山-峨, 水-洋. ‘아양가’라고도 함. 武漢에 유적 古琴臺가 있음.
5) 자 潤卿, 雲卿. 호 浣岩, 玄窩, 黑窩. 閭巷詩人으로 문집에 浣岩集이 있음.
575
天君衙門에 仰呈所志爲白去乎依所訴題給오쇼셔/人間白髮이 平生에 게엄으로 마 못 볼 老人광대 靑春少年
들을 미러가며 다 오되 그 中의 英雄豪傑으란 부듸 몬져 늙게니 右良辭緣을 細細叅商야 白髮禁止爲白只爲/
天君이 題辭를 오샤 世間公道를 白髮로 맛져이셔 貴人頭上段置撓改치 못거든 너려 分揀不得이라 相考施
行向事.
․天君衙門(천군아문)-천군이 있는 마을의 문
․仰呈所志(앙정소지)-우러러 뜻한 바를 드림. 소원을 호소하는 것.
․爲白去乎(위백거호)-하옵시는. 이두표기(吏讀表記)
․依所訴題給(의소소제급)오쇼셔-뜻을 호소한 바에 의하여 제사를 매겨 내어 주소서
․광대-모양, 용모의 속어
․오되-띄우대.
․爲白只爲(위백지위)-하옵시게하여. 이두표기
․題辭(제사)-관부에서 백성의 소장 또는 원서에 기록하는 지령
․맛져이셔-마껴 있었으니 마껴두고와 같은 말 ․段置(단치)-것도. 이두표기
․分揀(분간)-죄를 용서하는 것
상제님께 우러러 뜻한 바를 아뢰오니니 호소한 바에 의하여 제사를 내려주소서.
인간의 백발이 평생에 게엄으로 차마 못 볼 노인의 얼굴, 청춘소년들을 리러가며 모두 띄우되 그 중의 영웅호걸
은 부디 먼저 늙게하니 이상의 사연을 세세히 헤아리시어 백발을 금지하여 주시옵소서.
상제께서 제사하시되, 인간세상의 천륜를 백발로 맡겨두어 귀인 머리 위의 것도 마음대로 고치지 못하거든
너라고 별달를 수가 없는 것이다.
576
니르랴보쟈 니르랴보쟈 내 아니 니르랴 네 남진려/ 거즛거스로 물깃 쳬고 통으란리와 우물젼에 노코
아리 버서 통조지에 걸고 건넌집 쟈근 金書房을 눈야 불러내여 두손목 마조 덤셕쥐고 슈근슈근 말다가
삼밧트로 드러가셔 므스일 던지 삼은 러지고 굴근삼대 만 나마 우즑우즑더라고 내아니 니르랴 네
남진려/ 져아희 입이 보도라와 거즛말마라스라 우리 을 지서미라 실삼 죠곰 더니라.
․니르랴보쟈-일러나 보자 ․남진-남편
․통으란-통은 ‘으란’은 뜻을 강조할 때 쓰는 보조사 ‘은’과 같다
․리와-내려서 ․통조지-통을 들 때 쥐는 곳
․눈야-눈짓하여 ․지서미-지어미
일러나 보자 일러나 보자 내 아니 이르리 네 남편한테.
거짓으로 물 긷는 척하고 통은 내려서 우물전에 놓고 또아리는 벗어 통조지에 걸고 건넌집작은 김서방을 눈짓
하여 불러내 두 손목 마주 덥석 쥐고 수근수근 말하다가 삼밭으로 들어가서 무슨 일 하는지 잔삼은 쓰러지고
굵은 삼대 끝만 남아 우줄우줄하드라 하고 내 꼭 아니 이르랴, 네 남편한테.
저 아이, 입이 부드러워 거짓말 말아라 우리는 마을 지어미라 실삼 조금 캤더니라.
577
쳥울치뉵 메토리신고 휘대長衫두루혀메고 瀟湘斑竹 열두듸를 불흿재 쳐집고/르너머 재너머 들건너
벌건너 靑山石逕으로 흿근누은누은흿근흿근 동너머 가옵거늘 보온가 못보온가 긔 우리난편 禪師즁이/이셔 즁
이라여도 밤즁만여셔 玉人튼 가슴 우희 슈박튼 머리를 둥글둥굴둥굴둥실 둥굴러 긔여올라올져긔
내사 죠해 즁書房이.
․쳥울치-칡덩쿨의 속껍질로 만든 끈
․뉵-여섯개의 날. ‘날’은 피륙을 짜는데 세로 놓은 선
․메토리-미투리. 삼껍질로 짚신 같이 만든 것
․휘대長衫(장삼)-휘둘러 감은 장삼. ․두루혀메고-둘러메고
․瀟湘斑竹(소상반죽) -중국 소상에서 나는 아롱진 무늬의 대나무
․불흿재-뿌리채로 ․르-마을
․靑山石逕(청산석경)-청산의 들길
․이셔-남이야. 다른 사람이야 ․玉人(옥인)-신선, 군주, 미인
․슈박튼 머리-수박같이 둥근 머리. 머리를 빡빡깎아 둥그럼한 중의 머리
․죠해 즁書房이-중 서방이 좋도다
청울치 육날의 미투리 신고 휘둘러 감은 장삼 둘러 메고 소상반죽 열두마디를 뿌리채 뽑아 짚고,
마루너머 들 건너 벌판 건너 청산 돌길로 흿근누은누은흿근흿근 등성이 너머 가옵거늘 보았는가 못 보았는가
그이가 우리 남편 선사중일세.
남이야 중이라 해도 밤중에만 해서 옥인 같은 가슴 위에 수박같은 머리를 둥글 껄껄껄껄 둥글둥글둥실 둥굴러
기어 올라올 때는 나야 좋지 중서방이.
578
鎭國名山萬丈峰이 靑天削出金芙蓉이라/ 巨壁은 屹立여 北祖三角이오 奇岩은 斗起여 南案蠶頭ㅣ로다 左龍은
駱山 右虎 仁王瑞色은 盤空여 象闕에 어릐엿고 淑氣 鍾英여 人傑을 비저내니 美哉라 我東山河之固여 聖代
衣冠太平文物이 萬萬歲之金湯이로다/ 年豐코 國泰民安듸 九秋楓菊에 麟遊를 보려고 面岳登臨여 醉飽盤桓
오며셔 感激君恩여이다.
․鎭國名山萬丈峰(진국명산만장봉)-나라를 보호하는 만발이나 높은 명산
․靑天削出金芙蓉(청천삭출금부용)-하늘높이 우뚝 솟아 올라 있는 것이 마치 금빛의 연꽃봉우리와 같음
․屹立(흘립)-우뚝 솟은 모양
․斗起(두기)-산, 바위등이 유난하게 굽어 불쑥 내민 것
․盤空(반공)-공중에 서림 ․淑氣(숙기) 鍾英(종영)-맑은 기운을 모음
․山河之固(산하지고)-산하가 자연의 요새가 되어 있음을 말함
․金湯(금탕)-성지의 견고함을 말함
․국태민안(國泰民安)-나라가 태평하고 국민이 편안하거늘
․九秋楓菊(구추풍국)-가을의 단풍과 국화
․醉飽盤桓(취포반환)-취하고 배부르고 두루거닌다는 뜻
진국명산만장봉이 하늘 높이 우뚝 솟아 금빛의 연꽃 봉오리 같구나.
거대한 암벽은 우뚝 솟아 뒤쪽의 삼각산이오, 기암은 불쑥 나와서 앞쪽의 남산이 되었도다.
좌룡은 낙산, 우호는 인왕산, 상서로운 빛깔은 하늘에 서리어 대궐에 어려있고 맑은 기운은 모여 인걸을 빚어내
었으니 아름답도다. 우리나라 산하의 굳음이여 태평성대의 문화와 풍속이 영원토록 계속될 견고한 성터로다.
풍년이 들고 국태민안한데 가을철 단풍과 국화 속에 기린이 노는 것을 보려고 앞산에 올라가서 취하고 배부르게
먹고서는 돌아다니면서 임금님의 은혜에 감격하여이다.
579
이제 못보게 도얘 못볼시 的實커다/ 萬里 가길헤 海口絶息고 銀河水건너여 北海리지고 風土ㅣ切甚
듸 深意山 가마귀 太白山 기슭으로 골각골각 우닐며 돌도 바히 못어더먹고 굶어죽 희 내 어듸 가셔 님
자보리/ 아야 님이 오셔든 주려죽단말 심도말고 이 그리다거 어즐病 어더서갓고 만나마 달바조 밋트로
아장밧삭 건니다가 쟈근쇼마 보신後에 니마 우희 손을 언 가레 추혀들고 쟛바져 죽다여라.
․얘-하였구나 ․못볼시-보지 못할 것은
․리지고-가리어지고. 가로질러서
․風土ㅣ切甚(풍토ㅣ절심)-기후와 지세가 매우 흉험한 것
․深意山(심의산)-수미산 ․심-生心. 생각을 하는 것
․이-살뜰이 ․어즐病-어지럼병
․달바자-달로 엮어 울타리로 만든 바자. 바자는 울타리에 쓰는 대, 갈대, 수수깡 따위로 발처럼 엮은 물건.
달은 잎이 갈대와 비슷한 풀
․쟈근쇼마-오줌 ․가레-한쪽 가랭이
이제는 못 보게 되었구나 못 볼 것이 확실하구나.
만리 먼길 가는 길에 바다 귀신이 숨이 막히고 은하수 건너 뛰어 북해 가로질러서 기후와 지세 험한데 수미산
갈가마귀 태백산 기슭으로 골각골각 우닐면서 차돌도 전혀 못 얻어먹고 굶어죽는 땅에 내 어디 가서 님 찾아
보리. 아이야, 님이 오시거든 굶어 죽었단 말 생각도 하지 말고 살뜰히 그리다가 어지럼병 얻어 가지고 뼈만
남아 달바자 밑으로 아장밧삭 걸어가다가 소변 보신 후에 이마 위에 손을 얹고 한 가랑이 추켜들고 자빠져
죽었다 하려므나.
580
님이오마 거 져녁밥을 일지어먹고 中門나서 大門나가 地方우희 치라안자 以手로 加額고 오가가가
건넌山 라보니 거머흿들 셔잇거 져야 님이로다/ 보션 버서 품에 품고 신 버서 손에 쥐고 곰븨님븨님븨곰븨
쳔방지방지방쳔방 즌듸른듸희지말고 워렁충창 건너가셔 精엣말 려고 겻눈을 흘긧보니 上年七月사흔날
가 벅긴 주추리삼대 드리도 날소겨다/ 모쳐라 밤일싀만졍 혀 낫이런들 우일번괘라.
․地方-문지방 ․치라-치올라
․以手로 加額(가액)고-손으로 이마를 더하여
․건넌山-저 건너 산 ․거머흿들-얼룩백이. 흑백이 뒤섞인 모양
․곰븨님븨-뒤치락 앞치락. 몹시 바쁘게 달려 가는 것을 형용
․쳔방지방-너무 바빠서 두서를 잡지 못하고 허둥지둥 분주히 지내는 것. 천방지축
․워렁충창-급히 달리는 발 소리 ․精엣말-정에 있는 말
․上年-지난해 ․가벅긴-껍데기를 갉아 벗긴
․주추리 삼대-삼대의 줄기 ․날 소겨다-나를 속였구나
․모쳐라-아서라, 그만 두어라 ․밤일싀만졍-밤이기에 망정이지
․혀 낫이런들-만약 낮이었던들 ․우일번괘라-웃음거리가 될뻔하도다
님이 오신다 하기에 저녁밥을 일찍 지어먹고 중문 나서 대문 나가 문지방 위에 치올라 앉아 손으로 이마를 더
하여 오는가 가는가 저 건너 산 바라보니 검고 흰 것 서 있거늘 저것이 님이로다.
버선 벗어 품에 품고, 신 벗어 손에 쥐고, 엎어지며 자빠지며 천방지축으로 진 데 마른 데 가리지 않고 워렁충창
건너가서 정다운 말 건네려고 곁눈으로 흘끗 보니 지난해 7월 사흗날 갉아벗긴 삼대줄기 살뜰히도 날 속였구나.
아서라. 밤이었기에 망정이지 만약 낮이었드면 남의 웃음거리될 뻔했구나.
569.
얽고 검고 킈큰 구레나롯 그것조차 길고 넙다 / 쟘지 아닌놈 밤마다 에 올라 죠고만 구멍에 큰연장 너허두고
흘근할젹 제 愛情은 니와 泰山 덥누로듯 放氣 소릐에 졋먹던 힘이 다이노라 / 아므나 이놈을
려다가 百年同住고 永永아니온들 어 개년이 싀앗새옴 리오.
․구레나롯: 귀밑에서 턱까지 잇달아 난 수염.
․쟘지 : 젊지
․그것조차: 자기가 가지고 있는 물건 (성기)
․졋먹던 힘이 다 이노라: 젓먹던 힘이 다 들었다는 옛말.
․아므나: 누구던지, 누구라도 좋으니의 말씨.
어느 괴년이: 개딸년이
※괴∼개, 고양이의 옛말 어느 개딸년이
․百年同住(백년동주): 백년을 함께 산다.
→ 얼굴은 얽어 빠지고 검고 키 크고 구렛나룻의 사나이 제것(성기)조차 길고도 넓다/ 밤마다 품(배)에 올라
조그만 구멍에 큰 연장 넣어 두고 흘근흘근 흘려 들일 때 애정은커녕 태산이 덮어 누르는 듯 하고 잔방귀 소리에
젖 먹던 힘이 다 드는구나. (참으로 귀찮은 존재이다)/ 누구라도 좋으니 이 임을 데려다가 백년을 같이 살고
영영 아니 돌아온들 어느 개딸년이 시앗을 시샘하리오.
570.
洛陽城裏 方春和時에 草木群生이 皆樂이라/ 冠者 五六人과 童子 六七 거리고 文殊中興으로 白雲峰登臨니
天文이 咫尺이라 拱北三角은 鎭國無疆이오 丈夫의 胸襟에 雲夢을 겻듯 九天銀瀑에 塵纓을 씨슨 後에 踏歌
行休여 太學으로 도라오니/ 曾點의 詠歸高風 밋처본듯 여라.
․洛陽城裏(낙양성리) 方春和時(방춘화시)에: 낙양성 안에 봄이 되니 꽃이 피는 시절에
※洛陽(낙양)은 옛날 중국 한(漢)나라 서울의 지명이나 그후에는「서울」로 통하기도 한다.
한양(漢陽)을 낙양(洛陽)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 한 예가 이곳에서의 한양(漢陽)을 낙양(洛陽)이라고 말하기도
하는 예이다.
․草木群生(초목군생)이 皆樂(개락): 풀과 나무 무리진 만물이 모두다가 스스로 즐기더라.
①群生(군생): 무리진 생물 즉 만물이란 뜻.
②皆有以自樂(개유이자락): 모두가 즐기다란 뜻.
․冠者(관자): 관을 쓴 사람, 갓을 쓴 사람이니 成人(성인) 즉 어른을 말한다.
․文殊中興(문수중흥): 문수암, 중흥사를 말한다.
※文殊菴(문수암)이나 中興寺(중흥사) 모두가 三角山(삼각산)에 있는 작은 암자요, 절의 이름이다.
․天文(천문)이 咫尺(지척)이다: 하늘로 올라가는 문이 가까이 있다.
․拱北三角(공북삼각): 북쪽을 둘러안은 삼각산은.
․鎭國無疆(진국무강): 나라를 평안하게 함이 한량이 없도다.
․丈夫(장부)의凶禁(흉금): 대장부의 가슴속에
․雲夢(운몽)을 삼겻듯: 운몽속에 생겨나는 듯, 살아나는 듯.
※雲夢(운몽)은 九雲夢傳(구운몽전)을 말함이다.
九雲夢傳(구운몽전)은 이조 肅宗(숙종)때 西浦(서포) 金萬重(김만중)이 지은 소설로 인생의 무상함을 그린 소설
로서 이 시 작자는 이 소설에서 사는 듯 하는 것 같다는 환상을 갖게 하다의 뜻.
․九天銀瀑(구천은폭): 9만리나 된다는 먼 하늘에 있는 은하수
※銀瀑(은폭): 은빛 같은 폭포이나 銀河水(은하수)를 말함이다.
․塵纓(진영)을 씨슨 後(후)에: 더럽혀진 갓끈을 말끔히 씻은 후에.
※더럽혀진 갓끈에서 갓은 冠(관)을 말함이니 官職(관직)을 말함이다.
※더럽혀진 갓끈을 씻었다는 관직에서 물러남을 말하는 것이다.
․踏歌行休(답가행휴): 서성거리며, 제자리 거름하며, 노래부르며 쉬었다가.
․曾點(증점)이 永歸高風(영귀고풍): 증점이 시를 읊으며 돌아오더라는 옛 고사를.
․밋쳐본 듯 여라: 증점이 영이귀의 고사의 경지에 미처 보는 듯 하여라, 하다
※ 沂水(기수): 중국 山東省(산동성)에서 발원하여 사수로 흘러 들어가는 강이름으로 공자의 수제자 중 한 사람
인 증자의 아버지인 증점이 기수에서 미역감고 무운대에서 바람도 쐬고 시도 읊으며 즐기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한가로운 생을 즐겼다 한다. 세상 사람들은 이를 증점이 영이귀이라고 말한데서 나온 고사이다.
→ 낙양성 안에 봄이 되니 꽃은 만발하고 풀과 나무들과 만물이 소생하니 모두가 제각기 즐기더라./ 나 또한
어른 5~6명과 동자(어린이) 7~8명 거느리고 문수암 중흥사를 거처 북한산의 주봉인 백운봉에 올라 내려다보니
하늘에 오르는 천문이 가까이 있더라. 漢陽(한양)의 북쪽을 둘러앉은 듯 하는 삼각산은 鎭山(진산)으로서 이
나라를 平(평)케 즉 平和(평화)롭게하기에 한량이 없도다.
이러한 경치를 바라보노라니 대장부의 가슴속에 마치 九雲夢傳(구운몽전)의 세속에서라도 사는 듯 하여라.
저 구만리 하늘에 떠 있는 은하수에 속세에서 더럽혀진 갓끈을 말끔히 씻은 뒤에 살구꽃 피고 꽃다운 풀이 있는
저녁놀이 진 길을 서성거리며 노래도 부르다가 잠시 쉬었다가 太學(태학) 즉 成均館(성균관)으로 돌아오니/
그 옛날 중국沂水(기수)에서 曾點(증점)이 詩(시)를 읊으며 돌아오더라는 옛 고사에 나 스스로도 미쳐 보는 듯
하는구나.
571.
寒松亭자 긴솔 버혀 죠고만 무어고 / 술이라 안쥬 거믄고 伽倻ㅅ고 奚琹 琵琶 笛觱篥 杖鼓 舞鼓 공인과
安岩山 돌 一番부쇠 나젼대 귀지삼이 江陵女妓 三陟쥬탕년 다 몰쇽싯고 근 밤의 鏡浦臺에 가셔 /
大醉코 扣枻乘流여 叢石亭 金蘭窟과 永郞湖 仙遊潭에 任去來를 리라.
․寒松亭(한송정): 강원도 강릉 경포대 부근에 있었다는 정자이름.
․자긴솔 버혀: 자 넘는 긴 소나무를 베어 내어서의 옛말.
․조고마치 ㅣ무여타고: 조그마케 배를 지어서 만들어서 타고의 옛말
․伽倻(가야)ㅅ고-가야금, 奚琹(해금)-해금, 琵琶(비파)-비파, 笛(적)-날날이나 피리, 觱篥(필률)-악기의 한이름,
杖鼓(장고)-장구, 舞鼓(무고)-북, 工人(공인)-樂工(악공)
․安岩山(안암산) 돌: 안암산의 차돌, 차돌은 광석의 한가지, 흰색을 띤 단단한 돌맹이
※ 옛날에는 이 안암산의 차돌을 부싯돌로 많이 사용해 왔다.
․一番(일번)부쇠: 한번에, 단번에 불이 붙는 부시.
※ 부싯돌을 쳐서 불이 일어나게 하는 쇳조각, 지금의 라이터와 같은 것, 부시에는 한번 쳐서 불이 붙는 부시를
일번부쇠(부시)라 한다.
․老姑山(노고산)수리치: 서울에 있는 노고산에는 수리치가 많이 나기로 유명한데 그 노고산 수리치를 말한다.
․나젼대 귀지삼이: 나전담배대, 개지 쌈지의 옛말.
※ ①나전대: 나전 담뱃대의 준말, 나전 장식을 한 예쁘장하고 고급스러운 담뱃대.
②귀지삼이: 담배를 넣는 쌈지 주머니. 改紙(개지)로서 한지따위 종이를 여러 겹으로 발라서 기름 메겨서
만들어진 새로운 종이, 이 종이로 쌈지를 만들었으니 고급스러운 쌈지.
․扣枻乘流(구예승류): 삿대를 두드리며 물결 흐르는 대로 흐르다.
※叩枻乘流(고예승류)라고 씌인 이본도 있음
․叢石亭(총석정): 강원도 통천군 해벼에 있는 지대,석벽이 솟아 있어 경치가 좋은 곳, 關東八景(관동팔경) 중에
하나
․金蘭屈(금난굴): 강원도 통천에 있는 굴
․永郞湖(영랑호): 강원도 간성에 있는 호수 이름
․任去來(임거래)를 리라: 마음 내키는 대로 오며 가며 하리라.
→ 한송정(寒松亭)에 있는 자 넘는 긴 소나무를 베어내어서 조그마케 배를 만들어타고서는/ 술이다 안주다
거문고 가야금 해금 비파 져(날날이) 필률 장고 북 악공과 안암산의 차돌과 일번부시(좋은 부싯돌)와 나전담배대
개지 쌈지 강릉의 여자 기생 삼척의 술파는 계집년 등 다모아서 싣고 달 밝은 밤에 경포대로 내려가서 술에 크게
취하여/ 삿대를 두드리고 장단맞춰 노래 부르며 물결 흐르는 총석정(叢石亭)이다 금난굴(金蘭窟)이다 영랑호
(永郞湖) 선유담(仙遊潭)으로 내 마음대로 오며 가며 하련다, 오며 가며 지내련다.
572.
나모도 바히돌도 업슨 뫼헤 매게 친 가토릐 안과 / 大川바다 한가온대 一千石시른 에 노도일코 닷도일코
뇽총도 근코 돗대도 것고 치도 지고 람부러 물결치고 안개 뒤섯계 자진날에 갈길은 千里萬里 나믄듸 四面
이 거머어득 져뭇 天地寂寞 가치 노을듸 水賊만난 都沙工의 안과 / 엇그제 님여흰 내 안히야 엇다가 을
리오.
․나무도 바히돌도 업슨 뫼헤: 나무도 없고 바윗돌도 없는 산의 옛말.
․매게 친 가토릐: 매에게 거세게 쫓기는 까투리(암꿩)의 옛말.
․노도일코 닷도일코 뇽총도 근코 돗대도 것고 치도 지고: 배를 젓는 노도 잃고 배를 멈추게 하는 닻도 끊기고
돛대에 맨 용층줄도 걷히고 배의 가는 방향을 조종하는 키도 빠지고의 옛말
․거먹어득져뭇: 검어 어둑저둑, 캄캄하여 지며 날은 저물어의 옛말.
․가치노을듸: 까치놀이 일으는데 , 흰 물결이 이는 데의 옛말.
※까치놀이란 바다에 바람이 험하게 불어 치면 거센 파도가 일면서 푸른 물결이 용솟음치는데 그중에도 흿듯
흿듯 나타나 보이는 물결을 까치놀이라 한다.
․都沙工(도사공); 우두머리 사공, 선
․을: 비교하리오.
→ 나무도 바윗돌도 없는 빈 산에서 매(새매)에게 쫓기는 까투리(암꿩)의 간이 콩알만큼이나 작아지며 무서워
하는 안과(마음과)/ 넓으나 넓은 대천바다 한가운데서 알곡을 일천석이나 실은 배가 노도 잃고 닷도 잃고 용층줄
도 끊어지고 돗대도 꺽어지고 키도 빠지고 바람은 불어 물결치고 안개가 뒤섞여 자욱하게 낀 날에 갈 길은 천리
만리나 멀고 사방은 어둑캄캄하여지며 날이 저물어지니 천지는 적막 고요하고 까치놀이 떠 있는데 해적까지
만나서 난감해하는 도사공의 안과(마음과)/ 엊그제임을 잃은 나의 마음이야 어디다가 비교하겠느냐.
※까투리의 어려운 처지와 도사공의 어려운 사정이 얘기를 들으며 동정도 가려니와 웃음도 나는 일이겠으나
엊그제 임을 잃은 나는 어떻게 우습다고 큰소리로 깔깔대며 웃을 수가 있겠느냐의 뜻이다.
앞으로 살길이 막막하여 그야말로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라 하겠다.
573.
싀어마님 며느라기 낫바 벽바흘 구르지마오/ 빗에 바든 며린가 갑세 쳐온 며린가 밤나모 서근 들걸에 휘초
리나 치 알살픠선 싀아바님 볏뵌 동치 되죵고신 싀어마님 三年겨른 망태에 새송곳부리 치 죡신 싀
누우님 당피가론 밧틔 돌피나니 치노란 읫곳튼 피누 아나 두고/ 건밧틔 멋곳튼 며리를 어듸를
낫바시고.
․벽바흘 구르지 마시오: 부엌 바닥을 치지 마시요.
․빗에 쳐온 며느린가: 빗 대신 쳐서 데려온 며느린가.
․밤나모 서근 들걸에 휘초리나 치: 밤나무 썩은 등걸에 가느다란 움이 흘리흘리한 회초리가 난 것 같이.
※밤나무 썩은 등걸에 호리호리한 회초리 같은 움이 돋아난다. 즉 보잘것없는 없다의 뜻이 내포 되어 있다는
것의 표현.
․알살픠선 싀아바님: 매우 엄하신 시아버지.
※ 픠선: 피우시는
․볏뵌동치: 햇볕에 쪼여 말라빠진 쇠똥같이
․되죵고신 싀어마님: 말라빠진 시어머니의 옛말.
․삼년(삼년)겨른 망태에: 3년동안이나 걸려서 만든 노망태의 옛말.
※ 망태: 노끈으로 만든 망태, 망태기, 자루.
․당피 가론밧틔: 당피를 가꾸던 자리 곁에의 옛말.
※ 당피: 좋은 피, 먹는 피를 말한다.
․돌피나니 치: 돌피(나쁜 곡식)가 난 것 같이.
※ 당피는 먹는 피이다. 돌피는 먹지 못하는 피이다. 즉 쓸모 없는 것을 비유하기도 한다.
․ㅣ노라 외갓치: 샛노란 오이꽃 같이
․건밧틔 멋곳튼: 걸은 밭에 난 메꽃같이의 옛말.
※ 메꽃:강아지꽃, 나팔꽃에 딸린 꽃으로 우리나라 논, 밭, 산, 들에 피는 분홍색으로 파란색으로 피어나는
강아지 꽃이다. 메꽃의 뿌리를 ‘메’라하여 우리가 먹기도 하는데 옛날 우리가 어려웠던 시절에 식량의 대용으로
먹기도 하였다. 우리 민족과 애환을 같이한 꽃이라 하겠다.
아마도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는 그 옛날이 한없이 그리워 나도 모르게 눈물 짓누나
→ 시어머님 며느리를 보고 나쁘다고 화가 나서 부지깽이로 부엌바닥을 땅땅치치를 마시오./ 빗대신 쳐서 데려온
며느린가, 값을 쳐서 사 온 며느린 가요. 밤나무가 썩은 등걸에 움이 돋아난 가느다란 회초리 같이 매우 엄하신
시아버지요, 햇볕에 쬐어 쇠똥같이 말라빠진 시어머니요 삼년 동안이나 걸려서 만든 노망태(노끈으로 만든 망태)
쇠송곳 꼬챙이 같이 뾰족한 시누이님이요 당피가꾼 곳의 곁에 돌피가 난것같이 샛노란 오이꽃같은 피똥누는
병꾸러기 아들 하나 두고서는/ 건밭에(비옥한 밭에) 메꽃같은 탐스럽고 예쁜 며느리를 보고 어디가 밉다고 하시오.
574.
언덕 문희여 조븐 길 몌오거라 말고/ 두던이나 문희여 너른 구멍 조피되야 水口門 내라 豆毛浦漢江 露梁銅雀
龍山三浦 여흘믁으로 니며 리 두져 먹 되강오리 목이 힝금커라 말고 大牧官女妓 小各官쥬탕이 와당탕 내
라 두손으로 붓잡고 부드드 이내 므스 거시나 힝금코라쟈/ 眞實로 거려곳 쟉시면 愛夫ㅣ될가 노라.
․露梁銅雀(노량동작) : 지역 명칭
․龍山三浦(용산삼포) : 용산과 마포
․大牧官女妓(대목관여기) :벼슬아치가 거느린 기생
․쥬탕 : 술집 여자
․되강오리 : 되강오리, 논병아리
․힝금다: 상큼하다.
→ 언덕 무너뜨려 좁은 길 메우려 말고 / 두둑이나 무너뜨려 넓은 구멍 좁게 만들어 수구문 내달아 두모포, 한강,
노량, 동작, 용산, 삼포(마포) 여울목으로 다니며 내리 뒤져먹고 올리 뒤져먹는 되강오리 목이 힐쭉하지 말고
목사 영감의 기생과 그 아래 벼슬아치들의 술 파는 계집들이 와당탕 내다라 두 손으로 붙잡고 부드드 떠는 이
나의 물건이나 길쭉했으면 좋겠네. / 참말로, 그렇기만 하다면 사랑하는 지아비 될까 하노라.
561.
泰山이不讓土壞故로大고 河海不擇細流故로深니 / 萬古天下英雄俊傑 建安八字竹林七賢 李謫仙 蘇東波
튼 詩酒風流와 絶代豪士를 어듸가어더 니로다 사괴리 / 鷰雀도鴻鵠의무리라 旅遊狂客이洛陽才子모드신곳에
末地에 參興여 놀고간들 엇더리.
․泰山(태산)이 不讓土壞(불양토괴)- 태산은 작은 흙덩이 사양하지 않는다,
․河海不擇細流(하해불택세류)- 강과 바다는 실개천일지라도 가리지 않는다. 즉, 마다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萬古天下英雄俊傑(만고천하영웅준걸)- 옛날부터의 영웅과 호걸
․建安八子(건안팔자)- 중국 후한 말 헌무제의 연호이며, 이 시대의 팔자영웅은 조자달을 포함하여 공융, 진림,
왕찬, 서간, 완우, 응창, 유정을 말한다.
․竹林七賢(죽림칠현)- 절개가 굳은 현인. 중국 진나라 때 속세를 떠나 대나무 숲에서 은거한 칠인의 賢士를
말함(완적, 계강, 산도, 향수, 유령, 환함, 왕융)
․李謫仙(이적선)- 이태백의 다른 이름
․蘇東坡(소동파)- 중국 이태백과 더불어 시 짓기를 잘하는 유명한 시인
․詩酒風流(시주풍류)- 시 짓기를 잘하고 술을 즐기는 풍류객
․絶代豪士(절대호사)- 아주 뛰어나고 호쾌한 선비
․鷰雀(연작)도 鴻鵠(홍곡)의 무리라- 제비와 참새도 기러기나 고니와 같은 무리다
․旅遊狂客(여유광객)-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사리분별을 못하는 나그네
․洛陽才子(낙양재자)- 중국의 서울 낙양에 있는 재주꾼
․모도신- 모이신
․末地(말지)에 參與(참여)여- 말석에 참여하여
큰산은 작은 흙덩이도 사양치 않는 고로 크고, 넓은 바다는 잔 물줄기도 가리지 않는 받아들이는 고로 깊으니/
만고천하 영웅준걸, 건안팔자, 죽림칠현, 이적선, 소동파 같은 시 잘하고 술 좋아하는 풍류객들과 뛰어나고
호쾌한 선비들을 어데 가서 찾아내어 이루 다 사귀리. /제비나 참새 같은 작은 새도 큰기러기나 고니같이 나는
새의 무리일진대 떠돌아다니는 미친 나그네가 낙양재자들 모이신 곳, 말석에나마 참여하여 놀고 간들 어떨까.
562.
눈멀고다리절고痔疾三年膓疾三年邊頭痛內丹毒다알죠고만삿기개고리 / 一百쉰 대자쟝남게게올을제쉬이너
겨수로록소로로소로로수로록허위허위소솝여올라안자리실 제란어이실고나몰래라져개고리 / 우리도새님거
러두고나죵몰라노라.
․內丹毒(내단독)- 안으로 곪아 들어간 단독. 단독은 상처로 인하여 매균이 들어가서 피부에 붉은 점이 생기고
종창, 동통을 일으키며 점점 넓게 퍼지는 급한 병
․삿기-새끼
․수로록 소로로- 이럭저럭하여
․소솝여- 몸을 솟구쳐 뛰어
․새님 거러두고- 새로 만난 님을 인연하여 두고
․나죵몰라 하노라- 결과가 어찌 되든 우선은 관계하지 않는다는 것
한 눈 멀고 한 다리 절고 치질 3년, 배앓이 3년, 편두통, 내단독 다 앓는 조그만 새끼 개구리/ 일백 오십 여자
장나무에 기어오를 때 쉽게 여겨 수로록 소로로 소로로 수로록 허위허위 솟구쳐 뛰어올라 앉아 내려갈 때는
어찌할꼬. 나 몰라라 저 개구리/ 우리도 새님 맺어두고 나중일 몰라 한다네.
563.
중경이雙雙綠潭中이오 皓月은團團暎窓櫳이라 / 凄凉羅帷안헤蟠蟀은슬피울고 人寂夜深듸 玉漏潺潺金爐에
香盡參橫月落도록 有美故人은뉘게자펴못오고 / 님이야 날각랴마 나님이매 九回肝膓을 寸寸이 스로
다가라져주글만졍 나 닛지못얘.
․중경- 정경새로 불리우는 새 이름이다. 원앙새의 일종
․雙雙綠潭中(쌍쌍록담중)-쌍쌍이 푸른 연못으로 날아들고의 뜻이나 여기서는 해가 져서 밤이 되면 연못에 자려고
연못으로 날아들다의 뜻
․皓月(호월)- 밝은 달
․團團映窓櫳(단단영창롱)- 둥글고 맑은 달이 창문에 비추어서 방안이 환하다
․凄凉(처량) 羅帷(라유)안헤- 쓸쓸한 비단 장막 안에는
․蟠蟀(반솔)- 귀뚜라미
․人寂夜深(인적야심) 듸- 사람의 발길이 끊겨 고요한 밤이 깊은데
․玉漏殘殘(옥루잔잔)- 옥으로 만든 물시계의 물은 자자들고
․金爐(금로)에 香盡(향진)- 금으로 된 향로의 향불은 타서 다하고
․參橫月落(삼횡월락)-삼성(參星)은 기울어지고 달은 넘어가다 즉, 밤이 깊다. 여기서 參은 삼성이란 뜻이다.
橫은 기울다, 넘어가다의 뜻/ 月落은 달이 떨어지다, 즉 넘어가다
․九回肝腸(구회간장)- 九曲肝腸(구곡간장)
․寸寸(촌촌)이-마디마디
․스로다가 라져- 불에 살라서 사라져서
원앙새 푸른 연못에 쌍쌍이 떠있고 밝은 달은 둥글어 환하게 미닫이를 비추는구나/ 처량한 비단 휘장 안에 귀뚜
리는 슬피 울고 사람 없고 밤 깊은데 옥루에서 가냘프게 물방울은 떨어지고 금로에 타오르던 향불은 스러지고
별이 비끼고 달이 지도록 아름다운 옛님은 누구에게 잡혀 못 오시나. /님이야 날 생각하랴마는 나는 님뿐이기에
구곡간장을 마디마디 사르다가 죽을망정 나는 잊지 못하겠네.
564.
져건 너月仰바 회 우 회 밤 즁마 치 부 헝이울 면 녯사니론말 이/의싀앗되 야묍고양믜와 白般巧邪
져믄妾년이 急殺마자 죽다데 / 妾이對答되 안해님겨오셔망년 된말마오 나듯오니 家翁을薄待고 妾
새옴甚히시 늘근안님몬져죽다데.
․月仰(월앙)- 달맞이 바위
․의 싀앗- 남의 첩의옛말. 여기서 ‘남’은 어떤 사람, 누구의 뜻으로 어떤 사람의 첩‘싀앗’은 남편의 첩
․밤즁마치- 밤중마치, 밤중쯤, 밤만 되면
․묍고- 말보다는 보잘것없이 밉다
․양믜와- 얄밉다, 언행이 간사스러워 밉다
․百般巧邪(백반교사)- 백 가지의 교사, 여러 가지의 아양떨기, 간사떨기
․家翁(가옹)을 薄待(박대)-집주인, 호주(즉 남편, 자기 남편을 높여하는 말)를 아무렇게나 대접함
․妾새옴- 첩을 시기하는 것
저 건너 월앙바위 위에서 밤중쯤 부엉이 울면 옛사람 이른 말이/ 남의 시앗 되어 몹시 얄밉고도 얄미운 온갖
간사한 꾀로 환심을 사려고 애쓰는 젊은 첩년이 급살맞아 죽는다하데 /
첩이 대답하되 아내님께서는 망령된 말씀 마오 나는 듣자오니 영감님을 박대하고 첩 시기심히 하시는 늙은
아내님 먼저 죽는다 하데.
565.
밋난편廣州ㅣ리뷔쟝쇼대난편朔寧닛뷔쟝 / 눈경에거론님은두려방망치쟝돌호로가마홍도쟝
뷩뷩도라물레쟝우물젼에치라댕댕다가워렁충창풍져물복내드레곡지쟝 / 어듸가이얼골가지
고죠릐쟝를못어드리.
․밋난편- 본 남편
․리뷔- 싸리비
․쇼대남편- 새서방. 간부의 옛말
․닛뷔- 볏짚으로 만든 비
․눈경- 눈치. 눈짓을 하여 아양부리는 것
․돌호로 감아- 또르르 감아
․치라- 치올라
․거론- 긴, 눈에 걸다, 눈이 맞아
․우물젼- 우물 전, 우물 앞에,
․드레곡지- 두레박
․죠릐- 조리의 옛말
본서방은 광주 싸리비 장사 새서방은 삭녕 짚비 장사 /눈짓으로 맺어놓은 임은 뚝딱 두드려 방망치 장사 또르르
감아 홍두깨 장사 빙빙 돌아 물레 장사 우물전에 치달아 간댕거리다가 워렁충창 풍 빠져 물 담뿍 떠내는 두레박
장사 /어디 가서 이 얼굴 가지고 조리 장사를 못 얻을까.
566.
男兒의少年行樂올일이고하다 / 글닑기칼기활기니기벼슬기벗사괴기 술먹기妾기花朝月夕노리
기오로다豪氣로다 / 늙게야 江山에 믈러와셔 밧갈기논기 고기낙기나모뷔기거믄고기바독두기仁山智水滶遊
기 百年安樂여 四時風景이 어그지이시리.
․男兒(남아)의 少年行樂(소년행락)- 남자의 소년 시절의 즐거움
․올일이 고하다- 헤아릴 일이 많기도 많다
․花朝月夕(화조월석)-꽃피는 아침, 달뜨는 저녁. 좋은 때를 말함
․오로다 豪氣(호기)로다- 오로지 다 호기였다, 모두 다가 호기였다의 옛말豪氣는 자랑스러운 의기, 호걸스러운
기상
․仁山智水遨遊(인산지수오유)-산을 찾고 물을 찾아서 즐김
仁者(어진자)는 산을 즐기고 智者(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즐긴다로 仁山智水가 있다.
․百年安樂(백년안락)- 백년을 편안하게 삶
남아의 소년행락 할 일이 많기도 하다. /글읽기, 칼쓰기, 활쏘기, 말달리기, 벼슬하기, 벗사귀기, 술 마시기,
첩얻기, 화조월석 놀이하기 모두 다 호기일세. /늙어 강산에 물러 나와밭 갈기, 논매기, 고기 낚기, 나무 베기,
거문고 타기, 바둑두기, 산수에 놀기, 백년 안락하니사시풍경에 어찌 다함이 있을까.
567.
재너머莫德의어마네莫德이자랑마라 / 내품에드러셔돌곗자다가니고코고오고오좀고放氣니盟誓개지모
진내맛기하즈즐다어셔려니거라莫德의어마 / 莫德의 어미년내라 發明야 니르되 우리외 아기이 고림症
아리와 잇다감 제症밧긔 녀나믄 雜病은 어려셔브터 업니.
․莫德(막덕)- 어린애의 이름. 서민층에서 많이 불리는 이름. 막동이
․돌곗잠- 돌에 붙어사는 게처럼 엎어져서 자는 잠
․하 즈즐다- 몹시 지루하다. 지린내가 난다.
․내아- 나에게
․發明(발명)- 나타내어 밝힘. 여기선 변명과 같은 뜻.
․고림症- 고마병. 임질의 일종
․잇다감- 가끔
․제症- 저의 몸에 지니고 있는 병
․녀나믄- 다른
재 넘어 막덕이 엄마 막덕이 자랑마소/ 내 품에 들어와서 돌곗잠 자다가 이갈고, 코골고,오줌싸고, 방귀뀌니
맹세컨대 모진 냄새 맡기 아주 지긋지긋 하다오 어서 데려가거라 막덕이 엄마야 / 막덕의 어미년 나에게 변명
하여 말하되 우리의 아기딸이 임질병, 배앓이와 이따금 나타나는 여러 가지 병 증세를 제외한 다른 잡병은 어려
서부터 없다네.
568.
어이못오던다므스일로못오던다 / 너오길우회무쇠로城을고城안헤담고담안헤란집을짓고집안헤란두지노
코두지안헤樻를노코樻안헤너를結縛여노코雙목외걸새에龍거북믈쇠로수기수기갓더냐네어이그리아니
오던다 / 이셜흔날이여니날보라올리업스랴.
․樻(궤)- 궤짝
․雙목- 걸쇠를 거는 구멍난 못이 둘이라는 뜻
․외걸새- 지금으로 말한다면 구멍난 못. 자물쇠 걸이
․보라올 리- 보러올 하루
어이 못 오느냐, 무슨 일로 못 오느냐/ 너 오는 길 위에 무쇠로 성을 쌓고 성안에 담을쌓고 담 안에는 집을 짓고
집안에는 뒤주 넣고 뒤주 안에는 궤를 놓고 궤 안에 너를 꽁꽁묶어놓고 쌍배목 외걸새에 용거북 자물쇠로 꼭꼭
잠갔더냐. 네 어찌 그리 아니 오느냐/ 한달이 서른 날이나 되는데 날 보러 올 하루가 없으랴.
552
즁놈도사이냥여자고가니그립고 / 즁의숑낙나볘읍고내족도리즁놈볘고즁의長衫나덥습고내치마란즁놈덥
고자다가르니둘희랑이숑낙으로나죡도리로나 / 이튼날던일각니흥글항글여라.
․숑낙(松蘿): 소나무겨우살이(송라)로 만든, 여승이 쓰는 모자.
․볘다(枕): 베다.
․장삼(長衫): 검은 베로 길이가 길고 소매와 품를 넓게 만든 승려의 겉옷.
․덥습고: 덮고.
․흥글항글: 흥뚱항뚱 들뜬 모양.
⇒ 중놈도 사람이라 하여 자고가니 그립다고 할 것이냐. / 중의 송낙을 내가 베고 내 족두리를 중놈이 베고,
중의 장삼을 내가 덥고 내 치마를 중이 덥고 자다가 깨달으니 둘의 사랑이 송낙으로 하나 족두리로 하나 /
이튿날 하던 일 생각하니 마음이 들뜨는구나.
553
한슴아셰한슴아네어틈으로드러온다 / 고모장셰살장가로다지여다지에암돌져귀수돌저귀목걸새뚝닥박
고龍거북물쇠로수기수기엿듸屛風이라덜걱져본簇子ㅣ라글다 네어틈으로드러온다 / 어인지너온
날밤이면못드러노라.
․셰한슴아: 가는(細) 한숨아.
․장지(障子): 연이어 있는 방 또는 방과 마루 사이에 있는 미세기 문. 장지문 또는 장자문이라고도 한다.
미닫이와 비슷하나 미닫이는 문 전체를 열 수 있으나 미세기는 반만 열릴수 있게 되어 있다.
․고무장자: 고무래 (곡식, 재 따위를 긁어모으거나 펴 너는 데 쓰이는 농기구) 장지.
․셰(細)살장자: 가는 살의 장지.
․돌쩌귀: 주로 한옥의 여닫이문에 다는 경첩. 쇠붙이로 만든 암수 2개로 짝을 이루어 문을 여닫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쓰이는데 수짝은 문짝에 박고, 암짝은 문설주에 박아 서로 맞추거나 꽂게 되어 있다.
․암돌저귀: 문설주에 박는 구멍난 돌쩌귀.
․수돌저귀: 문짝에 박는 돌쩌귀.
․목걸새: 한 끝을 감아 고리못을 달고 다른 한 끝을 갈고리 모양으로 구부려 배목에 걸게 만든 쇠로써 주로 문짝
아래쪽과 문지방에 배목과 마주 박아 문짝이 움직이지 않게 할때 사용한다.
․수기수기: 깊숙히.
․족자(簇子): 그림이나 글씨를 표구하여 기둥이나 벽에 걸기도 하고 두루마리처럼 말아 두기도 하게 만든 것.
⇒ 한숨아 가는 한숨아, 너 어느 틈으로 들어오느냐. / 고무장자, 세살장자, 가로닫이, 여이에 암돌저귀,
수돌저귀, 문고리에 꿰는 쇠를 뚝딱 박고 용거북 자물쇠로 깊숙히 채웠는데(잘도 들어오는구나) 병풍이라 덜컥
접었느냐 족자라 댁때구르르 말았느냐 / 너는 어느 틈으로 들어오느냐. 어찌된 일인지 너(한숨) 오는 날 밤이면
잠 못 들어 하노라.
554
平生애景慕홈은白香山에四美風流駿馬佳人은丈夫의壯年豪氣로다 / 老境生計移伴제身兼妻子都三口ㅣ오鶴與
琴書로共一船이니긔더옥節价廉退 / 唐詩에三大作文章이李杜와並駕여 百代芳名이서글줄이이시랴.
․경모(景慕): 우러러 사모함.
․백향산(白香山): 백낙천이 말년에 은거하던 곳.
․백거이(白居易) [772~846] 중국 당나라 때의 시인. 자는 낙천(樂天), 호는 취음선생(醉吟先生), 향산거사
(香山居士). 이백(李白)이 죽은 지 10년, 두보(杜甫)가 죽은 지 2년 후에 태어났으며, 같은 시대의 한유(韓愈)와
더불어 ‘이두한백(李杜韓白)’으로 병칭된다.
․사미풍류(四美風流): 네 가지의 아름다움을 갖춘 풍류. (백락천의 四美: 양신(良辰)-좋은시절,
미경(美境)-아름다운 경치, 상심(詳審)-경치를 완성하고 즐기는 마음, 낙사(樂事)-유쾌한 일).
․준마가인(駿馬佳人): 뛰어난 말과 아름다운 여자.
․장년호기(壯年豪氣): 젊은시절의 호매한 기상. (장년은 육체적․정신적으로 성숙하여 활발하게 일할 30∼40대의
나이. 그런 나이의 사람.)
․노경(老境): 늙었을 때. 노인의 시기
․생계이반(生計移伴): 살아가는 방도로 옮기다.
․신겸처자도삼구(身兼妻子都三口): 자기 몸과 처와 자식을 모두 합하여 세 식구.
․학여금서(鶴與琴書): 학과 더불어 거문고와 서책.
․절개염퇴(節价廉退): 절개를 지켜 벼슬을 그만두고 물러나다.
․당시 삼대작문장(唐詩 三大作文章): 당나라 때의 3대 문장
․병가(並駕): 수레를 나란히 하다. 실력을 겨루다.
․방명(芳名): 남의 이름의 존칭으로 꽃다운 이름이라는 뜻.
․백대방명(百代芳名): 오랜 세월동안 유전하는 꽃다운 이름.
평생에 우러러 사모함은 (백향산에 은거했던) 백낙천의 네 가지의 아름다움을 갖춘 풍류요, 뛰어난 말과
아름다운 여자는 대장부의 장년기의 호기로다. / 늙었을 때 살아갈 방도로옮길 때에는 백낙천 자신과 처와 자식
을 합하여 모두 세 식구이고 학과 더불어 거문고와 서책으로 한척의 배 뿐. 더욱이 절개를 지켜 벼슬에서 물러
났다. / 당나라 때의 시에서 삼대문장으로 이백과 두보(이두)와 같이 어깨를 나란히 하였으니 오랜 세월동안
유전하는 꽃다운 이름이 썩을 줄이 있으랴.
555
靑天에기러기雙漢陽城臺에잠간들러쉬여갈다 / 이리로셔져리로갈제내消息들어다가 님의게傳고져리로
셔이리로올제님의消息드러내손브듸들러傳여주렴 / 우리도님보라 밧비가길히니傳동말동여라
․로셔: ~ 로부터.
․손: ~에게, ~ 한테.
․동말동: 할똥말똥. 일을 다잡아하지 않는 모양. 할 것도 같고 아니 할 것도 같은 모양.
푸른하늘에 떠있는 기러기 한 쌍이 한양성대에 잠깐 들러 쉬어갈 것이냐? / 이리로부터저 리로 갈 때 내 소식
들어다가 님에게 전하고, 저리로부터 이리로 올 때 님의 소식 들어다가 나에게 부디 들러 전하여 주렴. /
우리도(기러기) 님 보러 바삐 가는 길이니 전할똥말똥(전할지 말지) 하여라.
556
昭烈之大度喜怒를不形於色과諸葛亮之王佐大才三代上人物 / 五虎大將들의雄豪之勇力으로攻城略地여 忘身之
高節과愛君之忠義古今에업스되 / 蒼天이不助順샤中恢를못이르고英雄의恨을기쳐曠百代之尙感이라.
․소열(昭烈): 중국 촉한(蜀漢)의 시조인 유비(劉備)의 시호(諡號).
․대도(大度): 큰 도량.
․희노(喜怒): 기쁨과 노여움.
․불형어색(不形於色): 얼굴에 나타나지 않음.
․제갈양(諸葛亮): 중국 삼국 시대 촉한의 정치가. 전략가. 자 공명(孔明). 시호 충무(忠武).
․웅호지용력(雄豪之勇力): 대장부의 기운. 용맹스럽고 날쌘 힘.
․공성약지(攻城略地): 성을 치고 땅을 뺏음.
․망신지고절(忘身之高節):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는 높은 충절.
․애군지충의(愛君之忠義): 임금을 사랑하는 충성심과 의리.
․중회(中恢): 중원회복.
․기쳐: 남겨.
유비의 기쁨과 노여움을 얼굴에 잘 나타내지 않는 큰 도량과 제갈양의 왕을 보좌하는 큰재주와 삼대(하․은․
주나라) 위의 인물과 같다. / 오호대장(관우․장비․조운․마초․황충)들의 용맹스럽고 날쌘 힘으로 성을 치고 땅을
빼앗아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는 높은 충절과 임금님을 사랑하는 충성심과 의리는 옛날과 지금에 짝 될만한
이가 없으나 /하늘이 돕지 아니하시어 중원의 회복을 못 이루고 영웅의 한을 남겨 널리 백대까지 오히려 느끼게
함이라.(삼국지를 읽고 감상적으로 표현한 시.)
557
色치됴흔거슬긔뉘라셔말리고 / 穆王은천자ㅣ로되瑤臺에宴樂고項羽天下壯士ㅣ로되滿營秋月에悲歌慷
慨고明皇은英主ㅣ로되解語花離別에馬嵬驛에우럿니 / 믈며날튼小丈夫로몃百年살리라올일아니
고쇽졀업시늘그랴.
․목왕(穆王): 중국 주(周)나라 제5대왕으로 이름은 희만(姬滿), 소왕(昭王)의 아들로 BC 10세기경 사람이다.
《사기(史記)》에는, 50세 때 즉위하여 55년간 재위하였다고 되어 있다. 서방(西方)의 견융(犬戎)을 토벌하려
다가 실패하여 제후(諸侯)의 이반(離反)을 초래하였으므로 형벌을 정하고, 이 때부터 주나라의 덕이 쇠퇴하였
다고 한다. 사치스럽고 호방한 왕으로서 많은 궁녀를 이끌고 경치가 아름다운 곳을 찾아다니며 즐겼다.
․요대(瑤臺): 경치 좋고 아름다운 곳.
․연락(宴樂): 잔치를 베풀고 즐김.
․만영추월(滿營秋月): 가을달 밝은 밤 오강(우장강)의 진영.
․비가강개(悲歌慷慨): (우미인(虞美人) 과의 이별의) 원통함과 슬픔을 나타낸 시가.
․명황(明皇): 明皇이란 당나라의 현종황제(玄宗皇帝)를 가리키는 말이다.
․해어화(解語花): ‘말을 이해하는 꽃’이라는 뜻. 당나라 현종(玄宗)이 양귀비(楊貴妃: 초선,왕소군, 서시와 더불어
중국 고대 4대 미인의 하나.) 를 가리켜 말하였다고 하는 고사에서
‘미인(美人)’을 이르는 말.
․마외역(馬嵬驛): 마외파(馬嵬坡). 장안의 서북쪽, 위하 북안의 지명. 당나라 현종이 안록산의 난을 피해 양귀비와
함께 이곳에 왔다가 강압에 못 이겨 양귀비가 죽은 곳. 양귀비의 넋을 기리는 사당이 있다.
서왕모(西王母): 중국 고대의 선녀. 《산해경(山海經)》에서는 서방의 쿤룬산[崑崙山: 玉山]에 사는 인면(人面),
호치(虎齒), 표미(豹尾)의 신인(神人)이라고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불사(不死)의 약을 가지고 있는 선녀라
고 전해진다.
《목천자전(穆天子傳)》에 의하면 서주(西周) 전기의 목왕이 서방에 순수(巡狩)하여 쿤룬산에서 서왕모를 만나
즐기다가 돌아오는 것을 잊었다고 전해진다. 한대(漢代)에는 서왕모의 이야기가 민간에 퍼졌던 것은 틀림없는
일로, 그와 더불어 동왕부(東王父: 서왕모의 배우자)의 이야기도 보태진 듯하다.
우미인(虞美人): 중국 진(秦)나라의 무장 항우(項羽)의 총희(寵姬). 우희(虞姬)라고도 한다. 진나라 말기 항우가
한나라 고조의 군사에게 해하(垓下: 安徽省 靈璧縣)에서 포위되어 ‘사면초가(四面楚歌)’의 막다른 상황에 다다
르자, 최후의 주연을 베풀었다. 이때 시름에 찬 항우에게 ‘대왕의 의기가 다하였으니 천첩이 어찌 살기를 바라겠
읍니까’라고답하고는 자진(自盡)하였다고 한다. 후대 송나라 증공(曾鞏)은 ‘우미인의 피가 변하여 우미인초(虞
美人草: 개양귀비)가 되었다’는 시를 남겼다.
양귀비: 양귀비의 아버지는 촉주(蜀州)의 사호(司戶)였다. 처음에 현종의 아들인 수왕(壽王)의 아내로 맞아들였
지만,원래 호색가인 현종에게 장안(長安)의 동쪽 여산(驪山)에 있는 온천장인 화청궁(華淸宮)에서 본 이후로
현종의 애첩이 되었다. 아들의 아내를 애첩으로 삼는 것은 역시 세상이 꺼려하는 것 같아서, 현종은 양귀비를
일단 도교(道敎)의 절로 보내어 중으로 만들었다가, 뒤에 후궁으로 들어오게 했다. 안록산(安祿山)의 난리로
양귀비는 불쌍한 최후를 마치게 된다.
여색같이 좋은 것을 그 누구라서 말리는가. / 목왕은 천자로대 아름다운 곳에서 연회를 베풀어 즐겼고,
항우는 천하장사로대 가을달 밝은 오강의 진영에서 우미인과의 이별의 슬픔을 노래하고, 당 명황은 현명하고
뛰어난 임금이로대 말을 이해하는 꽃(양귀비)과의 이별에 마외역에서 울었으니 / 하물며 나 같은 소장부로 몇
백년 살겠는가. 할 일을 아니하고(여색을 즐기는 일) 속절없이 늙겠느냐.
558 →이두식 표기
右謹陳所志矣段은上帝處分오쇼셔 / 酒泉이無主여久遠陳荒爲有去乎鑑當情由敎是後에矣身處許給事를立旨
成爲白只爲上帝題辭ㅅ內에所訴知悉爲有在果劉伶李白段置折授不得爲有去等 天下公物이라擅恣安徐向事.
․주천(酒泉): 술이 계속해서 솟는 샘.
․진황(陳荒): 손을 안 대서 묵고 거칠어 짐.
․허급(許給): 허락하여 줌. 허락하여 급여함.
․제사(題辭): 제언(題言). 관부에서 백성이 저술한 소장 또는 원서에 쓰는 관부의 판결이나 지령.
․공물(公物): 국가나 공공 단체에 의해서 직접 공적사용으로 개방되는 유체물, 공공용물.
삼가 뜻하는 바를 펴고자 하는 것은 옥황상제께서 처분하오서소. / 술이 나오는 샘이주인이 없어 오랫동안
황폐하였으니, 이 이유를 살피신 이후에 이 몸에게 주시도록 분부하여 주시옵소서.
옥황사제께서 처분하신 내용에 소원한 바를 살폈거니와 유령, 이백도 나라에서 하사한 토지를 얻지 못하였거든 /
하물며 천하의 공물이라 함부로 하지 말고 거기다 두어야 할 것이다. (술에 관한 내용을 다룸.)
559
高臺廣室나마다錦衣玉食더옥마다 / 銀金寶貨奴婢田宅緋緞치마大段쟝옷蜜羅珠겻칼紫芝
鄕織져고리머리石雄黃으로다자리고 / 眞實로나의平生願기말잘고글잘고얼
골자고품자리잘져믄書房이로다.
․고대광실(高臺廣室): 높은 대가 있는 넓은 집. 굉장히 크고 좋은 집.
․금의옥식(錦衣玉食): (=好衣好食) 좋은 옷과 좋은 음식. 사치스러운 생활 일컫는 말.
․노비전택(奴婢田宅): 종과 논밭과 집.
․밀라주(蜜羅珠): 호박의 일종으로 호박진주를 말함.
․겻칼: 장도칼
․자지상직(紫芝賞織): 자주빛 명주 버선과 비단 치마.
․머리: 따로 얹어서 장식하는 머리.
․석웅황(石雄黃): 단청 채료(彩料)인 진채(眞彩)의 하나. 천연으로 나는 삼황화이비소(三黃化二砒素)로서
계관석(鷄冠石)과 함께 나오며, 누른빛이다. 장식품 명칭.
․하고: 깨끗하고, 잘생기고 출중한, 뛰어난의 옛말.
․품리: 잠자리. 동침의 속칭.
․져믄: 젊은이 옛말.
크고 좋은 집 나는 마다한다(싫다). 비단옷에 흰쌀밥은 더욱 마다한다. / 은금보화를 갖
는다던가 종을 부리고 밭과 집을 갖는다던가 비단 치마에다가 대단 장옷에, 호박진주장식의
장도칼을 차고, 자주빛 명주 버선과 비단 치마에다 저고리를 입고, 따로 얹은머리에다 석웅
황으로 치장한다함은 나에게 다 꿈같고. / 진실로 나의 평생 소원하기는 말 잘하고 글 잘하
고 얼굴 잘생기고 잠자리 잘하는 젊은 서방이로다.
560
長安大道三月春風九陌樓臺雜花芳草 / 酒伴詩豪五陵遊俠桃李蹊綺羅裙을다모하거려細樂을前導고歌舞行休
여大東乾坤風月江山沙門法界幽僻雲林을遍踏여도라보니 / 聖代에朝野 ㅣ同樂여太平和色이依依然三五王風
인가노라.
․장안대도(長安大道): 서울 장안의 큰길. 장안은 서울을 일컫는 말.
․구맥루대(九陌樓臺): 번화한 아홉 거리(종로 네거리)의 누각(종로의 보신각).
․잡화방초(雜花芳草): 뒤섞여진 꽃과 꽃 같은 풀, 즉 모든 꽃과 아리따운 풀.
․주반시호(酒伴詩豪): 벗과 함께 술을 마시며 호탕하게 시를 지음.
․오능유협(五陵遊俠): 오능을 돌아다니며 협객과 놀음. (5능은 박혁거세왕능, 박혁거세왕비능, 남해왕능,
유리왕능, 파사왕능을 말함. 모두가 경주에 있음.)
․도리 (桃李 ): 복숭아꽃이나 오얗꽃처럼 상투튼 남자, 한량.
․기라군(綺羅桾): 비단치마 입은 여자. 즉 예쁜 기생.
․세악(細樂): 가느다란 악기(장고, 북, 피리, 저(笛), 퉁소, 해금(깽깽이))로 구성한 악대. 즉 군악대.
․가무행휴(歌舞行休): 노래부르고 춤추며 가다가 쉬었다한다.
․대동건곤풍월강산(大東乾坤風月江山): 동쪽하늘땅의 바람과 달과 강과 산. 즉 엇비슷한 세상천지.
․사문법계(沙門法界): 절의 법도. 사문은 불문(佛文) 즉 절을 말하고, 법계는 불교의 리, 진리를 말함.
․유벽운림(幽僻雲林): 그윽하고 후미진 산 속의 구름 낀 산림(山林).
․편답(遍踏): 두루 이곳저곳을 다니다.
․조야(朝野): 조는 조정사람들을 말하고 야는 백성들을 비유한 것.
․의의연(依依然): 의연하다, 새록새록하다는 뜻.
․삼오왕풍(三五王風): 3․5대 왕대의 나라 다스리는 모습을 말하는 것. 중국 3․5대 왕들은 선정(善政)을 하여 온
국민이 평화롭게 살았다는 고사에서 인용한 것. (三王: 우왕(禹王), 탕왕(湯王), 문왕(文王) / 五皇: 복희(伏희),
신농(神農), 황제(黃帝), 요(堯)임금, 순(舜)임금 →이 3왕5황은 나라를 너무나도 잘 다스려서 굶주리는 백성이
없고 도족이 없어서 문을 닫지 않았고 격양가를 부르며 평화롭게 살았다하여 중국 사람들이 바라는 이상의
나라로 추앙을 받아오고 있다.)
서울 장안의 큰 거리에 3월의 봄바람이 불어오니, 종로네거리에 있는 보신각 주변에는 온갖 아름다운 꽃과 풀들
이 피어있네. / 벗과 함께 술을 마시며 호탕하게 시를 짓기도 하고, 오능을 돌아다니며 협객과 놀고 예쁘장하게
상투튼 한량과 비단치마 입은 예쁜 기생들을 다모아 거느리고 군악대를 앞세워서 노래부르고 춤추며 가다가
쉬다가 하며, 동쪽세상천지의 불법을 경험해보고 후미진 산 속의 구름 낀 산림을 두루 구경하다가 돌아오니 /
성군시대에 조정사람들과 백성들이 모두 함께 즐기니 평화로움의 기색이 새록새록 하여 중국의 3․5왕대의 왕풍
을 보는 것 같구나.
544.
春風杖策上蠶頭여漢陽形址를歷〃히둘러보니 / 仁王三角은虎踞龍盤으로北極을괴얏고 終南漢水金帶相連
여久遠氣象이萬千歲之無彊이로다 / 君修德臣修政니禮儀東方이 堯之日月이오舜之乾坤이로다.
․春風杖策(춘풍장책) : 봄바람 부는 봄날에 말을 타고
․上蠶頭(상잠두) : 남산에 올랐다는 말로 정확하게는 남산야외음악당 지칭한다.
․漢陽形址(한양형지) : 한양의 형국 (풍수지리적인 모양새)
․仁王三角(인왕삼각) : 인왕산과 삼각산.
․虎踞龍盤(호거용반) : 地理說에 左靑龍, 右白虎라는 것으로 범이 걸터앉고, 龍으이 서린 形.
․北極(북극)을 괴얏고 : 북극성(北極星)을 떠받드는 것, 둘러싸는 것, 즉 제왕(帝王)을 떠받드는 것이다.
․終南漢水(종남한수) 金帶相連(금대상련)여 : 남산과 한강물은 금띠를 두르고 흐른다.
․久遠(구원) 氣象(기상) : 장구(長久)한 시일(時日)동안 나라를 누릴 모양.
․萬千歲之無彊(만천세지무강) : 만년, 천년까지도 한이 없다.
․君修德(군수덕)臣修政(신수정)니 : 임금은 왕덕(王德)을 닦고, 신하(臣下)는 정사(政事)를 닦음.
․堯之日月(요지일월)이오 舜之乾坤 (순지건곤)이로다 : 요 임금시대와 순 임금 시대의 태평한 세월이로다.
봄바람이 부는 봄날에 말을 타고 남산에 올라서 한양의 형국을 또렷하게 둘러보니/ 인왕산, 삼각산은 범이
웅크리고 앉은 형국이요, 용이 도사리고 있는 형국으로 북쪽을 둘러싸고 남산과 한강은 길게 금띠를 둘러 오랜
세월을 누려 온 기운이 만년 천년까지도 한이 없도다. / 임금은 왕의 덕을 쌓고 신하는 정사에 힘을 다하니 의롭
고 예의바른 동방 나라에 저 중국의 요임금, 순임금의 태평한 세월인가 하노라.
545.
白華山上〃頭에落〃長松휘여진柯枝우희부헝放氣殊常옹도라지 / 길쥭넙쥭어틀머틀 믜뭉슈로거라말고님
의연장이그러코라쟈 / 眞實로그러곳쟉시면벗고굴물진들셩이 므슴가싀리
․白華山(백화산)上〃頭(상상두)에落〃長松(낙락장송) : 흰 꽃들이 산 위에 피어있고 산봉우리에는 높고 긴
소나무가 있다.
․부헝 : 부엉이.
․우회 : 위에
․옹도라지 : 나무의 뼈, 옹두리
나뭇가지에 병이 들거나 벌레가 파여 결이 맺혀 불퉁해진 부분.
․어틀머틀 : 우툴두툴(문체의 거죽이나 바닥이 굵고 고르지 못하게 부풀어 오른 모양)
․믜뭉슈로거라말고 : 뭉글뭉글(말랑말랑하고 매끄러워 붙잡기 어려운)하지말고
․연장 : 임(男子)의 생식기(生殖器).
․그러코라쟈 : 그렇게 된다면.
․쟉시면 : 할 것 같으면
․셩이므슴가싀리 : 무슨 성가샐 일이 있겠는가.
흰 꽃들이 산 위에 피어있고 산봉우리에는 높고 긴 소나무가 축축 늘어진 가지 위에서 부엉이 방귀 뀐 수상한
옹도라지야. / 길죽 넓적하고 우툴두툴하고 뭉글뭉글하지 말아라. 님의 연장이 그리하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
진실로 그렇게 된다면 헐벗고 굶주린들 무슨성가실 일이 있으리.
546.
石崇의累鉅萬財와杜牧之의橘滿車風采라도 / 밤일을저긔제연장零星면자리만자리라긔무서시貴소냐 /
貧寒코風渡ㅣ埋沒지라도제거시무즑여내것과如合符節곳면 긔내님인가노라 .
․石崇(석숭)의 累鉅萬財(루거만재) : 석숭은 중국 사람으로 당시 중국에서 제일 가는 큰 부자였다고 한다.
累鉅萬財라 하면 거대하게 쌓은 만석 재물을 가진 뜻으로 쓰인다.
․杜牧之(두목지)의 橘滿車風采(귤만차풍채) : 杜牧이 술에 취하여 양주(楊州)땅을 지나갈 때 기생들이 그 풍채에
반하여 귤을 던졌는데 그것이 수레에 가득 찼다는 고사.
․零星(영성) : 작고 왜소하다. 탐탁하지 않은 것, 어울리지 않은 것
․자리만자리라 : 할 일 없이 꿈만 꾸고 잔다.
․貧寒코風渡ㅣ埋沒지라도 : 가난하면서 풍도가 묻혀서 보잘 것이 없다 할지라도
․무즑여 : 무직하여
․如合符節(여합부절) : 너의 것이 나와 딱 들어맞는다.
옛날 중국의 석숭같은 큰 부자나 두목과 같은 용모가 뛰어난 사람이라도/ 밤일을 할 적에 제 연장이 엉성하고
왜소하면 할 일 없이 꿈만 꾸고 자리니 그 무엇이 귀하다고 할수 있는가 / 비록 가난하면서 풍도가 묻혀서 보잘
것이 없다 할지라도 제 것이 무직하여 내 것과 꼭 들어 맞다면 그것이 내 님인가 하노라.
547.
개를여라믄이나기르되요개치얄믜오랴 / 뮈온님오며리를홰홰치며락리락 반겨셔내고고온님오며
뒷발을버동버동므르락나으락캉캉즈져셔도라가게다 / 쉰밥이 그릇그릇난들너머길줄이.이시랴
․여라믄 : 열 이상.
․얄믜오랴 : 얄밉겠는가
․홰홰치며 : 툭툭치며.
․락리락 : 올리 뛰락 내리 뛰락
․므르락 나으락 : 뒤로 쫓아갔다가 앞으로 달려 왔다가.
개를 열 이상이나 기르되 요 개 같이 얄밉겠는가 / 미운 님 오면은 꼬리를 툭툭 치며 뛰어 내리고 뛰어 반겨서
내닫고, 고운 님 오면은 뒷발을 버둥버둥 대며 뒤로 쫓아갔다가 앞으로 달려 왔다가 캉캉 짖어서 돌아가게 한다 /
쉰 밥이 그릇 그릇 난들 너 먹일 줄이있으랴.
548.
귓도리져귓도리에엿부다져귓도리 / 어인귓도리지달새밤의긴소릐쟈른소릐節節이슬픈소릐제혼자우러네어
紗窓여왼을드리도오고야 / 두어라제비록微物이나無人洞房에내알리저인가노라.
․귓도리 : 귀뚜라미.
․어인 귓도리 : 어찌된 귀뚜라미이기에
․節節이 : 마디마디
․쟈른 소릐 : 짧은 소리의 옛말.
․우러네어 : 끊임없이 우는 것
․여왼 : 풋잠, 깊이 들지 못한 잠
․드리도 : 살뜰히도.
․無人洞房(무인동방) : 임이 없어 외로이 있는 적적한 여인의 방.
귀뚜라미 저 귀뚜라미 어여쁘다 저 귀뚜라미 / 어찌 된 귀뚜라미이기에 지는 달 새는 밤에 긴 소리, 짧은 소리,
마디마디 슬픈 소리로 제 혼자 울어대어 사창에서 설친 잠을 살뜰히도 깨우는구나. / 두어라 제 비록 미물이나
독수공방하는 내 뜻을 알만한 이는 저 귀뚜라미인가 하노라.
549.
가슴에궁글둥시러케고왼기를눈길게너슷너슷와 / 그궁게그너코두놈이두긋마조자바이리로훌근져리로
훌젹훌근훌젹저긔나남즉대되그는아모로나견듸려니와 / 아마도님외오살라면그그리못리라.
․궁글 둥시러케 : 구멍을 둥그스름하게.
․왼 기 : 왼쪽으로 꼰 새끼.
․눈길게 : 새끼의 코를 말함.
새끼를 꼴 때 코를 길게 만드는 것.
․너슷너슷: 느리게, 느슷느슷
․마조자바 : 마주 잡아
․나남즉 대되 : 내남없이, 나나 남이나 모두
․아모로나 : 어떻게나
․님 외오 살라면 : 님을 여의고 살라면.
가슴에 구멍을 둥그스름하게 뚫고 왼 새끼를 꼴 때 코를 길게 느슷느슷 꼬아/ 그 구멍에그 새끼를 넣고 두 놈이
두 끝을 마주잡고 이리로 훌근 저리로 훌적 훌근 훌적 할 적에는 나나 남이나 모두 그것은 아무쪼록 견디어
내겠으나 / 아마도 님을 여의고 살라면 그것은 그리 못하리라.
550.
얼골조코다라온년아밋졍조차不貞년아 / 엇더어린놈을黃昏에期約고거즛바다자고가란말이입으로
마도와나 / 두어라娼條冶葉이本無定主고蕩子之探春好花情이彼我의一般이라허믈줄이시랴.
․다라온 : 마음가짐이 더러운.
․밋졍 : 나쁜 행실.
․거즛바다 : 거짓으로 소곤대며.
․입으로 차마 도와나 : 입으로 차마 되어서 나오느냐.
․娼條冶葉(창조야엽)이 本無定主(본무정주)고 : 창녀는 본래 주인이 없다는 뜻.
․蕩子之探春好花情(탕자지탐춘호화정) : 방탕한 사내가 봄에 꽃을 찾아 즐기는 정.
남자가 미색(美色)을 찾는 정.
얼굴은 고운데 마음가짐이 더러운 년아 행실조차 부정한 년아 / 어떠한 어린놈과 해질무렵을 약속하고 거짓
으로 소곤대며 자고 가란 말이 입으로 차마 되어 나오느냐. / 두어라 창녀 즉, 기생이야 본래 정해놓은 주인이
없거늘 방탕한 사내가 봄날에 꽃을 찾아 즐기는 정은 너나 나나 서로가 반반이니 허물이 될 것이 있으랴.
(결국은 너나 나나 마찬가지이다.)
551.
개야미불개야미등부러진불개야미압발에疔腫나고뒷발에죵귀난불개야미 / 廣陵재너머드러가람의허리를
르무러추혀들고北海를건너닷말이이셔이다 / 님아님아온놈이온말을여도님이짐쟉쇼셔.
․개야미 : 개미
․등 부러진 : 허리가 부러진.
․疔腫(정종) : 종기. 부스럼.
․ : 기본형은 암. 억새가 우거진.
․가람 : 범, 호랑이
․르무러 : 가로 물어.
․추혀들고 : 추켜들고.
․온 놈이 : 모든 사람들이.
․온 말을 : 여러 가지, 백가지 말을.
개미야 불개미야 허리가 부러진 불개미야 앞발과 뒷발에 종기난 불개미야 / 광릉에 억새가 우거진 고개 넘어들어
범의 허리를 가로로 물어서 추켜들고 북쪽 바다를 건넜다는 말이있소이다. / 님아 님아 모든 사람이 여러 가지
말을 하여도 님이 깊이깊이 헤아려주소서.
535.
들에 나모들 사오 져 쟝스야 네 나모 갑시 언매 웨 다 사쟈 / 리남게 말치고 검부남게난 닷되를 쳐서 合야 혜면
마닷되 밧습 삿대혀 보으소 잘 붓슴 니 /적곳 사 혀 보며 양 사 히쟈 리라.
*언매 : 얼마나
*웨다 : 부르느냐
*리남게 : 싸리나무
*검부남게 : 땔나무인 낙엽 건초
*마닷되 : 한 말 닷 되
*삿대혀 : 사서 때어
*보으소 : 보소. 길게 외는 소리가 되고보니 으가 들어감
*적곳 : 한번만
*ᄯㅏ히쟈 : 때자
댁들 땔나무 사시오 저 장사야 너의 땔나무 값이 얼마인가 사자/ 싸리나무는 한말치고 검불나무는 닷되를 쳐서
합하면 말 닷되 받습니다. 사서 때어 보시오. 잘 붙습니다. / 한번만 사서 때어 보면은 언제나 사서 때자고 할 것
이오
536.
琵琶야 너 어이 간듸 녠듸 앙쥬아리 / 힝금 목을 에후로혀 안고 엄파 튼 손으로 를 쟈바 거든 아니 앙쥬아리랴 /
아마도 大珠小珠 落玉盤 기 너 인가노라
*간듸 녠듸 : 간곳마다
*비파 : 현악기의 한가지
*앙쥬아리 : 앙앙거리는의 옛말
*힝금 : 가느다란
*에후로혀 : 휘둘러 잡아
*엄파 : 움파 움이 돋아나는 흰 파를 말하는데 여기서는 움파같이 희고 가냘픈 것
*大珠小珠(대주소주) : 큰 구슬 작은 구슬
*落玉盤(낙옥반) : 옥쟁반에 구슬이 떨어짐
비파야 너는 어찌하여 간 곳마다 앙앙거리느냐? / 가느다란 목을 휘둘러 잡아 안고 움파같은 희고 가냘픈 손
으로 배를 잡아뜯으니 아니 앙앙거리겠는가 / 아마도 큰 구슬 작은 구슬이 소반위에 떨어지는 소리를 내는 것은
너 뿐인가 하노라
537.
萬頃滄波之水에 둥둥 는 부략금이 게오리들아 / 비슬금셩 중경이 동당 강셩 너시 두루미들아 너 물기픠를 알고
둥 모로고 둥 / 우리도 의 님 거러두고기픠를 몰라 노
*萬頃滄波之水(만경창파지수) : 한없이 넓은 바닷물
*부략금 : 머리감는 새, 물새의 하나
*비슬금셩 : 금실좋은 소리를 내는 새
*중경이 : 징경이, 원앙새과에 딸린 아름다운 새
*동당(東塘) : 중국에 있는 한 호수의 이름, 중국 강소성의 북경에 있는 호수
*강성(江城) : 중국 동정호, 강가에 있는 성 이름
*너 물기픠를 : 네가 떠 있는 곳의 물깊이를
*너시 : 너새
*거러두고 : 인연을 맺어두고
한 없이 넓은 바다에 둥둥 떠 있는 머리감는새, 거위와 오리들아 / 금슬 좋은 소리를 내는 새 징경이 동당과
강성에 있는 너새, 두루미들아 네가 떠있는 곳의 물깊이를 알고 떠있느냐 모르고 떠있느냐 / 우리도 남의 님을
걸어두고 깊이를 몰라 하노라
538.
모시를 이리져리 삼아 두로삼아 감삼다가 / 가다가 한 가온대 근처지거 皓齒丹脣으로 훔 며 감 며 纖纖玉手로
두긋 마조자바 뱌븨여 니으리라 저 모시를 / 엇더타 이人生 긋처 갈제 져 모시쳐로 니으리라
*모시삼다 : 모시를 짜는 과정, 모시풀의 섬유를 만들어 그 섬유를 찢어 그 끝을 비비어 꼬아 잇는 과정
*두로삼아 : 둥글게 서려삼아
*감삼다가 : 감아서 삼다가
*가다가 : 다가, 가닥이의 옛말, 실가닥이
*皓齒丹脣(호치단순) : 여자의 미모를 표현, 흰 이와 붉은 입술
*훔 며 : 훅 빨아들여
*감 라 : 입으로 감아서 쪽 빨아
*纖纖玉手(섬섬옥수) : 부드럽고 고운 여자의 손
*뱌븨여 니으리라 : 비벼서 이으리라
모시를 이리저리 삼고 둥글게 서려삼아 감아서 삼다가 / 가닥이 한 가운데가 뚝 끊어지거든 흰 이, 빨간 입술로
훅 들여 빨고 쪽 빨아 부드럽고 고운 여자의 손으로 두 끝을 마주잡아서 비벼서 이으리라 저모시를 / 우리인생이
끝나갈 때 저 모시같이 이으리라
539.
南山佳氣 鬱鬱葱葱 漢江流水 浩浩洋洋 / 主上殿下 이 山水치 山崩水渴토룩 聖壽ㅣ無彊샤 千千萬萬歲를 太平을
누리셔든 / 우리 逸民이 되야 康衢烟月에 擊壤歌를 오리
*南山佳氣(남산가기) 鬱鬱蔥蔥(울울총총) : 남산에 아름다운 기운이 소나무와 잣나무처럼 빽빽하고 푸르게
우거지다
*漢江流水(한강유수) 浩浩洋洋(호호양양) : 한강물은 넘쳐 한없이 흐르고
*山崩水渴(산붕수갈) : 산이 무너지고 물이 마르고
*聖壽無彊(성수무강) : 임금이 오래 살기를 비는 마음
*千千萬萬歲(천천만만세) : 천세나 만세까지도 오래오래
*逸民(일민) : 평화롭게 사는 백성
*康衢煙月(강구연월) : 조용한 큰길 거리의 연기와 달 , 태평세상
*擊壤歌(격양가) : 노래의 이름으로, 배불리 먹고 부른배를 두드리면서 태평세월을 노래함
남산에 아름다운 기운이 울울창창하고 한강 물은 넘쳐 한없이 흐르는데 / 우리의 주상전하는 이 산과 물과 같이
산이 무너지고 한강 물이 마르고 달토록 성수무강하시여 오래도록 태평을 누리신다면 / 우리는 편안한 백성되어
강구연월에 격양가를 부르련다.
540.
나 님 혜기를 嚴冬雪寒에 孟嘗君의 狐白裘고 / 님은 날 너기기를 三角山中興寺에 이 진 늘근 즁놈에 살성긘
어리 이시로다 / 랑 의즐김 을 하 이 아르셔 돌려 게 쇼셔
*嚴冬雪寒(엄동설한) : 찬바람과 눈보라가 치는 추운 겨울
*孟嘗君(맹상군) : 중국 전국시대의 제나라의 정치가이자 왕의 삼촌이었다.
*狐白裘(호백구) : 맹상군이 보물과도 같이 소중해하던 털가죽옷, 여우의 겨드랑이 털.
*살성긘 어리 : 살이 엉성한 빗 : 어레빗(얼레빗) : 참빗, 세빗
* 의즐김 : 참고 견디다.
나는 임을 헤아리기를 엄동설한(눈이 오고 찬바람이 불어 치는 추운 겨울날)에 맹상군의 호백구같이 즉,
호백구에 의지하듯이 소중히 하고 높히 받들며 섬기기를 다하는데 / 임은 날 여기기를 삼각산 중흥사에 이
빠진 늙은 중놈의 살이 엉성한 빗이시로다. / 짝사랑으로 참고 견디는 뜻을 하늘이 알아주셔서 되돌리게 하소서.
541.
窓 내고쟈 窓을 내고쟈 이내 가슴에 窓 내고쟈 / 고모장지 셰살장지 들장지 열장지 암돌져귀 수돌져귀 목걸새
크나큰 쟝도리로 닥바가 이내 가슴에 窓 내고쟈 / 잇다감하 답답 제면 여다져 볼가 노라
*고모장지 : 작은 밀장지로 창문의 일종
*셰살장지 : 살이 가는 장지문
*들장지 : 떠들어 매달아 놓게 된 장지
*雙排目(쌍배목) : 쌍둥이 문고리를 걸어 자물쇠를 꽂는 못
*돌져귀 : 문설주에 박는 구멍난 돌쩌귀, 문짝에 경첩처럼 다는 쇠붙이
*장도리 : 못을 박는 연장
창을 내고 싶다 창을 내고 싶다 이내 가슴에 창을 내고 싶다 / 고모장지, 세살장지, 들장지, 열장지를 내고서
암돌쩌귀, 수돌쩌귀, 배목 걸쇠를 큰 장도리로 뚝뚝 박아서 이내 가슴에 창을 내고 싶다 / 있다가 너무 답답하면
열어볼까 하노라
542.
天寒코 雪深 날에 님 즈라 天上으로 갈제 / 신버서 손에 쥐고 보션 버서 품에 품고 곰뷔님뷔 님뷔곰뷔 쳔방
지방 지방쳔방 번도 쉬지말고 허위허위 올라가니 / 보션 버슨발은 아니 스리되 념의온 가슴이 산득산득 여라
*天寒(천한)코 雪深(설심)한날에 :하늘은 차갑고 눈은 내리어 깊이 쌓인날에
*천방지방, 곰뷔님뷔 : 정신없이 서둘러 함부로 날뛰는 일, 천방지축
*허위허위 : 허우적 허우적
*념의온 : 옷깃을 여민
*산득 : 갑자기 춥거나 놀라 몸에 찬 기운을 뜻하는 모양
하늘은 춥고 눈이 내린 날에 님 찾으러 하늘 위로 갈 때 / 신발을 벗어서 손에 쥐고 버선을 벗어서 품에 품고
정신없이 서둘러가며 한번도 쉬지 말고 허우적허우적 올라가니 버선 벗은 발은 아니 시린데 / 여러 번 넘긴
가슴이 산득산득 하여라
543.
待人難 待人難 니 鷄三呼고 夜五更이라 / 出門望 出門望 니 靑山은 萬重이오 綠水千回로다. 이윽고 犬吠ㅅ
소릐에 白馬遊冶郞이 넌즈시 도라드니 반가온 음이 無窮탐탐 여 / 오 밤 서로 즐거오미야 어늬 그지이시리
*待人難(대인난) : 사람을 기다리기가 어렵다
*鷄三呼(계삼호) : 닭이 세 번 운다
*出門望(출문망) : 문 밖까지 나가서 바라 봄
*犬吠(견폐) : 개짖는 소리
*白馬遊冶郞(백마유야랑) : 백마타고 놀러갔던 바람둥이 낭군이
*無窮(무궁)탐탐 : 한없이 욕망이 나다
※初更(초경) 7시 - 9시, 二更(이경) 9시 - 11시, 三更(삼경) 11시 - 1시, 四更(사경) 1시 -3시,
五更(오경) 3시 - 5시
사람을 기다리기가 어렵다 사람을 기다리기가 참으로 어렵다. 닭이 세 번이나 울고 밤이 새는 새벽 오경이라 /
문밖에 나가서 멀리 바라보아도 청산은 만중이요, 녹수는 천구비로 흐를 뿐이로다 개짓는 소리가 들리기에
바라보니 백마타고 놀러 나간 바람둥이 낭군이 슬며시 돌아오니 반가운 마음이 한이 없고 / 오늘밤 서로가 즐거
움이야 끝이 있으랴
525.
孫約正은點心히고李風憲은酒肴를쟝만소 / 거믄고伽倻ㅅ고奚琴琵琶笛觱篥杖鼓舞工人으란禹堂長이려
오시 / 글짓고노래부르기와女妓女花看으란내다擔當리라.
․約正(약정) : 조선시대의 향촌 자치규약인 향약 조직의 임원.
․點心(점심) : 점심밥.
․히고 : 차리고. 준비(準備)하고.
․風憲(풍헌) : 고려말∼조선시대 지방 군(郡)․현(縣)의 수령(守令)을 보좌한 자문기관(諮問機關)의 임원.
․酒肴(주효) : 술과 안주
․琵琶(비파) : 몸은 둥글고 자루는 곧고, 사현(四絃), 사주(四柱)로 된 악기(樂器)
․笛(적) : 피리. 저.
․觱篥(필률) : 나발. 피리와 같은 것인데, 갈잎을 말아 머리로 하고 대(竹)를 끊어 관(管)으로 하며 그 소리가 매우
슬프다.
․杖鼓(장고) : 장구.
․舞工人(무공인) : 춤꾼.
․堂長(당장) : 서당이나 향교의 우두머리.
․려오시 : 데려오시오.
․女妓女花看(여기여화간) : 기생(妓生)과 여공(女工)을 보살피는 것. 함께 놀 기생을 데려오는 것.
손약정은 점심을 준비하고 이풍헌은 술과 안주를 장만하소. / 거문고, 가야금, 해금, 비파, 적, 피리, 장고, 춤꾼
일랑 우당장이 데려오시오. / 글짓고 노래부르기와 기생을 데려오는 것은 내가 모두 담당하리라.
526.
平壤女妓년들의多紅大緞치마義州ㅅ女妓의月花紗紬치마에藍端 / 寧海盈德 쥬탕각시믜명감찰즁즁즁에즈치
마멜도제色이로다 / 우리도이러셩구 우다가빗될가노라.
․平壤女妓(평양여기) : 평양기생.
․多紅(다홍) : 산뜻한 붉은 빛.
․大緞(대단) : 중국(中國)에서 나는 비단의 한가지.
․義州ㅅ女妓(의주ㅅ여기) : 의주의 기생.
․月花紗紬(월화사주) : 밝은 달 아래에서 핀 꽃과 같은 예쁜 빳빳한 비단과 보드라운 명주 비단치마.
․藍端(남단) : 남단(藍緞). 남색 비단.
․寧海(영해) : 지금 경상북도 영덕군에 있는 면소재지.
․盈德(영덕) : 지금 경상북도 영덕군 소재지.
․쥬탕각시 : 주탕은 술집. 각시는 여자의 존대어. 술집여자
․믜명 : 생무명
․감찰즁즁즁에 : 감찰은 다갈색. 즁즁즁에는 즁에를 諧化(해화)하기 위하여 같은 말을 羅列(나열)한데 지나지
않음. 감찰 중의(中衣)의 뜻, 다갈색의 중의, 속옷
․즈치마 : 행주치마
․제 色이로다 : 제 각각 울긋불긋하다.
․도 : 끈도.
․이러셩 : 이와같이.
․빗 : 같은 빛. 여기서는 동서지간을 의미한다.
평양 기생의 자주빛깔 중국산 비단치마 의주 기생의 남색 비단 월화사주치마 /영해 영덕 술집 계집의 생무명
다갈색 속옷에 행주치마 끈도 모두 울긋불긋하구나./ 우리도 이렇게 지내다가 같은 모양 될까 하노라.
527.
白鷗片片大同江上飛오長松은落〃靑流壁上翠라 / 大野東頭點〃山에夕陽은빗견듸長城北面溶〃水에一葉漁艇
흘리저어 / 大醉코載妓隨波여錦繡綾羅로任去來를리라.
․白鷗(백구) : 기러기
․片片大同江上飛(편편대동강상비) : 펄펄 대동강 위를 나르다.
․長松(장송) : 큰 소나무
․落落靑流壁上翠(낙낙청류벽상취) : 늘어져 청류벽 위에 푸르다
․靑流壁(청류벽) : 大同江언덕에 있으며, 平壤(평양) 牧丹峰(목단봉) 및 乙密臺下(을밀대하)에서 練光亭(연광정)
으로 내려오는 中間(중간)의 긴 石壁(석벽)
․大野東頭點點山(대야동두점점산) : 큰 들 동쪽 머리에 點點(점점)으로 보이는 山(산).
․長城北面溶溶水(장성북면낙낙수): 긴 성의 한 면을 따라 흐르는 물.
․고려 때 시인 김황원은 부벽루에 올라 대동강의 수승을 보고 장성일면용용수(長成一面溶溶水), 대야동두점점
산(大野東頭點點山)이란 시구를 얻었지만, 절경에 압도되어 뒷구를 얻지 못하여 하루내 부벽루에 난간만 잡고
올라가 집에 돌아와 붓을 꺾었다 한다.
․一葉漁艇(일엽어정) : 조그마한 고기잡이 배.
․흘리저어 : 물결에 따라 배를 저어감.
․大醉(대취) : 크게 취하여
․載妓隨波(제기수파) : 배에 妓生(기생)을 싣고 물결을 따라 거님.
․錦繡(금수) : 평양의 鎭山(진산)인 錦繡山(금수산).
․綾羅(능라) : 綾羅島(능라도). 대동강 가운데 있는 섬으로 周圍(주위)가 十二里(십이리)나 되며 지금으로부터
百十餘年前(백십여년전) 洪水時(홍수시) 成川(성천)으로부터 떠 내려 온 섬이라고 傳(전)한다.
․任去來(임거래) : 뜻에 맡겨 멋대로 오고 가는 것.
백구는 펄펄 대동강 위를 날아가고 장송은 늘어져 청류벽 위에 푸르구나. / 큰들 동쪽 끝 점점이 보이는 산에
석양은 비꼈는데 긴 성 한 쪽 흐르는 물에 한 잎고깃배 띄어놓아 / 크게 취하여 기생 싣고 물결 따라 금수산
능라도로 물 흐르는 데로 왔다 갔다 하리라.
528.
閑壁堂죠흔景을비갠後에올라보니 / 百尺元龍과一川花月이라佳人은滿座고象樂이喧空듸浩蕩風煙이오狼薄
杯盤이로다 / 아야盞득부어라遠客愁懷를시서볼가노라.
․閑壁堂(한벽당) : 누각의 이름.
․죠혼 : 좋은
․百尺元龍(백척원룡) : 元龍(원룡)은 東漢(동한) 下邳人(하비인) 陳登(진등)의 字(자)이며,爲人(위인)이 豪放(호방)
하고 大略(대약)이 있었는데 百尺元龍(백척원룡)이란 것은 許范(허범)이란 者(자)가 元龍(원룡)을 찾았을 때 元龍
(원룡)은 스스로 높은 大床(대상)에 올라 잤다는 故事(고사).
․一川花月(일천화월) : 시냇물의 꽃과 달.
․佳人(가인) : 기생.
․滿座(만좌)고 : 가득 앉아 있고.
․象樂(상악) : 옛날 周時代(주시대)의 樂舞(악무)로 小學(소학)에서 十三歲(십삼세)되면 배운다고 한다.
․喧空(훤공) : 하늘 드높이 울려 요란스러운 것.
․浩蕩(호탕) : 한 없이 넓은 것.
․風煙(풍연) : 풍경.
․狼薄(낭박) : 「狼薄(낭박)」은 「狼藉(낭자)」의 誤書(오서)일 것으로 이리 저리 어지럽게 허트러진.
․杯盤(배반) : 술잔과 상.
․遠客愁懷(원객수회) : 멀리 떠나 온 의로운 나그네의 시름겨운 마음.
한벽당 좋은 경치 비 갠 뒤에 올라보니 / 드높은 다락 한 시내의 꽃과 달이라 고운 여인들(기생)은 자리에 그득
하고 상악이 공중에 시끄러운데 호탕한 분위기요 낭자한 술상이로다 / 아이야, 잔 가득 부어라 멀리 떠나온
나그네의 수심 씻어나 보자.
529.
完山裏도라드러萬頃臺에올라보니三韓古都에一春光景이라 / 錦袍羅裙과酒肴爛熳듸白雪歌曲調를管絃에섯
거내니 / 丈夫의逆旅豪遊名區壯觀이오인가노라.
․完山(완산) : 百濟時代(백제시대)의 古都(고도)의 名(명). 지금의 全州市(전주시).
․裏(이) : 별 뜻이 없지만 ‘∼속에로’ 해석.
․萬頃臺(만경대) : 김제평야의 넓은 들판이 내려다 보이는 만겹의 층으로 높이 쌓인 곳에 위치한 대.
․三韓古都(삼한고도) : 전주. 백제시대의 옛도읍지.
․一春光景(일춘광경) : 봄날의 아름다운 경치.
․錦袍羅裙(금포나군) : 비단 두루마기와 치마.
․酒肴爛熳(주효란만) : 술과 安酒(안주)가 豊盛(풍성)함을 말함.
․白雪歌(백설가) : 琴曲(금곡)인 白雪曲(백설곡)을 노래함. 당 高宗의 작.
․管絃(관현) : 관현악기.
․섯거내니 : 合奏(합주)하니. 여기서는 관악기의 소리와 현악기의 소리가 서로 섞어 나게한다는 뜻.
․逆旅(역려) : 逆(역)은 迎(영)의 뜻. 旅(려)의 客(객)을 맞이 하는 旅舘(여관)을 말함.
․豪遊(호유) : 호탕하게 노는 것.
․逆旅豪遊(역려호유) : 天下(천하) 江山(강산)을 골고루 도라다니며 거리낌 없이 크게 노는 것.
․名區壯觀(명구장관) : 명승지의 볼만한 장관.
전주고을 돌아들어 만경대에 올라보니 삼한 옛 도읍에 한 봄날 빛이 가득하더라. / 비단 도포와 비단 치마의
(풍류객과 미색들의) 술자리가 질펀한데 백설가 한곡조를 관현악으로 반주하니 / 대장부, 명승지를 두루 돌며
호탕하게 노는 장관이 바로 오늘, 이 자리로구나.
530.
綠楊芳草岸에쇼머기아들아 / 압냇고기와뒷냇고기를다몰쇽자바내다치 에너허주어든네궁치에언저다가
주렴 / 우리도밧비가길히니못가져갈가노라.
․綠楊芳草岸(녹양방초안) : 푸른 버들과 샛파란 풀이 우거진 언덕.
․몰쇽 : 몽땅. 남김없이.
․다치 : 다라치. 「다라치」는 「채롱」의 사투리.
․궁치 : 소의 궁둥이.
․주렴 : 다오.
푸른 버들과 방초 우거진 언덕에 소 먹이는 아이들아 / 앞 냇가의 고기와 뒷 냇가의 고기를 몽땅 잡아 내 채롱에
넣어주거든 너의 소의 궁둥이에 얹어 갖다 다오. / 우리도 바삐 가는 길이니 못 가져갈까 하노라.
531.
이바편메곡들아듬보기가거본다 / 듬보기셩내여土卵눈부릅드고자반나롯거스리고甘苔신사마신고다스마긴
거리로가거늘보고오롸 / 가기가더라마蔈古얼굴에셩이업시가라.
․편메곡 : 平(평)메역. 납작한 미역.
․듬보기 : 뜸부기.
․가거 : 가는 것을.
․土卵(토란) : 토란.
․부릅드고 : 눈을 크게 뜨고.
․자반 : 몹시 가는 미역.
․나롯 : 수염.
․거스리고 : 나부끼고.
․甘苔(감태) : 음습한 땅에 나는 줄기.
․다스마 : 다시마.
․오롸 : 오도다.
․蔈古(표고) : 이울고 낡은 것.
․셩 : 노여워 하는 것.
이봐, 납작한 미역들아! 뜸부기 가는 것을 보았느냐? / 뜸부기 성내어 토란 같은 눈을 부릅뜨고 자반수염을
나부끼며 감태신 삼아 신고 다시마 긴 거리로 가는것을 보고 오도다 / 가기는 가더라마는 형편없는 얼굴에 노염
없이 가더라.
532.
들에동난지이사오져쟝스야네황후긔무서시라웨다사쟈 / 外骨內肉兩目이上天前行後行小아리八足大아리二
足靑醬스슥동난지이사오 / 쟝스야하거북이웨지말고게젓이라렴은.
․들에 : 宅(댁)들에. 장사치가 길에 다니면서 외치는 소리.
․동난지이 : 게로 담근 젓갈. 「지」는 「김치, 젓」等(등)의 汎稱(범칭). 「이」는 소리
를 길게 뺀 것을 表記(표기)한 接尾辭(접미사).
․쟝스 : 장사치. 商人(상인).
․황후 : 荒貨(황화). 在來(재래)의 雜貨(잡화). 여기서는 商品(상품)의 뜻.
․긔 : 그것이.
․무서시라 : 무엇이라고.
․웨다 : 외치느냐
․外骨內肉(외골내육) : 게의 겉모습을 말함인데 게는 겉은 뼈로 속은 고기 로 육으로 되
어 있다.
․兩目(양목)이 上天(상천) : 두눈이 위에 붙은 것.
․前行後行(전행후행) :앞 뒤로 가는 것.
․아리 : 다리.
․靑醬(청장) : 아주 진하지 아니한 간장.
․스슥 : 이로 깨어 무는 소리.
․하거북이 : 몹시 거북하게.
․하렴은 : 하면은 어떼.
댁들아 동난지이 사오. 저 장사야, 네가 파는 물건이 무엇이기에 외치느냐 사자. / 바깥은 뼈요 안은 살이요 두
눈은 위에 붙어 하늘을 향한 것이요 앞으로 가고뒤로 가는 작은 다리 여덟 큰 다리 둘, 싱거운 간장 속에서
아스슥 하는 동난지이사오. / 장사야, 매우 거북하게 외치지 말고 게젓이라 하면은 어떼.
533.
각시내妾이되나내각시의後ㅅ난편이되나 / 곳본나뷔물본기러기줄에조츤거믜고기본가마오지가지에젓이오슈
박에족술이로다 / 각시나水鐵匠의이오나나짐匠이로솟지고나믄쇠로가마질가노라.
․後(후)ㅅ난편 : 난편은 男便(남편). 뒷 서방.
․곳 : 꽃.
․조츤 : 쫓는.
․거뮈 : 거미.
․가마오지 : 가마우지.
․가지 : 젓 담그는 가재.
․족술 : 쪽박 모양으로 된 숟가락.
․水鐵匠(수철장) : 무쇠장이.
․ : 딸.
․짐匠(장)이 : 땜장이.
․솟지고 : 솥을 때우고.
․가마질가 : 가마 솥을 때울가
각시네 내 첩이 되나 내가 각시의 뒷 남편이 되나 / 꽃 본 나비, 물 본 기러기줄을 따르는 거미, 고기 본 가마우지
가재에 젓이오, 수박에 쪽숟갈이로다. / 각시네는 무쇠장이의 딸이오, 나는 땜장이니 솥 때우고 남은 쇠로 가마솥
이나 때워볼까하노라.
534.
아흔아홉곱머근老丈濁酒걸러醉케먹고 / 납죡됴라길로이리로뷧독져리로뷧쳣뷕독뷕쳑뷔거를적의웃지마라져
靑春少年아놈들아 / 우리도少年적음이어제론듯여라.
․아흔아홉곱머근 : 아흔 아홉 살 먹은
․老丈(노장) : 늙은이의 존칭.
․납죡됴라길 : 넓펑하고 좋은 길.
․뷔거를적의 : 비뚝 비뚝 걸을 때에.
․어제론듯 : 어제인 듯.
아흔 아홉 살 먹은 늙은이 막걸리 걸러 취하게 먹고 / 넓펑하고 좋은 길에 이리로 비뚝 저리로 비척 비뚝비척
비틀대며 걸을 때에 웃지 마라, 저 젊은 아이놈들아! / 우리도 젊었을 적 마음이 어제인 듯 하여라.
514
長衫더 즁의 젹삼짓고 念珠더 당나귀 밀밀치고 / 釋王世界極樂世界 觀世音菩薩 南無阿彌陁佛 十年工夫도
너갈듸로 니거 / 밤즁만 암居士의 품에드니 念佛경이업세라.
* 장삼 : 검은 베로 만든 길이가 길고 소매가 넓은 중의 옷
* 염주 : 보리수의 열매를 실에 꿰어서 염불할 때 쓰이는 기구
* 당나귀 밀밀치고 : 당나귀의 밀치하세, 안장
* 밀치 : <믿치>라고도 하며 미의 극치가 원뜻이나, 소나 말의 안장을 꼬리에 걸어서 매는 끈에 염주 같은 것을
꿰여서 다는 장식물을 말한다. 이때 말의 양쪽의 볼짜기에 각각 15-20개씩 단다고 한다. 말의 안장에 이 밀치를
달게 되면 보기에도 아름다워서 그야말로 미의 극치를 이룬다고 한다.
* 너갈듸로니거 : 너 갈대로 가라의 옛 말
* 암居士(거사)의 품에드니 ; 여자 중의 품에 안기니
* 念佛(염불)경업세라 : 염불할 경황이 없다.(염불 외울 뜻이 없다.)
중에 옷인 장삼을 뜯어 적삼을 짓고 염주를 뜯어 당나귀의 안장 끈의 장식인 밀치로 만들었다.
석왕세계(또는 서왕세계), 극락세계,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하여 십 년이나 한 불도 공부도 내팽개치고는,,
밤이 될라치면 밤중에 여자 중의 품에 안기니 염불 외울 뜻이 없구나.
515
님 그려 기피든 病을 어이여 곤쳐 낼고 / 醫員請여 命藥며 쇼경의게 푸닥거리고 무당불러 당즑글기
들 이모진 病이 릴소냐 / 眞實로 님듸 이시면 곳에 죠흘가노라.
* 곤쳐 : 고쳐
* 당즑글기 : 巫堂(무당)이 장구 대신에 당즑을 비는 것, 당즑은 버들로 결은 물건을 담는 섦의 일종, 광주리.
* 푸닥거리 : (민속) 부정이나 살을 푼다고 무당이 간단하게 음식을 차리고 하는 굿.
님을 그리워하여 깊이 든 병을 어떻게 고칠까. 의원에게 청하여 명약을 쓰고 장님에게 푸닥거리하고 무당을
불러 굿을 벌인들 이 모진 병이 고쳐지겠느냐. 실재로님이 여기 함께 있으면 즉시 좋아질까 한다.
516
노새 노새 每樣長息 노새 낫도 놀고 밤도 노새 / 壁上의 그린 黃鷄 수이 뒤래 탁탁치며 긴 목을 느리워셔
홰홰쳐 우도록 노새그려 / 人生이 아츰이슬이라 아니놀고 어이리.
* 매양장식 : 언제나 쉬지 말고
* 壁上에 그린 黃鷄 수 : 벽 위에 그려진 누런 수닭(벽에 그림으로 그려 걸은 황계수탉이의 말씨)
* 홰홰쳐 우도록 : 홰를 치며 울 때까지. 날개를 치며 울 때까지.
놀자놀자. 언제나 쉬지 말고 놀자. 밤에도 낮에도 놀고 저 벽 위에 그려진 황계 수탉이 긴 목을 느리워서 홰를
치며 울 때까지 언제나 실컷 노세나. 우리네 인생은 아침의 이슬과도 같은 것. 언제 죽어질지 모르는 것이니
아니 놀고 어이 하리요.
517
졋건너 흰 옷 닙은 사 믭고도 양믜왜라 / 쟈근 돌리 건너 큰 돌리 건너 큰돌 ㄷ리너머 밥여 간다
여가고 애고애고 내書房 삼고라쟈 / 眞實로 書房 못 될진대 벗의 님이나 되고라쟈.
* 졋건너 : 저 건너
* 믭고도 : 몹시 밉고
* 양믜왜라 :얄밉다
* 밥여 : 바삐 뛰어
* 뛰어 : 가로 뛰어
* 삼고라쟈 : 삼고 싶도다
* 못될진대 : 못 될 것 같으면
저 건너 흰 옷 입은 사람 몹시 밉고도 얄밉다. 작은 돌다리 건너 큰 돌다리 넘어 바삐 뛰어 간다. 가로 뛰어
가는고 애고애고 내 서방을 삼고 싶다. 진실로 서방이 못 될 것 같으면 벗의 님이나 되어라.
518
눈섭은 수나뷔 안즌듯 닛바대 박시 셰온 듯 / 날 보고 당싯 웃 양은 三色桃花未開峰이 롯밤 빗氣運에
半반 절로 핀 形狀이로다 / 네 父母 너 삼겨낼 적의 날만 괴라 삼기도다.
* 수나비 : 나방. 여인의 고운 눈썹을 형용한 말
* 닛바대 : 이빨의 사투리
* 삼색도화미개봉(三色桃花未開峰) : 삼색 도화가 미쳐 피지 못한 봉우리라는 말로 ‘삼색도화’는 한 나무에 세
가지 색깔의 꽃이 피는 복사꽃. 흰색, 붉은 색, 빨간색 등의 복숭아꽃이 있는데 이 세 가지 색이 갖추어진 꽃)
* 괴라 : 사랑하라. 원)괴다.
* 삼기도다 : 생겼도다. 만들어 냈도다.
* 당싯 : 방긋 웃는 모양
& 미인의 첫째 조건은 눈섭이 예뻐야 한다. 여기서는 암나비가 아니라 숫나비가 앉은
듯이 예뻐 보이다의 뜻. 둘째 조건은 이가 박씨를 까서 세운 듯 가지런해야 한다, 세
번째는 방긋 웃는 모양이 아름다워야 한다.
* 롯밤 빗氣運에 半반 절로 핀 形狀이로다 : 방긋 웃는 모양은 하룻밤 비기운에, 빗기에 삼색 도화가 반만큼
절로 핀 상태로 예쁘게 보이다. 미인의 넷째 조건.
눈썹의 생김새는 수나비(숫나비)가 앉아 있는 것 같고, 이(이빨)는 박씨를 까서 세워놓은 듯 하다. 날 보고 방긋
웃는 입의 모양은 하룻밤 빗 기운에 아직 피지 않았던 삼색도 화가 반만큼 절로 핀 모습과 같이 예쁘게 보인다.
너의 부모가 너를 낳을 때에 나만 사랑하라고 낳으신 것이다.
519
드립더 득 안으니 셰허리지 늑늑 / 紅裳을 거두치니 雪膚之豊肥고 擧脚蹲坐니 半開한 紅牧丹이 發郁
於春風이로다. / 進코 又退니 蕪林山中에 水舂聲인가 노라.
* 드립더 : 들입다. 딥다의 옛말.
* 세허리지 : 가는 허리
* 바드득 안흐니 : 꼭 껴안으니
* 잔윽잔윽 : 잘룩잘룩. 한 부분이 옴폭하게 들어가 있는 모습.
* 홍상(紅裳) 거두치니 : 분홍 치마를 걷어 올렸더니.
* 설부(雪膚)도 풍비(豊肥)고 : 눈 같은 살결에 풍만한 몸맵시.
* 거각준좌(擧脚蹲坐) : 다리를 들어 걸터앉는 것.
* 반개(半開) 홍목단(紅牧丹) : 반쯤이나 열려진 붉은 목단. (紅牧丹은 여자의 陰部(음부)를 표현한 말.)
* 발욱어춘풍(發郁於春風) : 봄바람에 활짝 피어나는 것.
* 진진(進進)코 우퇴퇴(又退退) : 전진 전진 또한 후퇴 후퇴 하니. (교정시의 모양)
* 무림산중(蕪林山中) : 숲이 우거진 산중. 이는 국부(局部)를 상징함
* 수용성(水舂聲) : 봄날에 물방아 찧는 소리. 또는 봄날에 흐르는 물소리.
들입다 꼭 껴안으니 가는 허리는 잘룩잘룩 하고 분홍치마를 거두었더니 눈같은 흰살결에 풍만한 몸맵시더라.
다리를 들어 걸터앉으니 반쯤이나 열려진 붉은 목단이 봄바람에 활짝 피어나는 구나. 전진 전진하더니 후퇴
후퇴하기를 그 몇번이던가. 숲이 우거진 산중에서 봄날에 흐르는 물소리가 요란하더라.
520
두터비 리를 물고 두험우희 치라 안자 것넌山 라보니 / 白松骨이 잇거 가슴이 금즉여 풀덕 여 내
다가 두험 아래 쟛바지거고 / 모쳐리 낼싀만졍에 어혈질번괘라.
* 두엄 : 堆肥(퇴비)의 순 우리말. 그것을 쌓아 놓은 더미
* 치라 앉아 : 위로 달려가서 앉아.
* 백송골(白松骨) : 굳세고 날랜 독수리의 한 종류
* 금즉하여 : 끔찍하여. 섬뜩하여
* 하괘라 : 하였노라. 감탄의 뜻이 있음
* 어혈 : 무엇에 부딪쳐서 살결이나 살 속에 피가 맺혀 생기는 일종의 병
* 어혈지다 : 멍이 들다.
두꺼비가 파리를 물고 거름더미 위에 뛰어 올라가 앉아서 건너편 산을 바라보는데 날쌘 흰 송골매 한 마리가
떠 있는 것을 보고 가슴이 섬뜩하여 펄쩍 뛰어 내리다가 거름더미 밑으로 자빠졌도다. 아차, 다행히도 동작이
날쌘 나이기 망정이지 하마터면 온몸에 멍이질 뻔 했구나.
521
千古羲皇天과 一村無懷地에 名區勝地를 희곡 갈희여 數間茅屋 지여내니 / 雲山煙水松風羅月 野獸山禽이
절로 已物 되어괴야 / 아야 山翁의 이富貴를 려 혀 셰라.
* 천고희황지천(千古羲皇之天) : 중국신화에 나오는 태고적의 성천자 복희(伏羲)씨가 맡아서 다스리던 하늘.
즉 세월.
* 일촌무회지(一村無懷地) : 무회는 땅(地)을 맡아서 다스리는 제왕의 이름. 무회(無懷)씨가 다스리던 땅. 즉
세상. 일촌은 잠시 잠깐동안 이란 뜻.
* 명구승지(名區勝地) : 이름나고 경치가 좋은 곳. 경치가 뛰어난 곳.
* 희곡 갈희여 : 가리고 가려서. 고르고 골라서의 옛말.
* 수간모옥(數間茅屋) : 두셋 칸의 초가집. 띠풀로 이은 자그마한 집.
* 운산연수송풍라월(雲山煙水松風羅月) : 구름이 머물고 산골짜기에 맑은 물이 흐르고 솔바람에 달이 환하게
비추는 것.
* 야수산금(野獸山禽) : 들짐승과 산새
* 이물(已物) : 나의 물건. 내 것이 되었구나.
* 산옹(山翁) : 산에 사는 늙은이.
* 려 혀 셰라 : 남을 보고 행여나 이야기할라. 즉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아라.
* 되어괴야 : 되었구나의 옛말.
오랜 옛날 태고적에 伏羲氏(복희씨)가 다스리던 태평천지와 無懷(무회)가 잠깐 동안다스리던 땅에 이름이
나있고 경치 좋은 곳을 가리어 골라서 두 세간의 초옥을 지어내고 보니, 하늘에는 흰 구름이 머물고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르는 첩첩산중이로세. 솔바람에 흔들리는 댕댕이 덩굴에 십오야 둥근 달이 미치는구나. 아, 아름
다워라. 들짐승 산새들이 모두다나이 것이로세. 아이야! 산 속에 사는 이 늙은이가 부자가 되고 귀하에 되었다는
말을 행여나 남에게 말하지 말아라. 나 혼자만이 차지하련다.
522
간밤의 大醉고 醉 에 을 니 / 七尺劒 天里馬로 遼海 라 건너 天驕 降服밧고 北闕에 도라와 告厥
成功여 뵈 / 男兒의 慷慨 음이 胸中에 鬱鬱여 에試驗노매.
* 대취(大醉) : 술이 몹시 취함.
* 칠척검(七尺劍) : 칠 척(일곱 자)이나 되는 긴 칼.(七尺長劍)
* 천리마 : 단숨에 천리를 달리는 말,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날랜 말.
* 요해(遼海) : 요동반도의 앞 바다를 말함 (평안남도 진남포 건너 바다에서 중국 천진으로 통하는 바다 일대를
요해라 칭한다.)
* 천교( 天驕) : 중국의 서울. 중국 청나라 때의 서울의 지명
* 항복(降服) : 힘에 눌려서 적에게 굴복함
& 천진은 중국 청나라의 서울이었다. 이때에는 우리 나라가 청국에게 지배 당하고 있는 때이다. 국력이 약하여서
비록 청나라를 따르고는 있었으나 국민 누구나가 다 청나라를질시하며 원한을 품고 있었다. 이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겠다 하겠다. 병자호란때 청태종이 이조대왕 인조에게 항복 받고 그 승전 기념비를 삼전도-삼전나루
에 세웠는데 그 삼전도비가 지금도 송파별에 우뚝 서 있다 .
이곳을 오고가는 우리 국민들은 이 삼전도비에 침을뱉는가 하며,
1.치욕의 삼전도비 이제도 서 있는가 /민족의 서린 한을 뉘라서 지우리요/아-- 우국충정은 간장을 에이는데/
무정한 세월만은 거침이 없구나 2. 이 나라 이 겨래여 너 소년들아/ 이 치욕 이 굴욕이 몇몇번이드냐/
바라노라 바란다 너의 위국충절에선양되는 국위가 만방에 떨치기를 라고 우국의 감정을 시로 읊으기도 한다.
이 시 작자도청나라에하도 한이 맺혀서 꿈속에서조차 청나라를 쳐서 항복을 받는 꿈까지 꾸게 된 것이라 하겠다.
* 북궐(北闕) : 임금이 있는 궁궐.(임금이 계신 곳을 북궐이라는 까닭-임금은 북쪽을등대고 따뜻하고 양지 바른
남쪽을 향하여 앉아 있게 마련인데 이때 신하가 임금을바라보는 쪽은 북쪽이 된다. 그래서 임금이 있는 집을 북궐
이라고 부르게 된다.) &궐은 대궐이라는 뜻이나 임금을 지칭하기도 한다.
* 고궐성공(告闕成功) : 성공한 것을 임금에게 고하다.(즉 중국을 항복받고)
* 강개(慷慨) : 사나이의 복받치는 울분의 마음
* 흉중(胸中)에 울울(鬱鬱)여 : 가슴속에 쌓이고 쌓여서, 답답하여
* 에 시험(詩驗)야 뵈더라 : 꿈속에서 거짓으로 임금에게 상주(上奏)하여 보이더라
간밤에 술에 대취하여 취한 잠 속에서 꿈을 꾸니 칠 척이나 되는 장검을 허리에 차고 단숨에 천리를 달리는 말을
몰아서 요동반도 앞 바다를 나는 듯이 건너가서 중국 천교를처서 항복을 받고 북궐에 돌아와서 중국에게 항복을
받았노라 고하며 임금을 뵈었다. 사나이 대장부의 강개함이 가슴속에 쌓이고 쌓여서 꿈속 일에 조차 나타나서
없는 일을 있는 것처럼 꾸며내어서 임금에게 아뢰었나 보다. 上奏(상주)하였다.
523
萬古歷代 蕭蕭 즁에 明哲保身 누고누고 / 范蠡의 五湖舟와 張良의 謝病辟穀 疏廣의散千金과 張翰의 秋風江東
去와 陶淵明의 歸去來辭ㅣ라 / 이 밧긔 碌碌 貪官汚吏之輩를 혜여 무슴리오.
*명철보신(明哲保身) : 현명하게 자신의 몸을 보호하다.
* 蕭蕭 즁에 : 쓸쓸한 중에
* 범려(范蠡)의 오호주(五湖舟) : 범려는 춘추시대 월나라 사람으로서 월왕구천을 도와공을 세우고 물러나
오호의 호수에서 지냈다.
* 장량(張良)의 사병벽곡(謝病辟穀) : 한고조 유방의 공신으로서 한나라를 이룩해 놓고 핑계삼아 벼슬을 사직
하고 궁벽한 농촌으로 돌아가 밭갈며 농사짓다.
* 록록(碌碌) 탐관오리(貪官汚吏) : 평범한 수많은 썩어빠진 관리.
* 혜여 무슴 리오 : 헤아려서, 따져서 무엇하리오
만고역대에 이르기까지의 남의 신하 중에서 사리에 밝고 도리에 맞게 자신의 몸을 보호하며 처신한 사람이 누가
있느냐. 그를 열거해 본다면,
(첫째- 중국초나라의 사람 범려는 월나라 임금인 구천을 도와 오나라를 패망시키는 공을 세우고 벼슬을 사양
하고 배를 타고 중국에서 제일 큰 호수 오호를 떠돌아다니다가 제나라에 들어가 치이자피 라변성명하고 삼천금의
재산을 가난한 사람에 나누어준 후에 도나라로 가서 다시 거부가 되어 도주공이라고 자칭한 일이 있으며
둘째- 한고조 유방 공신 장량은 금도창업 한나라를 이룩해 놓고 벼슬을 사직하고 발갈고 농사짓다가 말년에는
선녀 적송자를 찾아가서 선인이 되었으며
셋째-한나라 때의 학자 소광은 선제때 박사 태자태부의 높은 벼슬자리에 올랐으나 곧바로 자기에게는 과분한
일이라고 여기어 관직을 사퇴하고 그간에 모은 천금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주었으며
넷째ㅡ, 진나라 사람장한은 경도 당시의 서울에서 벼슬을 살았다가 가을이 되자고향의 전채국과 로어회가 그리워
관직을 사퇴하고 고향인 강동으로 돌아갔으며
다섯째-중국 동진의 시인 도연명은 팽택현령이 된지 팔십일 만에 자기의 천성에 맞지 않은 벼슬이라고 사양하고
가련다가련다. 전원으로 돌아가련다고 유명한 귀거래사(歸去來辭)를 남기고전원으로 돌아가 유유자적하며 전원
생활을 즐겼으며 여섯- 이밖에 평범한 수많은 썩어바진탐관오리들이야 헤아려서 무어하리요.)
범려의 오호주와 장량의 사병벽곡, 소광의 산천금과 장한의 추풍강동거와 도연명의 귀거래사 이라.
이밖에 평범한 수많은 썩어빠진 탐관오리들이야 헤아려서 무엇하리요.
524
李座首 암쇼를 고 金約正은 질쟝군 메고/ 南勸農趙堂掌은 취여 뷔거르며 杖鼓巫鼓에 둥더럭궁 춤주
괴야 / 峽裏에 愚氓의 質朴天眞과 太古淳風을 다시 본 듯 여라.
.* 이좌수(李座首) : 이씨의 성을 가진 좌수. 좌수는 동리 이장을 말함
* 김약정(金約正) : 약정은 한약 파는 사람의 모임의 장. 지금으로 말하면 약사회의 장에 해당한다.
* 남권롱(南勸農) 조당장(趙堂掌) : 권농은 동리 농사일을 돌보고 장려하는 사람.
당장은 서당이나 향교를 돌보는 사람
* 무고(巫鼓) : 무당굿 할 때 치는 북.
* 질장군 : 흙을 빚어서 만든 장군. 술동이. (옛날에 똥을 넣어서 운반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그릇, 기구. 똥장군,
물장군, 술장군 등등이 있다.)
* 협리(峽裏) : 궁벽한 두메산골.
* 우맹(愚氓) : 어리석은 백성. 백성을 낮춰서 한 말.
* 질박천진(質朴天眞) : 소박하고 천진함
* 태고순풍(太古淳風) : 태고적의 순박한 풍속
이좌수는 암소를 타고 김약정은 질장군을 둘러메고 남권롱 조당장은 술에 취하여 비틀거리며 장고 무고 치는
소리에 덩덕쿵 춤을 추는구나. 두메 산골에 사는 어리석은 백성들의 소박하고 천진함은 저 태고적의 요순 시대의
평화스럽고 순박한 풍속을 다시 보는 것 같도다.
첫댓글 예나 지금이나 노래는 한결같이 남녀문제 나라문제가 단골이네여.
요새 고대사를 대륙조선설쪽으로 봐서 그런지 노래말에 나오는 중국 고사인용구가 남의 나라이야기를 인용한게 아닌, 자기 나라 역사를 읊고 있는 거 같아 보입니다. ㅎㅎ
노고에 항상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