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聞梁朝日 자문양조일
四依諸賢士 사의제현사
寶志萬回師 보지만회사
四仙傅大士 사선부대사
顯揚一代敎 현양일대교
作時如來使 작시여래사
造建僧伽藍 조건승가람
信心歸佛理 신심귀불리
雖乃得如斯 수내득여사
有爲多患累 유위다환루
與道殊懸遠 여도수현원
折西補東爾 절서보동이
不達無爲功 부달무위공
損多益少利 손다익소리
有聲而無形 유성이무형
至今何處去 지금하처거
양무제 때 일들을 들어봤더니
현사들 사의지처 따랐다 하네
보지화상과 만회사
사선과 부대사 모두
부처님 평생의 가르침을 찬미하며
여래 말씀 전하는 선지식이 되었네
수행과 전법 위해 도량 세우고
신심으로 부처님 가르침에 귀의하였네
그러나 이렇듯 얻는 것이 있다 해도
지어냄이 있다면 우환이 늘어나고
도에서는 그만큼 멀어지게 되며
서쪽을 잘라 동쪽에 보태는 모양이 되네
무위의 공덕에 이르지 않고서는
잃는 것 많고 이로운 것은 적을 것이네
소리는 있으되 형체가 없는 것
오늘에 이르기까지 어디로 갔는가
▶ 梁朝(양조): 중국 남북조시대의 양梁나라 무제武帝 때를 말함
▶ 四依(사의): 불법을 택할 때 따라야 할 네 가지 준칙을 말하는 불교용어이다. 첫째는 법에 의지하지 사람에게 의지하지 말라. 둘째는 뜻에 의지하지 말에 의지하지 말라. 셋째는 가장 원만한 진리에 의지하지 권위를 가진 교법에 의지하지 말라. 넷째는 진리의 지혜에 의지하지 범부의 인지에 의지하지 말라(依法不依人, 依義不依語, 依了義經不依不了義經, 依智不依識).
▶ 寶志(보지): 남북조시대의 승려
▶ 萬迴師(만회사): 초당初唐의 고승
▶ 四仙(사선): 산신묘에서 마을의 질병과 재해 예방을 위해 제사를 지내는 대상으로로 여우, 고슴도치, 족제비, 뱀 등 네 가지 동물을 말한다.
▶ 傅大士(부대사): 남북조시대 양梁나라 때 사람으로 중국의 유마거사로 불리며 달마達磨, 지공志公(=誌公)과 함께 양대梁代의 3대사三大士로 불린다.
▶ 有爲(유위): 공덕을 탐하는 마음. 《육조단경六祖壇經》에서도 “見性是功, 平等是德(자성을 보는 것이 공이요, 평등이 덕이다).”이라고 했다.
▶ 有聲而無形(유성이무형): 바람이나 천둥이나 호흡 등. 한유 韓愈의 《원귀原鬼》에 “有聲而無形者, 物有之矣, 風霆是也(소리가 있으되 형체가 없는 것 중에는 바람과 번개가 있다).”라는 구절이 있고, 또 기식氣息에 관한 설명도 있다. 한산의 이 작품에서 해석이 어려운 대목이었다. 그래서 어정쩡한 내용으로 풀어놓았다. 혹시 자성에 대해 말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버릴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