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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드림걸즈’는 위의 분류법 어디에 끼워넣기도 애매하다. 다만 이 점만은 확실하다. 영화 속에 나오는 노래들이 엄청나게 좋다. 지금까지 ‘사운드 오브 뮤직’이나, ‘그리스’, ‘시카고’ 등은 다 수십번씩 봤다. 노래도 좋지만, 영화 자체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드림걸즈’는 영화를 고작 두 번(극장에서 한 번, TV로 한 번)밖에 안 봤다. 대신 OST는 전곡을 수백번 이상 들었을 것이다.
주인공 디나 존스 역의 ‘비욘세’는 설명이 필요 없는 미국 팝계의 디바. 만능 재주꾼 ‘에디 머피’는 제임스 썬더 얼리 역으로 출연해서 놀라운 가창력을 선보이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영화에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노래를 부르는 이는 주인공이 아니라 조연인 제니퍼 허드슨(에피 화이트 역)이다. 미국의 인기 TV 프로그램인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인 그녀는 정말 말 그대로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관객을 놀라게 한다. 그 덕분에 제니퍼 허드슨은 2007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비롯하여 수많은 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휩쓸었다.
물론 비욘세의 ‘Listen’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러나 제니퍼 허드슨이 부르는 ‘One Night Only’는 소름끼칠 정도의 노래다. 그 외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Steppin’ To The Bad Side’도 경쾌하기 그지 없다. 실은 언급하지 않은 모든 노래들이 다 좋다.
사실 미국에서 수많은 영화들이 제작되고 있고, 지금 영화판에서는 흑인과 백인의 인종차별적인 요소가 거의 없어졌다고 하는데, 뮤지컬 영화에서는 이상하게도 흑인이 주인공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많지 않다. 기억나는 영화로는 ‘포기와 베스(Porgy And Bess, 1959)’ -주제가 ‘Summertime’은 너무나도 유명한 명곡이다- 정도뿐이다. 그런데 거의 50년이 다 지나서 ‘드림걸즈’가 만들어진 것이다.
줄거리는 복잡할 것도 없다. (스포일러 주의)
가수로 성공하고 싶은 소녀들이 오디션에 나갔다가 유능한 매니저 커티스(제이미 폭스)를 만나게 되어, 인기 가수인 제임스 썬더(에디 머피)의 백보컬을 맡으면서 꿈을 키워나간다. 그러다가 백보컬에서 독립할 때 커티스의 의견으로 메인 보컬이었던 에피 화이트(제니퍼 허드슨) 대신 외모가 출중한 디나 존스(비욘세 놀즈)를 메인 보컬로 교체한다. 이후 인기가 올라가던 중 에피의 불만과 커다란 오해가 겹쳐서 에피를 팀에서 내쫓고 대신 새 멤버가 투입된다. 세월이 흘러 드림걸즈는 최고의 인기가수가 되지만, 에피는 좌절 속에서 힘들게 생활한다. 특히 신곡으로 재기하려는 에피의 노래마저 커티스가 훔쳐가서 절망적인 상황이 되는데, 이 사실을 안 디나가 커티스를 배제하고 드림걸즈 해체무대에서 다시 에피를 불러들여 4명이 함께 하는 드림걸즈의 무대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이 영화는 슈프림스로 활동하다 독립하여 큰 인기를 누렸던 ‘다이애나 로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각본이 만들어졌다고 알려졌다. 그래서, 백인 중심이었던 미국 팝 시장의 판도를 뒤집은 1960년대 모타운의 성장사가 영화 속에 그대로 나온다.
요즘 젊은이들은 팝송보다는 국내 가요를 훨씬 많이 듣기 때문에, 미국의 팝 음악에는 크게 관심이 없겠지만, 예전에는 전 세계가 모두 미국의 팝 음악을 들었다. 그래서, 레이 찰스, 스티비 원더, 마이클 잭슨 등이 활동했던 모타운의 음악을 잊을 수 없기에, 그런 얘기들이 녹아 있는 드림걸즈의 재미가 배가된다.
뮤지컬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미국의 팝음악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기회가 된다면, 이 영화를 꼭 보기를 추천한다. 우선 비욘세의 빼어난 미모가 눈을 즐겁게 해주고, 제니퍼 허드슨의 폭발적인 가창력이 귀를 시원하게 뚫어준다. 만약 영화를 볼 기회가 없다면, OST라도 꼭 들어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