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5월 책 꾸러미 <아빠! 그리고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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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책꾸러미
아빠! 그리고 아버지!
경주지회 독서도서관부
책 속에서 표현되는 아빠는 다정한 친구 같거나, 함께하지만 무심한 거리감이 느껴지는 존재, 때론 무섭고 두려운 존재로 그려졌다. 아빠를 주제로 한 책꾸러미 준비하면서, 아빠와 자녀의 관계가 잘 드러나는 그림책 중심으로 하되 그 외에도 시나 동화를 찾아보기로 했다. 아빠의 사랑은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되지만 그 마음은 차이가 없었다. 그래서 제목도 친구 같은 ‘아빠’와 어렵지만 그 사랑이 느껴지는 ‘아버지’로 정하였다. 책꾸러미 원고를 쓰면서 회원 아버지의 이야기, 아버지로서의 내 남편, 아내로서의 우리 이야기도 나누었고, 회원들의 소중한 기억을 나눌 수 있어 좋았다. 가끔 웬수 같은 ‘남편’이어도 아이들에게는 있어 주기만 해도 좋은 ‘아빠’라는 것을 알기에 꾸러미를 준비하는 동안은 조금은 너그럽게 대할 수 있었다.
《수영장에 간 아빠》
유진 글, 그림 | 한림출판사 | 2018
풀장 주변에 수상한 모습의 부녀가 확인된다. 무슨 일일까? 누군가를 미행하는 것도 같고 조심하는 것도 같다. 물을 무서워하는 아빠는 걱정을 한아름 안고 수영장에 와서 안전수칙을 줄줄이 늘어놓는다. 그런 아빠를 딸은 불만 가득한 얼굴로 듣고 있다. 오늘은 딸이 킥판 없이 수영하는 아주 중요한 날이다. 몸이 물속으로 자꾸 가라앉는 딸을 보고 허겁지겁 다가오는 아빠. 하지만 보라는 당황하지 않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아빠의 걱정과 달리 딸은 자신만의 속도로 성장한다. 어른과 아이의 역할이 바뀌어 보이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게 소통한다. 물이 무서워 수영장에 가 본지 오래된 나도 ‘조금 생각을 바꿔 볼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그림책이다. (김송희)
《아빠! 머리 묶어 주세요》
유진희 글, 그림 | 한울림어린이 | 2013
막 일어난 듯 헝클어진 머리카락, 귀여운 잠옷을 입은 은수가 머리 끈과 빗을 들고서 아빠를 찾는다. 매일 아침, 머리를 땋아주던 엄마는 동생이 태어나서 며칠 동안 집에 없다. 아빠는 투박한 손으로 처음 딸의 머리를 묶기 위해 인형으로 연습도 하지만 쉽지 않고, 정신없이 회사와 집안일을 하다가 손까지 다쳤다. 은수도 아빠의 맘을 알지만, 생일날 머리띠만 하고 유치원 가는 게 속상하다. 하지만, 엄마의 빈자리를 아빠와 은수는 조금씩 맞춰나간다.
만약 남편이 딸의 머리를 묶어 준다면…. 아마 은수 아빠처럼 쩔쩔매는 엉성한 모습과 아웅다웅하는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귀여울 것 같다. 면지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머리 줄과 주인공이 했던 머리 묶는 방법이 있어서 함께 하면 좋을 것 같다. (정선화)
《바닷가 탄광 마을》
조앤 슈워츠 글 | 시드니 스미스 그림 | 김영선 옮김 | 국민서관 | 2017
한낮의 태양이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를 환하게 비추고, 빨간 벽돌집 위에서 한 아이가 바다를 물끄러미 보고 있다. 아름답고 평온한 바닷가에 탄광 마을이 있다니 이색적이다. 아이가 길가에 부는 바람을 느끼고, 개 짖는 소리를 듣고, 창밖 넓은 바다를 보고, 친구와 신나게 뛰어놀 때 아빠는 바다 저 아래 깊은 곳 깜깜한 탄광에서 일한다.
아이는 알고 있다. 아빠의 노력과 희생, 그리고 언젠가는 자신의 차례가 온다는 것도 말이다. 탄광은 현실의 고단함과 두려운 미래, 떠나간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연상된다. 그러나 부자의 대비된 모습은 힘겨운 삶일지라도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있다면 견딜만하다고 말한다. 저녁노을이 지는 바다를 바라보는 가족에게서 희망과 사랑이 보였다 아버지의 사랑이 직접적이거나 섬세하진 않지만 존재만으로 위로와 편안함을 준다. (정선화)
《고 녀석 맛있겠다》
미야니시 타츠야 글, 그림 | 달리 | 2004
이제 막 알에서 깨어난 아기 안킬로사우루스가 처음 본 티라노사우루스는 무조건 아빠 그 자체다. 순수하고 순진한 아기 안킬로사우루스의 마음이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의 천성까지도 바꾸었다. 자식을 대하는 자상함과 진지함, 교육에 대한 열정에 웃음이 나왔다.
박치기하는 법, 꼬리 쓰는 법, 울부짖는 법 등 안킬로사우루스에게 필요한 것들을 가르친다. 왠지 좀 아빠로서 멋있어 보이고 싶은 티라노사우루스에게 알 수 없는 슬픔이 엿보인다. 낳은 사랑과 기른 사랑이 같은 무게로 다가오는 그런 느낌이다. 선택할 수 없는 순간이었지만 아빠라고 부르는 안킬로사우루스가 사랑스럽다. 어릴 적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라는 질문에 누가 더 좋은지 곰곰이 생각하고 대답했던 기억이 나는 책이다. (오봉선)
《아빠랑 함께 피자 놀이를》
윌리엄 스타이그 글, 그림 | 보림 | 2003
비가 와서 공놀이를 못하게 된 아이. 아버지는 아이와 함께하는 따뜻하고 기발한 놀이를 시작한다. 아이를 어떻게 피자로 만들까? 밀가루 반죽 대신 아이를 식탁 위에 올려놓고 다리를 쭉쭉 잡아당기고 공중으로 빙빙 돌린다. 기름 대신 물을 술술 뿌리고, 토마토 토핑 대신 장기 말을 올리고, 피자 가루 대신 땀띠분을 솔솔 뿌렸다. 온 가족이 자연스럽게 놀이를 하는 동안 어느덧 비는 그치고 아이는 친구들을 찾아 밖으로 나간다. 아이의 화가 풀릴 때까지 기다려주는 부모의 배려와 아이를 대하는 사랑이 잘 표현되어 있다.
나는 내 아이가 화가 나 있으면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궁금해하기보다 “네가 왜 화를 내는데?”라는 질문을 먼저 했던 것 같다. 아이의 생각과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부모가 되고 싶다, 좀 더 따뜻하고 부드럽게 아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부모가 되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하는 책이다. (오봉선)
《아빠와 아들》
고대영 글 | 한상언 그림 | 길벗어린이 | 2007
표지를 보면 꼭 닮은 두 사람이 서로 신뢰가 가득한 눈빛을 주고받으며 기다란 라면 면발을 땀을 비 오듯 흘리며 먹고 있다. 한눈에 봐도 아빠와 아들이다. 어릴 적 아빠가 어렵기만 했던 나는 두 사람의 관계가 무척 궁금해졌다. 아들의 장래 희망은 ‘아빠’가 되는 것. 왜? 먹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먹고, 하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하고, 이를 닦으며 텔레비전도 볼 수 있으니까. 피자를 100개도 더 살 수 있는 월급을 받는 아빠가 아들의 입장에서 보면 세상 제일 부럽다. 아들이 컴퓨터 게임을 빨리하고 싶어 수학 문제를 답안지 보고 베낀 걸 알지만 목욕탕에서 만난 낯선 사람에게 침이 마르게 아들 자랑을 하는 팔불출 아빠. 평범한 아빠가 되고 싶은 아빠와 그런 아빠를 닮고 싶은 아들의 모습에 미소가 피식 흘러나온다. 아빠들 대부분은 늦은 퇴근에 아이들과의 시간을 많이 갖지 못한다. 평범한 일상에 행복을 느끼는 가정이 많았으면 좋겠다. (김현옥)
《아빠는 어디쯤 왔을까?》
고우리 글, 그림 | 문학동네 | 2006
아빠가 퇴근할 시간이 되면 딸아이가 항상 했던 말이 있다.
“엄마, 아빠는 언제 와? 아빠! 어디쯤 왔대? 아빠! 빨리 안 와?”
아이스크림을 사 오라고 아빠한테 전화한 후 아빠를 기다리는 아이가 너무나 사랑스럽다. 아이가 애타게 기다리는 건 아빠일까? 아이스크림일까? 쓰러질 듯 높이 쌓은 아이스크림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아빠의 퇴근길이 험난하다. 기다리다 지쳐 잠든 아이를 바라보는 아빠의 눈길은 미안함으로 가득하다. 과연 아이는 아이스크림을 먹었을까? 어릴 적 자다가도 아빠 오는 소리에 벌떡 일어나 맛있는걸 사 오지 않았나 살폈던 기억이 떠올랐다. 퇴근길 아빠를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과 아이가 보고 싶어 서둘러 집으로 오고 싶은 아빠의 마음이 잘 녹아 있다. (김현옥)
《아빠는 회사에서 내 생각해?》
김영진 글, 그림 | 길벗어린이 | 2015
아빠를 너무나 좋아하는 아빠바라기 그린이 이야기. 그린이는 아침 일찍 출근하는 아빠를 붙잡고 자기 생각을 하루에 몇 번이나 하는지 물어본다. 버스 타고 출근하는 아빠와 유치원 버스 타고 가는 그린이를 나란히 볼 수 있다. 아빠와 그린이는 하루 일과 중 문득문득 서로를 생각한다. 아빠를 기다리는 그린이와 갈 수 없는 아빠의 마음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서로 보고 싶어 하는 장면에서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는 듯해 울컥하기까지 하다. (조윤미)
《아빠를 딱 하루만》
김미혜 글 | 이광익 그림 | 창비 | 2008
아빠하면 생각나는 동시집이다. 작가의 경험에서 우러나와 가슴 깊이 슬픔이 느껴지는 책.
아빠를 딱 하루만 돌려달라는 아이의 마음이 절절하다. 아빠를 보내고 난 뒤 남은 엄마와 아이들이 일상 속에서 여전히 아빠를 생각하며 읽다 보면 어느새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혹시 나의 아빠를 볼 수 없다면? 내 아이들이 아빠를 못 보게 된다면? 상상조차 하기 싫은 상황을 작가는 마음을 꾹꾹 담아 시로 승화하여 풀어냈다. 작가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시라서 더 가슴에 와 닿고 더 아팠다. (조윤미)
경주지회 독서도서관부는 어린이도서연구회가 뽑은 목록 중에서 주제에 맞는 책 선택하기, 소개 글 쓰고 수정하기, 글의 전체적인 느낌 맞추기, 제목 정하기 등을 진행하며 책꾸러미 원고를 썼다. 서로의 생각을 모으고 결과를 만드는 게 이렇게 시간이 걸리고 어려운 작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새삼 그동안 글을 쓴 모든 회원들이 대단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