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늘 출장을 다니다가 엊그제는 가족들과 함께 보냈습니다.
아내가 1주일 전 병원 신세를 지고 퇴원한터라 다른 일정을 잡지 않았답니다.
늘 시간이 나면 제가 향하는 그곳으로 이번에는 작은 아이 진아와 아내 숲향기님을
대동하고 가벼운 나들이를 떠납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박물관은 그다지 흥미로운 곳이 아니지요.
그래서 아주 맛잇는 족발로 점심을 사주겠다고 유혹하며 국립중앙박물관을 향했답니다.
청자 처럼 소성하여 만들었다는 청기와를 얹은 국박 거울못의 청자정
그곳에는 봄이 얼굴을 내밀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좋게 생각해봐도 성의가 없어 보이는 국립한글박물관을 거쳐
듬직한 남계원 7층 석탑을 지나 국박 본관 건물을 향합니다.
같은 사진이 다시 올라온 것은 향후 진행할 [카메라 강좌] 진행할 때 색감 후보정의 색온도 편에서
교보재로 삼기 위함입니다. ^^
가는 길에 문인상 앞에서 한컷 해봅니다.
매화가 활짝 봄나들이를 반겨줍니다.
봄의 아이들은 진달래와 닮아 있는 것 같아요. ^^
우리나라의 걸출한 부도탑들이 자리한 국박의 뜰.
대부분 고려시대 작품들입니다.
같은 사진이 다시 올라온 것은 향후 진행할 [카메라 강좌] 진행할 때 색감 후보정 편에서
교보재로 삼기 위함입니다. ^^
배 고프다는 아이를 데리고, 한바퀴 돕니다.
통일신라시대관입니다. 뒤에 계시는 부처님은 3층 불교전시관에 있다가 얼마전 이사오신 분이세요.
보헤미아 유리공예 특별전도 관람합니다.
배고프다고 보채는 진아 때문에 설렁설렁 지나갑니다.
사실 저는 얼마전 이미 다 보았기에... ^^;
4월 중순이면 특별전이 마무리되는 개암사 괘불도 바라봅니다.
기아(?)에 허덕이는 진아의 표정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올라온김에 불교 조각 중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이분 관음보살상을 친견합니다.
수많은 보살 중에 어떻게 관음보살인줄 아냐면요. 보관에 화불(아미타불)을 보고 알 수 있답니다.
헌데 조금 전에 본 개암사 괘불을 보니 관음보살에는 화불을 안그리고 백의관음의 보관에만 화불이 있더군요.
백의관음에도 화불을 그려 넣는 경우가 많은데, 두곳 모두 화불을 그릴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국박 불교관의 대표주자 반가사유상입니다.
얼마전에 83호 반가사유상이 수장고로 들어가시고,
그자리에 78호 반가사유상께서 앉아계시네요.
원래 두 분이 일정한 시기를 두고 서로 번갈아가며 전시된다고 하네요.
개인적으로는 83호에 한표 던집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작연도가 명확한 불상 중에 가장 오래된 금동연가7년명여래입상 (金銅延嘉七年銘如來立像) 입니다.
연가7년상의 광배 뒤에는 제작 배경이 있는데요. 평양의 동사 승려과 신도 40명이 힘을 합쳐
천개의 불상을 만들어 세상에 퍼뜨렸는데, 이 불상은 그중에 스물아홉 번째라고 합니다.
전체 높이는 16.2cm 정도 됩니다. 고구려 불상임에도 발견이 경남 의령에서 되었다는 점이 특이하다고 합니다.
서기 539년에 제작되었으니, 1476년을 도금상태까지 완벽하게 보존되고 있는 셈입니다.
보물 1359호로 지정된 감은사지 동삼층석탑 사리장엄구입니다.
이번주에 달놀이하러 가게 될지 모를 감은사지의 동쪽 석탑에서 발견된 사리장치입니다.
얼마전 국립중앙박물관 개편 때 새롭게 테마 상설전시관으로 자리한 3층의 금속공예관에 전시되어 있답니다.
신문왕이 부왕이었던 문무왕의 유지를 이어받아 만든 사찰이니 1300년전의 작품입니다. 대단합니다.
현존하는 가장 완벽한 도자기라고 할 수 있는 백자입니다.
흔히 백자를 두고 청자보다 못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기술적으로는 두 단계 정도 발전한 것이랍니다. ^^
이 백자를 갖기 위해 17세기 서양에서는 왕족이 가산을 탕진할 정도로 몰두했다고 하지요?
심지어 '하얀 금'이라는 표현까지 할 정도로요.
17세기 세계 도자기의 메카는 중국과 일본이었지요. 우리나라는 기술은 있었으나 무역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듯합니다.
하지만 세계 도자기 경매사상 최고가의 도자기는 바로 조선의 청화백자였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이 용문 청화백자는 중국과 일본의 도자기가 유럽 전역으로 어마어마한 가격으로
팔려나가던 17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1996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418만달러(당시 57억원)에
한 동양인에게 낙찰되었다고 합니다.
*위 사진은 국박의 청화백자로 이 경매의 청화백자와는 무관합니다. ^^
*순백의 백자를 생산하기 위한 17세기 유럽의 노력은 결국 독일의 마이센 도자기를 최초로
탄생하게 만든답니다. 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독일 작센왕이었던 아우구스투스 2세가 연금술사
뵈트거를 성 안에 감금하고 도자기를 만들어내라고 시켰는데,
결국 5년간 4만번의 실험끝에 백자를 유럽에서 첫 생산하게 되고,
이것이 독일 마이센 도자기의 시작이 됩니다.
이 마이센 도자기는 6년 후 강금상태에서 도망친 기술자들로 인해 오스트리아 빈으로 연결되어
지금도 명품 도자기로 꼽히는 오스트리아 여왕 마리아테레즈의 나뭇잎 시리즈를 낳게 되고,
세계 3대 도자기라는 로열 코펜하겐과 영국 로열 웨지우드 등으로 이어집니다.
(중국, 한반도, 일본의 도공들과 달리 유럽의 도공들은 제작일지 등을 썼기 때문에 기술유출이 매우 쉬웠고,
결국 50년만에 유럽 전역으로 도자기 기술이 퍼졌고, 이후에는 디자인 경쟁이 치열했다고 합니다.)
그밖에도 프랑스의 세브르는 로열 블루의 컬러와 마늘즙으로 금을 착색시킨 금채자기로
새로운 도자기의 영역을 개척해나가지요.
유럽은 르네상스 이후 발달된 과학정신과 회화미술을 도자기에 접목시켜 성공했고,
300여년이 흐른 지금은 결국 세계 명품 도자기 시장의 9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최근 300년간의 유럽인들이 낸 성과이고, 앞으로는 또 어떻게 될런지 알 수 없습니다.
중국->조선->일본->유럽-> ?
우리나라 이천과 여주의 도예가들의 약진을 기대해봅니다.
(쓰다보니 또 길어졌네요. ㅎㅎ)
*4월 중순에 17세기 유럽의 도자기시장을 휩쓸었던 조선 도공의 후예들을 만나러
일본 아리타를 가다보니... ^^;
좋은 흙을 가지고 1,300도까지 가마 온도를 올려서 구워(소성)야 자기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백자가 나옵니다.
헌데 대부분의 안료들은 1천도를 넘기면 불에 타버리고 말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도자기에 입힐 수 있는 안료는
예전에는 크게 세 가지였다고 합니다. 바로 코발트와 철, 동이었지요.
코발트는 청색이 나기에 흔히 우리가 청화백자라고 하고요. 철과 동은 철화백자, 동화백자라고 불립니다.
철이나 동은 불이 어떻게 닿느냐에 따라 적색이 되기도하고, 어설픈 푸른색이 되기도 해서 소성 과정이 더욱 신경쓰인다고 하네요.
위의 도자기에서 푸른색은 코발트인 청화백자, 붉은 계열은 동화백자입니다.
두 가지가 다 있는 것은 청화동화백자라고 합니다. 백자를 앞에 붙여서 '백자 청화동화'라고도 하지요.
국박은 언제 가봐도 설레는 곳입니다.
아이에게 잠깐 들린다고 해놓고 3시간을 보냈답니다.
배고픈 진아를 데리고 간 서울 3대 족발 중에 가장 위로 친다는 시청역 오향족발입니다.
일요일 오후 3시경이라 빈자리가 다행이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줄을 서서 먹는 곳이지요. 정말 쫀득한 맛이 일품이예요.
진아는 나름 만족스러운 하루였다고 하네요.
시간 되실 때 국박 들려주세요.
봄 소식이 피어나는 것을 보니 이제 수요 국박이 개강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
첫댓글 국박을 이렇게 자세히 관찰하기도 쉽지 않은 일인데... 더군다나 기아선상을 헤매는 따님을 데리고...
숲향기님의 회복은 순조로우시겠지요?
네, 염려해주신 덕분에 숲향기님은 일상생활에 잘 복귀해서 지내고 있습니다. ^^
자세히 관찰하려면 아침 일찍가서 저녁 문 닫을 때 나와야 할 것 같아요. ㅎㅎ
정말 볼 것 많고 느낄 것 많은 동네인 듯 합니다.
뜻깊은 나들이를 하셨군요~~^^
숲향기님 하루속히 회복되시고 건강하시길~~~^_^
넵. 고맙습니다. ^^ 좋은 하루 되셔요. ^^
아, 저도 그 시간 즈음에 청솔님 국박 꽃사진 보고 혼자 가서 2층 서예관, 동양화, 불교회화 여유있게 둘러보고
발도행 저녁코스를 따라 이번 주부터 국박 개학할 요량으로 만개하는 정원의 꽃들을 둘러보고 왔는데 비슷한 시간에 같은 곳에 있었네요.
발견이님 식구들 만났으면 저도 주책없이 가족 나들이에 끼여서 쫀득한 족발 좀 얻어 먹을 수 있었는데 아쉽습니다..ㅎㅎ
아, 족발.. 저도 다 아깝네요. T.T
오븟한 가족나드리 기행이라서
따스함이 전해지네요~~
졸깃한 족발에 꼴가닥 침을 넘겨가며
잘 보았습니다 ㅎㅎ
네. 언제 함 가서 맛보셔요. 먹을만 합니다. 감사합니다. ^^
@발견이(윤문기) 그런데 3월 29일 어제 다녀오신거라면
날짜 수정하셔야 할듯 ㅎ
@지안 글쌔 말입니다. ㅎㅎ
숲향기님 지난번 뮤지컬 때 보니 살이 많이 빠지셔서 건강이 안 좋아보였는데
입원하셨군요 이젠 살빼는 것보다 여러 종류의 음식을 골고루 잘 드시면서 건강 지키는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봄날에 박물관 꼭 다녀와야 겠네요.
숲향기님 빨리 회복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세요. 환타님 오랜만에 뵈어서 무척 반가웠습니다. ^^
가족과 박물관 다녀오기. .
정말 바람직한 가장이십니다.
도자기에 대한 설명
많은 참고가 됩니다. .
문제는
머리속에 집어 넣어도
자꾸 텅빈 머리가 되어~
ㅠ
따님이 아주
귀엽네요~ㅎ
미투입니다 ㅎ ㅎ ㅎ ㅎ ㅎ 우리들에게 국박 혹은 중박의 기쁨을 알려주신 멘토가 바로 서리풀언니이시지요 ㅎ ㅎ ㅎ ㅎ
국박은 대박의 다른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
따님이 아주 귀엽고 예쁩니다^^ 제 경우 국박은 늘 새로운 여행지에 대한 설레임과 영감을 주는곳이더군요 ㅎ ㅎ ㅎ
큰 아이(고2)는 이미 아빠 따라다닐 나이를 넘어서 친구들과 어딘가에서 놀고 있었다는.... ^^;
국박 참 멋지고 아름다운 곳입니다... ^^
안녕하셔요? 지기님 오랫만에 들어와봅니다.
사모님의 건강을 챙기시는 사랑을 엿봅니다.
수려한 설명에 끝까지 읽었습니다.
국박을 국밥쯤으로 보다가 잊고 있던 교양을 챙기고픈 욕구가 일어납니다.
시간을 쪼개서라도 수요 문화산책을 챙겨야겠습니다
. 달달달 외우며~~~~~~~~~~_~
교양과목 시험에 대비했던 때를 잊고 또다른 매력을 찾아야 겠습니다.
감솨~~~르 드립니다.^^@@^^
아! 제가 먹고재비(옆지기왈)거든요 그족발집이 시청역 몇번출구인가요?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