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병 출신 이대봉 참빛그룹회장, '인촌상(仁村賞)' 수상

[정현규]

대한민국의 권위있는 상 가운데 하나인 인촌상(仁村賞) 교육부분에 향우인 이대봉 서울예술학원 이사장·참빛그룹 회장이 선정됐다.
재단법인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사는 9월 18일 인촌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37회를 맞은 올해 인촌상은 교육, 언론·문화, 과학·기술 등 3개 부문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인물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심사는 부문별로 권위 있는 외부 전문가가 4명씩 참여해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 진행했다고 한다.
시상식은 10월 11일 열릴 예정이며 수상자에게는 상금 1억 원과 메달을 각각 수여한다.

이대봉 이사장은 2010년 서울예술학원을 인수하기 전까지 약 40년을 기업인으로 살았다. 1975년 동아항공화물을 시작으로 물류, 에너지, 호텔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베트남까지 진출해 성공한 기업인으로 평가받았다.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건 36년 전 학교폭력으로 셋째 아들 대웅 군을 떠나보내면서다. 서울예고 2학년으로 촉망받는 성악도였던 아들은 선배들에게 맞아 쓰러진 뒤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그는 가해자에 대한 울분을 삭이고 또 삭이면서, 대신 폭력 없는 학교를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1988년 만든 ‘이대웅음악장학회’가 시작이었다. 아들과 같은 꿈을 꾸는 후배들을 지원하기 위해 성악 콩쿠르를 개최하고, 유학비도 지원하고 있다. 음악도뿐 아니라 그룹이 진출한 중국의 독립운동가 자손, 베트남 소수민족 학생 등에게도 장학금을 지원해 왔다. 올해까지 36년간 5만1000여 명에게 약 221억 원을 지원했다.
2010년엔 부실 운영으로 흔들리던 서울예술학원(서울예고, 예원학교) 재단을 인수했다. 아들은 떠났지만 아들이 사랑했던 학교가 더 망가지는 것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학생들의 교육 환경부터 개선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국내 최고 수준의 학교들을 직접 둘러본 뒤 일반 예고에선 기대하기 힘들었던 연습실을 만들었다. 이 이사장은 “예술교육을 열심히 뒷받침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예술인을 많이 배출하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아들을 떠나보낸 뒤 이 이사장은 “폭력과 예술은 공존할 수 없다”는 소신을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 신입생들은 입학 후 가장 먼저 학폭 예방 교육을 받는다. 밤늦게까지 연습에 여념이 없는 학생들에게 이 이사장은 늘 운동을 강조한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듭니다(Sound body, Sound mind). 거기서 좋은 예술도 나온다고 믿습니다. 실력뿐 아니라 인성까지 갖춘 예술인을 키워내고 싶습니다.”라는 투철한 교육철학을 지니고“사회를 발전시키면서 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도구가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고, 무엇보다도 교육의 힘을 강조했던 인촌 김성수 선생의 깊은 뜻이 담긴 상을 받게 돼 영광입니다.”라고 인촌상 수상 소감을 밝혔다.

공적으로는 1941년 경남 합천군 대병면 장단리(쌍암마을)에서 태어나 삼산초등학교, 합천중학교, 진주농림전문학교를 졸업한 후 청소년 시절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1975년 ㈜동아항공화물 설립을 시작으로 사업영역을 확장시켜, 현재 국내·외 계열사 17곳을 가진 참빛그룹으로 성장 발전시켰다. 2010년 재정난에 어려움을 겪는 서울예술학원을 인수한 뒤 이사장으로 취임한 후 학교를 정상화시키는데 사재 약 550억 원을 출연했다.

금년(2023년) 5월엔 서울예고에 1,084석 규모의 공연장(도암홀)을 갖춘 서울아트센터를 신축 개관하여 학생들의 공연활동과 작품 진시회, 지역사회 예술·문화 선테로 자리잡고 있다. 학교 인수 후 많은 예술 영재를 육성하여 국내·외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더 높이고 있고, 특히 피아니스트 조성진, 임윤찬, 발레리나 박세은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을 배출하며 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은 서울예고와 예원학교를 국내 최고 예술 명문중·고교로 키워낸 공로를 인정받아 인촌교육대상을 수상했다.

-2023.9.21, 합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