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이라 줌 세미나를 하고 있지만 4월은 잔인한 계절인 모양이다. 참석자가 소수이기 때문이다.
1부는 안중근 의사 일대기 정기탁 감독의 <애국혼>을 발제했다. 일제강점기인 1928년 상해로 가서 이 영화를 만든 정기탁 감독, 여주인공인 정일송, 이경손 감독, 한창섭 촬영기사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들이다. 그들은 1928년부터 1934년까지 12년 간 13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그들이 만든 주요영화는 다음과 같다.
•애국혼 (1928) 감독 정기탁 (독립운동가 여운형이 제작사와 연결)
•삼웅탈미 (1928) 감독 정기탁
•화굴강도 (1928) 감독 정기탁
•이원염사 (일명 은막지화) (1929) 감독 정기탁
•흑의기사 (1930) 감독 정기탁
정기탁 감독은 이후 일본으로 가서 영화사 창립에 관여하고 다시 상해로 와서 1933년 ‘연화영업공사’와 손을 잡고 영화 <출로>를 감독한다. 이 영화는 1930년대의 비참한 중국 사회현실을 묘사한 작품으로 그 어두운 내영 때문에 라스트에 주인공이 서북개발에 참여하여 광명대로를 향해 가는 것으로 내용이 바뀌고 제목도 <광명지로>로 강제로 개작되어 공개 되었다.
•상해여 잘있거라 (1934) 감독 정기탁
이 영화가 마지막 작품이고 이후 귀국하여 수도극장(스카라극장)에서 개봉하고 그는 평양에서 사고사한다.
2부는 전 달에 이어 표절영화의 증언자들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김시연 시나리오 작가는 60년대 60~70%가 표절작이었다고 증언한다. 국교는 단절이었지만 그만큼 일본영화의 영향이 컸다.
표절과 관련해 김기영 감독은 1919년 서울생으로 한국영화사상 가장 그로데스크한 영화를 많이 만든 감독으로 동시기 신상옥, 유현목 감독과 함께 3대 감독으로 꼽혔다. 그의 대표작은 두말 할 것 없이 <하녀>이고 평생을 그 시리즈 영화제작에 집착했다.
그는 1960년 문제의 <하녀>를 만들어내는데 당시로서는 뛰어난 완성도로 주목을 받았다. 이 영화는 이치가와 곤 감독의 <열쇠>와 다소 흡사하여 표절 의혹을 받은 바 있다. 그는 평생을 <하녀>의 재해석과 리메이크에 바쳤다고 할 정도로 몇 년에 한번씩 제작하여 <화녀>, <충녀>, <화녀 82>등의 영화를 만든다. 괴이한 소재의 영화에 바친 괴이한 행적이었다. 그래서 그의개성이 정립되었지만 일반 영화인들로서는 엄두도 못낼 일들이었다.
김기영 감독의 <하녀>와 일본소설 <열쇠>는 주요 표절사례 중 한 편이다. 1956년 소설로 이치가와 곤 감독의 동명의 연출 작 원작소설이다. 이를 묘하게 윤색해 김기영 감독이 <하녀>를 만들었다고 추정된다. 이유는 성을 소재로 한 전체적인 설정과 영화 속 앵글 등 쇼트의 영상 표현이 묘하게 닮아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두 영화의 이층 가옥 세트는 아주 유사하다. 김 김독은 1960년에 <하녀>를 만들며 신문의 가십을 소재로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김 감독이 이 소설을 읽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영화 <열쇠>를 본 것은 그가 <현해탄은 알고 있다> 촬영 차 일본 로케를 갔었기 때문에 충분히 보았을 수 있어 설득력이 있다.
그런가 하면 개봉 이틀만에 1억 관객을 돌파한 중국영화 <목욕지왕>은 한국 웹툰 <목욕의 신>을 무단 표절한 케이스이다. 하일권 작가의 인기 웹툰 ‘목욕의 신’을 리메이크한 영화 ‘목욕의 왕’(沐浴之王·목욕지왕)이 2020년 12월 11일 중국에서 개봉하였다. 그리고 단 이틀 만에 1억 명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향후 세미나 개최에 대한 고민이 크지만 다음 달에는 대명영화에 대해 발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