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공제냐 비과세냐 연금보험 들기 전 저울질 해보세요

[보험짱]

소득공제냐 비과세냐 연금보험 들기 전 저울질 해보세요

출처 : 조선일보 보험뉴스 ㅣ 2009,09,03 06:29

소득공제되는 연금저축보험 후에 연금소득세 부담해야 종신형 연금은 일찍 사망해도 일정기간 연금지급 보증

오는 10~12월 보험사들이 연금보험료를 약 4~6% 올린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연금을 예상치보다 오랫동안 수령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후에 예전과 똑같은 액수로 연금을 받으려면 그만큼 젊을 때 내야 하는 보험료는 비싸질 수밖에 없다. 연금보험료 인상 소식에 아직 연금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소비자들은 연금 가입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연금보험은 종류가 무척 다양하고 내용도 복잡하다.

인터넷에 연금과 관련된 온갖 '괴담(怪談)'들이 떠도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과연 연금보험은 어떻게 가입해야 할까. 보험 '무릎팍 도사'들에게 속시원한 답변을 들어 봤다(도움말:장재호 삼성생명 상품개발팀 과장, 신호영 대한생명 강남FA센터장, 강기영 교보생명 FP소장).

◆금리연동형과 실적배당형

연금보험은 크게 금리연동형과 실적배당형으로 나뉜다. 금리연동형은 말 그대로 시중 실세금리에 따라 안정적으로 불어나는 상품이다. 1인당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도 받는다.

장재호 삼성생명 과장은 "금리연동형은 통상 50대 이상 연령이 높거나 투자성향이 보수적인 분들이 많이 선택한다"고 말했다. 실적배당형 연금으로는 변액연금보험이 대표 주자다. 저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나 20~30대 공격적인 성향의 젊은 층이 많이 선택한다.

변액연금보험은 실적배당형 상품이긴 하지만 연금이 개시되는 시점에는 원금이 보장된다. 단 만기(연금개시시점) 이전에 해약하게 되면 보험료를 많이 손해 본다.

강기영 교보생명 FP소장은 "종신보험이나 변액유니버셜보험도 10~20년 등 일정 기간이 지나면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지만, 연금전환시점에 연금 지급액이 새로 산정된다"며 "10~20년간 진행된 고령화 추세가 반영되기 때문에 그만큼 노후에 받을 연금액은 낮아 불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후에 대비하기 위해 연금보험에 가입한다면 처음부터 상품명에 '연금'이 들어간 상품을 고르는 게 좋다는 얘기다.

◆세제적격과 세제비적격

연금보험은 연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세제적격 상품과 받을 수 없는 세제비적격 상품 등 2가지 종류가 있다. 세제적격 연금저축보험은 1년에 300만원까지 소득공제(근로소득자·자영업자 모두 가능)가 된다는 게 특징. 그 대신 10년 이상 불입하고 55세 이후에 5년 이상 연금 형태로 수령해야 한다.

5년 이내에 해지하게 되면 해지가산세(불입금액의 2.2%) 등 벌금이 무겁다. 또 나중에 연금을 수령할 때 소득공제를 받은 금액만큼 연금소득세(5.5%)를 내야 한다. 그런데 이때 과세되는 연금소득 합계액이 연 600만원을 넘으면 종합소득세 과세 대상이 되기 때문에 국민연금·부동산임대소득 등과 합산해 세금을 내야 한다. 세제적격 연금 상품은 은행·증권사·손해보험사 등 모든 금융회사가 판매하지만, 세제비적격 연금 상품은 삼성·대한·교보 등 생명보험사만 판매한다.

소득공제 혜택은 없는 대신 10년 이상만 유지하면 비과세다. 또 나중에 종합소득 과세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신호영 대한생명 FA센터장은 "두 상품은 각각 장단점이 있어서 어느 하나도 놓치기가 아깝다"며 "노후 준비 자금이 월 100만원이라면 소득공제 한도인 월 25만원은 연금저축보험에 넣고, 나머지 금액은 변액연금보험에 넣는 방식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신형과 상속형과 확정형

연금을 수령하는 방식은 크게 3가지다. ▲종신형은 살아 있는 동안 죽을 때까지 내내 받는 것이고 ▲상속형은 원금은 그대로 놔두고 이자만 받는 식이며 ▲확정형은 10년, 15년 등 기간을 정해놓고 받는 것이다. 3가지 형태 모두 장단점이 있다.

본인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면 종신형이 유리하다. 종신형 연금은 생보사들만 판매하는데, 일찍 사망하더라도 10년, 20년 등 연금 지급 보증기간이 붙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 일단 연금을 받기 시작하면 중도에 해지할 수 없다. 장재호 과장은 "최근 가입자의 50% 이상이 종신형으로 가입하는데, 가입 후 일찍 사망해도 억울하지 않도록 연금 지급을 일정 기간 보증해 준다"고 말했다. 단 연금 지급 보증기간이 길어질수록 월 연금 수령액은 낮아진다.

상속형은 이자만 받아도 충분히 생계유지가 가능한 고소득층에게 알맞다. 참고로 연금 수령 방식은 연금가입시점이 아니라 연금개시 직전에 정할 수 있다. 신호영 센터장은 "연금개시시점에 자신의 자산 상황 등에 따라 수령 방식을 정하면 된다"며 "20년 보증 부부형 종신형으로 가입하면 가장 유고시 계속해서 배우자가 연금을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고 말했다.

◆거치기간 5년, 7년, 10년

인터넷에는 '변액연금보험은 거치기간이 짧을수록 유리하다'는 말이 떠돈다. 하지만 반드시 그 말이 맞는 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보험사마다 거치기간은 5년, 6년, 7년 등 제각각이다.

장재호 과장은 "40~50대 계층의 경우 연금에 가입한다면 연금 납입 후 자금을 의무적으로 놔둬야 하는 거치기간이 짧을수록 유리한 건 맞다"고 했다. 가령 45세에 연금에 가입했는데 거치기간이 10년이라면 우리나라 평균 은퇴연령(53세)을 훨씬 지나서야 연금을 수령하게 되니까 목적자금이 필요할 때 연금을 받지 못해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