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대한 환상소설, 그것도 불가리아 작가가 쓴 소설이어서
새롭게 알게 된 역사적인 사실이 참 많아요.
세상은 넓고 좋은 책과 좋은 작가는 넘친다- 는 진리를 또한번 깨닫게 해 준 소설.
제 자신이 얼마나 '우물 안의 개구리'로 살아왔는지 알려주는 소설.
소설에 관한 이야기는 옮긴이의 글로서 대신하려고 합니다.
간단한 독후감 쓰기도 내게는 벅찬 소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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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그리운 옛날'의 아늑하고도 두려운 위안
불가리아 작가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의 소설 『타임 셸터』는 환상소설의 외피를 두른 진지한 철학적 탐구이다.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편안한 여생을 위해 과거의 특정 시대를 완벽히 재연한 요양 시설을 만들거나, 유럽 대륙 전체가 조약을 맺어 시간을 뒤로 돌리기로 합의한다는 설정은 비현실적인 만큼 궁금증과 흥미를 불러일으키지만 이 소설에 담긴 근본적 질문들은 현실의 시대성과 맞물려 서늘한 충격을 준다.
전쟁 중에 폭격을 피해 방공호(bomb shelter)에 숨듯이, 시간이 인간에게 가하는 폭력을 피하기 위해 타임 셸터로 들어간다는 참신한 발상은 단순한 장르적 장치를 넘어 기억과 정체성, 시간의 유동적 속성, 그리고 노스탤지어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로 이어진다. 과거 요법 클리닉과 과거회귀 국민투표에 대한 묘사는 현재의 고통과 불안을 피해 과거에 머무는 것이 개인에게는 위안이 될 수 있지만 사회적 차원에서 과거에 대한 맹목적 동경은 위험한 퇴행을 가져올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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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는 작품 속에 실명으로 직접 등장하여 유럽 대륙을 혼란으로 몰아놓는 기획을 주도하는 가우스틴을 돕고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인칭 서술자 역할을 한다. 소설속 고스포디노프가 점점 기억을 잃어가며 때로 가우스틴과 자신을 분리하지 못하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장면을 보면 이 모든 사건이 실은 혼미한 정신 속에서 펼쳐지는 상상이거나 일종의 우화 혹은 풍자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러한 메타소설적인 장치를 통해 작가는 불가리아의 역사와 사회, 개인적 경험 등을 유머와 냉소가 되섞인 어조로 풀어내는데, 특정 국가나 특정 대륙의 겉껍질을 벗기면 결국 인간 보편의 슬프고도 따스한 이야기가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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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도 읽어보겠습니다. 궁금하네요.^^
독특한 소설이예요. 다소 난해한...
터키 옆이라 불가리아는 자주 가봤는데요
분위기가 좋았어요
가난하지만 수준 높은
이 표현이 제일 어울려요
불가리아...가보고 싶은 나라 중의 하나.
이 소설 엄청 방대하고 의미 깊어요. 읽어볼 만한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