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동 측백나무 숲(大邱 道洞 側柏나무 숲. 천연기념물. 대구 동구 도동 산180번지)
측백나무는 중국 및 우리나라에 분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대구, 단양, 안동, 영양 등지에서 자라고 있다. 절벽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숲을 이루는 경우가 많으며, 주변 환경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 주택과 마을 주변에 많이 심고 있다.
대구 도동 측백나무 숲은 나무의 높이가 5-7m 정도 되는 700여 그루의 나무가 절벽에 자라고 있으며, 측백나무 외에도 소나무, 느티나무 등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주변의 숲은 사람들이 나무를 함부로 베어가서 황폐해졌지만 측백나무는 절벽의 바위틈에 자라기 때문에 베어지지 않고 그대로 남을 수 있었다.
대구 도동 측백나무 숲은 지정당시에는 이 지역이 달성에 속해 있어 '달성의 측백수림'으로 불려왔다. 또한 측백나무는 중국에서만 자라는 나무로 알려져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자라고 있어 식물 분포학상 학술적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현재 대구 도동 측백나무 숲의 보호를 위하여 공개제한 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관리 및 학술 목적으로 출입하고자 할 때에는 국가유산청장의 허가를 받아 출입할 수 있다.(출처 : 국가유산청)
대구광역시 동구 도동에 있는 측백나무 숲.
측백나뭇과의 늘푸른큰키나무 측백(側柏)나무의 이름은 이 나무의 열매와 오행(五行)과 연결되어있다.
측백나무는 잎이 납작하고 도깨비 뿔 같은 돌기가 달린 손가락 마디만 한 열매가 달린다.
측백나무의 한자 백은 바로 이 나무의 열매를 본 떠 만들었다. 그런데 흰 백은 열매 모양이기도 하지만 오행에서는 서쪽을 의미한다. 다른 나무들은 모두 동쪽을 향하고 있는데 측백나무만 서쪽으로 향해 있어 이름을 붙였다는 얘기도 전한다.
이곳 측백나무 숲이 천연기념물인 것은 이 나무가 남방 한계(南方限界)를 알려주기에 식물학상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도동 향산(香山)에 살고 있는 측백나무는 바위틈에서 살고 있다. 가까이서 보면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수 없을 만큼 처절하게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도동의 측백나무를 바라보면 이 나무가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측백나무는 소나무처럼 늘 푸른 기상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늘 푸른 나무의 이미지로 많은 것에 비유했다. 특히 중국과 우리나라 사람들은 측백나무가 성인(聖人)의 기운을 받은 나무로 생각했다. 그래서 중국 주나라 때 측백나무를 제후(諸侯)의 무덤에 심었으며, 한나라 무제는 측백나무를 선장군(先將軍)에, 당나라 무제는 5품의 대부(大夫)에 비유했다. 북송 시대의 왕안석(王安石)은 측백나무의 한자 백(柏) 중 백(白)을 백작(伯爵)으로 풀이했다.
측백나무는 무덤이나 사당 앞에 많이 심었다. 중국 삼국시대 제갈공명의 사당 앞에도 측백나무가 있다.
도동의 측백나무는 처음 달성서씨의 무덤에 있었다. 측백나무의 서릿발 같은 기상은 관리들의 온갖 비리를 조사하는 중국 한나라 어사대의 별칭인 백대(柏臺), 우리나라 고려시대 어사대(御史臺), 조선시대 사헌부(司憲府)의 별칭인 백부(柏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어사대는 그 주위에 측백나무가 무성한 탓에 까마귀가 많아 앉아 ‘오부(烏府)’라 불렀다.
중국 유교의 창시자인 공자도 측백나무를 보면서 뭔가를 깨달았다. 바로 공자가 깨달은 것은 『논어(論語)』 자한(子罕)에 나오는 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歲寒然後知松柏之後彫)이다. 이 말은 “날씨가 추운 뒤에야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뒤에 시든다는 것을 안다”는 뜻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측백나무의 한자인 백(柏)을 잣나무로 해석하지만, 이는 중국의 나무를 모르는 사람들의 오해이다. 측백나무에 대한 오해는 중국 불교의 유명한 화두(話頭) 중 하나이자 우리나라 사람들도 자주 인용하는 “뜰 앞의 잣나무[庭前柏子]”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이 화두는 ‘뜰 앞의 측백나무’이다.
2016년 대구광역시 동구가 경북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도동 측백나무 숲 실태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결과에 따르면 현재 도동 측백나무 숲 나무 개체 수는 성목 1,232개, 치수 191개 등 모두 1,423개로 조사됐다. 전수조사를 통한 정확한 개체 수 파악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7년부터 불로동지역 의용소방대 대원들은 지역의 자랑인 대구 도동 측백나무 숲 지킴이를 구성하고, 지역사회의 안전 문화 정착에 기여하기 위해 매년 기원제를 지내 왔다.
2018년 제12회 기원제에서는 대구시 무형문화재 제7호 공산농요보존회 회원들이 공연을 했다. 대구 도동 측백나무 숲은 1962년 12월 7일 천연기념물 제1호로 지정되었다가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천연기념물로 재지정되었다.(출처 : 한국학중앙연구원-향토문화전자대전)
북벽향림北壁香林(서거정詩)
古壁蒼杉玉槊長(고벽창삼옥삭장)
長風不斷四時香(장풍부단사시향)
慇懃更着栽培力(은근경착재배력)
留得淸芬共一鄕(유득청분공일향)
옛벽에 푸른 측백은 옥창같이 자라서
긴 바람 끊이질 않고 사시사철 향기롭구나
은근히 정성들여 심고 가꾸기를 힘쓰면
맑은 향 머물러서 온 마을에 가득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