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대지,썰렁한 도시
장마가 지난 후 대지가 끓는다
도심이 텅 비었다
사람 붐비는 곳은 못가고
항상 인적없고 썰렁한 산과 거리는 내 차지다
송충이는 솔가지가 편하듯
텅 빈 도심을 관망하는 시선은 뜻깊다.
만법이 가고 오며,붐비다 비었다,싸웠다 헤어졌다
그리고 더웠다 추웠다 하는 두 양변의 흐름과 반복
두 양변을 조망하며
그 가운데 해탈을 꿈꾼다.
도심 쪽밭 해바라기는 해를 찾아 몸을 비틀고
해바라기는 사방이 확트인 공간에서
오직 해를 바라봄으로 해 빵끗 웃으며 성장하는데
도심 빌딩 사이 쪽밭의 해바라기는
해님을 보려 몸과 목을 비트나
해는 정오즈음 잠시 만나고
종일 목을 빼 님쪽을 향한다.
해의 잘못이랴,인간의 잘못이랴.
아니면 빌딩의 잘못이랴?
하수로 머리를 감다
비가 온지 하루 지난 장마시즌이지만
자전거에 짐을 실은 나그네가
하수구에 흐르는 물로 샴프머리를 헹군다
맑아진 하수인지
담대한 나그네의 무심인지?
아래 머무는 자를 위해
흙탕물 일으키지 않게끔 살짝 물을 뜨신 부처님
그 배려와 자비
하수조차 깨끗이 쓰면 모든 나그네가
뜨거운 여름,몸을 씻을 수 있으려나?
도심속의 한 노인
노인은 이동권이 약해
시원한 계곡이나 휴가를 갈 수 없다
유일한 작은 기쁨이
걸어서 도심 공원 고목아래에서 매미소리를 들으며
피서(?)를 보내니
독거 노인들의 병고와 고독은
선진국이나 후진국이나 피할 수 없다
부처님은 수시로 집중해 '나무아미타불!'을
염불할 것을 부촉하셨다.
'나는 광명의 주체,나는 해탈의 주인공'이라는 말씀.
도처의 쓰레기들
인간이 소비하고 배출한 쓰레기가
온 산하,넓은 바다 가득 넘쳐난다
선진국일수록 인구증가가 정체인데
쓰레기는 도처에 산처럼 쌓여가고
도심은 이틀만 안치워도 쓰레기 지옥
쓰레기 투기의 인간무지는 정녕 지속될 수 있을까?
재활용도 어려운 도처의 일회용품들
자연이란 어머니 품에서 온 우리들
그 어머니 품을 더럽히는 우리 인간종들
환경 생각,후손 생각 !
폭염에도 끄떡없는 소나무
타는 대지,불같은 대기에도
자기자리를 지키며 우뚝 서 태양과 맞서는 기개
바로 자기 한 자리에서 점진적으로 그 깊히를 더하고
잔뿌리들을 키우며
비상시에는 움츠리고 근신하며 수분증발을 제어하니
올곧은 수행자의 표상이다.
더위면 더위,추위면 추위
폭우와 폭설을 선 자리에서 이겨내는
중생들의 선지식인 대승보살의 의지요,기개다.
동네 무더위 휴게소에서 쉬다 오후 집으로 가다
무더워
너도 나도 폭염을 피해 찾아가는 곳
동리 휴게소
할머니들이 이제 자녀손자들이 오는 시간
저녘을 준비하든 집으로 귀가할 시간
그래도 아직 걸어다니며 식사와 화장실을 자유로이
오갈수 있음은 축복이다.
노인들이 대접받는 세상,그곳이 정토요,극락이다.
잡초와 숲으로 뒤덮인 도량
비와 더위로
도량이 온통 푸른 숲이다.
주변을 머리 깍듯이 산뜻하게 깍는 일은
이 무더위에 쉬운 일이 아니다
"초목이든 숲이든 태양 열기로 무럭무럭 커 산소를
뿜어내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대기를 맑게 해 다오"
그래도 그 잡초,초목이 있어 장마에 땅을 붙들고 있어
유실이 안됬으니 그들 역시 공덕이 크다.
만 생명에 존엄이 있듯,만물에 각자의 공덕이 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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