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 술! 술! 술이 무엇이기에...
술은 흔히 농담으로 “술술 넘어간다고 해서 술”이라고 하나 술의 어원은 술의 주성분인 물과 발효의 과정인 불에서 찾을수 있다.
술의 고유한 우리말은 ‘수불’로 술이 발효되는 과정중 부글부글 끓는 것을 보고 옛 사람들이 물에 불이 붙는다고 해서 ‘수+불’이라 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열을 가하지 않았음에서 부글부글 물이 끓어오르는 모습이 참으로 기이하게 여겨 졌으며 이것은 마치 물에서 난데없이 불이 붙은것과 같았서 이를 '수불'이라 했으며 이 수불이 수불-> 수울-> 수을-> 술 로 변했다는 것이다.
○ 술에 대한 기원 설
술의 사전적 의미는 ‘알코올이 함유되어 있어 마시면 취하게되는 음료’의 총칭이다. 마시면 취하게 되는 술은 발효된 야생과일을 우연히 맛봄으로서 그 역사가 시작 됐다고 하는데 이후 인류의 조상들은 다양한 원료를 이용하여 발효과정을 거침으로서 오늘날과 같은 다양한 술을 탄생시켰다.
인류의 발달사를 보면 수렵시대엔 과일주가 유목시대에는 가축의 젖으로 술이 만들어 졌으며 농경시대부터 곡류를 원료로한 곡주가 빚어지게 되었다는 설이있다.
1. 원숭이 기원 설
흥미롭게도 최초로 술을 빚은 생명체는 사람이 아닌 원숭이라는 학설로 움푹 패인 바위에 떨어진 과일이 발효를 거쳐 술이 되는 것을 발견한 원숭이가 이후 계속해서 바위에 과일을 저장한 후 과실주를 즐겼으며, 이를 사람들이 목격하면서 술이 인류에제 전해졌다는 설이다.
2. 벌꿀술(Mead) 기원 설
미드(Mead)는 벌꿀로 만든 와인(Honey Wine)으로 내린비에 의해 희석된 벌꿀이 공기중의 야생 효모에 의해 발효되어 벌꿀술이 생겼다는 설이다.
미드는 허니문(honeymoon)의 탄생의 배경이기도 하다. 고대 바빌론에서는 신혼부부가 결혼을 하면 장인이 한달 동안 마실 벌꿀술을 주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새신랑은 한달동안 장인이 만들어준 이 술을 마시며 신부를 임신시켰다고 하는데 꿀(Honey)과 한 달(Month-moon)이라는 말이 합쳐져 '허니문(honeymoon)'이란 단어가 만들어졌다는 설이다.
3.미인주 기원 설
쌀과 같은 곡물 등을 입에 넣고 씹은 뒤, 도로 뱉어내서 모은 것을 발효시켜 만드는 술로 주로 여인이 만들었다 하여 '미인주'라고도 불렸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지봉유설에 최초로 “미인주”라는 이름으로 수록되어 있으며 그 이전에도 이러한 방법으로 술을 제조한 기록이 있다.
일본에서도 '만엽집' 같은 책에 이러한 제조법이 발견되고 있으며 남아메리카 등지에서도 바슷한 기록이 발견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기록이 많이 남아있어 미인주가 인간이 만든 술의 시초라는 설도 있다.
또한 술의 종류에는 발효주와 증류주 그리고 혼성주가 있는데 발효주는 과일, 곡류등을 발효시켜 만든 술이다. 부드러운 맛과 향이 있으나 알코올분이 낮아 (예 포도주, 맥주, 막걸리, 약주, 청주등)
다음은 증류주인데 발효된 술을 다시 증류하여 얻는 술이다. 증류를 하여 얻은 술 이기 때문에, 불순물이 적고 알코올 농도가 높다. (예 소주, 브랜디, 위스키, 보드카, 럼, 데킬라등)
혼성주는 발효주나 증류주에 과실, 향료, 감미료, 약초등을 첨가한 술이다. (예 인삼주, 매실주, 진, 오가피주, 칵테일등)
그래서 와인과 위스키는 고급 발효주와 증류주를 대표하는 주종이다. 발효주는 말 그대로 발효시켜 만드는 술이고, 증류는 이 발효주를 증류한 술이다.
그런데 이슬람 국가 대부분은 율법으로 술을 금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그중에도 엄격해서 술을 마약과 함께 중범죄로 다루고 있다.
그렇지만 중동 국가가 모두 사우디 같지는 않다. 두바이는 호텔에서의 음주를 허용하고, 요르단은 ‘아락’이라는 도수 높은 증류주를 공항 면세점에서 팔고 있다.
금주 규정이 들쑥날쑥한 것은 이슬람 경전인 코란 자체가 애매해 저마다 해석이 다르기 때문이다.
‘믿는 자들이여 술과 도박과 우상 숭배를 피하라’면서 한편으론 ‘취하는 것이 인간에게 좋은 점도 있지만’처럼 장점을 거론하기도 했다.
기독교도 술을 금하지는 않는데 성경에는 결혼식에 참석한 예수가 어머니의 부탁을 받고 물을 포도주로 바꾼 기적이 나온다. 당시 포도주 도수는 4~5도여서 사실상 물에 가까웠다.
수질이 나쁜 중동에선 고대부터 ‘포스카’라는 신포도주로 물을 소독해 마셨다고 한다.
술에 대한 입장도 코란만큼 애매해 잠언에선 ‘술을 쳐다보지도 말라’고 했다가 시편에선 ‘마음을 즐겁게 해 주는 하느님의 선물’이라고 했다. 그래서 신부님들은 술을 자유롭게 음미하고 있다.
개신교가 가톨릭보다 음주에 엄격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한국만의 특징이다. 여기엔 역사적 배경이 있다.
개화기 조선 땅을 밟은 선교사들이 조선인들의 무절제한 음주 행태와
그로 인한 폐해를 접한 뒤 음주를 노름 축첩과 함께 악습으로 규정한 것이 이후 전통으로 굳어졌다.
불교 역시 신도가 지켜야 할 도리를 규정한 오계(五戒)는 ‘술을 마시지 말라’고 돼 있지만 정작 석가모니는
음주는 물론 육식도 완전히 금하지 않고 조건부로 허용했다.
그런데 사우디가 1952년 술의 제조 판매 음용을 모두 금지한 지 72년 만에 주류 매장을 허용하기로 했다.
비(非)이슬람 외교관만 대상으로 한다지만 큰 변화이다. 사우디의 주류 매장 허용은 실권자인 빈 살만 왕세자의 결단이라고 볼수 있다.
국가 개조 청사진인 ‘비전 2030′ 아래 홍해 자유관광지구 조성, 네옴시티 건설, 여성 운전과 공연장의 남녀 동석 허용 등 잇단 개혁 조치를 추진해 온 그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사우디의 금주법 도입은 왕자 중 한 명이 만취해 영국 외교관을 사살한 것이 계기였다. 적절히 술을 절제했다면 없었을 사고였다.
주요 종교가 완전한 금주보다 절제를 요구한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사우디는 너무 극단적으로 막는 바람에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왕실 귀족조차 술을 마시고 싶으면 비행기를 탔고, 처벌 위험을 무릅쓴 술 선물이 신뢰의 증표로도 쓰이는 부작용이 빚어졌다.
‘지키지 않을 법’의 위선에서 얼마나 자유로운가도 문명의 척도가 될수 있다.
사우디의 모든 과학문명은 4차원을 넘어 5차원으로 달려가는데 지나친 규범과 제약은 허울에 불과한 것이다.
술은 오랜 세월동안 인류와 함께 했다. 즉 사람이 사는 곳이면 어디에나 술이 있었다. 사람들이 모이면 술을 빚었고 술이 있으면 사람들이 모였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문화가 싹텄다. 즐거울 때나 슬플때나 약방에 감초처럼 우리곁에 있었던 술 때문에 술 속에는 새로운 문명과 그 나라의 문화가 녹아 들었다.
그렇기에 그 나라의 술을 마신다는 것은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음미하는 것 같은 이치라고 볼수 있다.
그래서 그 나라의 술을 보면 그 나라의 풍속을 알수 있다고 했다.
때문에 어느 나라든 정상외교 만찬장에 그 나라의 특산주가 빠지지 않고 오르고 있다. 그래서 술은 인간의 영원한 친구이다.
참고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술은 약 100년 전에 증류된 위스키인데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유리 보관함에 조심스럽게 담겨있는 술병 하나! 한정판 빈티지 위스키인 '맥캘란 1926'이다.
지난해 11월18일 런던 경매회사 소더비에서 이 위스키 한 병이 218만 7천 여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35억 원에 판매됐다. 단 한잔에 1억이 넘는 가격이다.
이는 와인과 증류주를 통틀어 경매 역사상 최고 가격이다. 해당 위스키는 1926년에 증류된 뒤, 쉐리 오크통에서 무려 60년 동안 숙성되었으며 이후 1986년에 단 40병만 한정 출시됐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술을 먹어본 사람이 아직까지 한명도 없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