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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2곳, 방화당해
캐나다 서스캐처원 주의 한 옛날 가톨릭 학교 근처에서 아무런 표지 없는 무덤 751개가 발견되면서 교황청이 캐나다 원주민에게 공식 사과해야 한다는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원주민 지도자들은 과거 “인디언 기숙학교”에서 있었던 학대의 결과로 최대 어린이 6000명이 죽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19세기 후반부터 캐나다를 비롯해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는 비그리스도교인인 원주민 부모 아래서는 자녀가 제대로 된 인간으로 양육될 수 없다는 편견 아래, 원주민 자녀를 부모에게서 강제로 떼어내 그리스도교회들이 운영하는 기숙학교에 집어넣는 교육제도가 정부 정책으로 실행됐다. 이들 상당수는 평생 부모를 다시 만나지 못했다. 캐나다에서는 1876년에 이 교육제도가 시작됐으며 1996년에야 마지막 연방 차원 기숙학교가 문을 닫았다.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사과와 더불어 교회가 관련 자료를 공개해 달라고 반복 요청하고 있다.
이번 발견은 원주민들이 지표투과 레이더를 이용해 유해들이 묻힌 지점을 확인하면서 알려졌다. 이 유해들 가운데 몇이 매장지 근처에 있던 마리벌 인디언 기숙학교 학생들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이 학교는 가톨릭교회가 1899년에서 1997년까지 운영했다.
캐나다에서는 지난 5월에도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서 한 집단매장지가 파악됐다. 그때도 트뤼도 총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과를 요구했으나 교황은 거부한 바 있다.
캐나다 교회와 주교들은 브리티시컬럼비아 건과 마찬가지로, 깊이 사과하고 조사에 대한 협력을 약속했다. 토머스 콜린스 추기경(토론토 대교구)은 <CBC>에 캐나다의 각 교구는 사과해 왔으며 기록들을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가톨릭교회를 고소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사진 출처 = IRSC Canada)
재정적 결과
종교문제 평론가인 마이클 코런은 <CBC>에 이러한 원주민 자녀의 학대 사건에 가톨릭교회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성공회와 장로교회 당국은 각기 사과한 반면, 교황청은 사과를 거부하고 있다. 코런은 책임을 인정하면 엄청난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는 변호사들의 지적을 상기시켰다.
코런은 교황청이 캐나다인들이 느끼는 공분을 인정하고 앞으로 져야 할 재정적 책임이 얼마가 되든 간에 사과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그는 가톨릭교회는 기혼 남성의 사제 서품이나 동성혼인의 문제에서는 (지역별) 정책 개발을 하기보다는 중앙집권적으로 결정하고 한목소리를 낸다고 지적했다.(역자 주- 따라서 이번 문제에서만 교황청이 빠지기 어렵다는 뜻이다.) 또 그는 바티칸이 남미의 식민지 정복 과정 중에 교회가 했던 역할에 대해서는 이미 사과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교회는 이미 2007년에 인디언 기숙학교 관련 재판에서 2500만 달러를 인디언들에게 보상하기로 조정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조성된 액수는 370만 달러뿐이었다. 또한 캐나다 정부는 14년에 걸친 재판 끝에 예전의 학생들과 그 후손들에게 1인당 1만 달러의 보상금을 주기로 약속했다. 그들이 받은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고 인디언 언어와 문화를 회복하는 데에도 5000만 달러를 쓰기로 했다.
보복
6월 21일,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전통 원주민 구역에 있는 가톨릭교회 2곳이 방화로 파괴됐다. 여론조사에서는 캐나다인의 2/3가 교회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했으며, 당시 캐나다 정부가 책임 대부분을 져야 한다고 한 것은 34퍼센트뿐이었다. 응답자의 80퍼센트는 과거의 이 일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으며, 이번 발견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한편, 여러 도시에서는 이 인디언 기숙학교에 연관된 유명인들의 동상을 철거하고 있다. 예를 들면, 에드먼턴 시의회는 한 기차역에서 그랜딘 주교의 이름을 지우기로 결의했다. 그랜딘 주교는 이 기숙학교 제도를 처음 창안한 이들 가운데 한 명이다. 토론토에 있는 라이어슨 대학에서는 이 제도와 관련된 한 유명한 장관의 동상이 시위대에 의해 끌어내려졌다. 샬럿타운 시의회는 캐나다의 초대 총리인 존 맥도널드 경의 동상을 철거하기로 결의했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의 데브 할런드 내무장관은 미국에서는 어린이 수만 명이 강제로 부모로부터 떼어졌다고 말했다. 그녀는 1926년 기준으로 학령기 미국 인디언의 83퍼센트가 인디언 기숙학교에 있었다고 밝혔다. 이 아이들은 학교에 처음 도착할 때 (지금은 금지된 농약인) DDT액을 뿌렸으며 인디언 말을 쓰면 육체적 학대를 받았다.
인디언인 할런드 장관은, 자신의 외조부모도 8살에서 13살 사이에 몰래 납치되었으며 그 뒤 평생 본래의 가족에게 돌아오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속되는 트라우마
집단매장지의 발견에 대한 토론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디언 기숙학교의 피해자들이 겪은 것과 같은 트라우마는 당사자뿐 아니라 자녀 세대에게도 대를 이어 전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홀로코스트 연구들에 따르면 세대간 트라우마 유전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준을 높이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우울증, 당뇨병, 고혈압으로 이어진다. 신체적, 정서적으로 스트레스가 비정상적으로 커지면 이에 대응하기 위해 코르티솔이 나오는 것은 정상이지만, 이 상태가 지속되면 문제가 된다.
기사 원문: https://www.indcatholicnews.com/news/42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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