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가 너무 덥다보니 상상을 초월한 일들이 너무 자주 발생하는 것같습니다. 나라 전체가 온통 열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열병이 과도해 국가적 혼돈상태에 빠져 드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너무 많아 열거하기조차 힘들지만 우리가 가장 지근거리에서 봐왔던 특정 조형물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것에 대해 너무 답답하고 착찹한 심정 금할 길이 없습니다. 바로 독도 조형물 긴급 철거사건입니다.
지난 8월 12일에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 있던 독도 조형물이 별안간 철거됐습니다. 잠실역의 독도 조형물은 지난주에, 광화문역 독도는 이미 지난 5월에 철거됐습니다. 서울 시민들이 너무 바빠서 지하철역 한구석에 묵묵히 존재했던 독도 조형물 철거를 눈치채지 못한 것입니다. 광화문역은 어디입니까. 바로 지난 2016년 촛불혁명이 불타올랐던 광화문광장으로 들어가는 관문이었습니다. 그런 곳에 위치한 독도 조형물이 제일 먼저 철거된 것입니다. 잠실역은 또 어디입니까. 한국의 지하철가운데 가장 이용인구가 많은 역이 바로 잠실역입니다. 한국 지하철의 상징과도 같은 역입니다. 그런 곳에 설치된 독도 조형물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안국역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습니까.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역입니다. 안국역은 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 선열들의 이름과 그들의 업적을 새겨놓은 역입니다. 그곳에 놓여져 있던 독도 조형물이 철거됐습니다.바로 지난 12일 나흘전 일입니다.
서울 지하철 역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측은 독도 조형물 철거는 지하철 이용객들의 안전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늘어났기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승객들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것들을 정리하는 차원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승객들이 늘어난다고 사고가 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촛불혁명의 숱한 인파가 몰렸던 2016년 가을부터 2017년 봄까지 광화문역과 안국역에 인파로 인한 사고는 거의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그때에 비하면 조족지혈입니다. 코끼리 발에 비스켓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서울교통공사는 이해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무심히 다녔던 통로에 외롭게 존재했지만 그래도 오가면서 이땅의 중요한 영토라 생각하고 있었던 지하철 이용객들은 분개합니다. 도대체 어떤 인간들이 독도조형물을 치웠는지...이 독도는 대한민국 역사성의 문제이고 대한민국 영토의 문제인데 철거했다는 것은 지금 일본이 주장하는 독도문제에 호응하는 짓거리가 아닌가 하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독도를 분쟁지역화해서 한국과 공동통치를 하겠다는 일본의 말도 안되는 주장에 동조하는 짓이 아닌가 여기는 것입니다. 일본은 초중학교 교과서에 독도를 자신들의 영토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극우세력이 주장하는 독도가 한국의 영토임을 주장할 근거가 없다는 말을 따르는 집단이 벌인 어처구니 없는 행태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지하철 이용객과 서울시민들의 분노가 들끓자 해당 서울 교통공사는 마지못해 시민들의 높아진 역사의식에 부응하지 못했다면서 사죄의 표시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시민들의 높아진 역사의식이란 무엇입니까. 일부 언론과 시민들이 가만히 있으면 이 나라 국민들의 역사의식이 낮아서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는 말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도대체 서울교통공사는 서울시민들의 수준이 자신들과 흡사하다고 판단하는 듯합니다. 무슨 사죄의 말로 높아진 역사의식 운운하는 것이 정말 가소롭기 짝이 없습니다.
독도는 우리 국민이 자주 가볼 수 없습니다. 접근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일본이 줄기차게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하고 한국의 극우세력들은 시도때도 없이 독도를 한국의 영토라고 주장할 근거가 없다는 주장을 펼치는 등 역사 왜곡이 심각해지자 지난 2010년 독도조형물을 서울 지하철역 주요지점에 세운 것입니다. 진보 정권이 아닌 강한 보수세력인 이명박대통령 시절에 만든 것입니다. 비록 자주 가볼 수 없지만 한국의 영토이자 한국 영토의 막내인 독도는 영원히 간직해야 할 우리의 자랑스런 땅임이 틀림없습니다. 비록 가보는 힘들지만 그래도 오고가면서 외롭게 비바람을 맞으면 굳건하게 대한민국의 땅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존재하는 독도를 생각하자면서 만들어진 그 귀한 독도 조형물을 서울시민들의 동의를 구하지도 않고 서울교통공사 임직원들이 파괴한 것입니다. 독도 조형물이 설치된 곳이 서울교통공사 땅입니까. 그곳도 엄연한 한국의 땅입니다. 서울교통공사 임직원 땅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또한 역사적인 엄청난 상징을 함유하는 그런 상징적 조형물을 자신들의 판단으로 그냥 철거한 것은 온 국민의 지탄을 받아도 결코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2024년 8월 16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