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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컴 조명·인터뷰 스트레스로 과도한 반응… 스포츠지 사생활 폭로·자극적 기사 자제를
야구에는 수비 또는 공격 방해라는 규칙이 있다. 말 그대로 공격수가 수비수를 방해할 때 수비수가 상대방의 공격이나 주루에 지장을 줄 때 발생하는 규칙의 한 사례다. 이러한 방해 동작은 경기 도중 자주 발생하지는 않지만 한 번 터지면 그 파문은 크다. 해당 선수끼리 감정적으로 대응할 때(고의적인 경우에 국한)도 있으며 특히 승부처에서는 주변에서(공격과 수비하는 팀들) 서로 만족할 수 없다고 심판에게 강한 항의를 한다. 어떤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핵 잠수함 투수인 김병현(24)이 지난 11월 8일 국내 한 스포츠전문지 사진기자와의 ‘방해 동작’ 시비 사건에 휘말렸다. 김병현은 지난 11월 8일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스포월드에서 운동을 마치고 나가던 차에 자신을 찍던 ‘굿데이’의 이건(29) 사진기자와 옥신각신하다 그만 카메라 파손과 기자 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정당한 절차없이 사진을 찍으려던 기자의 카메라를 파손한 것은 인정하지만 결코 폭행은 아니다는 김병현측과, 분명히 신분을 밝혔음에도 폭행을 가했다는 이씨는 서로 상대의 잘못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11월 15일 스포월드측이 찍은 ‘CCTV’ 화면이 경찰에 제출되고 이를 확인한 경찰이 “김병현의 폭행 혐의가 짙다”고 발표하면서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이에 김병현측은 “신체적인 접촉 부분만 촬영된 화면은 인정할 수 없다”면서 초상권 침해 및 자신의 명예를 실추한 굿데이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절대 밀리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선수와 기자와의 충돌 사건이 흔치 않은 국내 상황에서 이번 사건은 매우 충격적이다. 그동안 감정적인 시비는 있었으나 그래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선수와 기자와의 관계가 금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진출로 인해 외국 언론과 선수와의 관계를 실감하며 사생활 침해에 대해 더욱 민감해지고 있는 해외파 및 선수측과 국내 현실을 감안한 알권리를 계속 행사하려는 스포츠전문지측으로서는 사태 추이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김병현 사건 발생 후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는 열띤 찬반 토론이 열리고 있다. 누구의 잘못이 더 크냐가 바로 그것으로 해당 기자의 스포츠신문사와 김병현 및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은 사건 주인공들을 대신해서 각각 강력한 어필을 하고 있다.
언론과 벽 쌓으면 유리할 것 없어
사실 방해 동작은 타이밍이 맞지 않아 나올 수도 있지만 고의로 발생할 수도 있는 플레이다. 그렇기 때문에 분쟁은 일어난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심판이 가리는 것이나 방해 동작이 나온다는 것 자체는 유쾌한 일이 아니며 고급 야구도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건을 해석할 필요가 있다. 김병현과 언론과의 관계가 원활하지 않다는 것은 야구팬이라면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김병현은 국내 스포츠전문지와의 대화를 사실상 차단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이던 2001년 월드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에 통한의 동점 및 역전 홈런을 맞고 난 뒤가 특히 그랬다. 김병현으로서는 그렇게 하는 게 악몽에서 벗어나고 심기일전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었을 것이다.
또한 데뷔 이후 끊임없이 갈망한 선발투수 보직 변경, 애리조나 시절 감독과의 불화, 그리고 2003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그것도 보스턴의 홈구장에서 터진 손가락 파문으로 인해 불거져나온 수많은 과장 기사로 인해 김병현은 마음을 더욱 닫았다.
이런 김병현이 사진기자와의 불미스러운 사건 후 자신의 홈페이지에다 장문의 글을 남겨 관심을 끌었다. 홈페이지 글 서두에는 ‘대인기피증, 정신이상, 인성교육 덜 되고 가진 건 힘밖에 없어서 사람 폭행하고 다니는 자신’이라고 간접적이면서도 강력하게 국내 언론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지칠대로 지친 몸을 이끌고 최선을 다했지만 단지 패했기 때문에 자신 및 팀을 원망하는 보스턴 언론과 팬들의 심한 야유’ ‘손가락 파문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알지도 못한 채 심한 표현의 기사를 다뤄 자신은 물론 가족들에게 심리적인 충격을 준 국내 언론’ 등에 대해서 솔직한 심정을 피력했다.
사실 김병현은 대인기피증, 정신이상, 특히 인성교육이 덜 된 선수가 아니다. 그랬다면 홈페이지에 이런 글을 올릴 수 없다. 그는 학창시절 학업에도 충실했던 모범생이었으며 예의 바르고 똑똑하고 상냥한 마음씨를 지녔다. 스타로서는 대단히 어려운,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팬들에게 공개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병현은 ‘신(神)’이 선물한 재능과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 자제력을 지닌 메이저리거다. 그것도 단순한 메이저리거가 아닌 최정상급에 속하는 메이저리거다. 재능이 대단하고 거기다 대다수가 시련을 겪을 수 있는 젊은 나이에 뛰어난 성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병현은 많은 사람들과 언론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런 점에서 대 언론 관계가 부적절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많다. 물론 본인의 말대로 생각과는 다른 엉뚱한 기사를 보는 부담감과 목을 조르는 듯한 인터뷰 스트레스를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이참에 자세를 바꾸어야 할 필요가 있다. 언론과의 관계를 부드럽게 하지 못하면 메이저리그에서 인정받기 쉽지 않다. 단순히 성적만 올리면 된다는 생각이라면 어쩔 수 없겠으나 김병현 본인도 그러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세계 최고 무대인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상 성적은 물론 존경받는 선수로 남고 싶은 게 공인의 올바른 자세이기 때문이다.
왜 그래야 하는지 잠시 예를 들어보자. 같은 팀 내 동료인 강타자 매니 라미레스(31). 라미레스는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 타자 가운데 한 명이다. 라미레스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인 1999년 무려 65년 만에 가장 많은 165타점을 기록했고 소속팀의 지구 우승을 이끌어냈지만 리그 최우수 선수 투표에서 4위에 랭크되고 말았다. 라미레스가 자신보다도 한참이나 성적이 떨어진 선수에게 트로피를 넘긴 주된 원인은 언론과 팬들과의 매끄럽지 못한 관계였다. 경기 내외적으로 최고 선수는 성적만이 최고여서는 안된다는 것을 일깨워준 것이다.
최근에는 1970~1980년대 최고의 스위치 타자였고 올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에디 머레이(47)가 볼티모어 오리올스 감독을 노리다 탈락한 예가 있다. 이유는 잘 하고도 선수 시절 자신의 부진을 물고 늘어진 언론과 여론 때문에 언론과 벽을 쌓았기 때문이다.
스포츠지, 흥미보다 경기 자체에 관심을
그런 이유로 메이저리그는 유망주들을 상대로 신입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며 마약, 도박, 돈 관리 등을 가르친다. 또한 언론 상대에 관해서도 교육을 한다. 교육 내용 중의 하나는 이렇다. “유에스에이투데이(USA Today: 미국 전국지) 4분의 1 쪽 크기의 광고 단가는 무려 3000만원 이상에 이른다. 그러나 여러분은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공짜로 신문에 실을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긍정적인 자세로 언론을 대하라. 그리고 남 탓을 하지 마라. 그러면 언론은 선수들의 잘못을 그대로 전달하지 않을 것이다.”
김병현은 사건 발생 후 지난 11월 15일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병현은 “필드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부분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 이제는 나를 아끼는 모든 분들에게 먼저 다가가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말한대로만 행동한다면 김병현은 최고의 메이저리거가 될 수 있다. 2001년 월드시리즈의 악몽(惡夢)을 극복해낸 그가 언론과의 관계를 부드럽게 못할 리 없다. 지금까지 마운드에서 강타자를 상대로 정면승부를 마다하지 않았던 김병현은 언론과의 상대에서도 피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면 된다. 만약 피할 경우에는 강타자와 맞서 승부구로 던졌던 절묘한 변화구처럼 지능적으로 빠져 나가면 된다. 이제 ‘물밑에서 활동하는’ 핵잠수함이라기보다는 물 위에서 위용을 드러내는 ‘핵 항공모함’으로 변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본인이 뛰고 싶다는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에서도 활약할 수 있다. 양키스는 언론과의 관계를 중요시 하기 때문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스포츠 전문지도 각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스타선수의 일거수일투족을 팬들이 무조건 원하고, 그래야만 많이 팔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매체간의 치열한 특종 경쟁으로 인해 압박감이 크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선수 개인의 사생활을 더 존중할 수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어떤 스포츠 신문에서는 ‘살인 협박’이라는 제목을 달았는데, 이 표현이 김병현에게 어떤 충격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해 봤는가.
세계적인 스포츠 전문지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트(Sports Illustrated)지의 한 중견 기자는 1995년 9월 첫째주 호에서 한 프로 미식축구 선수와의 관계(취재원과의 관계)를 밝힌 칼럼을 실은 적이 있다. 이 기자는 ‘수비수였던 그를 수비하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스타플레이어였던 한 선수가 1992년 살인미수죄로 인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증인으로 참석하면서 느낀 것을 밝혔다. 그는 칼럼 말미에서 “20년 가까이 그와 많은 얘기를 하면서 많은 기사를 썼지만 풋볼 그 이상의 것은 없었다. 그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랄 뿐이다”고 정리했다. 스포츠 신문들도 흥미 위주가 아닌 스포츠 그 자체에 좀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김병현 사태’는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가장 중요한걸 잊고 있네여... 매니 라미네스가 언론과 사이가 않좋아서 받아야 할 상을 못 받았다는거... 글을 쓴 본인도 알고 글을 읽은 우리도 암니다. 누가 잘 못한겁니까? 선수는 성적으로 이야기 하면 됩니다. 언론은 선수의 성적을 비롯해서 객관적으로만 보도 하면 됩니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해서 전 내년시즌까지 김병현 선수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고만 알고 있으면 됩니다. 운동하는 곳이 어딘지 무슨 훈련인지 밥은 잘 먹는지 그런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가 건강하게 운동하고 내년시즌 위해서 열심히 땀흘리고 있다면 전 그냥 조용히 내년시즌 좋은 성적을 낼 그를 기다릴 것입니다.
첫댓글 글을 상당히 잘쓰네요
bk의 잘못은 장황하게 꾸짖고 언론의 잘못은 끝에 단 몇 줄...거꾸로 되야 되는거 아니오?? -.-b
이정도 표현도 대단한 겁니다. 현실적으로.. 서재응선수도 하필 부른 노래가 머야 "이건" 이었다지요? 어떤 스포츠관련자도 스포츠신문사관련일에 직접적으로 대놓고 말 못합니다. 차두리선수야 워낙 무대뽀 아니면 본의 아니게 개인홈피가 드러난 것일 뿐이죠..ㅡㅡ^
이거 좀 지난 기사지요? 주간조선 기사인듯. 사실 이정도만 해도 양반입니다. 송재우와 비교해보세요. --^
사실 김병현은 대인기피증, 정신이상, 특히 인성교육이 덜 된 선수가 아니다. 그랬다면 홈페이지에 이런 글을 올릴 수 없다. ---> 내가 가장 동감하는 부분임. 절대로 운동기계는 그 정도로 자신의 입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장문의 글을 매끄럽게 쓸 수 엄따.
이종률씨는 메이져경기 중계때도 김병현선수를 아낀다는 생각이들더라구요. 나만 그렇게 생각했나?
송재우는 뭐라했지여?
휴대폰 번호를 팬들에게 공개하는 모습도 보였다. ==> 정말 그래나요?????ㅎㅎㅎ
네..병현선수 2000년도에 휴대폰 공개해서 어느팬이 통화했는데 정말 친절했다는 일화가 있어요..저도 이거 옜날 게시판 이것저것 보면서 발견ㅋㅋㅋ
가장 중요한걸 잊고 있네여... 매니 라미네스가 언론과 사이가 않좋아서 받아야 할 상을 못 받았다는거... 글을 쓴 본인도 알고 글을 읽은 우리도 암니다. 누가 잘 못한겁니까? 선수는 성적으로 이야기 하면 됩니다. 언론은 선수의 성적을 비롯해서 객관적으로만 보도 하면 됩니다.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도 좋은 상을 못 받을까봐 언론인 혹은 언론 전체에 잘 보이고자 노력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선수는 선수자신과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게만 행동 하면 됩니다. 우린 김병현 선수에게 좀더 많은 인터뷰를 바라지 않습니다.
우리 김병현 선수 팬들은 아니 적어두 저는 김병현 선수가 메이져리그에서 멋있는 투구를 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기 만을 바랄뿐입니다. 그를 사랑해서 그를 좋아해서 그에게 피해가 감에두 불구하구 그의 사생활을 알고 싶진 않습니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해서 전 내년시즌까지 김병현 선수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고만 알고 있으면 됩니다. 운동하는 곳이 어딘지 무슨 훈련인지 밥은 잘 먹는지 그런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가 건강하게 운동하고 내년시즌 위해서 열심히 땀흘리고 있다면 전 그냥 조용히 내년시즌 좋은 성적을 낼 그를 기다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