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반천 블루스 / 김결

[군불]

해반천 블루스 / 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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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걷기로 해요
불어오는 바람에 마음을 열고
밝아오는 아침 소리 듣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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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냇물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구름 흐르는 사연 들어 보아요
계절의 발자국에 맞장구치며
오목조목 산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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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지 않아도 가는 시간이며
밀어내지 않아도 만나는 세월 속에
더디게 간다고 야단할 사람 없으니
천천히 그렇게 산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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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망초 웃음소리와 강아지풀 재잘거림에
코스모스 키가 부쩍 자라나면
벼 이삭 여물듯 그리움도 여물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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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녘이 들려주는 노을 소리 같이 들어요
은하수 건너 달려오는
당신을 위해 비워 둔 자리는
아직도 푸릅니다
그냥 걷기로 해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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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 『당신은 낡고 나는 두려워요』 (달아실, 2024.06)

* 김결 시인
경남 김해 출생
2020년 『시현실』 등단
시집 『당신은 낡고 나는 두려워요』
현재 김해시청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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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디길었던 유월이 끝나고, 이제 칠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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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 마지막 닷새는 서울 강남 한복판 코엑스에서 2024년 서울국제도서전을 치루느라 정신이 없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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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이 호명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분들-달아실식구들, 춘천문화재단 식구들, 불개미 식구들, 달아실의 작가들과 독자들 기타 등등-의 고맙다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큰 도움 덕분에 기대 이상의 행사가 되었습니다. 빚을 지었으니 두고두고 갚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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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행사를 치루느라 몸도 마음도 지쳤으니
오늘은, 이번주는, 그냥 좀 산책 같은 하루, 그냥저냥 산책 같은 한 주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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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띄웁니다.
김결 시인의 첫 시집 『당신은 낡고 나는 두려워요』에서 마침 눈에 띄는 시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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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반천 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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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반천은 아마도 김해시 한복판을 흐르는 하천인 모양인데
저는 자꾸만
해방촌으로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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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반천이든 해방천이든 무에 상관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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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걷기로,천천히 그렇게 산책하는 것으로
오늘 하루
이번 한 주
그렇게 나를 모든 것으로부터 잠시 해방시켜보기로....
그렇게 다짐해보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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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는 이장희의 <이젠 잊기로 해요>가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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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잊기로 해요 이젠 잊어야 해요
사람 없는 성당에서 무릎 꿇고 기도했던 걸 잊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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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잊기로 해요 이젠 잊어야 해요
그대 생일 그대에게 선물했던 모든 의미를 잊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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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잊기로 해요 이젠 잊어야 해요
술 취한 밤 그대에게 고백했던 모든 일들을 잊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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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잊기로 해요 이젠 잊어야 해요
눈 오던 달 같이 걷던 영화처럼 그 좋았던 걸 잊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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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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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실 문장수선소
문장수선공 박제영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