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사건들 속에서 조가네 총수일가들의 행태를 바라보고
5월이 되면 봄날의 싱그러움을 맛볼 수 있는 축제 마당이 전국적으로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러나 5월만큼 우리 가슴속에 남아 흐르는 서글픔이 묻어나는 사건들도 많다. 5.16이 쿠데타냐 구국의 혁명이냐 사이에서 방황하고, 5.18의 비극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생산하며 역사인식의 갈등을 초래했고, 김해 봉하마을 부엉이 바위는 고졸학력이 전부인 전직 대통령을 하늘나라로 보냈다. 세월이 흐름에도 서글픔이 도사리는 것은 굴곡진 과거사의 기억만이 이유는 아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들이 5월의 봄날에 왜 하필 기억되는가. 유아원 어린이가 계모에게 맞아 죽고 어버이가 불효자식에게 호적을 파가라는 소송을 내고 스승은 제자에게 존경을 받기가 거북해진다. 올해도 대기업 총수일가의 갑질로 세상이 시끄럽다. 가정의 달 5월은 정영 잔인한 달인가. 꽃이 비바람에 지듯이 우리들 가슴에 사랑이 지워져가는 5월이라면 더 이상 5월은 계절의 여왕이 아니다. 동토의 땅을 비집고 돋아나는 새싹은 아무리 억눌려도 희망의 잎을 내고 사랑의 꽃을 피운다. 올해도 5월이 들어서며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을 목격하는 것은 또 다른 5월의 잔인한 달인가
5월1일 방영된 조가네 항공의 갑질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번 5월도 또 다시 서글픔이 묻어나는 하루로 시작된다. 연전에 땅콩회항으로 조양호 큰딸 조현아가 사과한지 몇 년 안 되어 둘째딸 조현민이가 물벼락 갑질로 조양호 총수일가가 구설수에 휘말리는 가운데 조양호 부인 이명희라고 추정되는 여자가 행패부리는 장면이 5월1일 방영되었다. 멀리서 촬영된 동영상이라 식별이 불가능하지만 행패로 미뤄 보건데 그런 짓을 할 사람은 여자 중에서 총수일가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대한항공 지분 2~3%로 이런 갑질을 해대는 것은 대한민국뿐이다. 조양호 총수일가는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는 저능아들인가. 아니면 생명의 윤리가 시들고 공공의 책임의식이 무너졌기 때문인가. 인습에 젖은 대기업 오너들이여, 항상 면피용 아양만 떨지 말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사람이 달라져야한다. 지난해 정권 투쟁의 촛불을 목격하고도 개혁의 의지가 없다면 또한 정신개조의 뜻이 없다면 이제는 대한항공호에서 내리고 사라져야한다. 조가네 항공 직원은 더 이상 조가네 총수들의 노예가 아니다. 이런 갑질 권력의 부류가 어디 조가네 항공만이겠는가. 국민의 권익보다 관료의 편의를 앞세우는 행정권력, 특권의식과 튀는 판결로 국민의 기대를 거스르는 법조권력, 진영 논리와 선정주의의 늪에 빠진 언론권력, 파벌 싸움과 상업화로 인문의 가치를 모독하는 문화권력, 세속적 물량주의로 타락의 길을 걷는 종교권력…, 독선과 탐욕에 찌든 온갖 권력의 자리가 개혁의 대상이다.
분노에 잠긴 가정의 달, 우리는 좌절 속에 주저앉을 수 없다. 사랑과 희망 가득한 5월을 회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자라나는 세대에게는 안전과 신뢰의 울타리를, 자식 앞세운 어버이에게는 위로와 치유의 손길을, 발붙일 곳 없는 소외계층에게는 이웃공동체의 열린 삶터를 대기업 오너들에게는 겸양과 도덕의식을 활짝 펼쳐야 한다. 돈과 권력의 높은 자리들이 나눔의 손길, 섬김의 발걸음으로 저 낮고 그늘진 자리를 찾아가는 생명의 봄, 그 사랑과 희망의 계절은 아직 우리에게 오지 않았다. 시 '5월이 오면'은 이렇게 이어진다. "병풍에 그려 있던 난초가/ 꽃피는 달/ 미루나무 잎이 바람에 흔들리듯/ 그렇게 사람을 사랑하고 싶은 달…". 이 분노한 봄이 다 가기 전, 난초 같은 5월의 사랑을 꽃피워야 하지 않겠는가. 5월의 아름다운 계절로 녹음방초에 차디찬 매정스런 바람보다 훈훈한 사랑과 희망의 바람을 보내야하지 안겠는가.
인생의 현실인식은 가차 없다. 한없는 세계 속에 대기를 마시는 보잘 것 없는 생명들이 먼지 같은 공간에서 한 순간을 꿈틀대다 사라지는 운명의 굴레 앞에 어느 무엇도 속수무책이다. 이런 구차한 것들이 인간이란 굴레를 쓰고 조그마한 권한으로 어처구니없는 행패를 자행하고 있다. 99세 김형석 교수님이 인생 후배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심장하다. 사람은 궁극적으로 선을 추구하는 의지 사랑과 아름다움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인생의 남아있는 동안 행복을 찾아 누리라는 신념과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말은 이 시대 공동체가 세월을 엮어가며 다 같이 공유해야할 가치다. 이제는 굴곡진 역사를 만들면 아니 된다. 시시각각 변하는 세계사의 기록들이 하루가 다르게 갱신되고 있다. 핸드폰은 2년이 지나면 구식이 되고 자율주행차가 도입되면 운전사들은 사라진다. 모든 공장과 사무실에서는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대신한다. 이 엄청난 변화 앞에 구시대적 착각에 빠지는 것은 불행이다. 요즘 조양호 가족의 탈세와 숨겨진 비밀의방에 밀수품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락방과 연결된 대형금고에는 고가물품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관세청은 이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는 구시대적 착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일탈해위다. 민주주의 국가에 슬픈 현실이 진행 중이다. 이제까지 가슴속에 흐르던 5월의 서글픔이 묻어나는 사건들은 굴곡진 과거사 뿐 아니라 현실의 반윤리적 행위들 모두 타산지석으로 삼아 앞으로 펼쳐지는 5월의 봄날에는 희망만이 노래하는 봄날이 되기를 기대한다.
讀 李斯傳(독 이사전) 李鄴(이업)
欺暗常不然(기암상불연) : 남모르는 것 속여도 옳게 되지 않는데
欺明當自戮(기명당자육) : 남들이 아는 것 속이면 마땅히 스스로를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
難將一人手(난장일인수) : 장차 한사람의 손으로는
掩得天下目(엄득천하목) : 천하의 눈을 가리기 어려우니라.
不見三尺墳(불견삼척분) : 석자 넓이의 무덤엔
雲陽草空綠(운양초공록) : 그늘 졌다 햇빛 났다 하며 풀만 공연히 푸르른 것을 보지 못했는가.
2018년 5월 3일
율 천
첫댓글 우리나라 부자들은 왜 사회에 환원하는것을 모를까요 숨이넘어가면 모든게 허상인것을... 누가 그들을 부자로 만들어줬는데
멍청한 군상들.....참 탐욕에 눈이 멀어도 너무 멀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