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수 6번 우승 ‘약속의 땅’… 올해도 깃발 꽂을까
LPGA HSBC월드챔피언십 개막… 한국, 최근 5번 대회 4차례 우승
우승 경험자 3명 포함 13명 출전
3주 만에 열리는 시즌 4번째 대회…싱가포르 더위 적응이 변수 될듯
왼쪽부터 박인혜, 고진영, 김효주
‘약속의 땅’에서 새해 첫 우승 축포에 도전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이 3일부터 나흘간 진행된다. 1, 2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3개 대회 이후 3주간의 휴식 뒤 열리는 시즌 네 번째 대회다.
특히 매년 이 대회가 열리는 싱가포르 센토사골프클럽(GC) 뉴 탄종 코스(파72)는 한국 선수에게 ‘약속의 땅’이다. 지난해 우승자인 김효주(27·롯데)를 비롯해 2019년 박성현(29·솔레어), 2017년 박인비(34·KB금융그룹), 2016년 장하나(30·BC카드) 등 최근 5개 대회(2020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미개최) 중 네 차례나 한국 선수가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나머지 한 번도 2018년 한국계 골퍼인 미셸 위(33·미국)가 차지했다. 이 밖에 2015년 박인비, 2009년 신지애(34)가 정상에 섰다.
우승상금 25만5000달러(약 3억800만 원)를 포함해 총 상금 170만 달러(약 20억5000만 원)가 걸린 이 대회는 컷 탈락 없이 진행된다. 전체 66명의 선수 중 한국 선수는 13명이다. 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김효주 박인비 박성현 외에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7·솔레어), 5위 김세영(29·메디힐) 등도 출사표를 냈다.
‘디펜딩 챔피언’인 김효주는 우승의 기운이 깃든 이곳에서 시즌 첫 대회를 치른다. 지난해 3라운드까지 선두와 5타 차 공동 8위였던 김효주는 4라운드에서 버디만 8개를 따내는 집중력을 보이며 통산 4승을 차지했다. 5년 3개월 만의 투어 우승이었다. 김효주는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참여하는 대회는 재미있고 기대가 많다. 대회가 끝날 때가지 좋은 이미지가 남아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대회에 모두 출전하며 일찌감치 시즌을 시작한 박인비도 시즌 첫 승을 정조준한다. 박인비는 2008년 이 대회가 도입된 이후 유일하게 두 차례 우승을 맛본 선수다. 박인비는 “시즌을 다른 때보다 일찍 시작해서 몸이 덜 풀렸다는 생각은 안 든다. 좋은 기억이 많은 만큼 싱가포르에 오는 건 즐겁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지난해 올해의 선수상에 다승왕, 상금왕을 휩쓸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고진영 또한 이 대회에서 시즌 데뷔전을 치른다. 지난 시즌 왼쪽 손목 통증에 시달렸던 고진영은 그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백스윙 등도 손봤다. 특히 고진영이 이번 대회에서 4라운드 내내 60대 타수를 기록할 경우 15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라는 투어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지난해 14라운드 연속으로 이 부문 타이기록을 세웠던 고진영은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71타를 치며 신기록이 무산됐지만 이튿날부터 다시 11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기록 중이다.
현지의 더운 날씨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인비는 “이런 날씨에서는 에너지를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습장에서 시간을 보내기보다 (대회 첫날인) 목요일부터 신나서 달릴 수 있게 푹 쉴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