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by, you have a guest."
8년간 자신을 방문한것은 일년에 두번, 할아버지의 심복인 에디아저씨뿐인데 무슨 게스트란 말인가.
추종자들에 둘러싸여 담배를 태우던 그녀는 가늘게 다듬은 눈썹을 찡그리며 고개를 돌려 날카로운 눈빛으로 수녀를 쳐다보았다.
수녀원 부속의 세인트 클레어 학교 최고의 문제아.
지난 3년간 총 10번의 탈출을 시도했으며 잡혀 돌아왔을때마다 수녀들에게 보인 싸늘한 태도는 아이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스스로 만들은 눈썹 옆 피어싱과 열개도 넘는 귀걸이에 붉게 염색한 머리.
그녀의 반항적이고 공격적인 태도덕에 복장태만을 지적하며 바로잡으려다가 부상당한 수녀들만도 과반수를 넘는다.
그런 그녀를 대하는 아이들의 태도는 두가지였다. 없는듯 무시하는 부류와 경외하며 따라다니는 그녀의 추종자들.
아름답고 표범같이 날카로운 인상의 그녀를 모두 두려워하면서도 그 매력만큼은 인정치 않을수가 없다.
"Guest? Who the f**k that is?"(손님? 어떤 *발놈인데?)
"I... I don't know..."(나... 난 몰라.)
수녀에게 할 언사가 아니지만 그녀를 둘러싼 20여명의 아이들은 키득거리며 웃기만 한다.
수업에 안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당당한 그들의 태도에 질릴대로 질린 수녀는 어서 그 자리를 벗어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Slut."(*년)
루비가 수녀를 보며 중얼거리자 다시 키득이는 아이들.
곧 그녀가 발걸음을 옮겨 Reception room(접견실)로 향하자 교실로 돌아간다.
루비와 함께일때는 땡땡이를 쳐도 쫄아서 덤비지 않는 수녀들이지만, 그녀가 없으면 수사들(남자 수도승)과 함께
폭력도 서슴치 않고 덤빌 그들을 알기때문이었다. 방문도 대리인만 보내는 루비의 부모가 어떤 굉장한 힘을가진 사람들이기에
이렇게 그녀에게 절절매는지 모두 궁금해했다. 하지만 개인적인 이야기는 일절 입밖에 꺼내지 않는 루비. 심지어 기숙사도
다른아이들관 달리 독방이며 아무의 방문도 허락치 않아서 유명한 정치가나 스타의 숨겨진 딸일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했다.
부모님의 부고소식에 한걸음에 사고현장으로 날아간 제임스는 망망대해 위에 떠다니는 경비행기의 잔해를 바라보며 정신을
놓지 않으려 이를 악물었다. 은퇴 후 경비행기 조종사 자격증을 딴 아버지는 젊은시절 파일럿이 되어보고 싶었다면서 살만큼
살았으니 하고싶은것은 다 해보시겟다 말씀하셨었다. 어머니와 측근 2명을 태우고 작은 섬에 있는 별장을 다녀오시던 중에
급작스러운 토네이도에 휩쓸렸고, 그로인해 비행기는 완파되며 추락했다.
다행스럽게도 어머니의 시신은 찾았지만 아버지의 시신은 '일부'만 발견되어 제임스의 마음을 찟어지도록 만들었다.
순간, 아주 오래 전 형과의 대화가 떠올랐다. 아버지가 은퇴 후 무엇을 하실것 같냐던 자신의 질문에 돌아온 대답.
"아버지는 바다에 사실거야. 영원히."
뱃사람이 된다는 말이냐 질문했지만 똑같은 대답이 돌아올 뿐. 이미 세상에 없는 형이지만 그의 예지력에 소름이 돋아났다.
형의 딸인 루비는 어디서 어떻게 자라나고 있을까.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상 그 망할 수녀원 부속학교에서 데리고 나와야겟다
생각하며 그는 아버지의 최측근인 에디에게 전화를 걸었다.
에디는 제임스의 전화를 받고 당황해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 선대 보스와 최측근 두명의 사망으로 그는 루비가 아진과 제롬의
아이인것을 아는 유일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순식간에 너무 큰 비밀을 혼자 짊어지게 된 에디.
자신을 감싸줄 선대 보스가 살아있지 않은이상 그는 현 보스인 제임스에게 반항하는 어리석은 짓 따위는 하지 않았다.
사고현장을 수습하자마자 제임스는 세인트 클레어 학교가 있는 보스턴 외곽의 산골마을로 날아갔다.
접견실의 문이 열리고 수녀의 뒤를 따라 등장하는 아이. 자신의 취임식날 곱디곱던 조카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리며 제임스는
두 팔을 벌려 8년만의 재회를 포옹으로 준비했다.
"어..."
수녀의 뒤를 따라 등장한것은 마르고 펑키한 새빨간머리의 여자아이였다. 얇은 눈썹, 스모키 메이크업에 귀를 가득채운 피어싱과
짧게 줄인 교복 아래는 일부러 올이 나가게 해 신은 구멍투성이 자주색 스타킹을 신고 큰 키에도 불구하고 신은 굽높은 가죽워커.
그녀의 뒤로 들어올 자신의 사랑스런 조카를 찾기위해 제임스는 벌린 팔을 모은 뒤 시선을 그녀 뒤로 향했다.
"Uncle... J?!"
어디서 들어본듯 익숙한 목소리가 그 펑키한 여자아이에게서 흘러나오더니 타닥, 달려와 자신을 덥썩 안아버린다.
"J....!!"
그를 제이삼촌이라고 부를 사람은 이세상에 단 한명, 그의 소중한 조카 루비뿐이다.
너무도 급격히 달라진 그녀의 변한모습에 굳을대로 굳어진 그의 셔츠로 마스카라와 아이라이너가 섞인 검은 눈물이 배어들었다.
"흐흐흐....흐흐흑.....!!"
수녀는 자신의 눈을 믿을수가 없었다. 독하고 냉정하고 못됏기로 소문난 루비가 눈물을 보이다니.
"Relax, show me your face my dear."(진정해, 얼굴 좀 보자 우리 애기.)
이건 아니다. 이럴 리가 없다. 수녀가 다른아이를 잘못 데리고 온것임이 틀림없다.
손수건을 꺼내 그녀의 눈가에 철철 흘러넘치는 눈물을 닦아내자 검게 번진 메이크업 사이로 보이는 푸른 눈동자.
형에게서 물려받은듯 똑같던 그 눈을 기억한다. 이럴수가. 그의 조카 루비가 맞는것 같다.
"Why... why you and granparents were expelled me from family... why...!!"(삼촌이랑 조부모님은 왜 날 쫓아낸거야... 왜?!)
깡마른 주먹으로 그의 가슴을 두들기며 눈물콧물을 정신없이 흘려대는 그녀. 제임스는 콱 막혀오는 가슴을 느끼며 울부짓는
루비를 단단히 끌어안았다. 한국말로 미안하다고 끊임없이 속삭이며 눈물을 흘리는 그의 품 안에서 루비의 반항은 잣아들었다.
"Let's go home, my princess." (우리 공주, 집에 가자.)
제임스의 셔츠가 회색으로 변할때까지 실컷 울은 루비는 퉁퉁 부은 눈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삼촌의 손을 꼭 잡았다.
학교의 골칫덩어리자 우상인 루비가 떠난다고 하자 아이들 사이에서는 대혼란이 일어났다. 수업중이던 추종자들이 소식을
접하자마자 그녀를 말리기 위해 뛰쳐나왔고 그녀에게 관심 없는척 하던 아이들도 책상에 엎드려 눈물을 흘렸다.
학교가 소란해지자 곤란해진 수녀들은 나머지 짐은 부쳐줄터이니 얼른 대충만이라도 싸서 가주기를 당부했고 제임스는
아이들의 거센 반응에 도대체 루비가 어떻게 했길래 이런 반응들인가 어리둥절해졌다.
피는 못속인다더니, 여기서 카리스마 넘치는 보스였던 모양이군. 이런 촌구석의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기숙학교에서 말이지.
그의 마음속에 단순히 조카에 대한 애정만이 아닌, 루비라는 아이에 대한 호기심이 싹트기 시작했다.
"삼촌. 가자."
그의 눈이 크게 떠졌다. 오랫동안 한국말을 쓰지 않았으니 모두 잊었을 줄 알았는데...
"한국말을 어떻게 기억하니?"
"K-pop, 한국 프로."
"그런게 학교안에 있어?"
"Internet." (인터넷.)
검게 칠한 손톱으로 가방을 열어 미니랩탑을 가르키는 그녀.
이 수많은 피어싱이며 펑키한 스타일도 모두 인터넷의 영향이란 말인가. 제임스는 터져나오는 한숨을 참으며 창밖을 바라보는
루비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왜인지 모르게 그녀의 옆모습에 누군가가 겹쳐지는것을 느끼며.
첫댓글 흥미진진~ㅎ
감사!
재미있어요~
정말요 ^^? 고맙습니다.
와우 ㅋㅋ재밌어요
헤헤,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고마워요!! ^^
오호홍~점점 이야기 흥미진진해지네요~ㅋ
그렇다니 다행이네요 ^^
헐안되
헐안되 2;;;
ㅎㅎ꺄 재밋쎠여
^0^ 꺄 고마워요
루비가 많이 변했네요ㅜㅜ
아무래도 쫓겨난거나 다름없으니까요 사랑하던 가족들에게 내쳐진 기분.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설마..루비랑 제임스가...ㅎㄷㄷㄷㄷㄷㄷㄷ
후덜덜 앞으로 전개를 지켜보아주세요.
인차 알아차릴텐데 점점 걱정되네요
헤헤, 루비의 파격적 스타일덕에 쉽지 않을듯?
루비와제임스의러브스토리인가요...아진과제롬의자녀가딸일줄이야..만약둘다죽지않고살아있더라면인생이바꿨을지도모르겠네요..
그렇죠... 아진과 제롬이 살아있다면 진효와 무나는 태어나지 못했을듯.
아진과의 모습과 겹치는 루비를 보면서 제임스 기분이 정말 묘하겠어용...아진이 정말 여럿남자 인생 망치는군여....
그래두...조카는 조카인뎅....ㅋㅋㅋ루비 성격이 아진이랑 비슷할듯...
루비는 아진이에게서 내숭을 배제하고 악만 남은듯한 모습을 닮아있죠. 하지만 제임스로 인해 변할예정.
ㅋㅋ개인적으론 루비는 진효나 이런애들하곤 안 얽혔으면 해요ㅋㅋㅋ 웬지 복잡한건 노노;; 근데 설마 제임스랑 러브러브는 아니겠죠ㅋㅋ
루비는 진효와 얽히지 않아요. 이유는 곧 아시게 되실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