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6-17 12:03
선수들을 야단치다가도 TV 카메라가 들이치면 억지 웃음을 지어야하는게 감독의 운명. 경기중 덕아웃에서 감독들은 어떤 행태를 보일까? 중계화면이 잡지못하는 덕아웃안 감독들의 세계를 살짝 엿보자.
▶ 일심동체형 - 현대 김재박
"그라운드의 여우" 김감독은 경기 내내 서 있다. 작전을 짜내느라 머릿속은 복잡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덕아웃 이곳저곳을 오가며 선수처럼 소리도 지르며 사기진작에 힘쓴다. 누군가 홈런이나 타점을 올리면 가장 먼저 뛰어나가 하이파이브를 해주는 것도 김감독의 몫이다.
▶ 포커페이스형 - LG 이순철, 롯데 양상문, SK 조범현
"승부사는 표정이 없어야한다"는 오랜 전통을 따르는 유형.
LG 이감독은 중요한 순간엔 박수를 치기도 하지만 대개는 포커페이스다. 정말 기쁠 때는 TV카메라가 오기전 환희의 어퍼컷같은 동작을 잽싸게 한 뒤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간다고.
롯데 양감독은 "지고 있을 땐 웃지마세요"란 아들의 경고(?)를 받은 뒤 포커페이스로 돌아섰다. 애써 밝은 표정을 지어야 할 상황이 많은게 고충. 경기중 수시로 자료를 찾는 연구파이기도 하다.
SK 조감독은 조용하고 점잖은 스타일. 이따금 표정이 일그러지기도 하지만 대개 차분하다. 심판판정이 맘에 안들어도 덕아웃을 벗어나지 않는다.
▶ 파이터형 - 기아 김성한, 한화 유승안
포커페이스의 반대편에 다혈질 감독들이 버티고 있다. 기아 김감독은 스스로 "표정관리가 힘들다"고 토로한다. TV중계가 있는 날이면 짙은 선글라스를 쓰는 것도 바로 이 때문.
한화 유승안감독이 팔짱을 끼고 눈동자를 위로 치켜들고 있으면 십중팔구 화가 잔뜩 나있다는 뜻이다. 선수들이 실책을 하면 바로 한마디를 날린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면 모든 걸 잊는다. 뒤끝이 깨끗하다.
▶ 좌불안석형 - 삼성 김응용
김감독은 경기 내내 앉아있는 스타일. 의자를 뒤로 팍 젖혀 풀어진 자세로 앉아있으면 경기가 안풀릴 때다. 기쁠 때 감정 표현이 부족했지만 요샌 보란듯이 박수도 많이 친다. 하지만 주루사나 번트실패같은게 벌어지면 모자를 고쳐쓰며 혼자 중얼대며 화를 삭인다. 하지만 정 화가 나면 소리를 버럭 질러 덕아웃안이 남극처럼 썰렁해지기도 한다고.
▶ 탈(脫)권위형 - 두산 김경문
신세대 감독답게 잠실 덕아웃의 감독 의자를 아예 치워버릴 만큼 권위의식이 없다. 선수들과 똑같이 벤치에 앉아 경기를 보는 그는 "나이스 피칭", "잘 했어" 등 간단한 격려 코멘트를 잊지 않는다. 경기가 안풀릴 때에도 평정심을 잃지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얼굴은 조금 벌개진다고.
김형중 기자
첫댓글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