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습 3주차인 지난 금요일에는 윤세희 선생님과 함께 도곡동에 있는 중대부고로 견학을 갔다왔다. 점심시간 대출반납을 끝내고 5교시가 시작할 무렵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중대부고로 향했다. 며칠간 비가 내린 탓인지 하늘은 유난히도 맑았고, 햇볕은 따사로웠다. 견학이기는 했지만 좋은 날씨덕분에 소풍을 가는 느낌이 나기도 했다. 한시간여를 지하철을 타고 달리니 도곡역에 도착해있었다. 윤세희선생님도 2~3년전에 한번와보고 이번이 처음이시라고 했다. 역에서 5분정도 걸으니 학교들이 보였다. 근처에는 숙명여고와 대도초등학교가 있었는데, 그 중간에 나있는 길을 따라 걸으니 중대부고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미로같은 길을 뚫고 조금 걷다보니 도서관에 도착했다.
도서관의 입구는 정말 인상깊었다. 아무래도 학교가 역사가 깊다보니 학교전체가 갓지어진 느낌보다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고등학교의 느낌이었는데, 도서관 입구는 학교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화려한 조명에,자동문까지.. 여기가 고등학교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시설이 좋았다. 감탄을 하며 도서관에 들어서자 더더욱 놀라운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입구를 타고 안으로 들어가자 바로 왼쪽면에는 이처럼 넓은 카페가 자리잡고 있었다. 카페에서는 자기 공부를 가져와서 하는 학생, 잡지를 읽는 학생들이 있었고, 한쪽편에는 그림책들을 전시해두어 공부하다가 잠시 머리를 식힐 수도 있었다. 이것저것 구경을 하며 잠시 앉아있으니 중대부고 사서선생님이 우리를 반겨주셨다.
선생님과 얘기를 나누다가 시설을 둘러보았다. 카페를 둘러보다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대출반납대가 있었다. 대출반납대는 여느 학교와 다름이 없었지만, 벽면을 가득채운 dvd가 인상적이었다. 나중에 선생님 설명을 들으니 도서관안에 영상실이 있는데 그곳에서 dvd를 빌려 친구들과 함께 볼 수 도 있고, 대출해주기도 한다고 한다. 그래서 dvd도 분류기호가 붙냐고 여쭈어보니 dvd는 따로 그렇게는 하고 있지 않고, 입수순대로 소장한다고 말씀해주셨다.

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니 학교도서관에 투자를 많이해서 주위학교도 벤치마킹 해갈 만큼 도서관의 시설이 좋다고 했다. 근데 아이들이 아무래도 고등학생이다보니 도서관에 있는 자료를 많이 이용하기 보다는 개인공부하느라 바빠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들어보니 도서부도 10명 남짓의 굉장히 소수였는데, 소수여서 힘들지 않으시냐고 여쭤보니 오히려 소수여서 관리하기는 편하시다면서 웃음을 지으셨다. 지금 윗기수 아이들도 있었는데, 싸움이 일어나 해당학년 도서부를 완전히 해체시켰다는 얘기를 듣고, 사서교사로서 도서부와의 관계 또, 도서부원사이의 관계를 조정하는 것 역시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외부에서 청구기호나 라벨링작업을 다 맡기기 때문에 도서부원이 적더라도 크게 어려움은 없다고 덧붙이셨다. 그러나 외부에서 들여오더라도 틀린부분이 있을 수 있기 대문에 라벨링을 하기 전에 사서선생님이 미리 받아 잘못된 부분은 고치고 검수작업을 하신다고 했다. 간단한 담소를 마친 후 본격적으로 도서관을 둘러보았다.

만화책 같은 경우에는 위의 사진에서처럼 등록번호 위에 '도서관에서만 보는 책'이라고 하여 학생들은 아예 대출을 할 수 없게 스티커를 붙여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럼에도 학습만화일 경우 간혹가다 선생님이 빌려가실 경우에는 그 위에 그냥 바코드를 찍으면 빌릴 수 있기에 그렇게 해서 대출해주신다고 했다. 정말 현직에 있는 사서선생님의 교묘한 꿀팁이 아닐 수 없었다.

걸음을 옮겨 신간도서가 꽂혀있는 서가로 이동해보았다. 신간도서는 위의 사진처럼 청구기호위에 별모양의 스티커를 붙여놓아 일반도서와 신간도서를 분류해놓았다. 별모양스티커는 계속 붙여놓는 것이 아니라 2차 입수가 시작되면 스티커를 떼서 일반서가에 꽂아 일반도서와 학실히 구분시켜놓았다. 확실히 신간도서서가에만 꽂아놓는 것이 아니라 스티커로 구분을 해놓음으로써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 같다.

도서관 안쪽으로 들어가자 아까전에 선생님이 설명해주셨던 작은영상실이 나왔다. 지금은 도서관이 문을 닫을시간이라 바리케이트로 막아놨지만 안을 들여다보니 3~4명은 거뜬히 들어갈만큼 적당히 큰 공간이 있었다. 그 앞에는 티비가 걸려있었고, 너무 폐쇄적이지 않아 관리하기에도 적당해보였다. 근데 좌석이 티비를 마주할 수 있는 방향이 아니라 티비와 수직으로 의자가 뻗어있어, 그쪽에 앉는 친구들은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상실 구경을 마치고 안쪽으로 좀더 들어가보니 복사기가 있었다. 외부에서 복사기를 임대하여 복사카드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중대부중도서관과 달리 이 복사기는 외부에서 들여오기는 했지만, 복사카드 대신 캐시비나 티머니 교통카드로 개인이 알아서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서선생님이 관리하시기에 훨씬 수월해보였다.


또 도서관 곳곳에는 이렇게 잠시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의자나 열람석이 구비되어 있어, 학생들의 편의를 적극 고려한것을 느낄 수 있었다.
중대부고를 방문하며 느낀점은 중대부고는 정말 이용자를 잘 고려하고 배려한 도서관이라는 점이다. 미처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컴퓨터에 디비피아를 구독하여 아이들이 과제때 이용할 수 있게 한 점이라던지,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을 위해 창가에 책상을 만들어 놓은 점이라던지, 만화같은 경우 학생들은 빌리지 못하게 하고 선생님은 대출할수 있게 작은 꼼수를 마련해놓은다던지 세세한 부분에서 고등학생들의 학업과 독서를 지원하고 있었다. 이용자가 있기에 도서관이 존재할 수 있듯이 이용자를 잘 배려한 도서관은 발전 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중대부고 견학은 나중에 사서교사가 되더라도 좋은 본보기였고, 이날 본것을 잘 기억하여 나중에 도서관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