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화요일 바티칸에서 영국 왕위 계승자 찰스 왕세자와 그의 아내 카밀라 콘월 공작 부인과 만났다.
이번 만남은 찰스 왕세자 부부의 이탈리아 방문 네 번째 날 성사됐다. 왕세자 부부는 이번 방문 가운데 비첸차의 북부 도시에서 진행된 제1차 세계 대전 기념행사에 참여했고, 지진 발생 마을인 이탈리아 중부의 아마트리체를 거쳐 피렌체의 이민자와 노약자, 미혼모를 위한 카리타스 프로젝트에도 방문했다. 카밀라 콘월 공작 부인은 과거에 마피아 도시였다가 국가로 귀속된 나폴리의 한 마을에서 인신매매를 겪은 뒤 학습 장애가 있는 여성들과 만나기도 했다.
영국 대사관에서 교황청에 전달한 보도 자료에 따르면, 찰스 왕세자는 바오로 6세 홀에서 교황 알현 당시 교황과 공통 관심사를 포함한 여러 주제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교황과 찰스 왕세자는 서로 선물을 주고 받았다. 교황은 왕세자 부부에게 청동으로 만든 올리브 가지 조각상과 자신의 주요 문헌인 「찬미받으소서」, 「복음의 기쁨」, 「사랑의 기쁨」을 선물했다. 찰스 왕세자는 가난한 사람들과 집 없는 사람들에게 나눌 수 있도록 하이그로브 왕실 소유의 땅에서 직접 재배한 유기농 작물을 교황에게 선물했다.
비공식적으로 진행된 30분간의 만남 동안 교황과 찰스 왕세자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눴다. 찰스 왕세자가 바티칸에 방문한 것은 네 번째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보호에 관한 공통 관심사를 고려할 때, 지구 환경보호 관련 주제에 대해 서로 깊은 대화를 나눴을 것으로 보인다.
월요일 피렌체에서 찰스 왕세자는 상을 받으며 인간과 자연의 상호 의존성에 대해 논했고, 영국과 이탈리아가 세계 평화 유지에 기여한 바를 강조했다.
또한 종교간의 소통이 대화의 주제였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당일 교황을 알현하기 전 찰스 왕세자 부부는 영국 신학원에서 영국 가톨릭교회 소속 빈센트 니콜스 추기경과 영국의 무슬림 지도자들 네 명과 함께 만났었는데, 그들 역시 수요일 오전에 교황을 알현할 예정이었다.
바티칸을 떠나기 전 찰스 왕세자는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과 만났다. 찰스 왕세자 부부는 바티칸 도서관과 비밀 문서 보관소에도 방문해 여러 귀중한 역사적 문헌을 살펴 보기도 했다. 그 중에는 1587년 스코틀랜드의 메리 여왕이 반역죄로 참수형을 당하기 전 마지막으로 쓴 편지가 있었고, 바오로 4세 교황이 영국 개혁의 지도자 중 한 명인 토마스 크랜머 대주교를 비난하는 편지와, 찰스 1세가 로마에 파견할 대사를 임명하는 편지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