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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유명 클럽들이 돈을 벌기 위해 유니폼에 거액의 상업광고를 유치하는 마당에, 유니세프 로고를 달고 뛰는 댓가로 기부금을 내겠다는 클럽이 있다니 대단한 일이다.
비슷한 명성의 다른 클럽들이 이를 통해 천문학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는 판에, 호나우지뉴, 사뮈엘 에투, 리오넬 메시 등 초고액 연봉의 선수를 거느리고 있는 바르셀로나로서도 유니폼 상업광고 수익이 탐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트는 올 시즌부터 미국의 보험회사인 AIG의 로고로 달고 뛰는데, 그 값은 무려 4년간 9900만 달러(약 950억원)이다. 러시아의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소유하고 있는 첼시는 2005~6시즌부터 삼성전자와 5년간 9100백만 달러(약 870억원)에 유니폼 로고 사용 계약을 했다. 다른 명문 구단들도 맥주, 이동통신, 자동차 회사들의 로고를 다는 대신 연간 100억원대 이상의 수익을 올린다.
실제 바르셀로나의 후안 라포르타 구단 회장은 1년전 베이징과 베이징올림픽을 알리는 수익사업을 하려다가 14만4892명의 클럽회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포기한 바 있다. 하지만 그동안 조그만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말 카탈루냐 텔레비전와의 협상 끝에 유니폼 왼쪽 어깨에 이 회사의 로고인 ‘TV3’를 붙이기기 합의했다. 유니폼의 앞면과 뒷면은 아니지만 상업광고를 붙이기로 한 것이고 일종의 전통 훼손이다. 때문에 이번 유니세프 공익광고의 부착은 ‘TV3’ 상업광고를 하는 데 대한 보상의 뜻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전적으로 나의 해석이지만) 그런 것을 다 감안한다 해도 상업이 아닌 공익을 앞세우는 바르셀로나의 뜻은 여전히 숭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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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한국의 프로축구 구단들은 어떤 상황인가?
한국에는 모두 14개의 팀이 있다. 이들 가운데 부산 아이파크, 성남 일화, 수원 삼성, 전북 현대, 울산 현대, 제주 유니이티드는 모기업인 현대산업개발, 일화, 삼성전자, 현대모터스, 현대중공업, 에스케이의 모기업의 광고를 부착하고 뛴다. 모기업으로부터 100억원에서 200억원 정도에 이르는 운영비를 받아 구단을 운영하고 있기 대문에 모기업 홍보수단으로 유니폼에 모기업 광고를 단다.
수원 삼성은 파브(PAVV), 울산 현대는 현대중공업, 부산 아이파크는 아이파크 로고를 붙인다. 따라서 상업적인 의미의 광고값을 매길 수는 없다. 하지만 회계 차원의 값은 있다. 현대, 삼성 구단 관계자읠 말을 들어보면, 8억원에서 10억원 정도로 값을 매겨 회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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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부류는 모기업에서 분리해 운영하는 ‘무늬만’ 독립법인인 팀이 있다. FC서울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 팀은 유니폼에 광고도 많이 붙인다. 우선 상의 전면에 지에스건설의 자이, 뒷면에 지에스 칼텍스의 킥스(KIXX), 어깨에 지에스 홈쇼핑, 그리고 팬티 오른쪽 아래에 지에스25 등 모두 4개의 광고를 붙인다. 이를 합쳐 계열사로부터 1년에 100억원 정도를 받는다.
어쨌든 모기업 운영 구단들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튀긴 가격임이 분명해 보인다. 실제 시장에 내놓고 가격경쟁을 붙이면 그 정도를 받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이 팀의 뻥 튀겨진 로고 부착 가격은 모기업이 지원할 명분을 만들어주는 수단일 뿐이다. 포항제철(포스코)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포항 스틸러스와 전남 드래곤스도 비슷하다. 독립법인 형태로 운영하는 포항 스틸러스는 10억원을 받고 포스코 로고를 달아준다고 한다. 하지만 전체 운영비의 부족분은 모두 모기업이 충당해준다.
대략 1년에 160억원 정도의 비용을 쓴다고 한다. 이 가운데 로고값이 10억원을 포함해 30억원은 구단이 수익사업을 통해 벌고, 나머지 130억원은 포스코에서 지원한다. 비율로 따져보면 구단수익과 모기업 지원이 20:80 정도라 하니, 독립 지수는 20%에 불과한 셈이다.
그나마 상업 차원에서 수익을 올리기 위해 몸부림치는 곳이 수익구조가 가장 열악한 시민구단이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엠대우와 대우건설과 각각 1년 단위로 20억, 30억원에 계약했다. 대우건설과는 컨텐츠 제공을 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구단 쪽에 비교적 비싼 값에 판 것이 아니냐고 했더니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비용으로 전체 운영비의 60%를 감당하고 있다니 그럴만도 하겠다. 60%라면 연간 운영예산이 100억원도 안 된다는 것을 뜻하니, 모기업과 연관한 구단에 비해 매우 어려운 살림이 분명하다. 경남FC는 신흥 대기업그룹으로 부상하는 STX와 1년에 40억원씩 5년간 유니폼 로고 사용 계약을 맺었다.
대전 시티즌은 유니폼 상의 앞에 대전시의 ‘잇츠 대전’을, 뒷면에 케이티 앤 지를 달고, 왼쪽 어깨엔 하나은행 로고를 붙인다. 협찬 액수는 각각 연간 10억원, 10억원, 5억원씩이다. 이것으로 구단 운영의 30%를 보충한다. 광주 상무는 안방경기와 원정경기에 따로따로 로고를 단다.
안방에서는 금호건설과 2008년까지 3년계약 매년 5억을 받기로 계약했다. 원정에서는 광주은행 로고를 다는데, 연 5억원이고 매년 계약을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대구FC도 비슷하다. 대구는 두산 위브(1년6개월 계약에 20억원), 쉬메릭(대구지역 중소기업 공동브랜드, 연간 9억원)의 로고를 다는데, 안방에서는 두산 위브를 위에 원정에서는 반대로 쉬메릭을 위로 올린다. 그동안은 지역 연고인 쉬멜릭과 대구은행(연간4~5억원)의 로고를 달아왔는데, 두산 위브와 비교적 높은 가격에 계약을 하면서 대구은행을 탈락시켰다.
바르셀로나의 파격 유니폼 광고를 계기로 한국 프로축구구단의 유니폼 광고 사정을 살펴보니, 역시나였다. 구단이 자체 사업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구조가 되지 않으면 프로축구도 활성화할 수 없다. 그것을 개선하는 첫 단추가 선수인지, 관중인지, 구단인지, 협회인지 아니면 모두인지…. 모두 `내 탓'이라고 생각하고 머리를 맛댈 때 뭔가 조금이라도 바뀌지 않을까?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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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너무 길어서 읽기가 귀찮다;
오타 하나 났네 ㅋㅋ
그래도 좀 읽어보시지...^^;
잘 읽었어요~^^
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