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자식들에게 오로지 남보다 높이 올라가며 멀리 앞으로 가라고 떠다밀기만 했지 올바르게 가는 길, 때로는 돌아오고 내려오는 길을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았다. 아니 엄마가 그런 길을 가보지 못했기에 알지를 못했다. 설령 알았다 해도 자식들과는 무관하다 여겼다. 일이 잘못되고서야 안타까워 전부 엄마의 탓이라고 가슴을 치면서 쥐어뜯었다. 엄마는 자식이라면 무조건 끔뻑했다. 알고도 모른 척하고 모르고도 아는척했다. 자식만 잘된다면 엄마는 아무래도 좋아 서운할 것 없고 무엇이든 기꺼이 할 수 있는 자신감이었다. 무턱대고 자식에게는 미더운 힘이며 자랑이고 든든한 후원자였다. 오로지 나 하나쯤 네가 잘된다면 나는 아무래도 좋다. 굶어도 배부르고 헐벗어도 따스하다. 잠자리에 들어 눈을 감을 때까지 오직 자식 생각뿐이다. 빌딩 청소를 하고 식당 설거지를 하고 파출부에 고달픈 노동판이라도 뛰어들어 돈을 보탰다. 너는 내 꿈이며 모든 것이다. 나는 비록 갈지자로 가도 너는 똑바르게 가라. 마치 어미 게가 새끼 게에게 너는 옆걸음질하지 말고 앞만 보고 올바르게 가라고 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것이 엄마의 마음이다. 책은 못 읽어도 일류 대학생을 훈계할 지혜가 있었다. 너는 크게 되어야 한다. 넌 엄마와 달리 잘 살아야 한다. 그것이 자나 깨나 유일한 기도문이다. 옛날과 달라 어머니의 장독대가 없다. 장독대는 어머니에게 위안의 장소였다. 정화수를 떠놓고 무조건 자녀의 안녕과 성공을 빌었다.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다. 그래도 자식에 대한 마음은 오히려 더 노골적으로 끈끈해졌다. 그것은 일방적이면서 무한한 희생이며 바람이고 희망이다. 나 엄마가 있어 너 자식이 있는 것이 아니라, 너 자식이 있어 나 엄마가 있다고 여긴다. 비록 엄마는 부족하기 짝이 없어도 자식만은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아 똑똑하고 잘 생기고 자랑스럽기만 하다. 자식 바라기 바보라도 좋다. 부모 잘못 만나 지금은 많이 부족해도 쭉쭉 뻗어나고 우뚝 솟아 거목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