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례 요한이 죄를 지적하며 회개를 촉구하고, 침례를 베풀자, 사람들은 구약에서 예언했던 메시아(그리스도)가 혹시 침례 요한인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15절).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라기 선지자 이후로 약 400년 정도 영적 침묵기를 지내오면서 로마 제국에 의해 주권(主權)을 상실한 이스라엘 백성의 상황이기에 메시아가 나타나길 바라는 마음이 컸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이러한 생각을 인지한 침례 요한은 자신은 메시아가 아니며, 메시아의 신발끈 풀기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비교도 안 된다고 하면서 메시아가 오시면 마치 타작 마당에서 알곡과 쭉정이를 나누듯이 심판하실 것이라고 예고합니다(16절, 17절). 누군가 자신을 위대한 자로 치켜세우면 교만해져서 자신을 더 포장하여 그럴듯하게 내세우려고 하기 쉬운데, 침례 요한은 자기를 낮추면서 메시아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 집중되도록 한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은 물로 침례를 베풀지만 예수 그리스도는 성령과 불로 침례를 베푸실 것이라고 예고합니다(16절). 즉 진정으로 거듭나게 하고, 그 영혼이 영원한 구원에 이르게 하실 분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드러낸 것입니다.
곧 메시아가 나타날 것이라는 좋은 소식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알리며 사람들에게 회개로의 촉구와 메시아로 인하여 나타날 구원에 대한 희망을 주었지만, 그 당시의 분봉왕(分封王)이었던 헤룻은 자신이 지은 죄악에 대한 침례 요한의 책망으로 인해 침례 요한을 옥에 가두어버리는 일이 발생했습니다(19절, 20절). 분봉왕 헤롯 안디바(Herod Antipas)는 자기의 이복(異腹) 동생인 헤롯 빌립(Herod Philip) 의 아내인 헤로디아를 자기의 아내로 삼는 부도덕한 일을 저질렀습니다. 헤로디아(Herodias)는 헤롯 안디바의 조카딸이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헤로디아를 자기 아내로 삼은 것입니다. 침례 요한은 이러한 헤롯 안디바의 죄악에 대해 지적하며 책망하였는데, 이를 고깝게 여긴 헤롯 안디바는 침례 요한을 옥에 가둔 것입니다.
침례 요한이 옥에 갇히기 전에 예수님은 침례 요한에게 나아와 침례를 받으셨습니다(21절).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성자 하나님이시기에 할례를 받지 않으셔도 되었고, 침례도 받지 않아도 되는 분이십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율법에 명한 대로 태어난 지 8일만에 할례를 받으셨고, 침례 요한에게 나아와 침례를 받으심으로 사람의 몸으로 그 당시에 지켜 행하여야 할 도리들을 무시하지 않으신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침례를 받으심으로 공생애(公生涯, Public ministry)의 시작을 선포하신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침례 받으실 때에 성령이 비둘기처럼 예수님 위에 강림하셨고, 하늘에서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라는 소리가 들려와서 많은 사람들이 보고 들을 수 있는 일이 벌어져 예수님의 그리스도(메시아) 되심을 공적으로 선포하신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21절, 22절). 이렇게 메시아로서의 본격적인 사역을 시작하신 나이는 30세 정도였다고 23절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물론 예수 그리스도의 모든 삶은 메시아로서의 삶을 사신 것이고, 그 이전에도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보다 더 구체적으로 그리스도(메시아)이심을 드러내시며 집중적으로 사역하시면서 대속(代贖)의 죽음을 당하게 되신 사역은 30세 이후에 보다 더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23절부터 38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를 예수님부터 시작하여 거슬러 올라가서 그 족보의 맨 위에는 하나님이 계신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께서 메시아로 이 땅에 보내시기 위해 인간이 타락한 이후부터 계속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었고, 그러한 하나님의 계획 속에 드디어 이 땅에 태어나신 메시아이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누가는 거듭하여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께서 치밀하게 세우신 계획과 섭리 가운데 준비하셔서 이 땅에 오신 메시아이심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께서 보내신 메시아이십니다. 침례 요한이 이를 증거했으며, 하나님께서도 친히 하늘에서 소리를 들려주심을 통해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그리스도시라는 것을 증거했습니다. 우리(나)를 위해 창조주 하나님께서 친히 그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주신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 복음은 정말 놀라운 은혜입니다. 복음을 가볍게 여기거나 흘려들어서는 안 됩니다. 복음에 귀를 기울이고, 이 복음에 응답해야 하며, 이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이 놀라운 복음에 감사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하나님을 찬양해야 합니다. 이 놀라운 감사를 잃지 않는 매일의 삶이 되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