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심,북
벼슬도 싫다마는 명예도 싫어
정든 땅 언덕길에 초가집 짓고
낮이면 밭에 나가 기심을 매고
ㅡㅡㅡㅡ
물방아 도는 내력
손로원 작사 이재호 작곡으로
1953,1954년 박재홍이 불러 히트하였고
요즘까지도 많이 불리는 사향가이다.
1절 노랫말에
‘낮이면 밭에 나가 기심을 매고’라는 말이 있다.
밭에 나가 하는 ‘기심 매기’는 무엇일까?
바로 ‘김 매기’다.
‘무성하다,짙다’가 명사형 ‘지슴’이 되고
‘기슴,기심’이 되거나
‘지슴,지심’이 되고 나중에 ‘김’으로 되었다.
노랫말을 잘못 부르는 것을 보고
오마이뉴스에 기고하여 바로잡아
요새는 가요무대에서도 ‘기심을 매고’로 부른다.
아무튼 기심은 김이라는 말이다.
그냥 뽑아버려야 할 풀,잡초라는 뜻이다.
선가에서는 제거해야할 번뇌라는 뜻으로 쓰였다.
북은 무엇일까?
도톰한 더미 흙을 북이라 한다.
무기물,유기물과 함께 적당한 물이 있고
틈새가 있어서 공기가 들어와야
건강한 흙이다.
흙은 잔 가루처럼 되어있지만
흙 알갱이들이 물을 함께 머금어
들러붙는다.
이른 바 붙는 힘(附着力)이 작용한다.
그러면 있던 틈이 없어져서
든든한 벽이 이뤄진 듯 해진다.
물이 스며들지 못한다.
하늘에서 쏟아진 빗물은 양이 많아서
벽에도 있는 틈을 헤집고 들어가
뿌리까지 적셔준다.
물에 따라 온 유기물과 산소,질소 등을
함께 먹고 자란다.
주전자나 조리,호스로 뿌려주는 물은
얼핏 보면 흠뻑 적셔진 것 같지만
몇십 분 지나지 않아 마르는 것을 알 수 있다.
혹시 이렇게 많이 주면 썪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벽을 허물어 틈을 만들어 주기 위해
풀도 뽑아야 하지만 가끔 흙을 들쑤셔
가루로 만들고 작물 주위로 도톰하게
흙울 모아주어야 한다.
이것을 북 준다,북을 돋아준다고 한다.
기운을 내도록 격려하는 북돋아준다는 말도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북 돋아주고 물도 충분히 적셔주면 좋다.
풀을 뽑고,훍을 부수는 것과
더미 흙을 도톰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마음닦기에 정진하는 것과 같다.
열반(實果)하는데 도움되는 것은
생기게 하고 늘어나게 하며
열반하는데 방해가 되는 것은
생기지 못하게 하고 잘라버리는 것을
정진(精進,viriya)라고 하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