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120년전인 1904년 즈음 한반도 그러니까 조선은 그야말로 뒤숭숭했습니다. 청나라와 러시아 일본 등지가 각축전을 벌이다가 일본이 주도권을 쥐는 그런 형국이었습니다. 한반도(조선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싶지만 북한의 조선중앙텔레비전과 한국의 그와 비슷한 방송 이름 등이 있어 사용하지 않기로 함)에 대한 일본의 영향은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서 잇따라 승리하면서 그야말로 건방짐이 하늘을 찔렀습니다. 당시 일본 유학파들도 한반도에 상당했습니다. 나름 돈많고 영향을 가진 집안 자식들은 일본유학을 대단히 많이 가던 시절이었습니다. 한반도의 연약함과 쇠퇴함속에서 일본의 강한 군사력과 외교력을 일본 현지에서 직접 배우고 들은 유학파들가운데 상당수가 이미 친일파로 둔갑을 한 상황이었습니다.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일본 간장인 끼꼬망을 즐기고 일본 된장국인 미소시루 그리고 일본 정종과 맥주를 매일 먹고 마시면서 그들은 급속도로 일본화되어 버렸습니다. 일본 학교에서 일본인들과 생활하며 그들의 모습이 선진국인들처럼 보였던 것입니다. 지질히 궁상을 떨면서 없이 사는 한반도인들의 모습은 가련하다 못해 처절함마저 들었던 것이지요. 일본 신여성들의 그 뽀얀 살결과 분냄새가 유학생들을 자극했을 것이 뻔합니다. 한반도에 사는 가난하고 못살고 먹고살 것도 없고 목욕도 제대로 못하는 불쌍한 한반도 젊은 여성들과 비교가 됐겠습니까.
그들은 귀국해서 몰락해 가는 한반도보다는 일제에 기대어 살아가는 편이 훨씬 편하고 자신들의 영향력과 기득권을 훨씬 넓히는 방도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런 세력들이 뭉쳐서 일본화했고 그래서 그 다음해인 1905년 일본 이토 히로부미와 을사오적만이 참석한 회의에서 강제로 을사늑약이 체결됐습니다. 한반도의 외교권을 박탈하고 한반도의 내정을 장악하려는 목적으로 무력에 의해 불법적으로 을사늑약이 체결된 것입니다. 그 이후 일어난 정말 언급하기도 싫은 역사는 이글에서 생략합니다.
그리고 120년이 지난 2024년 한국에 친일 광풍이 몰아 닥칩니다. 마치 120년전 한반도에 휘몰아친 친일폭풍과 흡사한 모습입니다. 나라의 중요자리에 친일세력들이 차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급기야 광복절 행사도 갈갈이 찢어진 채로 거행되었습니다. 1945년 독립된 이후 처음으로 광복절이 양분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고 말았습니다. 독도가 한국의 영토임을 증명할 자료가 부족하다, 한국의 위안부는 사실상 스스로 자발적으로 응한 접대부들이다, 한국인 강제 징용의 근거가 미약하다는 등 일본의 극우가 주장할 내용들을 되읖는 그런 세력들이 정부 요직 여기저기에 자리를 잡는 요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긴 그런 세력들이 갑자기 생긴 것은 전혀 아닙니다. 원래 그들은 친일적인 색채가 강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먹고 마시던 기꼬망과 미소시루를 태어나서 먹고 자랐으니 어찌 일본맛이 그립지 않겠습니까. 초등학교에 입학해 일본공책과 일본 연필을 사용했으니 한국이 정말 우습게 보였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대학에 진학해 미국을 능가할 정도의 그 강성하던 일본 경제력을 체험했으니 일본이 세계 최고라고 판단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대학때 일본으로 여행도 다녀보니 일본인들의 그 친절하고 깔끔한 태도에 혹해 버렸을 가능성이 높습니다.일본인들 속에 감춰진 칼과 그들의 이중성은 그들의 눈에 보일 리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학교를 졸업해 취업하고 자동차를 사려는데 한국의 자동차 이것 정말 수준이하 입니다. 그들의 눈에는 말이죠. 역시 일본 토요타자동차는 세계 최고라는 인식이 그들은 어릴 때부터 그들의 뇌리속에 자라오고 있었을 것이 당연합니다. 1970년 80년대 일본의 소니에서 나온 전자제품 그런 제품에서 흘러나오는 그 노래소리가 얼마나 청아하게 들렸을까요. 역시 일본이니 이런 제품을 만들지 무식하고 후진국스런 한국에서 이런 제품을 만들려면 수십년이 지나도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그들의 뇌를 점령하고 있었을 것이 그들의 시각에서는 오히려 당연합니다. 그러니 그들은 국적만 한국인이지 일본사람이나 다름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한국 역사이래 최고의 친일정부가 들어서자 그들은 드디어 행동을 개시합니다. 숨어서 친일을 외치지 않습니다. 이제 자신있게 나섭니다. 태어나 수십년동안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그 친일의 정신을 크게 소리칩니다. 한반도가 일본에 병합되지 않았다면 경부선이 있었겠는가 한강 인도교가 만들어졌겠는가 하면서 말입니다. 이제 독도도 일본의 영토라고 당당히 이야기 하지 말라는 법이 없을 듯 합니다. 왜 제주도도 일본땅이라고 하지 않을까요. 일본 초중학교 교과서에 독도가 일본땅이라고 이제 명시하고 있는 그런 시점에서 그와 아주 비슷한 주장을 하는 것은 친일을 넘어 일본 극우식 생각과 발언을 하는게 아닙니까.공영방송이라는 KBS 방송에서 광복절 새벽에 일본 전통옷 기모노가 수십분동안 등장하고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울려퍼지는 일도 놀랍게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멀쩡하던 지하철 역의 독도 조형물이 어느날 사라지고 있습니다. 정말 큰 일 났습니다. 120년전 그때 그런 일이 다시 재연되지 말라는 법이 있습니까.
일본 언론인들과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친일 논란에 대해 대단히 의아해한다고 합니다. 어떻게 한국이 이렇게 갑자기 바뀔 수 있는지 말입니다.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자신들의 극우세력과 비슷한 논리를 설파하는 한국인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단히 놀라고 있다는 말입니다. 일본 언론인가운데서는 한국인들의 고도의 심리전이 아닐까 의문을 가진다고 합니다. 친일로 돌아서는 분위기를 조성해 일본을 안심시킨뒤 뒷통수를 강하게 때리려고 그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진다고 합니다. 참으로 웃어야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아무리 친일파와 친일세력이 준동하고 날뛰어도 120년전 그때처럼은 절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고요. 우리의 조상들의 원혼이 한국을 지켜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독립선열들이 지금도 한반도 주변을 떠돌며 한국을 지켜주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일부 친일파들의 준동에도 한국이 흔들리지 않도록 나라를 움켜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일본의 몰락입니다.
지금 일본에 여러 태풍이 강타하고 있다고 합니다. 비록 한국은 이런 저런 고기압세력에 의해 폭염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것으로 인해 태풍이 한국으로 오지 않고 일본으로 향한다는 기상전문가들의 견해가 있습니다. 나라를 위하는 한국인들의 정신이 태풍을 지켜주고 있다는 말입니다. 더위는 힘들지만 참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강력한 태풍이 한국을 강타하면 수많은 희생이 따릅니다. 그것을 막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한국에서 친일세력이 준동해도 결코 이 나라를 침몰시키지 못할 것입니다. 120년전 그런 상황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일본은 이제 한국을 그냥 줘도 받을 힘이 없습니다. 자기나라가 대지진과 화산폭발 위험으로 정신을 못차리는 데 무슨 다른 신경을 쓰겠습니까. 일본의 경제는 세계 2위권에서 5위권으로 밀렸고 앞으로 한국보다 뒤로 향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능력없는 나라가 강한 나라를 먹어삼킬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제아무리 친일세력이 한국을 일본에 바칠 궁리를 해도 일본 스스로가 먹으면 토할 정도인데 삼키겠습니까. 바로 일본 몰락이 한국을 지켜주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인들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비록 조상들의 원혼과 일본 몰락이 한국을 지켜주고 있지만 정신을 차리지 않고 부동산투기 등 나만 잘 살겠다고 발버둥치는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는 것은 역사에서 이미 자세히 알려주고 있는 것 아닙니까. 폭염에 시달리지만 그래도 광복절 이런 날 만이라도 한번쯤 민족과 나라와 겨레의 앞날이 어떠해야 하는지 , 지금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상황이 제대로 된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지 정도는 살펴보고 깨우치는 정신이 있어야 이 소중한 한국을 보전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우리 후손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물려줄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2024년 8월 17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