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선임이 임박했다는 기사가 난 김에
프로야구 감독을 임의로 3세대로 나눠봤습니다.
82년 프로야구 출범 이전에 선수생활을 마쳤던 1세대
- 김영덕, 김응용, 김인식, 김성근, 이광환 등
프로야구 초창기부터 중흥기까지 활약한 레전드 출신 2세대
- 이만수, 김시진, 한대화, 류중일, 김경문, 선동열, 조범현, 김진욱, 양상문, 이상군 등
2000년 이후에 은퇴한 3세대
- 조원우, 김한수, 김기태, 김태형, 장정석
SK의 외국인 감독 힐만을 제외하고 현역 8개팀 감독을 세대별로 분류하면
김성근 감독의 퇴장으로 1세대 감독들이 모두 물러가고
엔씨의 김경문, KT의 김진욱, 엘지의 양상문까지 3명의 2세대 감독들과
롯데, 삼성, 기아, 두산, 넥센 5명의 3세대 감독들이 공존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프로야구의 자연스런 세대교체가 반영된 결과겠죠.
하지만 한화의 경우 최근 4명의 감독이
1세대 - 2세대 - 1세대 - 1세대로
시대의 흐름과는 동떨어진 방향으로 혼자 역주행해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신인지명 포기, 2군 구장 건립지연 등 인프라 투자에 인색했고
스카웃팀, 트레이닝팀, 전력분석팀 등의 체계화에 실패했으며
전문성없는 프런트 인선 등으로 과거의 영광에서 몰락했지만
다른 건 다 제쳐두고
어떤 감독을 선택해 왔느냐만 놓고 봐도 한숨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런저런 기사들을 통해 흘러나오는 정보를 보면
우리는 여전히 명장형 2세대 감독군과 팀레전드 출신 3세대 신인 감독 후보군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이 지점에서 제가 우려하는 건 좀 다른 이야깁니다.
2세대 감독이냐 3세대 감독이냐?
이 고민의 주체가 모그룹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또한 문제의 본질이 되어서도 안 됩니다.
감독선임은 박종훈이 결정해야 합니다.
'뉴챌린지'라는 다소 뜬구름잡는 비젼을 제시하긴 했지만
한화가 프런트 야구라는 걸 한번 해볼 생각이 있다면
감독 선임은 오롯이 박종훈에게 맡겨야 합니다.
물론 그 책임도 박종훈이 져야하는 건 당연하구요.
얼마전 힐만의 인터뷰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힐만 감독은 4일 경기에 앞서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이렇게 잘 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못했다. 하지만 정말 잘 해주고 있다"라면서 "염경엽 단장의 역할이 크다"라고 했다. 이어 힐만 감독은 "김태훈을 2군에 내릴 때, 염 단장이 선발로 활용하기 위해 투구수를 늘리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물어봤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고, 선발로 준비하도록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크보도
현장이 최고의 전력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뒤에서 묵묵히 지원하던 1세대 단장의 시대가 저물고
프런트가 최고의 전력을 만들고 현장은 운영만 하게하는 2세대 단장의 시대가 왔습니다.
선수 출신이 주축이 된 2세대 단장에 이어 조만간
MBA 출신 단장, 통계와 데이터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단장, 마케팅 전문가 출신 단장들도
속속 모습을 보이리라 믿습니다.
단장이 스캠 훈련장에 발을 디뎠다고, 2군 선수를 직접 불러 지도하지 못하게 했다고
충돌이 일어나는 감독이라면 3세대 아니라 4세대라도 성공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반대로 ML식 프런트야구를 이해하고 한화가 새롭게 제시한 비젼에 걸맞은 감독이라면
2세대 아니라 1세대라도 모셔올 수 있겠죠.
한대화 대신 김응용, 김응용 대신 김성근이라는 실수가
반복되지 않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첫댓글 10년 이상 스카우팅 문제가 가장 심각했습니다. 신인선수-외국인-FA-트레이드 폭망
누가와도 김읍읍보다 나을듯 싶습니다. 과장보태서 제가 해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