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슬기 토마스 데 아퀴노 신부
설날
민수기 6,22-27 야고보 4,13-15 루카 12,35-40
오늘로 우리는 벌써 새해를 세 번째로 맞이합니다. 교회 전례력의 새해, 양력 1월 1일,
그리고 오늘 설까지, 올해만도 여러 번 새로운 출발선에 섰습니다.
그런데 다들 새해를 맞이하며 세운 계획들은 잘 지키고 계신가요? 아마 저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이
‘작심삼일’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듯합니다. 왜 그럴까요? 생각해 보면, 결국은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에 대한 답을 오늘 전례 안에서 찾아봅니다.
오늘 제2독서는 이렇게 전합니다. “여러분은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 도리어 여러분은
‘주님께서 원하시면 우리가 살아서 이런저런 일을 할 것이다.’ 하고 말해야 합니다”(야고 4,14-15).
그렇습니다. 어떤 계획이든 우리의 힘만으로는 온전히 이룰 수 없습니다.
신앙 안에서의 계획이라면 더욱 그러합니다. 주님 마음에 드는 계획일수록, 더욱 그분의 도우심을
청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므로 새해 계획을 세우기에 앞서, 먼저 주님께 청하는 다짐으로
출발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종도 대단한 일을 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주인을 의식하며 준비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칭찬을 받았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계획보다 먼저 주님을 기억하고 따르는 자세를 되새기게 합니다.
더욱이 우리가 청하고 부를 그분께서는 오늘 독서와 화답송 그대로, 우리에게 힘을 주실 분이십니다.
그러니 올 한 해에는 어떤 일을 하든지 우리의 입에서 “주님”이라는 이름이 떠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힘들고 지칠 때마다 “아이고 죽겠네.”가 아닌, “아이고, 주님”을 먼저 부르는 삶.
그 고백 하나가 우리의 걸음을 분명히 달라지게 할 것입니다.
“나의 이름을 부르면, 내가 그들에게 복을 내리겠다”(민수 6,27).
/ 서울대교구 진슬기 토마스 데 아퀴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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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환 바오로 신부
설날
민수기 6,22-27 야고보 4,13-15 루카 12,35-40
나누니까 행복이다.
찬미 예수님!
한 주일 동안 잘 지내셨어요? 새해에도 여러분 가정에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하여 아프지 마시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시길 빕니다. 이렇게 큰 명절이 되면 풍요롭고 즐겁게 지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나눔’ 을 생각해 봅니다.
우리 어머니는 어디든 다녀오시면 그곳에서 나눠 주는 간식, 예를 들어 떡이나 사탕, 음료수 등을
드시지 않고 집으로 가져오셨습니다. 저는 잘 먹지도 않는데 어머니는 가져오셔서 저에게 주셨습니다.
떡은 간단한 식사가 되었고 사탕은 갑작스러운 손님의 방문에 쓰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레지오 단원으로서 열심히 가정 방문을 하셨던 어머니에게 가장 유용했습니다.
할머니들과 수다 떨면서 한 알씩 입에 넣었던 그 알록달록한 사탕은 횡계 시내 곳곳에서
달콤하게 녹아 스며들며 향기를 남겼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넉넉해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나눔으로써 넉넉해짐을 몸소 실천하셨던 것 같습니다.
학창 시절에 맘속으로 좋아했던 여학생에게 당시 유행했던 어떤 글귀를 써 보여 준 적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백 사람 있다면 그중에 한 사람은 나입니다.
이 세상에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한 사람밖에 없다면 그 한 사람은 바로 나입니다.
이 세상에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면 그건 내가 이 세상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 글이 초대 영부인이었던 프란체스카 도너 리 여사의 편지글임을 훗날 알았네요)
다행히 그 여학생과는 그 후 멀어지게 되어 이렇게 주보에 글을 쓰는 사제가 되었지만
생각해 보니 이런 사랑 고백을 왜 가족에게는 못했는지, 왜 어머니께는 못했는지 죄송할 따름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명절입니다. 이 기쁜 날을 더 기쁘게 지내는 방법은 나누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외롭고 배고픈 사람이 백 사람 있다면 그건 내가 덜 나누었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 외롭고 배고픈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면 그건 여러분이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넉넉해서 나누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나누면 더 넉넉해지고 풍요로워집니다.
새해에는 가족에게 사랑 고백하는 것도 이웃에게 그 사랑을 나누는 것도 잊지 말고
멋지게 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춘천교구 이일환 바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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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찬욱 도미니코 신부
설날
민수기 6,22-27 야고보 4,13-15 루카 12,35-40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도 드립니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하느님 안에서 살아가는 복
설날입니다. 설날에 우리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는 인사로 서로에게 복을 빌어줍니다.
저도 여러분에게 새해 인사를 올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우리는 새해의 삶이 복된 삶이 되길 기도합니다.
복된 삶이란 도대체 어떤 삶일까, 생각해봅니다.
문학 평론가 신형철은 희망에 관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삶에 희망이 있다는 말은,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을 것이라는 뜻이 아니라,
우리의 지난 시간이 헛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저는 이 말을 우리가 설날에 기대하는 ‘복된 삶’에 겹쳐봅니다.
복된 삶도 늘 좋은 일만 있는 삶이 아니라,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하느님 안에서 의미를 찾는
삶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겪는 어려움이 새해가 되었다고 사라지진 않을 겁니다.
여러분이 겪는 여러 갈등도 새해가 되었다고 없어지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에
‘하느님’께서 함께 하신다면, 우리의 삶이 의미 없는 허무한 삶은 되지 않을 것입니다.
모든 일이 잘되진 않아도, 하느님 안에서 의미를 찾는 삶이라면,
그 삶은 복될 것입니다.
/ 대구대교구 허찬욱 도미니코 신부
- ‘오요안 신부의 가톨릭‘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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