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ganachukki 폭포,
실로암 초등학교 소풍 사전 답사를 왔는데 차에 내리자마자 작은 꼬챙이 하나를 주워들었다.
원숭이들이 가까이 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무엇을 주면 바로 앞에, 아무것도 없어도 약 2M 까지 가까이 오는 원숭이라 한눈파는 사이에 뛰어올라 뭘 뺏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숭이가 보이면 마실 물이나 먹을 것은 차에 두고 휴대폰은 주머니 안에 두고 맨손으로 나와야 한다.
오래 전에 바라나시 녹야원에 갔을 때, 들어가는 입구에서 원숭이들이 입구에서 검문검색을 하는 것을 경험했다.
먹는 것을 뺏고 선그라스나 핸드백이나 사진기가 든 가방은 뺏었다가 잠시 후에 던져 버리고...
그런데 가면 그런 지침이 있다.
음식물은 절대 휴대하지 말고... 원숭이가 다가오면 저항하지 말고...
원숭이가 좋아하는 먹을 것을 가져와서는 안 뺏기려고 버티고 저항하다가 공격당한 경우가 많았나 보다.
도망가지도 싸우지도 말고... 원숭이가 검문하는 대로 가만히 두는 게 안전하다는 지침이다.
입구에서 약 10 마리가 그 활약을 하고 있었는데 안에 들어가 보니 주변에 얼추 100마리가 넘는 원숭이 여기저기서 놀고 있다.
그럼 정문의 그 열 마리는 자기들 근무시간인(?) 모양이다.
표 검사 이전에 음식물 검사를 원숭이에게 하청(?)을 준 이유는 숫자가 많아 통제가 안 되기 때문인 것 같다.
아니 원숭이를 신으로 아는 사람들이라 쫓아내거나 멀리할 원천적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 그것이 오히려 관광객을 끄는 상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인것 같다.
뱅갈로에서 차로 3시간 떨어진 Gaganachukki 폭포,
건기라 물의 양은 제주도 정방폭포 수준, 물이 적어 폭포수는 관광지로 자격 상실인데도 몇 명이 구경하고 있다.
다시 차에 타고 옆을 보니 흰색 SUV 차 하나는 아예 창문을 열어놓고 갔다.
분명 원숭이를 봤을 테고 그놈들이 차 안에 들어와 난장판을 만드는 것을 알 텐데도 문을 열어두고 갔다.
예상대로 원숭이들이 그 차 안에 들어가서 이것저것을 만진다.
관광지에서 잔뼈가 굵은 원숭이들이다.
야생 원숭이, 그놈들은 본업이 따먹고, 주워 먹는 것인데 관광지 원숭이는 그렇게 단순히 살지 않는다.
위협도 하고 협박도 하고 재롱도 피운다.
뿐만 아니라 뺏어 먹기도 한다.
자기들보다 약해 보이는 아이나 여자들을 쫓아가서 위협하거나 먹을 것을 뺏는다.
남자들도 방심하면 뺏긴다.
칼만 안 들었지 강도다.
안 뺏기려고 버티다가 손목이 물리고 얼굴이 할키기도 한다.
그렇다고 어디 가서 신고해도 보상도 못 받는다.
서당개 3년이 아니라 여기 원숭이는 2개월이면 사람도 된다.
폐쇄된 공간 서당 안에서 고작 몇 사람의 풍월만을 듣는 것이 아니라 1년에 수천, 수만 명을 접하는 원숭이가
수십 개의 문화를 접하고 수많은 인간을 경험하고 배우기 때문에 인간을 꿰뚫어 보는 것은 당연지사.
주는 밥만 고이 얻어먹는 개 수준이 아니라 스스로 의식주를 해결하고 사람을 가지고 노는 수준이다.
그 차에 올라 운전석에 앉은 원숭이가 혹 운전까지 하나 보니 운전은 안 한다.
운전을 하기 싫은 모양이다.
몇 마리가 차내에서 한 참 놀더니 밖으로 나온다.
먹을 게 없는 모양이다, 아니 차 안이 더운 모양이다.
그리고 한 마리가 내 차 위로 올라온다.
땅에서 점프해서 차 위로 올라오는데 천장에서 ‘쿵’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는... 유리를 닫아 놓았는데 한 놈이 운전석 옆 유리에 바짝 붙어있다.
닫힌 유리, 유리와 창틀 그 좁은 간격에 서서 나를 본다.
나와 원숭이의 거리는 유리를 사이에 둔 약 10Cm 거리.
그놈이 유리에 얼굴을 대길래 나도 같이 얼굴을 대보았는데 이제는 유리를 사이에 둔 0.5Cm 간격,
내 손을 유리에 대어도, 주먹질을 해도, 화난 표정으로 위협해도 그 놈은 꿈적도 않는다.
관광지 손님들이 이놈들을 위협하거나 해치지 않으니 나도 그들 중에 하나로 아는 것 같다.
먹을 걸 주려고 하다가도 유리문을 열면 다른 놈들이 몰려올까 봐 그러지도 못한다.
아니면 차 유리를 여는 놈이 손해라는 걸 이놈이 간파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