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점심으로 라면을 끓여낸다.
맛있게 먹고 있는데 한마디 한다, '이 라면은 유효기간이 지난 것'이라고...
여기서는 없어서 문제지 유통기간이 문제가 아니다, 맛만 있다.
최근에는 한국 식품을 파는 곳이 있어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예전에는 귀하디귀한 라면이라
아껴놓았다가 아플 때만 라면을 먹었다.
유통 기간이 몇 개월 지난 것이지만 여기서 팔려고 동물성 재료가 없는 제품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라면 맛은 그대로다.
맛있게 먹고 나서 라면 봉투를 보니 ‘오뚜기 북엇국’, 유효기간이 2023년 5월 15일이다.
거의 8개월이 지난 물건이다.
2022년말 안양 갈멜산 ㄱ도원에서 성탄 선물로 보낸 것 중 하나다.
20년 넘게 교단 불문하고 매년 전 세계에 흩어진 많은 ㅅ교사들에게 성탄 선물을 보내는 ㄱ도원이다.
한 가정당 약 10만원 정도로 라면 박스 4개 정도의 크기 박스에 ㅅㄱ지에서 필요한 약 30가지 물품을 넣어 보낸다.
선물을 보내느라 몇 트럭분의 주문한 물품을 큰 공간에 모아놓고는 수십 명이 몇일을 물건을 분류하고 포장한다고 한다.
그 많은 일이 모두 자원봉사에 의해서이고 그 외에 물품비만큼의 항공료를 물고 온 선물이라
감히 쉽게 먹고 쓸 수 없는 물건들이다.
파송 ㄱ회 보다 더 성탄 선물을 챙겨주는 고마운 분들이다.
선물이 12월 성탄 전에 전세계 ㅅ교지에 도착하려면 한국에서 11월쯤 선적한다는데
라면 유통 기간이 6개월 정도라 작년 5월까지 유통 기간 제품을 역으로 계산해 보니 22년 11월에 나온 라면이다.
유효기간 어쩌고 저쩌고 하는 소리는 여기서 사치스런 소리로 들린다.
특히 갈멜산 ㄱㄷ원에서 보낸 선물이라 소중한 물건이라
혹 1년이 넘어 라면이 조금 이상해져도 약으로 생각하고 먹으면 된다.
참고로 본인은 그 교단과 아무 관련이 없고 그 ㄱㄷ원에 한 번 가본 적도 없지만
20년 넘게 성탄 선물을 받아온 사람이라 그 라면을 먹을때 고마운 분들이 떠오르는 게 당연해서 이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