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브랜드 차량의 경우 거의 대부분 마일드 하이브리드 또는 3~4기통 다운사이징 모델들이다. ⓒ카프레스
디젤차 판매량 감소는 완성차 업체들이 강화된 환경 규제에 맞춰 신차에서 디젤 엔진을 제외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디젤 엔진이 높은 연비와 강력한 토크를 앞세워 SUV와 상용차 시장에서 인기가 높았지만, 이제는 친환경차로 대체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는 가솔린 엔진과 모터의 동력을 결합해, 초반 가속이 우수하고 높은 연비를 자랑한다. 즉, 디젤차를 대체하기에 충분하다는 의미다.
급기야 신형 팰리세이드마저 가솔린과 차세대 하이브리드 모델만 판매중이다. ⓒ카프레스
이러한 흐름은 신차 출시로 이어져, 현대차는 신형 팰리세이드에서 디젤 모델을 단종하고 하이브리드 모델을 새롭게 추가했다. 기아 역시 픽업트럭 ‘타스만’을 지난달 국내 시장에 출시하면서 가솔린 모델만 내놨다.
그밖에 대부분의 기업에선 가솔린, 가솔린 하이브리드, LPG, LPG 하이브리드, 가솔린/LPG 바이퓨얼,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디젤을 제외한 선택지만 제공하고 있다.
의외로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 있는 디젤차
도로 위 차량 예시 ⓒ카프레스
신차 시장에서 디젤차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과 달리, 중고차 시장에서는 여전히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중고차 업체 케이카 3월 중고차 시세를 살펴보면, 디젤 중고차의 시세는 전월 대비 0.3%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고차 시세 평균 하락 폭이 매월 1%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도로 위 차량 예시 ⓒ카프레스
일각에서는 디젤 중고차 인기에 대해 가격이 비싼 하이브리드 신차를 구매하기 부담스러운 예비 오너들이 대안으로 찾는다고 주장한다. 높은 토크, 가솔린 차 대비 우수한 연비, 휘발유 대비 저렴한 유류비 등 하이브리드의 일부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연식이 오래된 차일수록 유지 보수에 들어가는 비용이 높고 진동이 심하다는 단점을 감내할 필요가 있다.
디젤 하이브리드는 왜 성공하지 못했을까?
소형차 역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되는 추세다/코나 하이브리드 예시 ⓒ카프레스
하이브리드 차량이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며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 덕분에 가솔린 하이브리드는 주류로 자리 잡았지만 디젤 하이브리드는 그리 주목받지 못했다. 디젤 하이브리드가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환경 규제 강화와 복잡한 배출가스 관리
디젤 엔진은 질소산화물(NOx)과 미세먼지를 배출하기 때문에, 이를 정화하기 위한 배기가스 저감장치(SCR)나 요소수 시스템(AdBlue)이 필수적이다.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결합하면 구조가 더욱 복잡해지고 비용이 증가하면서, 경제성이 떨어지게 된다.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디젤 엔진의 궁합 문제
가솔린 엔진은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부드러운 반면, 디젤 엔진은 높은 토크를 제공하지만 진동과 소음이 크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주행 시 전기모터와 내연기관의 전환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하지만, 디젤 엔진과의 조합에서는 이질감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가격 경쟁력 부족
디젤 하이브리드는 기본적으로 고가의 배출가스 저감장치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결합되면서 제작 비용이 상승한다. 가솔린 하이브리드 대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어려웠다.
위와 같은 이유로 제조사들은 신차 개발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디젤 하이브리드 모델이 잠깐 출시되긴 했으나, 주목받지는 못했다.
당분간 중고차 시장에서 활약 하지만 운명은 거스를 수 없다
도로 위 차량 예시 ⓒ카프레스
신차 시장에서는 디젤차가 빠르게 퇴출되고 있지만, 중고차 시장에서는 유지비 절감과 높은 연비 덕분에 여전히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앞으로 디젤차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디젤 SUV와 픽업트럭 등의 중고차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디젤차는 점진적으로 감소하겠지만, 중고차 시장에서는 한동안 가치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