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새벽, 6시 50분 제주행 비행기를 타러 일찍 일어나 집을 나섰다.
약간 쌀쌀하고 음울한 날씨.
반포천을 따라 벗꽃이 한창이고 그 아래는 꽃철쭉이 피고 있다.
아까 택시를 탈 때 약간 들척지근한 냄새가 나서 의아스럽더니
가만히 운전하는 걸 보니까 기사가 술이 덜깨서 운전하는 듯.
급발진, 급가속과 스티어링 휠을 급히 꺽는다.
이게 뭐람, 새벽부터 재수 없는 것은 고사하고 생명에 지장을 받지 않을 까 걱정이다.
국립현충원의 만발한 벗꽃, 차가 여의도를 지나니 윤중제를 따라 심어진 벗꽃,
윤중제가 66년에 만들어졌으니 식생의 역사는 긴 듯하다.
꼭 벗꽃구경을 여의도에 가야만 하나.
갔다 온 사람들 이야기를 들으면 인파와 장사치로 비좁아 터졌다는데.
예전에는 창경원의 밤 벗꽃 놀이가 유명하지 않았나요?
66년 서울의대 예과 1학년일 때 지금도 기억하는 4월 중순.
경북고등 출신의 문리대 1학년 동기들이 약 20명.
촌놈들 밤 벗꽃구경을 가자며 저녁 7시에 창경원 앞에서 만나기로 하였는데.
인산인해이다.
4명이 겨우 만나 벗나무아래서 쪼그리고 앉아 오징어 안주에 소주를 마신 적이 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무려 12명이나 왔었으나 만나지 못한 것.
요즈음이면 휴대전화로 쉽게 만날 수 있는데.
내과 강의 시간에 "창경원 벗꽃이 만발하면
결핵이 활성화되어 각혈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긴다 "는
지금은 돌아가신 은사의 말씀도 생각난다.
비행기 체크 인을 하고 돌아서니까
우리 일행 정선생이 바로 오고 황 선생이 이어서 온다.
시간 약속 하나는 철저히 지키는 사람 들.
마침 좌석을 앉고보니까 내가부탁한 비상구 앞자리에 옆자리가 정선생이다.
이야기를 하다가 벌써 제주.
공항에는 영접팀이 나와서 잡아 준다.
올레 3코스의 출발점인 "은평포구 갑시다."
오늘의 두번째 불행.
기사가 경유지점인 "김 영갑 갤러리"를 지나 표선쪽을 간다.
황선생이 고개를 갸웃등하며 "이 길이 아닌것 같습니다." 하니까
차를 돌려 길 가는 사람에게 물어서 한참만에 겨우 도착.
왜 이렇게 직업에 프로의식이 없을까?
왕년에 본 영화가 기억이 난다.
무슨 스파이영화이었는데 미국첩보기관인 OSS117의 Agentman과
영국의 MI5 Agentwoman이 남미에서 합동작전 중
여자가 탄 롤스로이스 본네트에 먼지가 묻었으니까
운전수가 손수건으로 닦는 걸보고
운전 몇년을 하였나요? 하고 물으니
대답이 "Three generation"이 란다.
끝내는 차가 고장이 나서 두 주인공들이 밀고 가는데
운전수 말"차가 고장이 난게 아니고 단지 시동이 걸리지 않을 뿐"
사설이 너무 길었나요?
간신히 은평포구를 찾아 가니까
구제역으로 일부의 구간이 폐쇄되었다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여기가 올레 3코스 시작하는 곳에 있는 식당.
먼저 이 집에서 전복죽을 주문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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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 될때까지 동네구경을 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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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기본 찬이 준비되었고 오른쪽은 무장아찌로 아싹하게 씹혔고
생미역을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니 별미.
톳나물에 파김치가 나왓었고
주문을 하여야 만드는 전복죽은 되면서 고소한 냄새가 나서 얼른 들어 왔다.
막상 전복죽은 배가 고파 다 먹고 나서야 사진찍을 생각이 났다.
집에서 끓이는 전복죽과 달리 여기서는 내장도 넣어 약간 쌉스레한 맛이 특징.
한그릇에 일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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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옆에 핀 골드 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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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이 바람에 날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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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무가 맛이 있었군.
바로 옆에는 무를 세척하는 공장이 있어 기계돌아가는 소리가 씨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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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갓진 길을 걸어 가는데 새소리가 들리고
이때 정선생이 이 새소리는 전설의 고향이 방송될 때 들리는 소리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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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보는 하얀 찔레꽃.
어릴 적 장미를 접붙여 줄장미를 만들어 보려고 애쓴 기억이 난다.
바닷가에 피는 해당화도 꽃잎은 붉으나 찔레종류가 아닌가요?
당뇨병에 좋다는 민간요법때문에 거의 절멸을 하였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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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데군데에 쉬었다 가라면서 만든 돌 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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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꽃은 꽃동백이라고 지나가는 현지인이 제주도 산이 아니예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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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에 얹어 놓고 자동으로 찍은 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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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스는 정말 동네 길을 연결한 올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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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무슨 열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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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길이 구제역으로 폐쇄되고
세사람이 길을 찾아 헤메기 시작한다.
길을 잃었다.
잃으면 어떠냐!
어차피 모르는 첫길인데, 걷기는 마찬가지아닌가.
기회는 다음에 또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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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를 불러 타고 해비치호텔이 목적지인데 가기전 어디 간단한 식사할데가 없을까요? 하고 물었더니
올레꾼들이 찾아 간다는 춘자네 살롱의 멸치국수.
들어가니까 동네 사람들이 국수를 시켜 놓고 기다리고 있다.
마침 국수는 나올 때 같이 나오니까 앉자 말자 국수가 나온다.
면발은 제주산이고 국물이 시원하다.
가격은 착하게도 이천 오백원.
다음번에는 제주 명물 고기국수를 먹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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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오늘 세번째 택시에서 겨우 좋은 기사를 만났다.
국수집에서 걸어 십여분 만에 해비치호텔까지 왔다.
첫댓글 난, 20여년 전에 옛날 김포공항에서 아시아나로 제주도에 몇번 가 보았고, 그 이후로는 표를 구하지 못하고, 시간도 없어서
못 갔지요. 그 이후로 많이 바뀐듯 하여, 한번 가 보고 싶지만, 요즘은 기상 이변 때문에, 비행기가 뜨지 않아서 공항에 묶이는 경우도 많아서, 나중을 기약하고 있지요. 구경 잘 했습니다.
우리 교수는 시간은 많고, 쓸돈은 적고, 그래도 일년에 몇번은 제주도에 갑니다. 언제 기회가 닿아 그곳으로 가게 된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모두 드릴 터이니까 달라고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