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상장사들이 화장품 사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시장의 성장성이 높아 이를 통한 새로운 수익 사업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게 증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해 주총을 통해 화장품 사업을 정관에 추가하기로 발표한 기업은 제일모직(001300) (88,600원▼ 800 -0.89%), F&F(007700) (6,090원▲ 0 0.00%) (6,090원▲ 0 0.00%), 신세계푸드(031440) (90,000원▲ 2,000 2.27%), 로만손(026040) (7,890원▼ 210 -2.59%) (7,890원▼ 210 -2.59%)이다. 대부분 패션이나 잡화 등 화장품 사업과 연관된 기업이지만, 식자재 유통업체인 신세계푸드처럼 업종이 전혀 다른 기업이 나서는 경우도 있다.
제일모직은 내달 15일 열릴 정기 주총에서 가구, 기타 가정용품의 제조 ·판매업, 화장품의 제조·판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기로 했다. 제일모직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편집숍 ‘10꼬르소꼬모’를 통해 화장품과 가구 등을 수입해 판매할 계획이다. 제일모직 측은 “직접적으로 화장품 사업을 한다기보다 편집숍을 통해 일부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류업체 F&F(007700)역시 내달 15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열릴 주총에서 화장품 제조, 도소매업·수출입업을 정관에 넣기로 했다. F&F는 이미 계열사인 에프앤코를 통해 색조 브랜드 ‘바닐라코’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에 사업목적에 화장품 사업을 추가, 계열사 간 시너지를 기대하겠다는 게 F&F 측의 계획이다. 이 회사는 스포츠 브랜드 MLB와 레노마 스포츠 클럽,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를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004170) (222,500원▼ 5,500 -2.41%)그룹 계열사인 신세계푸드는 화장품 도매업과 비누·세정제 도매업을 정관에 추가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신규사업 진출에 따른 사업목적을 추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재료 유통업체인 신세계푸드는 영국 슈퍼마켓 체인인 ‘웨이트로즈’의 PB(자사브랜드) 상품을 들여오고 있는데 품목을 확대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시계와 주얼리업체로 유명한 로만손(026040)도 화장품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로만손은 화장품 제조 판매업과 생활용품 제조 판매업을 사업 목적에 넣기로 했다. 로만손은 하반기 자사 브랜드인 제이에스티나를 통해 향수를 내놓고, 내년 색조와 기초 라인 화장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이들 기업이 화장품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는 시장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화장품 시장 규모는 8조9400억원(2011년 기준)으로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특히 외국 관광객들 사이에 국내 화장품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향후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화장품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트렌드에 따라 우후죽순 화장품 사업을 추가하는 상장사들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오뚜기(007310) (231,500원▲ 1,000 0.43%)는 작년 정기 주총에서 화장품 사업을 추가했지만 1년이 넘도록 관련사업에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반도체 관련 기업인 금성테크(058370) (774원▼ 1 -0.13%)역시 작년 하반기 임시 주총을 통해 화장품 사업을 하기로 결정했지만 지지부진하다. 여행업체인 자유투어(046840) (557원▼ 6 -1.07%)와 쓰리에이치(3H(069110) (5,570원▲ 0 0.00%))는 지난 2011년 화장품 사업을 정관에 추가했지만, 관련사업과 관련해 별 움직임이 없다.
적극적으로 화장품 사업을 하는 곳도 있다. 작년 화장품 사업을 정관에 넣은 삼양제넥스(003940) (68,900원▲ 700 1.03%)는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뷰티 브랜드숍 ‘어바웃미’ 매장을 통해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제약업체인 국제약품은 지난 2008년부터 ‘스틸라’와 ‘로우’ 브랜드를 앞세워 관련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속옷업체인 쌍방울은 기초제품과 팩 등 제품 총 35종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해 중국 화장품 시장을 공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