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한 여자분이 울면서 학교에 찾아왔다.
딸이 없어졌다고 길에서 울면서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는 걸
지나가던 어떤 중학생쯤 되는 남자아이가 실로암이 소리를 듣고 우리 학교에 데리고 온 것이다.
하교한 지 1 시간이 넘었는데 아직 집에 돌아오지 않을 리가?
여기는 납치 건이 많아 대부분 학부모들이 자녀를 직접 등하교시킨다.
그래서 시내 학교는 그 시간대 주변 길에는 학부형들의 오토바이나 차들로 길이 많이 막힌다.
20대 중반쯤 되는 여자, 5세 아동의 엄마,
치마는 찢어졌고, 계속 울고 있고, 어딘가 좀 이상해 보이기는 하지만 급박한 건 사실이다.
담당 선생님에게 전화를 해 UKG반 Janya Avanthkar 를 설명하니
하교 때 그 애 할머니가 데려갔다고 정확히 기억을 한다.
그 전화를 바꿔주어도 계속 딸이 없어졌다고, 안 돌아왔다고 펑펑 운다.
그녀를 겨우 돌려보냈는데 다음 날 아침에 선생님께 그 집 사정을 들으니
그 아이 엄마는 술 중독, 친정엄마와 같이 사는데 남편은 아주 순하다고...
가끔씩 학부모, 특히 애들 엄마가 하소연한다.
엄마가, 할머니가 어린 자신에게 시집가라고 해서 억지 결혼했다고...
그것도 나이 들고 맘에 안드는 사람에게...
직업 있다고, 먹고 살 수 있다고 억지 결혼했는데
나이 든 신랑은 자식이 공부할 즈음에 죽거나 또 술꾼으로 전락해서 가사도 안 돌본다고...
이래서 어렵게 사니 도와달라는 뉘앙스도 있다.
나이 들었다는 의미는 당시 10대 중후반에 부모의 결정으로 30대 중반,
또는 그 이상의 남자를 만나 결혼하는 일이 많다는 의미다.
지금도 여기는 가난하고 못 배운 하층민은 부모가 자녀의 결혼의 절대 권리를 가지고 있어서
당사자는 사진 한 번 보고, 얼굴 한 번 보고 결혼을 한다.
몇 년 전에 영어도 잘하는 학부모 한 분이 아침 등교 시간에 대문에 서서 남들이 다 보는데 내 앞에서 눈물을 쏟는다.
남편이 죽고 난 후에 지난 과거가 서러운지
나이 든 공무원과 결혼하라는 엄마의 강요에 내키지 않는 결혼을 했더니 일이 이렇게 되었다고...
이미 지난 일이지만 이것 보라며 따져야 할 엄마는 이미 돌아가시고...
어디 서러움을 토할데도 없고... 막막해서 나온 눈물 같다.
사랑 없는 결혼생활이지만 결혼 후에 남편 덕에 남들처럼 밖에 나가서 일하며 살지는 않았는데
남편은 겨우 3학년 된 딸을 남겨놓고 죽어버렸다.
몇 년 전에 남편이 은퇴한 것을 보니 그녀는 꽃다운 나이에 50 된 남자와 결혼했다는 추측이다.
그동안 영어 잘하고, 일 안 하고도 산다는 주변의 부러움과 자부심이 있었는데
남편이 죽자 연금이 줄어들고 생활비는 필요한데 할 줄 아는 일은 없다.
그 상황에서 일자리를 얻어도 저임금에다 체면 때문에 이 주변에서 일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결국 그렇게도 예쁜 외동딸을 정부 학교로 옮겼다는 소문과 동시에 연락이 끊어졌다.
술 마시고 딸을 찾아온 그 부인도 맘에 안 드는 남편에게 시집가라고 한 함께 사는 엄마 원망하다가 술이 늘었는지,
아니면 처가살이 하는 무능한 신랑 우습게 보고 한 잔씩 하다가 늘었는지...
남의 가정사 알 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