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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사처럼 길을 걸어가면 사람들이 다 쳐다본다. 그리고 꺅꺅 외쳐댄다. "어머~ 정말 귀엽다." 당황하지 않고~ 지긋이 쳐다보면서 꼬리 흔들어주면 끝! 사람들은 요즘 말로 '심쿵'한다. "애기냐"며 몇 개월인지 물어보는 사람들도 제법 많다. 사실 난 할머니인데 말이다. 사람처럼 나이를 세지 않으니 정확히 몇 살인지는 모른다. 10년은 훌쩍 넘었을 것이다. 이빨도 다 빠져 4개 밖에 남지 않았고, 앉았다 일어날 때 관절에서 으드득 소리가 나고 추운 날은 이불 속에서 꼼짝도 하지 않는다. 7월이 끝나간다. 이 집에 처음 온 것도 7월 달이었다. 3년 전 여름이 시작도 되기 전부터 이상할 만큼 비가 많이 왔다. 아직도 그 때 내가 있던 그 곳을 기억하고 있다. 어두운 방에 나처럼 나이 많은 개들이 모여 있었다. 가족이 없는 개들을 모아놓는 보호소라고 했다. 새로운 개들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함께 있던 친구들은 계속 죽어갔다. 계속되는 장마에 돈 전염병도 전염병이지만 대부분 가족을 잃은 절망감에 살 기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내 세계에는 암흑만이 있었다. 아무 것도 먹지 않고 구석에 누워 있었다. 다른 개들이 나를 밟고 다녔지만 아무렇지 않았다. 이대로 눈을 감고 깨고 싶지 않았다. 눈을 감으면 가족들이 떠올랐다. 집에 들어올 때 반겨주는 내가 없다고 많이 외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할 수록 더 큰 슬픔이 온 몸을 휘감았다. 어느 때처럼 비가 오던 어느 날, 누군가 나를 안아 들었다. “이렇게 작을 수가… 언니랑 가자.” 그렇게 나는 오랜만에 사람의 품에 안겼다. 집에는 나를 데려온 언니 말고 다른 사람들도 살고 있었고, 남실이라는 어린 동생도 있었다. 모두 친절했지만 나는 여전히 아무 것도 먹고 싶지 않았다. 다시 행복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빈혈이 심하게 왔다. 몇 번이나 픽픽 쓰러졌다. 그때마다 엄마와 언니는 엉엉 울면서 꿀물을 먹였다. 날씨가 좋아지자 하루에 한 번씩 공원에 갔다. 햇빛에는 기분 좋게 하는 뭔가가 있어 우울증에 도움이 된다고 언니가 그랬다. 언니의 마음은 고마웠지만 난 산책 할 마음이 아니어서 그냥 주저 앉아버렸다. 매일 공원에 데려가 2-30분씩 일광욕을 시켜줬다. 따뜻한 햇볕 덕분이었을까. 마음 속 얼음이 녹기 시작했다. 나 스스로 음식을 먹었을 때, 엄마와 언니는 뛸 듯이 기뻐했다.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이 사람들을 더 많이 기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 다시 가족이 생겼다. '진'자 돌림인 이 집의 막내딸로 '순진이'라는 새 이름도 생겼다. 나의 하루는 새벽에 출근하는 아빠를 배웅하면서 시작한다. 필살 모닝 애교를 부리며 엄마와 과일을 나눠먹는다. 언니에게 미안하지만 난 엄마가 더 좋다. 엄마는 빗질을 해주며 어떤 옷을 입힐 지 고민한다. 사실 난 옷 입는 게 몹시 싫지만 입은 내 모습을 보고 귀엽다고 행복해 하는 엄마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좋아서 꾹 참는다. 게다가 저 못생긴 남실이에게는 어울리는 옷이 별로 없어 새 옷을 사온 엄마가 좌절하는 것을 몇 번이나 보았다. 아기자기한 것 좋아하는 엄마의 만족을 나라도 채워줄 수 있으니 다행이다. 미녀는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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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순진아.................................
이모야 뭉클해서....... 눈물나왔다.............................ㅠㅠ
우리 순진이......... 보호소에 있을때 그랬구나.. 그런 맘이었구나...... ㅠㅠㅠㅠㅠㅠ
우리 순진이.......... 근데.......우리 남실이 몬생기지 않았다..... 그건 다시 생각하길 바란다~~~!
우리 남실이~ 흠~ 누구냐 누구냐~~~ 그 누구지?? 외국배우~ 눈 노랭이~~
하여튼 우리 남실이 잘생겼어~ 사람같이~♥
우리 순진이도 이쁘구~ 근데 우리 순진이 몇킬로야??? 진짜 궁금허다~~~!
그래도 지금 우리 순진이 행복하니 됐다~ 그때 일은 잊어버려~~ 알았지?
오늘도 잘 지내구~~~♥♬~~
뭉클뭉클 ㅠ
미모최강순진이 마음도이쁜순진이
함께할가족이있어서다행이구감사하구..그렇네요^^
예쁜 순진이가 그런 아픈 사연으로 고생이 많았네요.
지금은 .. 행복하니 됐네요... 누나 만나 사랑 받으니.........이젠 됐어~~~~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