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님이 이북 사람인 분들은 모두 공감이 가는 이야기일 것 이다.
이북에서 남으로 내려와 자리를 잡으신 분들 대부분은 남한 음식을 음식으로 취급 안하는 경우를 왕왕 보았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들이 이북에서 먹었던 음식을 남한이던 미국이던 가리지 않고 꼭 먹어야 한다. 그 중에 하나가 냉면이다. 공부한다고 외국에 나가 있다가 집으로 돌아가면 아버님은 묻지도 않고 냉면집으로 직행한다. 그리고는 머리 수대로 냉면을 시키시는데 나름 철칙을 가지고 있으셔서 냉면 이외의 음식은 시키지를 못하게 하셨다.
밖에서 냉면을 먹는 것도 부족하셔서 겨울이 되면 어머니는 백김치를 담그신다. 남한 사람들이 여름에만 냉면을 먹는 것은 무지의 소치라고 생각을 하신다. 백김치가 어느 정도 익으면 양지로 육수를 내던지 혹은 사냥가셔서 잡으신 꿩으로 육수를 내셔서는 냉면을 말아 드신다.
허긴 냉면은 조선 시대부터 북한 지역에서 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평양 냉면은 메밀이 많이 함유 되어 있어 부드럽고 함흥식 냉면은 전분이 많아 가늘고 질기다. 아버님은 술을 드셔도 해장국 대신 냉면을 드실 정도이니 냉면 사랑이 이 정도는 되야지 이북 사람이라 하겠다.
어머니가 만들었던 백김치 만이야 못하겠지만 백김치를 담구어 보았다.

배추 Napa Cabbage …… 1통
물 Water …… 2컵 반
소금 Salt …… ¼컵

김치속 만들기
재료_무우 ¼개, 배 1개, 미나리 1단, 쪽파 반단, 당근 반개, 새우젓 1큰술, 붉은 고추 1개, 생강 약간, 마늘 약간
1_무우와 당근은 깨끗이 씻어 필러로 껍질을 벗기고 채를 썰어 놓는다. 채를 썰때 너무 굵지 않게 썰어야 한다.
2_분량의 배를 역시 가늘게 채를 썰고 미나리와 쪽파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놓는다.
3_붉은 고추는 어슷 썰기로 썰고 마늘과 생강도 가늘게 채를 썰어 놓는다.
4_준비한 재료를 잘 섞어 김치 속을 완성한다.

만들기
국물 재료_양지 육수 5컵, 찹살 풀물 ¼컵, 새우젓 1큰술, 배 반개, 무우 ¼개, 소금 2큰술
1_백김치용 배추를 고를 때 속이 꽉차고 싱싱한 것을 골라야 한다. 배추는 밑동에 칼집을 넣어 반으로 쪼갠 다음 잘 씻는다.
2_굵은 소금을 배추잎과 두꺼운 줄기 부분 사이사이에 뿌려 절인 뒤 물에 헹구어 물기를 뺀다.
3_배추가 잘 절여 졌다 싶으면 배추 사이사이에 미리 섞어 놓은 배추속을 넣고 겉잎으로 잘 감싸서 준비한 김치통에 담는다.
4_배를 프로세서에 갈아서 양지머리 육수에 석은 다음 분량의 새우젓과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5_배추 속을 넣고 남은 속재료에 양념한 육수를 붓고 고루 섞어서 시원한 곳에서 익혀서 완성한다.
이렇게 만드는 것이 이북식 물김치 만 할 것 같지는 않다.
추운 겨울날 아랫목에 이불을 뒤집어 쓰고 앉아서 어머니가 물김치에 양지머리 육수를 넣어서 말아오는 국수의 맛은 잊을 수가 없다. 국수를 먹고 얼음이 서걱서걱하는 국물을 마시면 정신이 쨍하고 든다.
이렇게 백김치는 얼듯말듯한 정도로 차가워야 제 맛이다. 아버지가 사냥을 좋아하셔서 주말이면 꿩을 잡아 오시곤 하였다. 그러면 꿩으로 육수를 내어서는 백김치와 함께 국수를 말아 먹었다. 아버지는 항상 이렇게 꿩으로 육수를 내어야지 제맛이라고 하셨다.
시내에 아버님 고향 친구 분이 하시는 냉면집은 양지머리로 육수를 낸다고 하였는데 이 곳에서 비빔 국수를 먹는 것은 손해라면서 항상 물냉면을 고집하셨다. 그러면 친구분이 특별히 담군 백김치라면서 한 그릇을 들고 오시곤 하셨다. 이런 기억들이 솔솔 올라오는 것을 보니 나이가 들어가는 것 같다.
오렌지 카운티의 미쉘입니다.



